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는 정확한 위치와 시간을 알려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소개되기가 무섭게 사회전반에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 GPS의 뿌리는 무엇이고,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는가?" 옛날 목축과 수렵을 하던 시절부터 위치와 방향을 아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었다. 철새, 꿀벌, 돌고래, 연어 등과 같은 동물들은 나름대로 방향을 알아내는 감각기능이 있어 정확하게 목적지를 찾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절대적인 위치와 방향을 알아내는 감각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했다. 한 지점으로부터 다른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위해 자신의 위치와 이동방향을 알아내는 수단이 바로 ‘항법’(navigation)이다.
별을 이용하는 천체향법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별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알아냈다. 지구에서 볼 때 북극성과 같이 거의 움직임이 없다고 생각되는 항성의 고도와 위치를 관측하고, 관측시간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이를 ‘천체항법’이라고 하는데,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유도미사일에 쓰이는 관성향법
천체항법과 달리 출발위치, 자신의 이동방향과 속도, 그리고 소요된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이를 계속 더해감으로써 자신의 현재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추측항법’이라고 한다. 나침반과 같은 장치들은 추측항법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중 가장 정교하고 발달된 형태는 가속계와 자이로스코프를 사용하는 관성항법시스템이다. 이러한 추측항법과 관성항법은 일종의 자립항법이다. 즉 자신의 위치를 아는데 외부로부터 어떤 정보도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속도와 가속도를 측정해 자신의 위치를 계산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오차가 누적되는 단점이 있다.
2차대전 이후 관성항법시스템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대륙간탄도탄이나 유도미사일을 목표물에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다. 또한 관성항법시스템은 비행기가 항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비행하는데도 사용된다.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의 영공을 침범해 격추된 일이 있었다. 당시 항법사는 관성항법장치에 잘못된 좌표값을 입력해 항로를 이탈했다는 추측도 있다.
전파향법
위치를 결정하는데 기상조건 등에 의한 오차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전파항법이다. 위치를 알고 있는 몇 곳으로부터 전송되는 전파를 이용해 현재 전파를 수신하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로란(Loran), 오메가(Omega), 트란싯(Transit) 등의 시스템이 있으나, 이러한 시스템들은 사용 가능 지역, 시간, 그리고 제공하는 위치정보가 제한돼 있다.
위성 전파향법 GPS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위치와 시간을 정확히, 그리고 손쉽게 측정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것이 바로 위성을 이용한 전파항법시스템인 NAVSTAR-GPS(NAVigation Signal Time and Range - Global Positioning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원래 미국 국방부가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했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대한항공 여객기의 피격사건을 계기로 민간인들의 사용이 허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GPS는 기존의 항법시스템에 비해 정확하고 사용이 간편하다. 또한 시간과 장소, 기상상황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PS는 이동하는 사용자의 3차원 위치, 속도, 자세, 시간 등에 대한 10가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한다. 위치정보는 WGS84라는 기준좌표, 시간은 GPS 시간이라는 기준시간으로 통일돼 제공된다. 그래서 GPS 수신기만 있으면 사용자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현재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수신기의 가격은 1백40-2백달러 정도이다. 이러한 시공간에 대한 정보는 기존의 정보통신에서 다루던 오디오, 비디오와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에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추가함으로써 지금까지 없었던 수많은 새로운 응용분야를 탄생시키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 무선데이터통신 등과 같은 이동통신기술과 지리정보시스템(GIS)과의 연계도 활발하다.(표1)은 GPS의 응용분야와 이에 요구되는 위치정확도를 나타낸다.
교통정보를 알려준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GPS 응용분야는 지상운송분야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교통환경 속에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목적지까지 안내해줄 수 있는 차량항법시스템들이 자동차회사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시스템들은 보통 위치측정장치, 디지털지도, 주행안내시스템, 컴퓨터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차량 위치를 GPS에 의해, 도심 속에서 지형지물에 의해, 위성신호가 수신되지 않을 때는 차량의 속도계와 방향을 측정하는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자동적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운전자는 차량에 탑재된 액정화면(디지털지도)을 통해 계속적으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현재 남부순환도로를 동쪽으로 달리고 있으며, 1백m 앞에서 개포동 사거리를 만날 것입니다. 목적지인 무역회관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우회전하십시오.” 주행안내시스템은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최단경로를 계산해 운전자가 이 경로를 따라 주행할 수 있도록 음성정보로 안내한다. 또한 목적지까지의 남은 거리와 도착예정시간도 알려준다. 이밖에 CD롬에 저장돼 있는 지형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현재의 차량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유소의 위치, 찾고자 하는 식당의 위치, 주변의 지형지물과 건물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한다. 보다 효과적으로 도로교통체계를 운영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물론 우리나라 건설교통부와 정보통신부에서도 첨단교통체계를 구축 중이다. 첨단교통체계(ITS)는 교통사고와 차량통행량에 대한 도로교통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쌍용정보통신 등에서 GPS를 이용한 차량항법장치를 시판하고 있다. GPS를 이용한 버스주행안내시스템이 광화문과 종로5가 사이, 그리고 과천에서 시범운영 중에 있다. 버스에 설치된 GPS수신기와 무선모뎀은 자동적으로 버스의 위치를 중앙관제소로 전송하고, 관제소에서는 각 버스정류장에 있는 안내전광판으로 노선버스들의 현재 주행상황을 표시한다. 그 결과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75번 버스가 광화문역을 방금 출발했으며 13분 후 이곳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보게 된다. 미국에서는 항법장치를 장착한 렌터카가 새로운 곳을 찾아나서는 여행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화물을 운송하는 트럭에서도 GPS는 매우 유용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물류비용은 선진국에 비해 아주 높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물류비용이 부산에서 LA까지보다 더 든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통신은 물류정보망의 구축을 주관하고 있다. 화물차량에 장착된 GPS에 의해 확인된 차량의 위치는 중앙관제국으로 전송된다. 관제국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는 지도와 함께 도시 전역에 걸쳐 서비스하고 있는 차량들이 표시된다. 빈차인지 화물을 싣고 있는지의 여부도 색깔로 구분돼 표시된다. 만일 화물차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차량에게 연락해 서비스하게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공차율을 줄이고 물류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차량관제시스템은 화물차량뿐 아니라, 택시, 경찰차량, A/S차량, 구급차, 응급차량 등을 관제하는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송파경찰서에서는 경찰차량 관리, 현대자동차에서는 서비스차량을 관리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구에서는 GPS를 이용한 콘테이너 화물관리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GPS의 반송파를 이용하면 수cm 정도의 정확도로 위치를 측정할 수 있으므로 야적장에 쌓이는 콘테이너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자료를 컴퓨터에 기록해 두면 콘테이너를 다시 반출할 때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좁은 운하를 대형선박이 통과할 때에도 정확성이 요구된다. 파나마운하에서는 GPS를 이용해 선박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선박 통과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 모토롤라사에는 셀룰러전화와 GPS를 통합한 차량전화를 선보이고 있다. 운전자가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비상버튼을 누르면 GPS에 의해 파악된 차량위치가 셀룰러전화를 통해 자동적으로 911 서비스로 전송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특히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강도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GPS를 이용한 도난차량회수시스템을 개발했다. 차량에 눈에 띄지 않게 GPS수신기와 특수한 통신단말기를 설치해 둔 다음 도난을 당하면 이 시스템을 작동시켜 차량위치를 파악한다.
반달곰 보호에도 유용
동물 등의 이동상황도 GPS를 이용하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지역의 철새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철새에 소형 GPS수신기와 무선통신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리산지역에 있는 반달곰을 보호하기 위해 GPS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GPS는 반달곰의 이동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반달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기의 정확한 이착륙 도와
GPS는 항공기 이착륙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GPS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자동 이착륙할 수 있다. 현재 영종도에서 건설 중인 신공항에도 GPS를 이용한 자동이착륙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항공기의 운항 시에도 기존의 관성항법장치와 더불어 GPS 항법장치가 사용되고 있다.
서강대교 건설에 사용
GPS는 측량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GPS 반송파의 파장길이는 약 30cm 정도다. 만약 반송파의 위상을 1백분의 1 정도로 조절하면 3mm 정도의 정확도로 길이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측량할 경우 두점 사이의 상대위치를 계산할 때 매우 효과적이다. GPS를 이용한 측량장치는 이미 실용화됐으며, 서강대교 공사 중 구조물을 설치할 때 구조물의 평형을 잡기 위해 GPS수신기가 사용됐다.
일본, 지진 예측에 활용
최근 양산단층대에서 지진이 발생해 지진재해 대응기술의 필요성이 매우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GPS를 이용한 지진관측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지진이 예견되는 지역에 GPS수신기를 많이 설치해 관측망을 설정하면 연속적으로 지형의 움직임을 관측해 지진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전국적으로 수천 곳을 연결한 GPS 지진관측망을 구축하고 있다.
레저용 GPS 수신기
미국에서는 소형 GPS수신기가 레저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GPS수신기는 등산하거나 하이킹할 때 자신의 위치와 이동거리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유용하다. 실제로 미국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이 GPS로 알게 된 자신의 위치를 핸드폰을 이용해 구조대에 알림으로써 구조된 바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탐험가 허영호씨가 남극을 탐험할 때 GPS를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냈다고 한다.
시각장애자 길 안내
GPS는 시각장애자를 위한 새로운 ‘눈’이 될 수도 있다. DGPS(Differential GPS)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2-5m 정도의 위치정확도를 얻을 수 있다. DGPS와 음성을 이용한 경로안내시스템을 소형화해 시각장애자가 착용시킨 후 헤드폰을 통해 경로를 안내해준다면 시각장애자는 쉽게 길을 찾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과 결합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 사이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시각동기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된 CDMA방식의 PCS는 GPS를 이용해 기지국간의 시각동기를 행하고 있다. GPS는 위치정보와 시간정보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서나 사용될 수 있다. 특히 통신망과 지리정보시스템과 결합하면 수많은 새로운 응용분야가 탄생할 것이다. GPS는 21세기 정보통신사회의 새로운 길잡이가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를 향해 가는가?" 옛날 목축과 수렵을 하던 시절부터 위치와 방향을 아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 필수적이었다. 철새, 꿀벌, 돌고래, 연어 등과 같은 동물들은 나름대로 방향을 알아내는 감각기능이 있어 정확하게 목적지를 찾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절대적인 위치와 방향을 알아내는 감각능력이 없기 때문에 다른 수단을 사용해야 했다. 한 지점으로부터 다른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위해 자신의 위치와 이동방향을 알아내는 수단이 바로 ‘항법’(navigation)이다.
별을 이용하는 천체향법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별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알아냈다. 지구에서 볼 때 북극성과 같이 거의 움직임이 없다고 생각되는 항성의 고도와 위치를 관측하고, 관측시간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이를 ‘천체항법’이라고 하는데,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유도미사일에 쓰이는 관성향법
천체항법과 달리 출발위치, 자신의 이동방향과 속도, 그리고 소요된 시간을 알 수 있다면 이를 계속 더해감으로써 자신의 현재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추측항법’이라고 한다. 나침반과 같은 장치들은 추측항법을 위해 개발된 것이다. 이중 가장 정교하고 발달된 형태는 가속계와 자이로스코프를 사용하는 관성항법시스템이다. 이러한 추측항법과 관성항법은 일종의 자립항법이다. 즉 자신의 위치를 아는데 외부로부터 어떤 정보도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속도와 가속도를 측정해 자신의 위치를 계산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오차가 누적되는 단점이 있다.
2차대전 이후 관성항법시스템은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대륙간탄도탄이나 유도미사일을 목표물에 정확하게 명중시킬 수 있다. 또한 관성항법시스템은 비행기가 항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비행하는데도 사용된다.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의 영공을 침범해 격추된 일이 있었다. 당시 항법사는 관성항법장치에 잘못된 좌표값을 입력해 항로를 이탈했다는 추측도 있다.
전파향법
위치를 결정하는데 기상조건 등에 의한 오차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전파항법이다. 위치를 알고 있는 몇 곳으로부터 전송되는 전파를 이용해 현재 전파를 수신하고 있는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방법이다. 로란(Loran), 오메가(Omega), 트란싯(Transit) 등의 시스템이 있으나, 이러한 시스템들은 사용 가능 지역, 시간, 그리고 제공하는 위치정보가 제한돼 있다.
위성 전파향법 GPS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위치와 시간을 정확히, 그리고 손쉽게 측정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된 것이 바로 위성을 이용한 전파항법시스템인 NAVSTAR-GPS(NAVigation Signal Time and Range - Global Positioning System)이다. 이 시스템은 원래 미국 국방부가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했다. 그런데 앞에서 말한 대한항공 여객기의 피격사건을 계기로 민간인들의 사용이 허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GPS는 기존의 항법시스템에 비해 정확하고 사용이 간편하다. 또한 시간과 장소, 기상상황과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PS는 이동하는 사용자의 3차원 위치, 속도, 자세, 시간 등에 대한 10가지 정보를 동시에 제공한다. 위치정보는 WGS84라는 기준좌표, 시간은 GPS 시간이라는 기준시간으로 통일돼 제공된다. 그래서 GPS 수신기만 있으면 사용자는 자신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현재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소형 수신기의 가격은 1백40-2백달러 정도이다. 이러한 시공간에 대한 정보는 기존의 정보통신에서 다루던 오디오, 비디오와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에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추가함으로써 지금까지 없었던 수많은 새로운 응용분야를 탄생시키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 무선데이터통신 등과 같은 이동통신기술과 지리정보시스템(GIS)과의 연계도 활발하다.(표1)은 GPS의 응용분야와 이에 요구되는 위치정확도를 나타낸다.
교통정보를 알려준다
현재 국내에서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 GPS 응용분야는 지상운송분야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교통환경 속에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목적지까지 안내해줄 수 있는 차량항법시스템들이 자동차회사를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시스템들은 보통 위치측정장치, 디지털지도, 주행안내시스템, 컴퓨터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차량 위치를 GPS에 의해, 도심 속에서 지형지물에 의해, 위성신호가 수신되지 않을 때는 차량의 속도계와 방향을 측정하는 자이로스코프를 이용해 자동적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운전자는 차량에 탑재된 액정화면(디지털지도)을 통해 계속적으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현재 남부순환도로를 동쪽으로 달리고 있으며, 1백m 앞에서 개포동 사거리를 만날 것입니다. 목적지인 무역회관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우회전하십시오.” 주행안내시스템은 출발지와 목적지 사이의 최단경로를 계산해 운전자가 이 경로를 따라 주행할 수 있도록 음성정보로 안내한다. 또한 목적지까지의 남은 거리와 도착예정시간도 알려준다. 이밖에 CD롬에 저장돼 있는 지형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현재의 차량위치로부터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주유소의 위치, 찾고자 하는 식당의 위치, 주변의 지형지물과 건물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한다. 보다 효과적으로 도로교통체계를 운영하기 위해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물론 우리나라 건설교통부와 정보통신부에서도 첨단교통체계를 구축 중이다. 첨단교통체계(ITS)는 교통사고와 차량통행량에 대한 도로교통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쌍용정보통신 등에서 GPS를 이용한 차량항법장치를 시판하고 있다. GPS를 이용한 버스주행안내시스템이 광화문과 종로5가 사이, 그리고 과천에서 시범운영 중에 있다. 버스에 설치된 GPS수신기와 무선모뎀은 자동적으로 버스의 위치를 중앙관제소로 전송하고, 관제소에서는 각 버스정류장에 있는 안내전광판으로 노선버스들의 현재 주행상황을 표시한다. 그 결과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은 “75번 버스가 광화문역을 방금 출발했으며 13분 후 이곳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보게 된다. 미국에서는 항법장치를 장착한 렌터카가 새로운 곳을 찾아나서는 여행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화물을 운송하는 트럭에서도 GPS는 매우 유용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물류비용은 선진국에 비해 아주 높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물류비용이 부산에서 LA까지보다 더 든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한국통신은 물류정보망의 구축을 주관하고 있다. 화물차량에 장착된 GPS에 의해 확인된 차량의 위치는 중앙관제국으로 전송된다. 관제국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에는 지도와 함께 도시 전역에 걸쳐 서비스하고 있는 차량들이 표시된다. 빈차인지 화물을 싣고 있는지의 여부도 색깔로 구분돼 표시된다. 만일 화물차가 필요하다는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차량에게 연락해 서비스하게 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공차율을 줄이고 물류시스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차량관제시스템은 화물차량뿐 아니라, 택시, 경찰차량, A/S차량, 구급차, 응급차량 등을 관제하는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송파경찰서에서는 경찰차량 관리, 현대자동차에서는 서비스차량을 관리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항구에서는 GPS를 이용한 콘테이너 화물관리시스템이 사용되고 있다. GPS의 반송파를 이용하면 수cm 정도의 정확도로 위치를 측정할 수 있으므로 야적장에 쌓이는 콘테이너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이 자료를 컴퓨터에 기록해 두면 콘테이너를 다시 반출할 때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좁은 운하를 대형선박이 통과할 때에도 정확성이 요구된다. 파나마운하에서는 GPS를 이용해 선박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신속하게 선박 통과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 모토롤라사에는 셀룰러전화와 GPS를 통합한 차량전화를 선보이고 있다. 운전자가 위급한 상황에 닥쳤을 때 비상버튼을 누르면 GPS에 의해 파악된 차량위치가 셀룰러전화를 통해 자동적으로 911 서비스로 전송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특히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강도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다. 호주에서는 GPS를 이용한 도난차량회수시스템을 개발했다. 차량에 눈에 띄지 않게 GPS수신기와 특수한 통신단말기를 설치해 둔 다음 도난을 당하면 이 시스템을 작동시켜 차량위치를 파악한다.
반달곰 보호에도 유용
동물 등의 이동상황도 GPS를 이용하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지역의 철새들이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추적하기 위해 철새에 소형 GPS수신기와 무선통신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리산지역에 있는 반달곰을 보호하기 위해 GPS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GPS는 반달곰의 이동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효과적으로 반달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기의 정확한 이착륙 도와
GPS는 항공기 이착륙에도 큰 힘을 발휘한다. GPS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자동 이착륙할 수 있다. 현재 영종도에서 건설 중인 신공항에도 GPS를 이용한 자동이착륙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항공기의 운항 시에도 기존의 관성항법장치와 더불어 GPS 항법장치가 사용되고 있다.
서강대교 건설에 사용
GPS는 측량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GPS 반송파의 파장길이는 약 30cm 정도다. 만약 반송파의 위상을 1백분의 1 정도로 조절하면 3mm 정도의 정확도로 길이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측량할 경우 두점 사이의 상대위치를 계산할 때 매우 효과적이다. GPS를 이용한 측량장치는 이미 실용화됐으며, 서강대교 공사 중 구조물을 설치할 때 구조물의 평형을 잡기 위해 GPS수신기가 사용됐다.
일본, 지진 예측에 활용
최근 양산단층대에서 지진이 발생해 지진재해 대응기술의 필요성이 매우 요구되고 있다. 그래서 GPS를 이용한 지진관측도 국내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지진이 예견되는 지역에 GPS수신기를 많이 설치해 관측망을 설정하면 연속적으로 지형의 움직임을 관측해 지진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전국적으로 수천 곳을 연결한 GPS 지진관측망을 구축하고 있다.
레저용 GPS 수신기
미국에서는 소형 GPS수신기가 레저용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런 GPS수신기는 등산하거나 하이킹할 때 자신의 위치와 이동거리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 유용하다. 실제로 미국에서 길을 잃은 등산객이 GPS로 알게 된 자신의 위치를 핸드폰을 이용해 구조대에 알림으로써 구조된 바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탐험가 허영호씨가 남극을 탐험할 때 GPS를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냈다고 한다.
시각장애자 길 안내
GPS는 시각장애자를 위한 새로운 ‘눈’이 될 수도 있다. DGPS(Differential GPS)라는 기술을 이용하면 2-5m 정도의 위치정확도를 얻을 수 있다. DGPS와 음성을 이용한 경로안내시스템을 소형화해 시각장애자가 착용시킨 후 헤드폰을 통해 경로를 안내해준다면 시각장애자는 쉽게 길을 찾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과 결합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곳 사이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시각동기라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상용화된 CDMA방식의 PCS는 GPS를 이용해 기지국간의 시각동기를 행하고 있다. GPS는 위치정보와 시간정보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서나 사용될 수 있다. 특히 통신망과 지리정보시스템과 결합하면 수많은 새로운 응용분야가 탄생할 것이다. GPS는 21세기 정보통신사회의 새로운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