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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해저의 난파선이 썩지 않는 이유


2000년대 중반에 심해에서는 기묘한 동물이 발견됐다. 소화기관이 모두 퇴화된 채, 깊은 대양 속에 가라앉은 거대한 고래 사체의 뼈에 식물처럼 ‘뿌리’를 박고 양분을 빨아먹는 ‘오세닥스’다(7월호 특집 ‘고래’ 5파트 참조). 고래뼈 외에는 바다로 흘러들어온 나무토막에 유일하게 살아, 목조 배가 난파됐을 때 분해를 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남극의 오세닥스는 나무토막을 전혀 분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 지역 난파선이 썩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에이드리언 글로버 영국 자연사박물관 박사팀은 스웨덴 해안에서 자연사한 밍크고래 사체를 수거해 뼈를 추린 뒤, 남극 서부의 바다에 가져가
500~600m 깊이의 해저 4곳과 20m 깊이의 대륙붕 한 곳에 빠뜨렸다. 일부는 나무토막을 함께 넣었다. 그리고 14개월 뒤 수거해 상태를 확인했다. 그 결과 고래 뼈에서는 냉대지역에서 처음으로 오세닥스 2종이 발견됐다.

그런데 나무토막에서는 이 종은 물론 미생물에 의한 분해 흔적도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온대지방 해저에 가라앉은 나무토막이 반 년 만에 크게 분해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연구팀은 “인근지역 해저를 수중 촬영한 결과 나무토막 유입이 전혀 없었다”며 “나무를 처음봐서 생물이 이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B’ 8월 14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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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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