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조상은 소나 돼지와 비슷한 동물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노스이스턴 오하이오의대의 한스 테위센 교수팀과 미시간대 필립 깅리치 교수팀은 파키스탄에서 고래의 조상으로 보이는 화석을 최근 발굴했다. 분석 결과 이 화석은 소, 돼지, 하마 등과 같이 발굽이 갈라진 초식 우제류에 속하는 동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테위센 교수의 연구결과는 9월 19일자 네이처에, 깅리치 교수의 논문은 21일자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이번에 발굴된 화석은 모두 4종이다. 테위센 교수팀은 파키스탄 동북부 펀잡 지방에서 5천만년 전의 화석 2종을 발굴했으며 깅그리치 교수는 남서부 발로키스탄 지방에서 4천7백만년 전 화석 2종을 발굴했다.
조사 결과 이 화석들은 두개골의 귀 동공(洞空)과 이빨의 구조가 고래와 유사했다. 또한 일반적인 육상동물과 달리 두눈 간격이 좁고 주둥이가 길며 발달한 긴 꼬리를 갖고 있었다. 이와 함께 네다리를 가졌으며 우제류의 특징적인 발목뼈 구조를 보여줬다.
고래가 수백만년 전 네발 달린 육지 동물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인정돼 있다. 최근의 DNA검사는 고래와 하마가 같은 조상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현생 고래의 진화 중간단계에 해당하는 육상동물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 어떤 동물에서 진화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
깅리치 교수는“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가설로만 주장되던 고래의 육지조상이 화석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하며“앞으로는 어떻게 고래가 지금과 같은 식습관을 갖게 됐는지가 새로운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