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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시공간 굴레 벗고 무선통신 즐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시대! 최첨단 기술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이동성이 보장된 무선장치에는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기술이 숨어있다.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은 어떤 기술이며, 관련된 연구는 어떤 것이 있을까.

만일 당신이 항상 몸에 지녀야 하고 매일 확인해야 하는 것을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무엇이라고 대답하겠는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휴대폰과 이메일’을 꼽지 않을까. 외출할 때 휴대폰을 깜박 잊고 집에둔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날 하루의‘불안감’을 떠올려보건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메일 체크도 마찬가지. 컴퓨터나 휴대용 단말기에서 인터넷이 되지 않아 편지를 확인할 수 없을 때엔 알 수없는 긴장과 초조가 솟구친다. 지금 바로 확인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라도 금방 생길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우리 생활에 필수요소가 돼버린, 그리고 삶에 편리를 극대화해주는 휴대폰과 이메일 시스템 안에는 바로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과연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기술은 무엇이며, 관련된 연구는 어떤 것이 있을까.

프린터로 문서 뽑는 일도 네트워크

최근 휴대폰에서부터 정보가전기기까지‘더 작고,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이고, 더 안전한 무선 장치’임을 강조한 제품이 대거 쏟아지고 있다. 이런 제품은 네트워크와모바일 컴퓨팅 기술의 진보 덕분에 탄생할 수 있다.

먼저 네트워크의 기본개념부터 천천히 짚어보자. 네트워크의 가장 손쉬운 예는 전화기와 팩스 기기에서 찾을 수있다. 이들 기기는 전화선을 통해 전화국의 교환기기들과연결돼 세계의 수많은 장소와 통신할 수 있게 설계된다.

네트워크란 전화기처럼 데이터를 보내거나 받을 수 있는 장치들이 각종 전송매체에 의해 서로 연결돼 있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컴퓨터와 프린터가 연결돼 문서를 뽑아내고, 컴퓨터의 각종 자료를 PDA(휴대용 단말기)에 담아내는 것 모두 네트워크의 개념이다.

네트워크를 통해 송신자의 데이터가 수신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네트워크를 실현시킬 수 있는 장비와 전송매체가 갖춰지면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준비할 때부터 데이터가 목적지까지 도착하게 될 때까지 효율적인 데이터 전달을 위한 체계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예를 들어 미국에 사는 스미스가 서울에 사는 선영이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가정해보자. 스미스가 보낸 편지는 미국의 우체국에서 분류되고, 운송수단인 비행기에 의해 서울의 우체국에 도착한다. 그후 서울의 우편배달부가 우편물에 적힌 주소를 보고 선영이에게 편지를 전달한다.

여기에 컴퓨터의 개념을 도입시키면 우체국, 우편배달부, 운송수단 등은 편지를 보내는데 필요한 장비 역할을 하는 하드웨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만으로는 부족하다. 편지가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칙이 설정돼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를 쓸 것인지 영어를 쓸 것인지 결정해야 하며, 서로의 주소가 올바르게 작성돼야 한다. 또한 등기인지 속달인지 우편물의 유형을 결정해야 하고, 편지를 분실할 경우의 대책도 알고 있어야 한다. 컴퓨터의 개념으로 따져보면 소프트웨어에 해당한다.

이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벽하게 갖춰지면 하드웨어에 맞춰 소프트웨어가 체계적으로 작동돼, 스미스는 선영이와 통신할 수 있다.

송신자와 수신자의 약속, 프로토콜
 

수많은 사람들이 실력을 겨루는 온라인 게임대회. 안정적인 네트워크 구조를 갖춰야 경기를 제대로 치를 수 있다.


네트워크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먼저 전송할 데이터를 준비하고, 송수신자의 주소를 적는다. 다음으로 전송 경로를 선택하고, 데이터를 발송한다. 수신이 안된 경우라면 다시 보내는 일도 잊지 않아야 한다. 앞서 우편을 보내는 원리에서 살펴본 개념과 유사하다.

이러한 소프트웨어는 각 역할에 따라 여러 개의 계층(layer)으로 나눠 설계된다. 전체를 한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하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보통 가장 많이 쓰이는 소프트웨어의 구조는 4개 또는 7개 계층이다.

다시 우편시스템의 예를 통해 생각해보자. 스미스와 선영이가 사는 미국과 서울의 우체국에서 우편 분류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각각 우편물에 적힌 주소를 보고 우편물을 분류하는 일을 한다. 만일 우편물이 제대로 배달되지 않은 경우라면 스미스가 미국의 우체국에 전화를 하고, 그곳의 담당 직원은 한국의 담당 직원에게 확인을 의뢰한다.

같은 직위에 있는 각국의 우체국 직원이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것처럼, 네트워크에서도 같은 계층에 있는 프로그램은 같은 일을 수행한다. 이때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 효율적이고 믿을 수 있는 데이터 전송을 하기 위해서는 같은 계층에 있는 프로그램 사이에 명확하고 체계적인 규칙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이것을 프로토콜(protocol)이라 부른다.

쉽게 설명하면 프로토콜은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모든 규칙의 집합을 말한다. 즉 언제, 무엇을, 어떻게 전송 하는지에 대해 규정짓는 것이다. 우편시스템의 예를 들면 우편물의 앞 표면에 우편번호를 적는 일, 수신지 확인을 위해 행정구역상의 주소를 적는 일 등 우편물의 송신과 수신을 위해 서로 약속된 규칙이 일종의 프로토콜인 셈이다.

무선 네트워크로 실현하는 모바일 컴퓨팅

컴퓨터 통신이 시작된 이래 네트워크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는 네트워크 환경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연구실에서는 무선 네트워크, 즉 이동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프로토콜을 연구한다.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한 규칙을 좀더 효율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모바일 컴퓨팅의 대표주자인 휴대폰에는 기판과 회로를 만들어내는 하드웨어적 기술과 효율적인 무선 통신을 위한 프로토콜을 연구하는 소프트웨어적 기술이 적용된다.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연구실에서는 통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적 기술을 개발하는곳이다.

모바일 컴퓨팅은 말 그대로 움직이면서 컴퓨팅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노트북이나 PDA를 들고 다니면서 문서를 작성하고, 저장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면 모바일 컴퓨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움직이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모바일컴퓨팅이되는것은아니다.‘ 항상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무선네트워크의 발전은 모바일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직결된다.

이동 네트워크 환경은 기존의 유선네트워크 환경보다 훨씬 복잡한 시스템이다. 다시 스미스가 선영이에게 편지를 보내려고 하는 상황으로 돌아가보자. 선영이가 현재의 주소지에 계속 거주한다면 편지를 배달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항상 정해지지 않은 장소로 이동하면서 살아간다면 우편물을 배달하기도 불편하고, 배달 사고도 많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동 네트워크 환경도 마찬가지다. 송신자는 수신자의 고정된 주소를 보고 전송을 하는데, 수신자의 위치가 자주 변경될 경우 기존 유선 네트워크에서 사용했던 프로토콜에 의해서는 데이터를 전달할 수 없거나, 전달이 되더라도 빈번한 오류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각각의 환경에 맞는 규칙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 네트워크 환경에서는 기존의 유선 네트워크에서 사용됐던 프로토콜보다 보완된, 또는 새로운 프로토콜이 필요하다. 이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는 각 대학의 연구실에서는 응용, 전송, 네트워크, 데이터링크 등 크게 4개 계층의 프로토콜 기술이 연구된다.

응용 계층은 무선 응용 프로토콜인 WAP(Wireless Application Protocol)을 이용해 이메일, 게임, 애니메이션 등 각종 인터넷 컨텐츠를 실시간으로 받거나 보낼수 있는 기술을 담당하는 계층이다. 전송 계층은 이동 네트워크에서 데이터의 전송 속도와 도착 순서를 조절하고, 수신자가 이동하거나 데이터가 분실되는 등 에러가 발생할 경우 다시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 계층은 수신자가 자주 이동하더라도 데이터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전송 경로를 제어하며, 많은 수신자에게도 효율적인 데이터의 전송을 위한 프로토콜과 관련된다. 데이터링크 계층은 다수의 송신자가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하려 할 때 전송순서를 조절해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는 계층이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기본
 

간단한 단말기로 전화는 물론 멀티미디어 화상 통신까지 실현시킬 수 있 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안전한 최첨단 무선통신이 현실화될 날은 멀지 않았다.


각 대학 연구실의 명칭은 네트워크 연구실, 모바일 컴퓨팅 연구실, 인터넷 컴퓨팅 연구실,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연구실 등 다소 다르지만, 연구되는 기술 분야는 네트워크라는 큰 줄기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비슷하다.

이 분야의 기술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어떤준비를 해야 할까.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기술은 다른 분야의 학문과 달리 연계 학문에 대한 기초지식이 특별히 필요한 것은 아니다. 컴퓨터공학의 기반 지식 위에 능숙한 프로그래밍 실력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연계학문을 꼽으라면 전자공학 정도. 하드웨어적인 기본개념, 즉 통신 시스템이 하드웨어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내부적인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에는 전자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가 한개의 학과처럼 있는 학교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자가 자동차의 부품이나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몰라도 운전방식만 잘 알고 있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운전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기계에 대해 알고 있다면 해결점을 찾기가 좀더 쉬워질 것이다.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을 이끄는 서영주 교수는“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분야이니 만큼 네트워크와 모바일 컴퓨팅 연구실은 컴퓨터공학과 졸업생 뿐만 아니라 타 학과 학부 졸업생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면서“이 분야의 학문을 공부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알고리즘, 운영체제, 컴퓨터 네트워크 등 컴퓨터공학 전 분야에 대한 기초지식과, 확률과 통계를 포함한 수학 분야의 지식을 탄탄히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프로토콜은 주로 소프트웨어에 의해 구현되고 성능 분석을 자주 해야 하기 때문에 능숙한 프로그래밍은 필수 요소이며, 창의적인 사고 역시 매우 중요한 자질”이라고 손꼽았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기존의 것보다 더욱 좋은 성능을 보이는 프로토콜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실제로 서교수는 매년 연구실을 지원하는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 필요한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을 학부기간의 성적보다 지원자의 창의력과 의욕에 더 주안점을 둔다고 말했다.

꿈에서나 그려볼 수 있었던 최첨단 무선통신을 현실화하기 위해 각종 프로토콜을 연구하는 현장. 모든 사람들이 저렴한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위치, 시간에 구애 없이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좀더 쉽고, 좀더 빠르고, 좀더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시대가 곧 펼쳐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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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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