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주공간에 떠있는 인공위성 중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위성은 몇개나 될까. 정답은 2개다.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호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 그들이다. 미르호가 벌써 14년의 세월을 넘은 노인인 반면 ISS는 이제 갓 태어난 어린아이다. ISS에 장기체류시설(즈베즈다)이 갖추어진 것은 지난 7월. 하지만 즈베즈다 모듈(소형 우주선)이 ISS와 도킹에 성공했다고 모든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8일 미국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호는 우주인이 장기체류할 ‘집’인 즈베즈다를 방문했다. 아틀란티스 승무원들은 10일 간 즈베즈다에서 ‘집단장’을 했다. 즈베즈다의 동력원인 전지 5개뿐만 아니라 우주공간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화장실, 산소발생장치, 그리고 트레드밀이라는 고정자전거와 비슷한 운동시설을 설치했다. 특히 운동시설은 우주공간에 장기체류하는 우주인에게는 필수적이다. 사람이 무중력상태에서 오래 지내면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고 근육이 경직되거나 이완되기 때문에 우주인은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그밖에 음식, 옷, 세면용품, 귀마개, 쓰레기봉투, 진공청소기 등 생필품 2.7t을 즈베즈다의 캐비닛에 정리했다. 여기에는 오는 11월 1일 도착할 예정인 ISS의 첫 장기체류우주인의 초상화도 포함됐다. 또 우주왕복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까지 우주유영하면서 즈베즈다에 전력선, 데이터송수신선, 텔레비전케이블을 설치했다. 집단장을 모두 마친 후 우주왕복선의 승무원은 취침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돌아가며 즈베즈다의 침실에서 하룻밤씩 지냈다. 그리고 전등을 끄고 헤치(출입구)를 닫고 즈베즈다를 떠났다.
ISS의 첫 장기체류우주인인 미국의 빌 세퍼드를 비롯한 세명의 승무원은 오는 10월 30일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에 실려 우주로 향할 예정이다.이틀 후인 11월 1일에는 4개월의 장기체류지인 ISS의 즈베즈다에 도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