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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사람이 만드는 도시, 도시가 만드는 사람

서울공대카페 41 건설환경공학부

권영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의 사무실에는 큰 도면과 함께 도시 모형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세종특별자치시의 도면이었다. 그런데 도시의 모양이 기존의 도시와는 조금 달랐다. 도시설계를 담당했던 권 교수는 “미래의 모습을 그리며 구상했다”고 말했다. 어떤 영문인지 자세히 들어봤다.





권영준
안녕하세요. 건설환경공학부 2학년에 재학 중인 권영준입니다.

권영상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권영준 아까부터 세종시 도면을 보고 있는데요. 조금 신기하게 생겼네요. 도시의 바깥쪽에 건물이 몰려있어요.

권영상 눈썰미가 좋네요. 도시가 마치 도넛 모양처럼 생겼죠? 도시의 중앙은 공원이나 쉼터로 구성하고 공공기관과 주거 공간 모두 도시를 둘러싸도록 바깥쪽에 배치를 했습니다.

권영준 왜 이렇게 설계를 하셨나요? 보통은 도시의 중앙에 건물이 빼곡하잖아요.

권영상 미래의 모습이 반영된 겁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에는 정보통신기술이 지금보다 더 발달하겠죠? 그럼 굳이 옛날처럼 회사를 가운데 몰아 놓을 필요가 없어요. 과거에 비해 접근성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거죠. 오히려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기 위한 접근성이 더 중요해진 거예요.

권영준 그래서 도시의 중앙이 이렇게 초록빛이군요? 교수님께서 추구하시는 도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종시처럼 큰 프로젝트에서 도시설계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권영상 모든 도시설계 프로젝트에는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합니다. 도로 설계를 위한 교통 전문가, 다리를 건설할 교량 전문가, 인터넷망을 공급할 전자공학이나 컴퓨터공학 전문가가 필요하고 학교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교육 전문가가 필요하겠죠? 건축물 설계는 건축가가 담당하고요. 세종시의 경우에는 책임급 전문가만 100여 명정도가 참여했습니다. 도시설계는 컨트롤타워 같은 역할을 합니다.

권영준 각각의 단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기 부탁 드립니다.

권영상 먼저 설계할 도시가 추구하는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여기에 도시의 미래 모습도 포함되죠. 세종시의 경우엔 활기가 도는 미래도시, 혁신도시가 그 방향이었습니다. 그럼 그 방향에 맞게 건물, 도로, 교량 등을 배치합니다. 도시설계는 건축·도로 등의 설계 직전까지 도시 전체를 디자인합니다.

권영준 신도시가 많지는 않은데, 도시설계 수요가 적지는 않나요?

권영상 전세계에서 신도시를 이렇게 많이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그만큼 설계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죠. 때문에 해외의 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중국이나 베트남과 같이 한창 도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나라들은 도시를 설계할 기술은 없지만 신도시가 많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국 쪽에서 우리나라 기업에 요청을 많이 하고 있죠. 권영준 우리나라에서는 신도시 설계 프로젝트 이외에 어떤 일이 있나요?



권영상 도시 재생에 관련된 일이 많아요. 청계천의 세운상가나 연세대 앞의 ‘차 없는 거리’도 일종의 도시 재생이에요. 이런 것을 설계하고 구상하는 것도 도시설계에서 하는 일입니다.

권영준 건설환경공학부에서는 도시설계 이외에 어떤 다른 분야를 연구하나요?

권영상 크게 토목공학, 도시공학, 환경공학, 건설관리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토목공학 분야에는 구조기술, 토질연구, 수자원(댐)연구 등의 세부 분야가 있고 도시공학에는 도시설계, 교통공학, 도시정보(측량)공학이 있습니다. 학부 때는 여러 분야를 아울러 공부하고, 더 공부할 학생들은 이 중 세부 분야를 선택해 대학원으로 진학합니다. 권영준 졸업한 학생들의 진로가 궁금합니다.

권영상 연구자의 길도 있고, 여러 건설 회사들에 취업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연구원으로 재직할 수도 있죠. 국토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서울시 산하의 서울연구원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한아도시연구소와 같은 민간연구기관도 있습니다.

권영준 건설환경공학부에 잘 어울리는 학생은 어떤 학생일까요?

권영상 주변에 애착이 많은 학생들이 잘 맞을 것 같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떤 곳인지, 길은 어떻게 나있고, 가로등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어떤 불편함이 있고, 어떻게 고칠 수 있을지 등을 꾸준히 고민하는 학생에게 적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이쪽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평소에 SF 영화나 게임 등을 유심히 관찰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미래의 도시를 상상하는 데 도가 튼 사람들이 많은 콘텐츠니까요.
 
글 : 권영준 서울대 공대
에디터 : 최지원 과학동아
사진 : 이규철
이미지 출처 : 이규철

과학동아 2016년 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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