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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SF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첫 장면에서 한 외계인이 자신의 몸을 분해해 물속에 DNA를 퍼뜨린다. 이처럼 지구의 생명체가 외계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보통은 외계 미생물이 운석이나 혜성을 타고 지구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미생물이 대기권 진입과 충돌을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것을 직접 실험해본 연구가 있다.
영국 켄트대 연구팀은 바다에 사는 단세포 생물을 얼린 덩어리로 만든 뒤물을 향해 초속 7km로 발사했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에 운석이 충돌할 때의 속도다. 그 결과 미생물은 전멸하지 않고 살아남았다.
외계 미생물이 냉동 상태로 우주공간을 날아와 지구에 떨어졌을 때 일부가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만약 미생물이 얼음이나 바위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면 방사선에 의한 영향도 받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기권 진입 시에 생기는 마찰열에도 견딜 수 있을까. 연구팀은 마찰열로 인해 바위 표면은 녹겠지만, 깊숙한 곳까지는 뜨거운 열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험을 주도한 디나 파시니 연구원은 “훗날 외계 행성에서 발견한 생명체가 우리와 친척일 가능성도 있다”며 “과연 둘 중 누가 누구를 낳았느냐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