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락부락한 외모와 어기적거리는 움직임의 주인공, 악어. 그러나 이들도 한때는 친척인 공룡만큼이나 놀라운 몸집과 외모를 가졌던 동물이다. 동물원에 조용히 누워있는 악어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과거사를 슬쩍 들춰보자.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악어는 총 24종으로, 이들은 형태에 따라 크게 세 개의 과로 구분된다. 2종은 주둥이를 닫았을 때 앞쪽 이빨이 절반가량 입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가비알과’, 8종은 입을 닫았을 때 아래 이빨이 위 이빨에 모두 가려지는 ‘앨리게이터과’, 나머지 14종은 입을 닫았을 때 네 번째 아래 이빨이 바깥으로 보이는 ‘크로커다일과’다. 이들은 특징이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등 쪽 피부 밑에 디스크 모양의 골편(osteoderm, 뼛조각)들이 있기 때문에 묶어서 ‘악어목’이라고 부른다.
골편은 악어를 다른 파충류와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이자, 악어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효과적인 방어수단이다. 골편은 납작하고 단단해서 외부의 충격에 의해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또한 골편과 골편 사이가 서로 포개지지 않고 서로 섬유성결합조직(fibrous connective tissue)으로 연결돼 있어서, 악어는 단단한 뼈 갑옷을 입고도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의 골편 속은 수많은 혈관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체온조절 용도로도 사용된다. 마치 태양전지판처럼, 악어는 햇빛을 통해 골편을 데워서 그 속을 통과하는 피를 데운다. 그래서 악어는 도마뱀이나 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광욕을 통해 체온을 높일 수가 있다. 최근에는 골편을 이용해 체내에 칼슘을 저장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서, 악어가 골편을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악어는 총 24종으로, 이들은 형태에 따라 크게 세 개의 과로 구분된다. 2종은 주둥이를 닫았을 때 앞쪽 이빨이 절반가량 입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가비알과’, 8종은 입을 닫았을 때 아래 이빨이 위 이빨에 모두 가려지는 ‘앨리게이터과’, 나머지 14종은 입을 닫았을 때 네 번째 아래 이빨이 바깥으로 보이는 ‘크로커다일과’다. 이들은 특징이 서로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등 쪽 피부 밑에 디스크 모양의 골편(osteoderm, 뼛조각)들이 있기 때문에 묶어서 ‘악어목’이라고 부른다.
골편은 악어를 다른 파충류와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이자, 악어가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효과적인 방어수단이다. 골편은 납작하고 단단해서 외부의 충격에 의해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또한 골편과 골편 사이가 서로 포개지지 않고 서로 섬유성결합조직(fibrous connective tissue)으로 연결돼 있어서, 악어는 단단한 뼈 갑옷을 입고도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의 골편 속은 수많은 혈관들이 지나가고 있어서 체온조절 용도로도 사용된다. 마치 태양전지판처럼, 악어는 햇빛을 통해 골편을 데워서 그 속을 통과하는 피를 데운다. 그래서 악어는 도마뱀이나 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일광욕을 통해 체온을 높일 수가 있다. 최근에는 골편을 이용해 체내에 칼슘을 저장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서, 악어가 골편을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가짜가 돼 버린 진짜 악어
원시적인 외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악어목이 상당히 오래된 파충류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악어목은 83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 때에야 등장했다. 1억5700만 년 전에 등장한 거북목이나 1억9900만 년 전에 등장한 유린목(도마뱀과 뱀)과 비교하면 악어목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분류군이다. 겉모습과는 달리 파충류계의 막내인 셈이다.
등장한 시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보니 악어목은 파충류 무리 가운데 그다지 규모가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훨씬 더 큰 규모의 파충류 무리인 위악류(僞顎類, Pseudosuchia)에 포함된다. 위악류라는 분류군 이름은 ‘가짜 악어’라는 뜻이다.
이 이름에는 사연이 있다. 1887년 독일의 고생물학자 칼 알프레드 폰 치텔은 악어처럼 생긴 화석파충류들을 한 분류군으로 묶었는데, 당시 그는 이 파충류들이 오늘날의 악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그리스어로 ‘가짜 악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2011년 미국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의 스털링 네스빗 박사는 오늘날의 악어목이 후기 백악기 때 진화한 위악류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늘날까지 살아있는 위악류는 악어목뿐이다. 그렇다고 위악류라는 분류군 이름을 이제 와서 ‘진짜 악어’로 바꿀 수는 없다. 국제동물명명위원회에는 한 번 지은 이름은 바꾸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맹수 악어, 초식 악어, 돼지코 악어…
가장 오래된 위악류는 지금으로부터 약 2억5000만 년 전인 전기 트라이아스기 때 등장했다. 오르니토수쿠스(위 공룡들 중 첫번째)는 오늘날의 크로커다일이나 앨리게이터처럼 육식성이었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물속에서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시 악어는 놀랍게도 오늘날의 사자나 호랑이처럼 육상을 뛰어다니는 무시무시한 맹수였다. 오르니토수쿠스는 발달된 긴 다리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쫓을 수 있었으며, 특히 스코틀랜드의 후기 트라이아스기 로시머스사암층에서 발견된 오르니토수쿠스는 뒷다리만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뛸 수 있었다. 다리가 짧은 오늘날의 악어를 보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오르니토수쿠스와 같은 재빠른 악어들이 육상을 돌아다닐 때, 그 옆에는 천천히 움직이며 식물을 뜯어먹는 악어들이 있었다. 아에토사우루스류(위 공룡들중 두번째)는 영양가가 적고 소화시키기 힘든 식물을 뜯어먹었기 때문에 배가 볼록했다. 게다가 먹잇감을 쫓아다닐 필요가 없어서 다리가 짧았다. 그래서 이들의 외모는 중생대의 갑옷공룡을 연상시킨다. 이들의 머리는 위악류뿐만 아니라 파충류 사이에서도 특이한데, 아에토사우루스류의 주둥이 끝은 돼지와 유사한 들창코다. 아마도 재밌게 생긴 코를 이용해 흙을 파헤치며 식물의 뿌리나 덩이줄기를 찾아 먹었을 것이다.
오르니토수쿠스과와 아에토사우루스류 또한 오늘날의 악어처럼 온 몸이 골편으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들 원시 악어의 골편은 서로 포개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시 악어는 오늘날의 악어만큼 몸이 유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골편들이 서로 겹쳐지다 보니 적어도 골편이 있는 부위는 외부로부터 완벽히 보호할 수 있었다. 초창기의 원시 악어는 아마도 몸을 방어하기 위해 골편을 우선 진화시키고, 이후에 오늘날처럼 다용도로 사용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공룡 앞선 이족보행의 선구자
오늘날의 악어는 다리가 몸통의 옆으로 뻗어있다. 그렇다 보니 이동하기 위해서는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보행을 해야 한다. 이런 이동방법은 에너지를 많이 소모시키기 때문에 육상을 돌아다니기에는 효과적이지 않다. 하지만 육상이 주 무대였던 원시 악어는 오늘날의 악어와 다리 구조가 달랐다. 직립보행이 가능했다!
직립보행을 하면 이동을 할 때 다리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육상생활에 효과적이다. 이렇게 업그레이드된 보행을 처음 시도한 위악류 중에 포포사우루스상과(위 공룡들 중 세 번째)가 있다. 이들은 무거운 골편을 퇴화시켜서 몸무게를 줄였고, 일부 포포사우루스상과는 아예 뒷다리로 이족보행을 시작했다. 그래서 외모가 공룡과 매우 흡사했다. 미국의 후기 트라이아스기 친레층에서 발견된 에피기아의 경우, 처음 발견됐을 당시에 공룡으로 분류됐을 정도다. 미국의 후기 트라이아스기 쿠퍼캐니언층에서 발견된 슈보사우루스도 타조공룡으로 분류된 적이 있다. 이렇게 원시 악어와 공룡이 유사한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 이유는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유사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종의 수렴진화다.
트라이아스기 때, 지구의 모든 대륙은 하나의 초대륙 판게아를 이뤘다. 덕분에 원시 악어는 별 수고 없이 지구 곳곳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한 지역의 식량이 고갈되면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해 식량을 얻을 수 있었고, 이전보다 많은 식량을 구할 수 있게 되자 일부 원시 악어는 남아도는 에너지를 번식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그리고 북미대륙에서 발견되는 크테노사우리스쿠스과와 중국에서 발견되는 로토사우루스(위 공룡들 중 마지막)는 등뼈가 높게 솟아올라 등이 마치 보트의 돛을 연상시키는데, 아마도 수컷공작의 꽁지깃처럼 이성을 유혹하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암컷 유혹하려 등 장식한 수컷 악어
트라이아스기는 악어의 황금기였다. 흙 속의 나무뿌리를 뜯어먹는 채식주의자부터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육상 포식자까지 원시 악어의 종류는 다양했다. 또한 이들 중에는 당시 최상위 포식자도 있었다. 슈보사우루스와 함께 쿠퍼캐니언층에서 발견된 포스토수쿠스는 몸길이가 5m까지 자라는 대형 육식동물이었다. 이들은 당시에 살았던 다른 원시 악어뿐만 아니라 포유류의 조상인 원시 단궁류, 그리고 원시 공룡까지 잡아먹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억 년 전, 판게아의 분열과 함께 악어의 왕국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대륙과 대륙 사이에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면서 다양한 기후가 형성됐고, 환경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악어목을 포함시키는 악어형류를 제외하고 모든 원시 악어가 절멸해버리고 말았다. 원시 악어의 빈자리는 공룡이 차지하게 됐고, 겨우 살아남은 일부 악어는 공룡의 그림자 밑에서 지내야 했다. 만일 판게아가 분열하지 않았더라면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가 아닌 악어의 시대로 기억됐을지도 모른다.
원시적인 외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악어목이 상당히 오래된 파충류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악어목은 8300만 년 전, 후기 백악기 때에야 등장했다. 1억5700만 년 전에 등장한 거북목이나 1억9900만 년 전에 등장한 유린목(도마뱀과 뱀)과 비교하면 악어목은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분류군이다. 겉모습과는 달리 파충류계의 막내인 셈이다.
등장한 시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보니 악어목은 파충류 무리 가운데 그다지 규모가 큰 편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훨씬 더 큰 규모의 파충류 무리인 위악류(僞顎類, Pseudosuchia)에 포함된다. 위악류라는 분류군 이름은 ‘가짜 악어’라는 뜻이다.
이 이름에는 사연이 있다. 1887년 독일의 고생물학자 칼 알프레드 폰 치텔은 악어처럼 생긴 화석파충류들을 한 분류군으로 묶었는데, 당시 그는 이 파충류들이 오늘날의 악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그리스어로 ‘가짜 악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하지만 2011년 미국 버지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의 스털링 네스빗 박사는 오늘날의 악어목이 후기 백악기 때 진화한 위악류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늘날까지 살아있는 위악류는 악어목뿐이다. 그렇다고 위악류라는 분류군 이름을 이제 와서 ‘진짜 악어’로 바꿀 수는 없다. 국제동물명명위원회에는 한 번 지은 이름은 바꾸지 않는다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맹수 악어, 초식 악어, 돼지코 악어…
가장 오래된 위악류는 지금으로부터 약 2억5000만 년 전인 전기 트라이아스기 때 등장했다. 오르니토수쿠스(위 공룡들 중 첫번째)는 오늘날의 크로커다일이나 앨리게이터처럼 육식성이었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물속에서 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시 악어는 놀랍게도 오늘날의 사자나 호랑이처럼 육상을 뛰어다니는 무시무시한 맹수였다. 오르니토수쿠스는 발달된 긴 다리를 이용해 빠른 속도로 먹잇감을 쫓을 수 있었으며, 특히 스코틀랜드의 후기 트라이아스기 로시머스사암층에서 발견된 오르니토수쿠스는 뒷다리만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뛸 수 있었다. 다리가 짧은 오늘날의 악어를 보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다.
오르니토수쿠스와 같은 재빠른 악어들이 육상을 돌아다닐 때, 그 옆에는 천천히 움직이며 식물을 뜯어먹는 악어들이 있었다. 아에토사우루스류(위 공룡들중 두번째)는 영양가가 적고 소화시키기 힘든 식물을 뜯어먹었기 때문에 배가 볼록했다. 게다가 먹잇감을 쫓아다닐 필요가 없어서 다리가 짧았다. 그래서 이들의 외모는 중생대의 갑옷공룡을 연상시킨다. 이들의 머리는 위악류뿐만 아니라 파충류 사이에서도 특이한데, 아에토사우루스류의 주둥이 끝은 돼지와 유사한 들창코다. 아마도 재밌게 생긴 코를 이용해 흙을 파헤치며 식물의 뿌리나 덩이줄기를 찾아 먹었을 것이다.
오르니토수쿠스과와 아에토사우루스류 또한 오늘날의 악어처럼 온 몸이 골편으로 덮여 있었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들 원시 악어의 골편은 서로 포개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원시 악어는 오늘날의 악어만큼 몸이 유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골편들이 서로 겹쳐지다 보니 적어도 골편이 있는 부위는 외부로부터 완벽히 보호할 수 있었다. 초창기의 원시 악어는 아마도 몸을 방어하기 위해 골편을 우선 진화시키고, 이후에 오늘날처럼 다용도로 사용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공룡 앞선 이족보행의 선구자
오늘날의 악어는 다리가 몸통의 옆으로 뻗어있다. 그렇다 보니 이동하기 위해서는 몸을 좌우로 흔들면서 보행을 해야 한다. 이런 이동방법은 에너지를 많이 소모시키기 때문에 육상을 돌아다니기에는 효과적이지 않다. 하지만 육상이 주 무대였던 원시 악어는 오늘날의 악어와 다리 구조가 달랐다. 직립보행이 가능했다!
직립보행을 하면 이동을 할 때 다리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육상생활에 효과적이다. 이렇게 업그레이드된 보행을 처음 시도한 위악류 중에 포포사우루스상과(위 공룡들 중 세 번째)가 있다. 이들은 무거운 골편을 퇴화시켜서 몸무게를 줄였고, 일부 포포사우루스상과는 아예 뒷다리로 이족보행을 시작했다. 그래서 외모가 공룡과 매우 흡사했다. 미국의 후기 트라이아스기 친레층에서 발견된 에피기아의 경우, 처음 발견됐을 당시에 공룡으로 분류됐을 정도다. 미국의 후기 트라이아스기 쿠퍼캐니언층에서 발견된 슈보사우루스도 타조공룡으로 분류된 적이 있다. 이렇게 원시 악어와 공룡이 유사한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 이유는 서로 살아가는 방식이 유사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일종의 수렴진화다.
트라이아스기 때, 지구의 모든 대륙은 하나의 초대륙 판게아를 이뤘다. 덕분에 원시 악어는 별 수고 없이 지구 곳곳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한 지역의 식량이 고갈되면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해 식량을 얻을 수 있었고, 이전보다 많은 식량을 구할 수 있게 되자 일부 원시 악어는 남아도는 에너지를 번식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그리고 북미대륙에서 발견되는 크테노사우리스쿠스과와 중국에서 발견되는 로토사우루스(위 공룡들 중 마지막)는 등뼈가 높게 솟아올라 등이 마치 보트의 돛을 연상시키는데, 아마도 수컷공작의 꽁지깃처럼 이성을 유혹하는 데 사용했을 것이다.
암컷 유혹하려 등 장식한 수컷 악어
트라이아스기는 악어의 황금기였다. 흙 속의 나무뿌리를 뜯어먹는 채식주의자부터 작은 동물을 잡아먹는 육상 포식자까지 원시 악어의 종류는 다양했다. 또한 이들 중에는 당시 최상위 포식자도 있었다. 슈보사우루스와 함께 쿠퍼캐니언층에서 발견된 포스토수쿠스는 몸길이가 5m까지 자라는 대형 육식동물이었다. 이들은 당시에 살았던 다른 원시 악어뿐만 아니라 포유류의 조상인 원시 단궁류, 그리고 원시 공룡까지 잡아먹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억 년 전, 판게아의 분열과 함께 악어의 왕국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대륙과 대륙 사이에 새로운 바닷길이 열리면서 다양한 기후가 형성됐고, 환경도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악어목을 포함시키는 악어형류를 제외하고 모든 원시 악어가 절멸해버리고 말았다. 원시 악어의 빈자리는 공룡이 차지하게 됐고, 겨우 살아남은 일부 악어는 공룡의 그림자 밑에서 지내야 했다. 만일 판게아가 분열하지 않았더라면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가 아닌 악어의 시대로 기억됐을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