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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식 : 유아·아동기 태아부터 4세까지 DHA 아라키도닉산 공급 필수

육체와 정신의 관리본부인 뇌조직은 동물의 종류마다 그 최대발달 시기가 다르다. 사람의 경우, 뇌는 어머니 뱃속의 태아기와 영아기에 가장 왕성하게 발달해 약 4세 이전에 그 성장이 모두 끝난다(그림1). 우리 몸의 다른 어느부위보다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다. 또한 출생 후 두뇌조직이 완성되기까지 필수지방산을 함유하는 인지질이 급격히 형성되므로 이시기에 DNA와 같은 필수지방산의 공급은 필수적이다. 뇌세포는 일단 세포 분열이 끝나면 재생되지 않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이 시기의 충분한 영양 공급은 한 생명이 갖는 평생의 잠재능력을 결정해 주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림1) 동물의 두뇌 성장률 비교 -사람의 뇌는 태아기와 영아기에 가장 발달하고, 4세 이전에 성장이 끝난다.


뇌기능 발달 돕는 필수 지방산

뇌조직에는 체내에서 지방조직 다음으로 지방이 많다. 여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중결합을 갖는 지방산)이 많은데, 특히 오메가 3계 지방산인 DHA와 오메가6계 지방산인 아라키도닉산(arachidonicacid)이 매우 풍부하다.

DHA와 아라키도닉산은 사람의 대뇌와 소뇌에 임신 제3기(임신26주-40주)동안 3-5배나 증가된다. 특히 DHA의 경우 전체량의 절반 이상이 출생 이전에 축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 증가 추세는 출생 후에도 당분간 계속 진행된다.

한편 DHA의 농도는 모체의 혈액으로부터 태아의 뇌에 이르면서 점점 증가한다(그림2). 이는 DHA의 공급이 우선적으로 뇌조직을 향해 이뤄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미숙아나 출생시 체중이 적은 아이는 태아기에 영양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경우므로 두뇌와 지방조직에 DHA와 아라키도닉산의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수 있다. 이때 아기는 뇌와 신경계의 발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그림2) 신체부위별 DHA의 농도 - 필수지방산 DHA의 농도는 태아의 뇌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다.
 

 DHA가 뇌조직과 같은 신경계에 어떻게 작용하는 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DHA가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신경말단에 풍부하다는 점, 그리고 필수지방산이 결핍된 음식을 먹어도 뇌조직의 DHA수준이 잘 감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볼때 뇌조직 신경말단에서 DHA가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수 있다. 
            

예를 들어 오메가 3계 지방산(DHA)이 부족한 음식을 먹인 흰쥐는 오메가 3계지방산이 풍부한 생선기름이나 들깨기름을 먹인 흰쥐보다 미로 실험에서 출구를 찾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또한 시각구분이나 학습능력에 오메가 3계 지방산이 관계된다는 많은 연구 사례들이 있다. 더욱이 미숙아에게 DHA를 먹이면 신경계통의 기능이 향상된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모유에는 유아 두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 DHA가 충분하게 들어 있다. 또한 산모가 DHA를 많이 섭취하면 모유를 통해 유아의 DHA섭취도 증가된다.

 

하지만 분유에 함유된 DHA양은 매우 적다. 따라서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라도 모유를 먹이면 DHA요구량을 충족시킬수 있지만 분유를 먹이는 경우 문제가 있다. 영국에서 이루어진 9백 26명의 미숙아 연구에 따르면, 모유를 먹인 미숙아의 발육상태가 더 좋았으며 이들 중 3백명은 7-8세에 이르러 모유를 먹지 않은 아이보다 IQ가 더 높게 나타났다.

그래서 학자들은 미숙아와 유아를 위한 분유에 반드시 DHA를 첨가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다른 한편으로 유아의 두뇌 발달을 위해 '모유 먹이기 운동'이 하루 빨리 확산돼야 한다.

 

한편 뇌조직에는 아라키도닉산이라는 지방산이 매우 많은 양으로 존재한다. 두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위해서는 DHA와 함께 이 지방산의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다.

 

많으면 역효과 나타날지도

두뇌가 '한창'발달하는 시기에 영양분을 어떻게 공급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한 예로 1세 아이에게 DHA의 공급원으로 생선기름을 사용한 조제분유를 먹인 경우와 모유를 먹인 경우를 비교한 실험이 있었다. 이때 모유를 먹은 아이의 경우 신경계통의 기능을 비롯한 전반적인 발달 정도가 높게 나타났다. 그 이유는 모유에 비해 생선기름에 또다른 오메가 3계 지방산(EPA,eicosapentaenoic acid)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이것이 아라키도닉산의 양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한편 임신기에 아라키도닉산으로부터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s)이라는 물질의 합성이 활발하게 일어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세포 내 정보전달 과정에 관여해 염증이나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중요한 물질이다. 따라서 아라키도닉산이 부족하다면 태아의 두뇌는 물론 임신부와 태아 모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 한편 아라키도닉산이 부족하면 분만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보고도 있다.

이 연구들을 종합해 볼 때 전반적인 두뇌 발달을 위해서 DHA와 아라키도닉산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함으로 인한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다.

DHA와 아라키도닉산은 이중결합을 여러개 가진 물질이므로 결합 하나가 끊어져(전자를 잃어) 산화되기 쉬운 물질이다. 특히 뇌조직은 산소의 소모량이 매우 큰 조직이며, 산화를 촉진하는 철분 또한 풍부하다. 만일 뇌 지방의 산화가 어느 선을 넘어 증가하면 뇌세포막 구조에 이상이 생기는 등 뇌기능의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과량의 DHA를 섭취한 흰쥐가 미로실험에서 잘못된 목적지로 가는 횟수가 많았다. 산화된 DHA가 학습능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래서 DHA와 아라키도닉산을 공급할 때 이들이 과산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비타민 E가 함께 공급돼야 한다.

이 밖에 두뇌발달과 관련이 깊은 대표적인 영양물질로 철분과 비타민을 들 수 있다. 철분은 뇌중추(basal ganglia)에 가장 많이 축적돼 있으며백질에 주로 분포한다. 여러 임상연구에 따르면 철분은 인지 기능이나 행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한 예로 두뇌성장이 최대로 일어나는 시기에 뇌조직으로 유입되는 철분량이 최대치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철분을 비롯한 구리, 아연,세레니움 등의 미량 영양소가 태아발달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나치게 많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또다른 영양소로 비타민 ${B}_{6}$를 들 수 있다. 최근 동물실험에 따르면 두뇌 발달 기간에 ${B}_{6}$가 결핍되면 정상적인 인지 발달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태아도 알코올 중독된다

한편 산모가 음식을 잘못 먹으면 아기의 두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수 있다. 한 예로 임신기간중 산모의 지나친 음주는 '태아알코올 중독증' 을 일으켜 왜소한 머리둘레, 정신발달 부진, 그리고 일그러진 얼굴을 가진 어린아이가 태어나게 된다. 이는 출생 후 영양보충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보통 하루에 30ml 이상의 술을 마시면 선천적 태아 알코올 중독증이 생기는데, 임신여부를 잘 확인할 수 없는 처음 3개월 간이 가장 문제가 되는 시기다. 알코올 성분은 태반을 쉽게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되는데, 특히 태아의 세포분열이 활발히 일어나는 임신초기에 알코올의 독성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임신부가 담배를 많이 피우면 아기는 심리나 학습능력에 손상을 받는다. 우선 흡연으로 인해 산모의 혈중 일산화탄소 수준이 증가해 태아에 대한 산소 공급이 감소한다. 또한 흡연이 태아의 당질과 단백질 대사에 악영향을 미치며, 혈중 비타민(특히 비타민C,${B}_{6}$,${B}_{12}$)등을 감소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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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정은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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