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보통신기술(IT)의 첫흐름을 보여준 ‘추계 컴덱스 200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총 5일간 개최됐다. 정보통신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전시회답게 정보가전, 디지털 출판소프트웨어, 홈네트워킹, 와이파이(Wi-Fi, 고성능무선기술), 블루투스(근거리무선기술), 리눅스, 소프트웨어 온라인임대(ASP), 고객관리(CRM) 등 e비즈니스 시대에 맞는 가정과 기업용 첨단기술이 대거 소개됐다.
이번 컴덱스의 초점은 단연 포스트PC시대를 예고하는 무선(wireless) 모바일시스템. 복잡한 케이블로 연결된 PC에서 벗어나, 항상 휴대할 수 있는 무선단말기(PDA), 휴대폰 등에 윈도같은 PC환경을 적용시키고, 노트북과 카메라 같은 모든 휴대용기기들이 무선으로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는 제품들이다.
이 중 가장 돋보인 제품은 이번 컴덱스의 최고의 제품으로 뽑힌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태블릿PC’다. 노트북만한 크기에 손으로 직접 메모하는 펜PC로 일반 PC와 같은 성능이며, 무선인터넷접속도 가능하다. 태블릿PC의 핵심은 완벽한 필체인식기술. 손으로 직접 쓴 글씨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실제 잉크로 쓴 것처럼 수정하고 편집할 수 있으며, 텍스트 문자로도 변환이 가능해 검색도 된다.
이 외에도 인간의 신체 중 복제하기 힘든 홍채와 손가락 지문을 이용하는 보안장치인 바이오매트릭스 기술을 이용한 노트북, 별도의 네트워크 장비없이 컴퓨터를 전원플러그에 꽂아서 내부 컴퓨터끼리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홈플러그’, 윈도와 리눅스 등 운영체계가 다른 컴퓨터들이 서로 네트워킹할 수 있는 국내업체 개발의 ‘코바’ 등도 돋보였다.
독특한 출품작으로 ‘디지털 향기 합성기’도 선보였다. 웹이나 전자우편에서 원하는 향기를 선택하면 컴퓨터에 연결된 디지털 향기 합성기가 만들어준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접속할 때 향기나는 인터넷사이트와 향기나는 전자우편을 주고받게 될 것이다.
이번 컴덱스에 한국기업은 지난해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1백80여개 업체들이 참가했다.7개 기업을 제외하면,나머지는 모두 벤처기업으로 국내 벤처산업의 세계 경쟁력을 평가받는 자리였다.이중 사이버뱅크는 휴대전화겸용PDA '사이버드'를 선보여 모바일 제품상에서 '베스트 오브 컴덱스' 최종심사까지 올라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