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태평양 표류 생존법

로빈슨크루소 따라잡기

망망대해에 혼자 남겨졌다면 어떨가.의지할 것이라고는 구명정 한척뿐.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육지가 발견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태평양 한가운데를 표류하며 구조의 손길이 미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생존의 비법을 살펴보자.

적도 부근 태평양 한가운데를 지나던 유람선이 뜻하지 않은 폭풍에 휘말려 난파된 상황을 떠올려보자. 한쪽에서는 선원들이 구명정을 바다 위에 띄우고 있고, 승객들은 재빨리 구명복을 착용한 채 침몰하는 배로부터 탈출을 시도할 것이다. 폭풍이 가라앉고 정신을 차렸을 때 혼자 망망대해에 남겨졌다면 어떨까. 구조단이 도착하기 전까지 최대한 생존기간을 늘이려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가장 급선무는 주변에서 구명정을 찾는 일. 구명정에는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품이 갖춰져 있다.

그렇다면 구명정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물 속에서 쉴 줄 아는 사람이 오래 산다’는 말이 있다.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최대한 체력을 아끼는 일이 필수라는 의미다. 제아무리 수영을 잘한다 해도 헤엄칠 엄두를 내지 말고, 등을 파도쪽으로 돌린 채 몸을 파도에 맡겨야 한다.

만일 난파한 곳이 극지역이었다면 가장 주의할 점은 체온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다. 배에서 탈출할 때 옷을 가능한대로 많이 껴입고, 물 속에서는 머리를 물 밖에 내어놓은 채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 해도 평균수온이 영하 1℃인 극지역의 바다에서는 생존시간이 기껏해야 30분을 넘지 않는다. 하지만 적도 부근 바다의 평균수온은 30℃ 정도이므로 체온이 떨어지는 일을 염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

제1수칙 일부러 이동하지 말 것

운이 좋게 주변에서 구명정을 발견한다면 생존기간은 훨씬 늘어날 것이다.실제로 바다에서 구명정에 의지해 표류하던 사람이 1개월 이상 버티가 구조됐다는 소식이 종종 들린다.그 생존의 비결은 무엇일까.

일단 구명정 안에 어떤 비품들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여기서는 로프, 방수시트, 물통, 낚시도구, 칼, 거울, 노, 나침반, 해도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가운데 생존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은 것이 있다. 무엇일까.

나침반과 해도다. 망망대해에서 나침반과 해도를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일은 불가능하다. 대충 위치가 짐작된다 해도 혼자 노를 저으며 원하는 곳까지 이동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섣불리 이동했다가는 구조대가 찾아내기 훨씬 어려워진다. 밤에 별자리를 보고 이동할 방향을 정하는 것도 금물이다. 이동하지 말고 체력 소모를 최대한 줄일 것! 바다 표류에서 지켜야 할 제1수칙이다.

이때 구명정이 바다 위에 놓이는 방향에 대해 신경써야 한다. 바다가 사나울 때 배가 물결에 대해 가로 방향으로 놓이면 전복되기 쉽다. 따라서 항상 구명정의 뱃머리를 파도나 바람에 정면으로 향하게 배치해야 한다. 또 몸이 바다 속으로 팽개쳐질 때 구명정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도록 로프를 발이나 허리에 묶고 구명정에 연결시켜놓는다.
 

제1수칙 일부러 이동하지 말 것


​자외선으로부터 보호

구명정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또하나의 과제는 작열하는 태양빛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장치를 만드는 일이다. 태양광선의 60%는 적외선(파장 8백nm 이상, 1nm=10-9m), 37%는 가시광선(4백-8백nm), 나머지 3%가 자외선이다. 이 가운데 인체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자외선이다.

자외선(UV)은 파장에 따라 A(3백20-4백nm), B(2백90-3백20nm), C(2백-2백90nm) 세종류로 구분된다. UV-A는 35-50%가 피부의 표피를 통해 진피에 닿아 피부를 검게 만든다. 최근에는 진피의 탄력섬유를 파괴함으로써 피부노화를 촉진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UV-B는 화상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피부에 수포를 만들거나 염증을 일으킨다. 사실 가장 유독한 종류는 UV-C지만 지구 대기의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에 지상까지는 도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랫동안 햇볕에 노출될 경우 UV-A와 B만으로도 피부암을 일으킬 정도다. 자외선은 유전물질인 DNA를 파괴시키거나 몸의 면역체계를 혼란시킨다. 이 과정에서 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자가 작동돼 피부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야 할 또하나의 신체부위는 눈이다. 눈은 빛의 양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갑자기 밝은 빛을 볼 때 눈을 찡그리는 이유는 눈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여 시신경에 오는 자극을 피하기 위해서다. 눈물을 흘리는 것도 빛의 자극을 피하고 눈을 일상적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보호장치다. 하지만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는 경우 유독한 자외선의 영향으로 수정체나 각막이 손상돼 시력을 잃기 쉽다.

구명정에서 자외선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방수시트를 구명정 위에 설치하고 그늘에 몸을 숨기는 일이다. 하지만 수면에 반사돼 덤벼드는 자외선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 가능한대로 옷가지로 몸을 가릴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옷은 90% 이상의 자외선을 막는 훌륭한 차단제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매를 내리고 양말을 올리며 깃을 세우고 목에 천을 두르는 등 몸을 가릴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한다. 또 밖을 볼 수 있는 최소한의 구멍만 내고 눈을 천으로 가리는 것도 눈을 보호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이다.

바닷물 마시지 못하는 이유

어느 극한 상황에서든 사람이 섭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다.특히 작열하는 태양 탓에 금방 갈증이 심해지는 바다 한복판에서 물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생존의 최대 관건이다.물론 바로 옆에는 무진장한 양의 바닷물이 넘실거리고 있다.하지만 바닷물을 먹으면 오히려 생존기간을 단축시키는 결과가 발생한다.왜그럴까.사람의 세포는 주변의 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만일 세포 바깥의 농도가 자신보다 진하거나 약하면 자신과 바깥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 변신을 꾀한다.그런데 세포를 둘러싼 막은 물을 통과시키지만 염분과 같은 알갱이는 통과시키지 않는다.이런 상황에서 세포 바깥의 농도가 진하면 세포 안의 물을 내보내 농도를 맞출 수 밖에 없다.반대로 바깥의 농도가 옅으면 세포 안으로 물이 밀려들어와 세포가 팽창한다.이처럼 선택성 투과막(세포막)을 통해 발생하는 용매(물)의 확산 현상을 가리켜 삼투현상이라 부른다.사람 세포의 경우 염분 농도는 약0.9%,바닷물의 염분 농도는3%다.바닷물을 마실 경우 몸의 세포에서 물이 빠져나가 세포가 쭈그러든다는 의미다.몸 전반전인 탈수 현상이 생기는 이유다.

한편 신장은 혈액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염분을 몸 밖으로, 즉 소변으로 배출한다. 하지만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염분의 양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한 계산에 따르면 만일 바닷물 1L를 마실 경우 염분을 충분히 배출하기 위해서는 소변을 1.5L나 봐야 한다. 즉 마신 양에 비해 훨씬 많은 양을 몸 바깥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몸은 갈증을 더욱 심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빗물과 물고기로 갈증 해소

구명정에서 몸에 필요한 수분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빗물을 최대한 저장하는 것. 열대 지역에서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짧은 시간 동안 매우 급작스럽게 내린다는 점. 따라서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빗물을 활용하지 못한다. 특히 잠을 자는 동안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실제로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탈수 현상 때문에 사망한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빗물을 모으기 위해서는 구명정의 물통을 활용한다. 이때 바닷물에 젖어있던 물통에 염분이 결정화된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틈날 때마다 물통을 바닷물로 씻어놓은 채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에 대비해야 한다. 물론 가능한대로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할 필요가 있으므로, 구명정에 있는 튜브를 비롯해 용기가 될만한 것은 무엇이든 활용한다. 둘째 물고기에서 수분을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물고기의 척추와 눈에는 갈증을 해소할만한 수액이 담겨 있다. 따라서 물고기를 잡을 경우 세로로 반토막을 내서 척수액을 짜마시거나 눈을 분리해 빨아먹는다. 다소 징그럽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별 문제가 아니다.

주의할 점 한가지. 물고기의 피를 함부로 마셔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피 속에 단백질 성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소화시킬 때 몸에서는 많은 수분이 동원된다. 가뜩이나 몸에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물고기의 피를 마시면 단백질을 분해시키기 위해 몸 속 수분이 빨리 고갈된다. 특히 단백질을 소화시킬 때 탄수화물에 비해 훨씬 많은 수분이 소모된다. 그래서 허기가 질 경우 구명정에 녹말이나 설탕이 있으면 물고기보다 이들을 먼저 섭취하며 버티는 것이 낫다.


빗물과 물고기로 갈증 해소


먹이사냥 개시

바다에서의 식량은 뭐니뭐니 해도 풍족한 물고기다. 불을 지필만한 도구가 없는 상황에서 날 것인 채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무래도 싱싱한 ‘횟감’이다. 표류 상황에 대처하는 군인용 지침서에는 구명정에 날아드는 새나 옆을 지나가는 거북을 잡아먹으라는 얘기가 종종 소개되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구명정에 있는 낚시도구를 꺼내 먹이사냥에 나서자. 적도 부근의 태평양에는 30-40cm 크기의 쥐치류와 고등어류가 풍부하다. 참치류 가운데 크기가 작은 가다랑어와 황가다랑어 역시 잘 잡히는 물고기다. 물론 심해에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물고기가 있지만 구명정 낚시도구로는 불과 20-30m 정도의 깊이 안에서 잡히는 물고기가 타깃이다.

낮뿐 아니라 밤도 낚시하기에 좋은 시간대다. 거울을 꺼내 달빛을 반사시켜 수면 한 곳을 비추면 물고기가 몰려들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잡으면 즉시 잘라 상하기 전에 먹는 일이 중요하다. 이때 알과 간에 독성이 있는 종류가 있으므로 아예 내장 종류는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단 내장은 새로운 낚시 미끼로 사용할 수 있다. 살에도 독성이 있는 물고기가 존재하지만 이들은 주로 해변가 특히 산호초 주변에 많이 살고 있으므로 태평양 한가운데에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운이 좋으면 물고기가 구명정 위로 뛰어들기도 한다. 날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날치는 가슴지느러미가 새의 날개처럼 발달해 바다위 10m 가까이 뛰어오르는 특이한 물고기다. 최대 시속 50km로 한번에 2백m까지 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물론 새처럼 날갯짓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힘으로 이동한다.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비슷하게 생긴 바다장어와 바다뱀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둘다 먹을 수는 있지만 바다뱀은 코브라를 능가하는 강한 독을 뿜는 날카로운 이빨이 있기 때문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바다뱀은 주로 서태평양과 인도양의 수심이 얕고 따뜻한 바다에 생존한다. 길이가 1-3m에 달하며 50여종이 존재한다. 원래 뭍에서 살다가 수백만년 전 바다로 되돌아간 동물인데, 물에서 헤엄치기 편하게 꼬리가 배의 노처럼 옆으로 납작하게 변형됐다. 또 물의 저항을 적게 받으려고 비늘이 뭍에 사는 뱀보다 매끈하다. 그러나 허파로 호흡하기 때문에 가끔 물 위로 올라와 호흡을 한다.

만일 낚시도구가 없다면 노 끝에 칼을 매달아 고기잡는 창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맨눈으로 물고기를 찾기란 쉽지 않다. 물고기는 보통 아랫쪽 부위보다 윗쪽 부위가 더 어둡다. 한 설명에 따르면 이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고 한다. 윗부분이 어둡기 때문에 위에서 자신을 잡으려는 다른 물고기나 인간에게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또 아랫면이 밝은 탓에 아랫쪽에서 볼 때 밝은 수면과 비슷해 보이므로 천적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날치는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바다 위 10m가까이 뛰어오르는 특이한 물고기다.


몸에서 빛을 발하는 오징어떼

캄캄한 밤 마치 유령의 불빛처럼 수면 아래에서 밝게 깜박거리는 현상을 발견하기 쉽다. 달빛이 반사된 모습으로 보기에는 어딘가 이상해보인다. 불빛의 무리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 불빛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닷속 깊은 곳에 사는 어류는 흔히 발광체를 몸에 달고 다닌다. 목적은 여러 가지다. 먹이를 유인하기 위해, 천적에게 겁을 주려고, 짝을 유인하기 위해, 그리고 깊고 어두운 바다에서 단순히 길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다면 수면 바로 아래 반짝이는 불빛은 누가 내는 것일까. 오징어떼이기 쉽다. 물론 오징어는 발광 물고기가 아니다. 오징어와 공생하는 발광 박테리아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들은 왜 붙어 다니는 것일까.

1997년 미국 과학대중지 '디스커버'에 소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와의 연안에 사는 짧은꼬리오징어의 경우 특정 발광 박테리아와 공생관계를 이루며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이 오징어는 낮 동안 모래 속에 묻혀 있다가 밤이 되면 먹이를 찾아 나선다.그런데 수백만마리의 박테리아가 빛을 발함으로써 오징어의 천적을 속일 수 있다.박테리아가 내는 빛의 파장이 달빛과 별빛의 파장과 비슷하기 때문에 천적들은 이를 오징어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징어와 박테리아가 처음 만날 때의 상황은 다소 삭막하다.오징어가 태어난지 며칠뒤 10개 다리 가운데 두개의 다리에 침입한 박테리아들이 불과 나흘 안에 이 다리의 세포들을 죽이고,수주일만에 정착을 끝낸다.오징어가 박테리아에게 자기 몸의 일부를 떼주는 '눈물겨운' 공생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다.


발광 박테리아는 숙주 동물과 공생관계를 이룬다.사진은 몸 속에 사는 발광 박테리아로 인해 빛을 내는 모기유충.


배 침몰 소리에 민감한 상어

바다를 공포스러운 존재로 느끼게 하는 또하나의 주범은 상어다.상어의 종류는 대략 3백50여종에 달하며,크기는 30cm 난장이상어부터 15m에 이르는 고래상어까지 천차만별이다.이 가운데 성질이 사나워 악명을 떨치는 것은 백상아리,호랑이상어,청새리상어,청상아리,귀상어,뱀상어,흉상어,강남상어 등 20여종에 달한다.영화 '조스'에 등장하는 식인상어는 백상아리다.

하지만 실제로 인간을 습격하는 상어 종류는 얼마 안된다고 한다.수백만마리의 상어가 바다를 헤집고 다녀도 상어에 물리는 사람은 세계적으로 연 평균 30명 정도이며,이 가운데 2/3는 목숨을 건진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일이다.자칫 상어의 비위를 상하게 만들면 어느 순간 생존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돌변하기 때문이다.상어는 소리에 민감하다.수백m 밖에서도 사람이 물장구 치는 소리를 듣는다.이때 물장구에서 발생하는 압력파 역시 감지한다.

특히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출몰하는 상어들은 호기심이 많아 배가 폭발하고 침몰하는 소리를 듣고 당장 달려온다.실제로 2차대전 중 수많은 선원이 배가 침몰했을 때 상어로부터 무차별 습격을 받았다.한 예로 1942년 남아메리카 해안에서 어뢰를 맞고 침몰한 수송선 '노파스코티아' 선원 중 1천명이 실종됐는데,대부분 상어의 습격으로 사라졌다고 알려졌다.구명정을 발견하고 접근하는 헬리콥터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상어가 가진 또하나의 강점은 뛰어난 후각.뇌를 해부하면 냄새에 관여하는 부분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만일 구명정에 남겨진 사람이 여성이라면 생리를 할 때 잠시라도 바닷속에 들어가서는 안된다.피냄새에 민감한 상어가 수백m 떨어진 곳에서 먹잇감인줄 알고 달려올테니까.

육지가 가까워짐을 알리는 징후들

구조대에게 발견되지 못한 채 계속 떠도는 상황이라면 육지에 언젠가 다다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나침반이나 해도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육지가 있음을 알리는 몇가지 징후가 있다.

우선 저녁 무렵 새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라.갈매기를 비롯해 해변에 사는 새는 보통 아침에 바다로 날아가 저녁에 육지로 돌아온다.따라서 이 새들이 저녁에 발견되면 그 날아가는 방향쪽에 육지가 있음을 알수 있다.

하지만 바다새의 경우는 다르다.이들은 먼 바다에 살면서 새끼를 부화할 때만 육지로 나간다.예를 들어 신천옹은 태평양 남단 해역을 떠돌며 뉴질랜드와 남극 부근의 섬에서 알을 낳는다.이 외에도 풀머갈매기,개닛,퍼핀이 태평양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바다새다.

또다른 징후는 구름의 모습이다.수평선 위에 정지된 채 떠있는 양털 같은 형태의 뭉게구름이 발견되면,그 근처에 섬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이 구름이 형성되는 이유는 습기를 포함 공기가 섬의 상승기류에 의해 상공으로 이동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열대지방에서는 구름에 모래나 얕은 호수가 반사돼 독특한 색깔으르 띠는 일이 흔하다.

한편 나무나 식물이 떠내려오면 주변에 육지가 있다는 신호다.그런데 만일 사람이 사용한 쓰레기가 발견된다면 어떨까.사람이 사는 동네가 가까워진 것일까.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1975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화물선,여객선,군함,유조선 등 각종 선박에서 버리는 쓰레기는 연간 6백34t에 이르렀다.매시간마다 약 7백t의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몇년 전의 한 추정자료에 따르면 각종 화물선에서 하루에 버리는 양은 플라스틱병 64만개,깡통 4백80만개,유리병 30만개에 이른다.표류하는 상황에서 발견하는 쓰레기는 육지가 가까워졌다는 증거가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마침내 육지를 발견했다 해도 마지막까지 안심해서는 안된다.전문가들은 실제로 큰 위험이 바다 한가운데 보다 해변가에서 닥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우선 높은 절벽 쪽을 피해 노를 저어햐 한다.거센 파도와 산호초에 부딪힐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하지만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그럴 여력이 없기 쉽다.따라서 구명정이 뒤집혀 물에 빠졌을 때를 대비해 신발이나 구명복 등 모든 보호장비를 껴입는 일이 급선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0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진행

    이우일
  • 김훈기 기자

🎓️ 진로 추천

  • 해양학
  • 환경학·환경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