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TV 이동통신광고의 화두는 단연‘컬러’다. 한 업체는 자사 휴대폰광고에서‘12줄 컬러창’이라는 아이템으로, 그리고 또다른 업체는‘컬러를 쏜다’는 주제로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했다. 변화가 없으면 외면당하는 법. 이번에는 또 어떤 성능을 갖춘 휴대폰이 탄생하려는 것일까.
초창기 이동통신서비스는 말 그대로 ‘이동중 통신’이 목적이었다. 그 대표적인 형태인 카폰의 경우 차량에 아예 탑재하고 다녔으므로 크기와 무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휴대폰이 사람들의 손으로 옮겨지면서 점차 작고 가벼운 형태로 변화했다. 급기야 2000년도에 들어와서 컬러휴대폰이 등장해 각종 ‘화려한’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 미래의 휴대폰은 과연 어디까지 진화하려는 것일까. 지금부터 가까운 미래에 일상화될 컬러휴대폰의 이모저모를 뜯어보자.
컬러 모니터로의 전환과 같은 개념
사람의 눈은 일반적으로 수만여가지의 혼합색을 구분할 수 있으며, 같은 계통의 색깔이라도 2백50여가지를 구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세상은 수많은 색상으로 치장돼 있으며, 사람들은 이렇게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상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행복해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들도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되고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각종 유색필기구와 유색화구, 염색약을 비롯한 화학염료류, 안경렌즈를 비롯한 광학류 등이 그것이다. 기계장치 역시 흑백에서 컬러로 바뀌었다. 컬러휴대폰의 탄생도 이같은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일까. 컴퓨터 모니터를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과거 도스 환경에서는 컬러 모니터의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했다. 까만(혹은 녹색) 바탕에 흰색의 텍스트만 표현할 수 있으면 그만이었으니까. 그러나 윈도 환경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GUI(Graphic User Interface, 그래픽 사용자 환경)로 바뀌면서 그래픽이 강조되고 동영상이 지원되면서 자연스럽게 컬러 모니터로의 전환이 이뤄졌다.
휴대폰 역시 이런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과거 휴대폰 액정에 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날짜, 시간, 그리고 간단한 문자메시지 송·수신 정도였다. 최근에는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주식조회, 이메일송수신, 채팅 등이 가능해졌지만, 이 모두 텍스트 환경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흑백휴대폰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휴대폰을 통해 VOD와 AOD(Video(Audio) On Demand, 화면을 통해 중앙의 서버에 저장돼 있는 비디오(오디오)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뮤직비디오, 영상편지 등의 동영상서비스는 물론 화상통화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다. 그래픽이 강조되면서 컴퓨터의 모니터가 자연스럽게 컬러로 전환되듯, 휴대폰도 흑백에서 컬러로의 자연스런 전환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다.
미래 휴대폰의 ‘특권’
사실 기존의 흑백휴대폰으로도 컬러휴대폰에서 제공하는 거의 모든 컨텐츠를 즐길 수 있지만, 흑백휴대폰 대비 컬러휴대폰의 차별되는 분야는 분명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모바일게임 분야다. 일례로 최근 야후 홈페이지에서 선보인 고스톱게임의 경우 흑백화면에서는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또한 흑백으로 제공됐던 게임이 컬러화되면서 훨씬 실감나는 화면을 느낄 수 있다. PC 게임으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나 포트리스 같은 게임의 화면이 흑백이라고 상상해보자. 그 얼마나 답답할 것인가.
다음으로 애니메이션, 컬러캐릭터, 컬러사진, 동영상 등을 휴대폰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를 들 수 있다. 광고에서처럼 컬러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만 애니메이션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거나, 자신의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이는 휴대폰에 기능을 가능케 하는 칩이 장착돼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흑백휴대폰에서도 벨소리나 캐릭터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칩이 있어야 관련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었듯이, 컬러휴대폰에는 이보다 한단계 발전된 다양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칩이 장착된다. 이런 서비스는 각 이동통신사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대략 올해 안에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와 함께 무선 멀티미디어시대를 열어갈 또하나의 서비스가 있다. VOD와 AOD 서비스다. 이를 통해 광고, 영화 예고편, 뮤직비디오, 노래방 서비스 등이 저장돼 있는 서버에 접속해 액정화면에서 즐길 수 있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대략 1백Kbps의 속도가 나온다면 2MB의 파일을 다운로드받는데는 산술적으로 20초의 시간이 걸린다. 이는 현재 랜(LAN)을 이용해서 인터넷에 접속해 동영상을 다운로드받는 경우와 큰 차이가 없다.
마지막으로 ‘IMT-2000’을 논할 때 빠질 수 없고 최종목표라고도 할 수 있는 화상통화 서비스가 있다.
화상통화 서비스 지연되는 이유
현재 컬러휴대폰으로 가능한 서비스는 모바일게임과 저급(용량이 적은)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 정도다. 화상통화 서비스와 고급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 그리고 VOD·AOD 서비스까지 완벽하게 가능해지고 상용화되기에는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데이터 전송속도 문제부터 짚어보자. 모바일게임,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 VOD·AOD 서비스들은 포워드 링크(기지국에서 휴대폰까지의 경로)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지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이동통신업체와 협약한 컨텐츠 제공업체들의 데이터만을 이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짱구 캐릭터를 직접 내 휴대폰에 다운로드받거나 친구에게 보내기 위해 휴대폰으로 접속하면, 기지국에서는 해당 업체에 짱구 캐릭터를 요청해 받고, 이를 나 또는 친구의 휴대폰으로 전송해준다.
하지만 화상통화 서비스는 입장이 다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의 현재 데이터를 상대방의 휴대폰에 직접 전송해야 하므로 포워드 링크뿐만 아니라 리버스 링크(휴대폰에서 기지국까지의 경로)의 데이터 전송속도도 빨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영희와 철수가 각각 휴대폰A와 휴대폰B를 통해 화상통화를 시도한다고 가정하자. 이때의 통신망 구성은 휴대폰A→기지국A→교환기A→교환기B→기지국B→휴대폰B와 같은 형태로 진행된다. 즉 철수가 영희의 화상을 보려면 휴대폰A의 화상데이터가 기지국A를 거쳐(리버스 링크) 교환기A와 교환기B에 전달된다. 이는 다시 기지국B를 통해 최종적으로 휴대폰B에 표시(포워드 링크)된다.
문제는 1백44Kbps나 2.4Mbps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포워드 링크에만 해당된다는 점이다. 현재 리버스 링크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14.4Kbps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으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란 ‘하늘에 별따기’와 다름없다. 화상통화서비스가 이뤄지려면 리버스 링크도 최소한 1백Kbps 내외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지원돼야 한다. 휴대폰에서 수많은 정보량이 처리돼 기지국까지 빠른 속도로 보내진다니, 작고 예쁜 컴퓨터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셈이다. 그것도 어디서나 전화도 하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컴퓨터를.
최첨단 멀티미디어기기로 변모
하지만 이로써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포워드 링크에서 지원되는 1백44Kbps도 정지해 있을 때의 최고 속도다. 이동할 경우에는 50-1백Kbps 정도의 속도를 보인다. 최소한 2-4Mbps 정도의 속도를 필요로 하는 VOD 서비스를 구현하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상태다. 또한 VOD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이동통신 사업자의 네트워크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량을 최소화해야 하며, 이때 고려돼야 할 사항이 고도의 압축기술이다. 현재 무선통신용 멀티미디어 압축기술로는 MPEG4를 들 수 있다. MPEG4는 무선통신에서 사용되는 낮은 대역폭과 저속의 통신망에서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일정한 수준의 퀄리티로 제공하기 위한 영상압축기술로, 1998년 완성됐다.
동화상이 구현되면 이제 단말기에 나타나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화질의 LCD(Liquid Crystal Display, 액정화면)가 필요하다. 현재는 2백56색상을 지원하는 보급형 LCD가 주종을 이루지만, VOD나 화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4천96색상을 지원하는 LCD나 6만5천5백36색상을 지원하는 LCD가 탑재된 단말기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컬러휴대폰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현재 각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컬러LCD를 채용한 휴대폰을 앞다퉈 시장에 내놓고 있다. 가격이 관건이긴 하지만 예상보다는 빠르게 컬러단말기시장이 형성되는 추세다. 컬러휴대폰은 일단 시장이 형성되면 무척 빠르게 확산된다. 과거 플립형휴대폰에서 폴더형휴대폰의 전환이 그랬듯이.
그림 그리는 과정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도화지, 그림 물감, 그리고 붓이 필요하다. 준비물이 갖춰졌다면 전체적인 틀을 잡는 밑그림을 그린 후 마음에 드는 색을 선택하고 원하는 그림을 그려나가면 된다.
그림 그릴 도화지를 준비하는 단계는 컬러휴대폰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도화지가 준비되면 그림 물감과 붓을 준비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컨텐츠확보다. 컨텐츠확보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시장원리를 볼 때 수요가 있으면 공급은 자연스레 이어진다. 컬러휴대폰시장이 형성되고 컬러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기존 컨텐츠 제공업체들은 컬러컨텐츠 개발에 열을 올릴 것이다.
이제 그림 그릴 차례에 돌입했다. 이 단계부터는 기교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색부터 칠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소한의 구상과 밑그림이 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기술적인 문제, 즉 데이터 전송속도의 진화, 압축기술의 발전, 휴대폰 기능의 다양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 외 배터리 대기시간 향상, 카메라와 스피커폰 기능의 향상 등도 고려돼야 할 중요한 요소다.
초창기 이동전화기는 조금 심한 표현을 쓰면 크기는 벽돌만 했으며, 무게는 아령을 능가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단말기는 점점 소형·경량화됐고, 급기야 컬러화면까지 나오게 됐다. 이제 2인치(물론 더 큰 것도 있지만) 남짓한 화면에서 뮤직비디오와 영화를 감상하며 TV를 시청하는 것이 가능하고, 상대방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어쩌면 휴대폰 하나에 모든 영상과 음향기기가 통합되어 나올지도 모르겠다. 화상전화 기능에 TV, 캠코더, 디지털 카메라, DVD 기능 등이 포함된 꿈의 휴대폰이….
한국 휴대폰 사용 40년
우리나라 이동통신서비스의 초창기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일반대중용 이동통신서비스가 처음 도입됐던 시기는 1961년 8월. 당시 가입자는 고작 80여명이었다. 이때의 이동전화는 일반 유선전화로 시외교환을 호출해 차량전화번호를 알리고 교환원이 선택 호출장치 버튼을 누르면 전파신호가 발사돼 차량 전화의 벨이 울리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통화품질이 나빴음은 물론, 이동전화의 수요에도 충분히 대처할 수 없다. 더욱이 국산 유선전화기인 ‘체신 1호’가 생산되고 빨간색 공중전화기도 처음 선보인 시기가 이듬해라는 사실로 짐작해봤을 때 일반인들에게는 유선전화조차 생소한 시기였을 것이다.
일반인에게 이동전화가 그나마 친숙하게 다가온 때는 1984년.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설립되고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 북미 방식의 아날로그 셀룰러 이동 전화 시스템)가 도입돼 주로 차량전화(일명 카폰) 서비스를 개시하면서부터다. 그러나 이 시기도 대다수의 일반인에게 카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비춰졌다. 이동전화의 보급이 확대되고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1988년 7월에 열린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한다. 이때부터 차량전화에서 실질적인 이동전화인 핸디폰(Handy Phone), 즉 사람들의 손으로 옮겨지기 시작했고, 1996년에는 3백만 가입자를 돌파하는 대규모 통신시스템이 됐다.
1996년 1월부터는 미국 퀄컴사가 1993년 개발한 무선접속방식의 하나인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코드분할다중접속)를 기본기술로 도입해 인천과 부천 지역에서, 그리고 그해 4월에 서울 전지역에 서비스가 개시됐다.
이어 1997년 10월 1일부터 PCS(Personal Communication System, 고속도로 등의 지역을 커버하는 것을 위주로 차량용 전화(카폰)를 위해 설계됐던 셀룰러폰과는 달리, 용어 내의 ‘personal’이라는 단어를 강조함으로써 개인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이동성을 확장하기 위해 설계된 시스템) 상용서비스가 시작돼 휴대폰시장은 급진적인 성장을 보이게 됐다. 지금은 누구나 휴대폰을 손에 들고 다니고 있으며, 그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됐으니 변화의 속도가 그야말로 빠르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1세대
카폰
방식 : 아날로그
서비스기간 : 1984년 4월-1999년 12월
사용주파수 : 8백MHz 대
특징 : 디지털 변조 없음
내용 : 카폰, 음성위주 통화
전송속도 : 데이터 통신 불가
2세대
셀룰러
방식 : 디지털 (CDMA)
서비스기간 : 1996년 1월-
사용주파수 : 8백MHz 대
특징 : 통화품질 우수, 가입자용량 2~4배 증가, 무선 인터넷
내용 : 음성 데이터 통신, 단문메세지 서비스
전송속도 : 9.6-64Kbps
PCS
방식 : 디지털 (CDMA)
서비스기간 : 1997년 10월-
사용주파수 : 1.8GHz 대
특징 : 통화품질 우수, 전송속도 향상
내용 : 음성 데이터 통신, 단문메세지 서비스
전송속도 : 9.6-64Kbps
3세대
CDMA2000
방식 : 디지털 (CDMA)
서비스기간 : 2000년 10월-
사용주파수 : 8백MHz-1.8GHz 대
특징 : 전송속도 향상, 가입자수 용량 증가
내용 : 컬러 단말기,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콘텐츠 활용
전송속도 : 1백44Kbps
IMT-2000
방식 : 디지털 (동기·비동기식 )
서비스기간 : 2002년 15월 예정
사용주파수 : 2GHz 대
특징 : 전송속도 향상, 국제로밍, 무선인터넷 본격활용
내용 : 화상통화, 고속데이터 전송, 전자상거래
전송속도 : 2Mb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