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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래탐구학원에서 지구과학과 물리를 기반으로 한 논구술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과학의 교육과정을 분석해 개별적인 개념 간의 연계성을 고려한 다양한 논구술 문제를 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2006년은 진짜 100년만의 쌍춘년이었을까?
쌍춘년이 얼마나 자주 오는지 계산해 봅시다.

Q_1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2006년을 ‘100년만의 쌍춘년’이라거나 2007년을 ‘600년만의 황금돼지해’라는 것은 달력과 날짜에 부여된 관습적 의미를 상업적으로 과장한 결과다. 매년 입춘은 양력으로 2월 4일이다. 음력 2006년은 윤달이 포함돼 양력으로 2006년 1월 29일에서 2007년 2월 17일까지 총 385일이고 음력 1년 안에 입춘이 2번 들어 쌍춘년(雙春年)이 됐다. 이렇게 윤달이 있는 해는 음력 1년의 길이가 길어져 어김없이 한 해에 입춘이 2번 든다. 역법에 대해 조금만 알아보면 ‘100년만의 쌍춘년’이라는 소리가 얼마나 과장됐는지 알 수 있다.
- 과학동아 2007년 1월호

(나) 그믐에는 달이 태양과 지구 사이에 있어 달을 볼 수 없다. 초승달은 그믐이 지난 며칠 후 볼 수 있으며 초저녁에 서쪽 하늘에서 잠시 관찰할 수 있다. 그믐이 지난 후 7일째에는 상현달을 볼 수 있는데 이때 태양과 달이 이루는 각은 90°이다. 그 이후에는 오른쪽이 볼록한 달을 볼 수 있다. 2주일이 지나면 달의 전면을 모두 볼 수 있는 보름달이 된다. 보름이 지나면 달이 점차 기울기 시작해 왼쪽이 볼록한 달, 하현달, 마지막으로 그믐달이 돼 한 주기를 마친다.

달의 위상이 반복되는 기간을 삭망월이라고 하며 주기는 29.5일이다. 삭망월은 달의 공전주기인 항성월보다 대략 2일 더 길다. 달이 공전하는 동안 지구가 태양 주변을 공전하므로 달과 태양이 지구를 사이에 두고 다시 처음과 같은 위치에 오려면 2.2일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 고등학교 지구과학Ⅰ 교과서

(다) 옛부터 사람들은 년, 월, 일 단위로 책력을 만들어 사용했으며 책력을 엮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일상생활과 관계 깊은 낮과 밤의 주기와 계절주기였다. 낮과 밤의 주기는 1평균 태양일(24시간)이며 계절의 주기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1회귀년(365.2422일)이다.

기원전 45년 율리우스 시저의 명령으로 율리우스력이 만들어졌다. 율리우스력 1년의 길이는 365.25일이며 4년마다 1회의 윤년을 둔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365.2422일인 태양년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웠다. 1582년에 만들어진 그레고리력은 율리우스력을 보완했는데 400년마다 3회씩 윤년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3500년마다 1일이 모자라므로 4000년마다 다시 윤년을 두었다. 이것이 오늘날 쓰이는 태양력이다.
- 고등학교 지구과학Ⅱ 교과서(6차)

1) 고대 그리스에서는 달의 위상 변화를 주기로 하는 순태음력과 계절 변화를 주기로 하는 태양력을 조화시키기 위해 19년(율리우스력) 동안 윤달을 고르게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해 오늘날 음력에 해당하는 태음태양력을 만들었다. 이 방법으로 쌍춘년이 얼마나 자주 오는지 계산 과정과 함께 보여라.

2)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은 1태양년의 길이가 하루의 길이로 정확하게 나눠지지 않는다. 그래서 율리우스력은 4년마다, 그레고리력은 400년과 3500년마다 추가적인 보정이 필요하다. 보정 작업의 필요성과 가장 효율적인 보정 방법을 논하라.

전문가클리닉
1) 제시문의 사실적 독해 능력, 계산 능력과 분석력을 측정하는 문제입니다. 19태양년의 길이가 순태음력으로 몇 개월에 해당하는지 계산합니다.

2) 그레고리력의 특징을 이해한 뒤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추론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합니다.

1) 율리우스력에 의한 19년은 365.25×19=6939.75일이다. 이 날짜를 순태음력의 한 달인 삭망월(29.5일)로 나누면 6939.75/29.5=235.24개월이다. 즉 순태음력으로는 19년에 7개월의 윤달이 발생한다. 7개월을 19년에 고르게 배치한다고 하면 19/7=2.714년마다 윤달이 찾아오므로 결국 2~3년마다 입춘을 두 번 포함하는 쌍춘년이 나타난다.

2) 율리우스력에 의한 1년과 실제 지구의 공전주기 사이에는 미세한 시간 차이가 생긴다. 1년에 365.25-365.2422=0.0078일만큼의 시간 차이는 작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1600년이 지나면 오차가 0.0078×1600=12.48일로 커지는 현상이 생긴다. 계절 변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시간 차이가 발생하면 농경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보정이 필요하다.

율리우스력이나 그레고리력의 보정은 오차를 누적해 하루를 더하거나 빼는 방법이다. 그레고리력이 율리우스력에 비해 세밀한 편이지만 주기성이 복잡하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효율적인 보정은 1년 동안 누적되는 오차를 세밀한 시간 단위에서 해결하는 방법이다. 보정을 초 단위까지 세분화하면 오차의 누적이 발생하지 않아 하루를 더하거나 빼는 일을 없앨 수 있다.

Q_2
다음 제시문을 읽고 물음에 답하라.

(가)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10만 명이 사망했다. 기자들이 무너져 내린 학교 건물의 벽을 손으로 밀어봤더니 벽돌이 힘없이 부서져 내렸다. 일본은 한신대지진 후 규모 7 강진에 견디도록 건물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다. 얼마전 우리나라 학교 건물 가운데 내진 설계가 돼 있는 건 13.7%밖에 안 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일본의 빈틈없는 지진 대비를 보면서 우리나라는 지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조선일보 2008년 6월 16일자

(나) 지진을 피할 수는 없으므로 지진에 잘 견디기 위해 건물을 어떻게 지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지진에 견디는 방법은 크게 내진(耐震), 면진(免震), 제진(制震)으로 구분된다. 내진은 지진력을 구조물의 내력으로 감당하자는 개념으로 철근 콘크리트 내진벽으로 건물을 단단하게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지진이 났을 때 사람들이 대피할 시간을 벌어주는 지연 효과가 있을 뿐 건물은 금이 가거나 파괴돼 나중에 사용할 수 없다. 면진은 지진력의 전달을 줄이는 개념이며 제진은 지진력에 맞대응하자는 능동적 개념이다.
- 과학향기 제 767호

(다) 1985년 멕시코시티에서 400km떨어진 곳에서 규모 8.1의 강진이 일어났다. 멕시코시티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는데 유독 20층 안팎 높이의 건물만 무너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이는 20층 정도 건물의 고유진동수가 지진파의 진동수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진파의 진동수는 지반의 특성으로 결정된다. 토사와 같이 연약한 층으로 구성된 지반의 경우 지진파는 암반과 지표 사이에서 계속 반사된다. 그러면 지반의 흔들림이 특정 진동수로 증폭되는데 이를 ‘지반증폭’ 현상이라 한다. 건물은 높이에 따라 고유진동수를 갖는데 보통 층수가 높아지면 고유진동수가 작아진다. 지진파의 진동수와 건물의 고유진동수가 비슷하면 건물은 더 큰 피해를 입는다.

서울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김재관 교수는 2005년 한국지진공학회에 발표한 논문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서울 동부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고 강남지역 대로변의 피해 정도를 가상실험으로 예측했다. 고층 건물보다 저층 건물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는데 김 교수는 그 이유를 “실험의 지진파는 2~5Hz 진동수가 우세했는데 이 정도 고유진동수를 갖는 건물이 2~5층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과학동아 2007년 3월호

1) 지진이 발생할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바람직한 정책을 제시하라.

2) 제시문 (나)와 (다)를 참고해 면진 설계와 제진 설계의 원리를 이끌어 내고 구체적인 방법을 추론하라.

전문가클리닉
1) 실현 가능한 방안을 구상하되 범위가 좁아서는 안 됩니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제도 개선과 의식 개혁 측면으로 나눠 기술합니다.

2) 수동적으로 피하는 방법과 능동적으로 맞서는 방법의 차이에 주안점을 두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 기술합니다.

예시답안
1) 지진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지진 피해 가능성이 큰 토사지반을 가진 지역을 가려낸 뒤 지역 내 건축물에 대해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 부실 건축물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내 건축물 인·허가시 내진 설계를 의무화하는 법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건축비용문제를 둘러싸고 기업과 정부 간의 마찰이 예상되지만 충분한 논의와 분석을 통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내진 설계를 강화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기술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구조물 설계에서 기술 향상을 위한 연구 지원 예산을 확대 편성하고 관련 연구 기관을 신설·관리하며 우수한 연구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외국의 우수 기술과 성공 사례를 도입해 연구 방향의 참고지침으로 삼아야 한다.

지진 발생시 신속히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관리 안전 점검을 강화한다. 비상구가 유사시 신속히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인지, 건물 내 비상구가 부족한지, 복잡한 건물 구조와 협소한 공간으로 지진 발생 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인지를 점검하고 시정 조치한다.

지진 발생 단 몇 초 전에 예보가 나오더라도 즉시 건물 밖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정부기관에서 주민 대피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2) 면진 설계란 땅과 건물을 분리시키고 건축물과 땅 사이에 진동 충격 완충장치인 볼 베어링이나 스프링, 방진고무 패드를 설치해 땅의 흔들림을 건물에 적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제진이란 적극적으로 지진에 맞대응하는 방법으로 지진 진동 반대 방향으로 건물을 움직여 충격을 상쇄시킨다. 구조물에 입력되는 지반진동과 구조물의 흔들림을 계산해 반대 방향으로 구조물에 제어력을 가하거나, 입력되는 진동의 주기 성분을 즉각적으로 분석해 공진을 피할 수 있도록 구조물의 진동 특성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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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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