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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종종 거울을 사용한다. 동물들이 거울에 비친 자기를 경쟁자로 생각해 공격성을 띤다는 가정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틀렸다.
영국 퀸스대 생명과학과 로버트 엘우드 교수팀은 콘빅트 시클리드라는 물고기가 실제 라이벌과 거울 앞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시클리드 종은 상대를 위협할 때 몸 오른쪽을 상대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대치할 때 한쪽 머리와 상대 꼬리가 맞닿는 구도가 된다. 연구팀은 만약 물고기가 거울을 보고 공격성이 발동한다면, 이런 구도를 만들어 위협하기 위해 몸을 계속 뒤척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관찰 결과, 콘빅트 시클리드는 거울 앞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흔히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거울 속 자신을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초 스위스 베른대 발렌티나 발자리니 교수팀도 아프리카에 사는 시클리드 세 종을 연구한 결과 단 한 종만 거울을 보고 공격성을 나타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엘우드 교수는 “거울은 실험동물과 완전히 같은 체급의 라이벌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흔히 사용돼 왔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거울을 이용한 연구 중 상당수가 결함이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동물행동’ 10월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