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휘발유값에 우리들은 골치를 앓고 있다. 각 나라들이 연비 절감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과정에서 일본의 도요다는 지난 1997년 ‘프리우스’라는 차를 선보였다. 이 차는 이른바 전지와 휘발유 엔진을 차에 얹어 달리게 하는 하이브리드자동차로, 일본에서 ‘올해의 차’로 뽑힐 만큼 인기를 모았다. 프리우스가 인기를 끌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비절감 보다는 환경보호에 공헌이 크다는 것이었다. 현재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도요다의 푸리우스에 관해 일단 그 구조부터 설명해보련다.
프리우스는 일반차에 쓰는 것과 동일한 1.5L DOHC 58마력 엔진을 달았고, 전지로 회전하는 모터가 따로 설치돼 있다. 이 두개의 동력원이 발진, 주행, 가속, 감속, 제동, 정차에 이르기까지 따로 또는 합작하면서 효율적으로 차를 굴린다. 즉 출발과 서행은 전지가 담당하고, 고속주행은 휘발유엔진과 함께 맡아서 하는 시스템이다.
이 차에 올라앉아 키를 돌려 시동을 걸면 음악과 함께 ‘Welcome to Prius’라는 자막이 나타난다. 운전자는 차 안에서 기분 좋은 하루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갖춘 이 화면은 차가 발진함과 동시에 차의 위치와 운행상황을 상세히 도식으로 보여준다.
보통차의 경우 시동을 걸면 곧 시동 모터가 돌기 시작하지만, 이 차는 계기판에 ‘Ready’라는 사인이 켜지고 난 뒤 1초쯤 지나야 시동이 걸린다. 이어서 자막이 꺼지고 대신 에너지 모니터 화면이 나타난다. 엔진, 모터, 전지, 굴림바퀴 모습의 도면이 나타나면서 현재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어떤 상태로 작동되는가를 보여준다.
계기판 바로 밑에 있는 와이드 스크린은 액정 디스플레이로 된 보이스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다. 그 다음 스티어링휠 왼쪽에 약간 어색하게 생긴 모습의 변속 레버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잡아당긴다. 이것은 위로부터 P-R-N-D-B 순으로 돼 있다. D에 넣고 브레이크에 얹은 발을 떼자마자 프리우스는 모터의 힘만으로 가속하기 시작한다. 시동할 때는 엔진이 필요 없었지만, 시속 20km에 도달하기 전에 벌써 엔진이 돌기 시작했다.
프리우스에는 D만 있을 뿐 1단, 2단 등의 표시가 없다. 이 차의 운행은 어디까지나 동력분할기구를 중심으로 한 변속시스템인 ‘전자제어 무단변속’이 지배한다.
이 차는 1.5L의 중소형급차다. 그래서인지 최고시속은 1백53.6km인데,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약간 미흡한 값이다. 그리고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릴 때는 소리가 너무 난다. 방음장치가 잘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이 가동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한가지 흠은 직진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엔진만으로 달리는 차의 경우 대체로 시속 1백20km까지 핸들에서 손을 떼도 그대로 직진하는데, 이 차는 약간 불안했다.
하지만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의 느낌이 일품이었다. 밟는 힘이 그대로 브레이크에 전달되는 쾌감이 이 차에 대한 믿음을 더해 주었다.
프리우스는 후진할 때 전지의 힘만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 후진할 수 있는지 시험해 봤다. 한 5백m쯤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4.7km까지 달렸다. 그것도 전지의 충전상태가 50% 밖에 안된 상태에서 말이다. 연비는 도요다의 발표로28km/L, 나의 실측으론 20km/L 정도였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 숫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대체에너지가 나오지 않는 한, 연료전지자동차 시대가 한 10-15년쯤은 펼쳐질 것으로 본다.
연료전지자동차 개발동향
무공해자동차, 특히 연료전지자동차의 실용화를 위한 노력은 미국 CaFCP(캘리포니아 연료전지 파트너쉽)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www.cafcp.org). CaFCP에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 지엠, 혼다, 니산, 도요다, 폭스바겐 등 유수의 자동차 회사와 연료전지 관련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연료전지자동차 실용화에 대한 현재의 문제점을 공동으로 해결하고 연료전지자동차 표준화를 만들기 위해 실제 주행시험을 주기적으로 실행할 예정이다(2000-2003년). 이런 공동의 노력이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아마 머지 않은 미래에 모든 사람들이 직접 운전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아래 표는 현재 개발된 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한 간략한 소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