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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길이 약 12~15m, 키 6m, 몸무게 6t의 거대한 몸집의 공룡 티라노사우루스(티라노)는 공룡의 대명사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쥬라기 공원’ 때문인지 티라노라고 하면 포악한 모습으로 들판을 뛰어다니며 작은 공룡들을 잡아먹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런데 스필버그 감독이 티라노가 등장하는 영화를 또 만든다면, 이번에는 수영하는 장면을 찍어야할 듯하다. 티라노로 추정되는 공룡이 능숙하게 수영을 했을 것이라는 증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칭 리다 중국지질대(CUG) 지구과학과 연구팀은 중국 쓰촨(四川)성 강바닥의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을 조사하다가 육식 동물의 발톱 자국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화석이 가늘고 날카로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공룡이 헤엄치면서 강바닥을 발톱으로 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발톱 자국이 왼쪽과 오른쪽 좌우 번갈아 찍힌 점, 연속으로 15m 가량 이어진 점 등을 볼 때 이 자국의 주인은 다리 길이 1m 가량의 두 발로 걷는 육식 공룡이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육식 공룡이 발톱 끝으로 강바닥을 짚으면서 노를 젓는 원리로 앞 다리를 움직이며 수영했다는 얘기다.
이 화석의 발톱 자국은 티라노의 발톱과 유사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한 스콧 퍼슨스 캐나다 앨버타대 박사는 “발톱 자국 화석만을 가지고 공룡의 종류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초기 티라노사우루스나 시노칼리옵테릭스 종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종 모두 중국에서 서식했던 육식 공룡이다.
2005년 일부 지질학자들은 과거 바다였던 미국 와이오밍주 강바닥에서 두 발로 걷는 공룡이 수영한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 화석을 발견했다. 2007년에도 스페인의 한 호수 바닥에서 1억 2500만 년 전에 생긴 두 발로 걷는 육식 공룡의 발톱 자국 화석을 찾았다. 당시에는 이러한 발자국 화석이 공룡이 수영한 증거가 될 수 있는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이번 발견으로 ‘육식 공룡 수영설’이 더 힘을 얻게 된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중국과학회보’ 4월 8일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