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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이동통신 궁금증 풀이 10문 10답

20세기 최고의 핵심 기술로 중무장한 이동통신은 변화가 무척 빠른 분야. 더욱이 우리에게 알려진 연원이 짧은 탓에 이용과 관련한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새로운 테크놀러지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동통신 활용 능력을 두배로 키워줄 사항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1. 도심 빌딩 지하나 지하철에서 삐삐는 들어오는데 휴대전화는 안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지하공간이 이동통신의 대표적인 사각지대가 된 이유는 주파수 특성에 기인한다. 삐삐는 1백60MHz와 3백20MHz의 주파수 대역을 이용하는 반면, 휴대전화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8백MHz다. 주파수 대역이 낮으면 더 멀리까지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 당연히 삐삐가 이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휴대전화보다 멀리 간다. 게다가 삐삐 기지국은 휴대전화 기지국에 비해 훨씬 많이 퍼져 있기도 하거니와 전파를 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망은 이동중인 사용자가 각 기지국을 옮겨다니면서도 끊김 없이 통화할 수 있도록 핸드오버 기능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삐삐와 사정이 다르다. 현재 이동통신 최대의 승부처는 지하공간이다.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갈수록 생활 인구가 늘어나는 지하에서의 통화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하철이나 지하상가,지하보도에 일제히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011과 017 두 회사는 5,6,7호선 공사 당시 지하철 선로에 망을 설치해놓아 달리는 열차 안에서도 통화가 이루어지도록 했다. 추후 개통될 8호선도 마찬가지. 하지만 훨씬 이전에 건설된 1,2,3,4호선은 기존 선로에 망을 설치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현재로서는 역사에서만 가능하다.

2. 휴대전화로 시외전화나 국제전화를 거는 것이 훨씬 싸다고 하던데…

휴대전화는 기본적으로 유선으로 운영되는 일반전화보다 비싼 서비스다. 시내 통화의 경우 휴대전화는 10초(20원대)를 기준으로 요금을 매기지만, 유선으로 운영되는 일반전화는 기본이 3분(40원대)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휴대전화와 시외전화는 요금을 매기는 방법이 다르다. 오는 9월 1일부터 적용되는 통신요금 조정안에 따르면 시외전화(한국통신)는 1백km까지 47초당 45원(1백72원/3분), 1백1km 이상에서는 33초당 45원(2백45원/3분)의 요금을 받는다. 반면 이동전화의 일반요금은 10초당 26원. 따라서 1백km 이상 장거리의 시외구간을 전화할 때 휴대전화가 일반전화보다 싼 경우는 통화시간이 10초 이내에서 일뿐, 그 이상 통화시간이 길어지면 일반전화로 시외전화를 하는 것이 싸다.

전화요금체계는 기본적으로 전화를 받는 사람의 위치나 서비스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유선으로 운영되는 일반전화로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면 거는 사람이 휴대전화 요금을 내야 한다. 상대방이 시외구역에 있으면 전화를 거는 사람이 시외전화 요금을 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단 휴대전화는 시내 시외 구별없이 단일 요금을 받아 일반 전화보다 요금이 비싸지만, 국제전화만은 일반 가정에서 쓰는 전화요금과 동일하다.

3. 병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요즘 상당수 병원의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인공투석실, 응급실 등 예민한 전자의료기를 다루는 곳에는 환자보호자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전파를 사용하는 기기인 휴대전화가 작동하면 역시 전파를 이용하는 병원 내의 각종 의료기기에 영향을 미쳐 오작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크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다. 일본 우정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의료용 전자기기 2백21종을 대상으로 영향 측정을 실시한 결과 휴대전화에 의해 전체 60%가 넘는 1백38종에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표적인 오작동 피해는 94년 6월 스웨덴에서 발생한 점적펌프 정지 사례.

점적 펌프란 미량의 마취제나 항암제, 진통제 등을 환자에게 오랜 시간 연속적으로 투여하는 장치로, 펌프가 정지하면 중대한 의료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당시 제작회사는 휴대폰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점적 펌프의 센서를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게 함으로써 펌프의 작동이 멈추는 것을 밝혀냈다.

심장병 환자가 이식한 심장박동기가 휴대전화에 의해 오작동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돼 있으며, 병원 뿐만 아니라 항공기나 무인공장 등에서도 같은 이유로 휴대전화 사용이 규제되고 있다.

4. 이동전화의 각종 부가서비스는 공짜인가

최근들어 폭발적으로 가입자가 늘어난 이동전화의 각종 부가서비스는 이미 대중 속에 확실하게 자리 잡은 삐삐에 비해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 편. ‘있으면 편하다’는 청약 대리점의 권유를 별 생각 없이 그대로 따랐다가 대금 청구서를 받아보고나서야 유료서비스임을 아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각 이동통신회사들이 제공하는 각종 부가 서비스 가운데는 따로 요금을 받는 것이 적지 않다. 사실상 휴대전화 가입자나 이들에게 전화를 거는 양쪽 모두에게 별도의 요금을 받지 않는 것은 이동전화로 통화하고 있는데 또다시 걸려온 전화를 받게 하는 ‘통화중 대기‘ 서비스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부가서비스는 이동전화로 걸려오는 신호가 4-6번 갈 때까지 받지 않으면 다른 전화나 삐삐로 전달하는 ‘자동연결’ 서비스. 이를 신청하면 휴대전화 가입자가 부담하는 ‘이용 수수료’는 없지만, 휴대전화에서 다른 전화로 연결하는데 따른 ‘통화료’가 부과된다.

한편 현재 한국통신 요금고지서에는 무선호출이나 휴대전화 이용요금이 시외전화 요금으로 표시돼 나온다. 때문에 시외전화를 쓰지 않았더라도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거나 무선호출을 했으면 이 부분이 시외전화 요금 항목에 적혀 나온다. 한국통신은 가입자의 이같은 혼란을 없애기 위해 현재의 요금 시스템을 바꿔 연말부터 이동통신 이용요금을 별도로 계산해 표시할 계획.

5. 외국에 나가서도 현재의 휴대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가

위성을 이용한 휴대통신인 GMPCS나 플림츠가 모습을 드러내기 전인 지금이라도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 외국에 나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국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다. 국제 로밍 서비스란 국내 통신 서비스에 가입된 휴대전화를 외국에서 별도의 절차없이 사용하도록 해주는 제도. 작년 미국에서 열린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 무렵부터 서비스를 시작, 현재 SK텔레콤과 신세기 이동통신이 미국과 일본의 이동통신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들 국가의 주요도시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외국으로 떠나기 전 미리 자신이 가입한 회사에 신청해야 한다. 가입자가 휴대전화를 들고 해당국가로 떠났을 경우, 국내에서 해당 번호를 누르면 “현재 가입자가 미국(일본)에 있으므로 국제전화요금이 부과됩니다. 통화를 원치 않으면 끈고 통화하려면 1번을 누르십시오”라는 안내음을 내보낸다. 이때 1번을 누르면 미국에 있는 가입자와 통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한편 외국으로 떠난 가입자가 서울로 전화를 걸 경우에는 일반전화와 같이 사용하고, 외국 내에서의 전화 사용은 일반전화 사용법을 따른다.

6. 단말기 가격은 왜 들쭉날쭉인가

지난해 서비스 실시 1년만에 가입자 1백만명을 넘어선 디지털휴대폰 값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있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70만-90만원을 호가하던 것이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가격파괴 바람에 휩싸이면서 30만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 삐삐 역시 일찌감치 같은 현상이 일어났다.

이동통신은 기본적으로 사용 시간(air time)을 팔아 수익을 올리는 장치 사업이다. 서비스 개시 전까지 엄청난 돈을 투입해 기지국망을 갖춘 서비스 사업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한명이 사용하나 1천명이 사용하나 거의 동일한 운영비를 지출한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고속버스에 한명이 타든, 45명이 타든 운송 비용에 차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

따라서 사업자는 한계점에 이르기 전까지 계속 가입자를 늘림으로써 가입비와 통화료 수입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 경쟁적으로 대리점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휴대폰 단말기를 헐값에 뿌린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이동통신회사가 가입자 1인당 10만원 상당의 수수료를 보장해주고 있어 단말기 가격에서 손해를 보고서라도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이득이다.이미 일본의 경우 지난해부터 휴대폰의 가격이 1엔으로 굳어져 있고, 미국도 단말기를 임대형식을 빌려 가입자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다시피하고 있는 형편. 이 때문에 PCS와 기존 휴대전화의 싸움이 더욱 심해질 내년쯤이면 휴대폰도 삐삐처럼 임대형식을 빌려 가입자들에게 가입비만 받고 1만원 이하나, 아예 무료로 나눠줄 가능성이 높다.

7. 이동전화 단말기의 크기는 접속률과 관계가 있는가

대략 사전 한권 정도의 크기에 육박하던 초창기의 휴대전화는 이제 와이셔츠 주머니 속에 들어갈 만큼 작아졌다. 그러나 크기가 줄어들 대신 성능은 예전보다 훨씬 향상됐다. 한 휴대전화 광고문구처럼 ‘작게 만드는 게 기술’인 것이다. 당연히 현재 판매되는 대부분의 이동전화는 크기와 접속률 간에 별 관계가 없다.

얼핏 소형의 단말기는 배터리 수명이 길어지는 점도 있지만, 출력이 그만큼 약하며 전파도달거리가 짧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동일한 기술을 사용했을 경우의 얘기고, 현재의 크기로 이동전화 단말기가 줄어든 것은 반도체 기술과 회로 기술을 바탕으로 이전 단말기에 들어 있던 상당 부분을 줄여놓은 것이다. 이는 텔레비전이 브라운관을 제외한 부분을 작게(납작하게) 만들 수 있는 이유와 같다.

8.현재의 이동통신 기지국을 모두 통합해 이용하는 것은 가능한가

구입과 동시에 다른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텔레비전과 달리 통신기기는 기계가 있다고 해서 즉시 쓸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당연히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이 기계로 내가 사용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대개 대리점을 통해 이루어지는 등록과정은 본사에 놓여 있는 가입자 관리용 컴퓨터에 사용자를 입력시키는 작업이다. 이 과정이 끝나야 각 기지국은 단말기의 위치를 추적하면서 신호가 걸려오면 통화를 연결한다. 또 단말기는 배터리 전원을 소모하면서 쉬지않고 기지국이 보내오는 수많은 전파 가운데 내 것을 찾아낸다. 외국에서 여행객 등이 사갖고 오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주파수가 다르기 때문. 국내에 들어와 판매되는 외국 제품은 우리 실정에 맞게 조정된 것이다.

삐삐, 휴대전화, PCS 등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자신의 고객을 찾아 통화를 연결하는 것은 바로 국가로부터 배정받은 주파수대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저마다 다른 망을 이용한다. 이는 라면 공장에서 10가지 종류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10개의 생산라인을 갖추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물론 기술적으로 동종의 사업자끼리 기지국을 함께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된다면 사업자들은 대당 2-10억원에 이르는 설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으며, 가입자는 널리 퍼진 망을 이용해 한층 향상된 통화 접속률을 누릴 수 있다. 실제 한 기지국에 각자의 장치를 설치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비록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라 해도 저마다 기지국이 위치하는 셀 설치 계획에 대한 판단이 다를 뿐 아니라, 비용 분담 등의 문제가 수반된다. 국내의 3개 PCS 사업자들이 애초 전국에 공동망을 설치한다고 했다가 각개 전투로 돌아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9. 하나의 번호로 여러 사람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가능한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다. 이를 허용할 경우 전파도둑이 극성을 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에는 기지국과 단말기 간에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ESN(Electronic Serial Number)이라 불리는 고유번호가 칩 형태로 장착돼 있는데, ‘헥사조정기’를 이용하면 이를 쉽게 복제할 수 있다. 원래 헥사조정기는 휴대전화의 출력과 감도 등을 조정하는데 사용되던 장치. 이전의 아날로그 방식에서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의 고유번호를 복제해 공짜로 쓰는 사례가 적지 않게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CDMA 방식에서는 아예 복제 사용이 불가능하다. 통화시 서비스업체의 교환기와 휴대전화기 사이에 전화번호, 고유번호 외에 추가로 비밀번호와 통화 횟수를 체크해 차이가 날 경우 바로 통화를 끊는 이른바 ‘가입자 인증기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기술은 불법 사용자가 이전처럼 고유번호 전화번호 등 하드웨어 복제만으로는 휴대폰 도용을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도난이나 분실된 휴대전화의 불법복제 사용은 물론이고, 가입비와 기본사용료를 안 내기 위해 한 회사 내에서 전화번호 하나로 여러대의 휴대전화를 쓰는 집단 불법 사용자도 찾아낼 수 있다.

10.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PHS란 PCS인가, CT2인가

일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간이형 휴대전화인 PHS(Personal Handyphone System)는 "가정용 무선전화기를 밖에서도 사용할 수 없을까" 하는 발상에서 개발된 이동통신의 하나다. 단말기 가격이 싼데다 월기본료도 기존휴대전화의 3분의1에 불과해 지난 95년 7월부터 도쿄 일대와 홋카이도에서 서비스된 이래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1.9GHz의 주파수대역에, TDMA방식의 디지털 통화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음성 뿐만 아니라 데이터나 팩시밀리도 전송할 수 있으며,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이동통신 시스템은 시속 30km 이하의 도보이동 속도를 기준으로 설계된 것으로서 차량 내에서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PHS가 이동통신시장의 틈새시장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셀룰러 이동전화와 달리 기존 중통신망을 바탕으로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PHS기지국과 단말기 사이에서만 무선으로 연결될 뿐 그외 전송은 일반 공중통신망을 이용하는 독특한 구성이다.
이같은 점에서 볼 때 PHS는 기능과 성격 면에서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CT2와 우리나라에서 곧 서비스될 PCS의 중간 지점에 놓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이 서비스에 집착하는 것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순수 국산기술’이란 점도 있지만, 그보다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는 데 적합하다는 점 때문이다. 이들 지역은 아직 전화보급률이 낮으며, 오는 2000년까지 개인 휴대폰과 유사한 통신수단의 시장규모가 1천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황금시장.그러나 우리나라가 개발한 CDMA 방식의 PCS 등 더 나은 시스템의 공략이 만만치 않은데다가, 망구성에 워낙 많은 비용을 쏟아부은 탓에 PHS업자들의 채산성이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외 진출이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자가 휴대전화받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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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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