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된 GPS(지구위치측정시스템)는 이제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정밀지도작성 항법 항해는 물론 인공지능자동차 등산 바다낚시 등 생활 전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21세기는 누구나 GPS 단말기 한대쯤은 가지고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성경에 보면 동방박서 세 사람이 별을 따라 베들레헴에 가서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등장하는 동방박사는 아마도 천문학자였을 가라고 생각된다. 이 이야기는 지상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하여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별을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였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오늘날도 지상의 위치와 대륙간의 거리를 아주 정밀하게 측정하고자 할 때, 전파천문학에 기반을 둔 초 장거리 전파간섭계(VLBI)를 이용하여 별에서 나오는 전파를 관측한다. 천문학은 지상의 위치를 측정하는 측지 및 측량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고 현대에도 천문학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위치를 측정하고 있다.
별 대신 인공위성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서 배들은 자기의 위치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옛날의 항해사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고 배의 위치를 알아내 항해를 했다. 그러나 우주 시대인 오늘날에는 인간이 만든 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이용한다. 인공위성 역시 천체 역학적인 원리에 따라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별은 밤에만 보이고 날씨가 흐리면 볼 수 없지만 인공위성은 지구 주위를 돌면서 지상 쪽으로 전파 신호를 항상 보내주기 때문에 밤낮과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수천 개의 인공위성들 중에는 지상에서 배나 비행기, 자동차 등이 자기 위치를 알아내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것들이 있다. 이러한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측정시스템 중에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라는 것이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GPS라는 영문 이름을 해석하면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한 위치결정시스템이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온누리 자리매김 별무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
GPS는 미국 국방부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전쟁에 개입하여 왔다. 이때 군사적인 작전 수행 상 가장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지도이다.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지도는 국가마다 또는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군사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그 지역에 해당하는 지도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특히 미국에서 개발한 첨단 무기들, 다시 말해서 F16이나 미사일 등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내장된 지도 정보를 그 지역에 맞게 바꿔주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하여 미국은 지역에 관계없이 전세계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지도 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GPS이다. 걸프전에서 GPS가 사용되어 미국의 승리에 상당히 기여한 바 있다. 중동의 사막 지대에서는 지도가 거의 백지나 다름없다. 따라서 지도만을 가지고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군은 부대 단위로 휴대용 GPS 수신기를 지급하여 사막에서 자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작전을 수행하도록 했고, 미국은 GPS 덕분에 걸프전에서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GPS는 1973년부터 미국 공군의 주도로 개발이 시작됐다. 1978년에 첫번째 위성이 발사된 이래 1985년까지 총 11개의 1세대 실험용 위성이 발사됐다. 이어서 1989년부터 2세대 위성이 발사되기 시작, 현재 총 24개의 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2세대 위성의 예상 수명은 약7.5년이고 1대당 가격은 약5천만 달러(4백억원)에 이른다. 1세대 위성은 수명을 다하여 현재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GPS 위성은 지상 약2만2백km의 높이에서 거의 원궤도를 유지하면서 하루에 2번씩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GPS 위성에는 약16만년에 1초 정도 틀리는 정밀한 시계가 4대나 장착되어 있어 GPS 위성에서 나오는 모든 신호를 정확하게 제어한다. GPS 위성의 무게는 약1천5백kg이며 2개의 태양전지판으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다.
적도면과 55도의 경사각을 가진 총 6개의 궤도면에 4개씩 배치된 24개의 위성이 지구를 감싸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지상 어디에서나 4개 이상의 위성이 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우리나라에도 5개 이상의 GPS 위성이 항상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다. 지상에 있는 사용자는 GPS 위성에서 보내 오는 전파 신호를 수신하여 자신의 3차원 위치(경도 위도 높이)와 정확한 시간 및 속도를 알아낼 수 있다.
GPS는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포함한 지상 어디에서나 날씨에 관계없이 하루 24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며, 사용자는 GPS 위성으로부터 보내 오는 신호를 수신하기만 하면 되므로 별도의 사용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의 콜로라도 스프링에 본부를 둔 주(主)제어국에서는 GPS가 원활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통제한다.
오차1m 위치 측정
GPS를 이용하면 현재 자신의 위치를 30m의 오차 내에서 알 수 있으나, 미국에서 의도적으로 정밀도 저하 조치(SA 조치)를 실시할 경우에는 위치 측정의 정밀도가 1백m까지 떨어진다. 미국은 현재 대부분의 GPS 위성에 정밀도 저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의도적인 정밀도 저하 조치에 맞서는 DGPS(Differential GPS)라 불리는 새로운 기술이 민간 쪽에서 개발되어 현재는 1m의 오차로 실시간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
미국 의회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GPS를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조치를 1980년대 중반에 취했다. 그 결과 GPS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 민간 주도로 이루어져 상업적인 차원에서 매우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왔다. GPS는 위치와 시간 정보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비행기 선박의 항법은 물론 지도 제작과 관련된 측지 및 측량분야, 우주, 통신, 여가, 국방 및 기초과학 분야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현재 사용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베럴에서 델타II 로켓에 의하여 발사되고 잇는 2세대 GPS 위성 냅스터.](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511/S199511N001_img_01.jpg)
허영호의 북극탐험에도 사용
등반가이면서 탐험가인 허영호씨가 우리 나라에서는 최초로 북극점에 태극기를 꽂았고, 최근에는 북극해를 걸어서 횡단하는데 성공, 대한 남아의 기개를 세계 만방에 과시한 바 있다. 이때 허영호씨가 주위에 얼음밖에 보이지 않는 빙하에서 어떻게 자기 위치를 알아내고 목적지를 찾아갔을까? 예전 같으면 나침반을 사용하여 방향을 잡고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여 자신의 위치를 알아냈겠지만 허영호씨가 사용한 장비는 GPS 수신기였다. 열기구로 한국을 횡단하고 중국에서 서해를 건너 온 송미경씨 역시 자신의 현재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열기구가 날아갈 방향을 잡기 위하여 GPS를 사용했다.
요즘에는 고기잡이배와 바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GPS를 많이 이용한다. 바다의 물고기는 철따라 거의 정해진 경로를 통해 이동한다. 따라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GPS 수신기로 파악하고 다음해에 그 지점을 찾아가는데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어선 중에서 반 이상이 GPS를 항해 및 어군 탐지에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배가 조난되었을 때 SOS 신호와 함께 GPS로 확인한 위치를 전파로 발사하여 배의 조난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줌으로써 신속한 해상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해양연구소에서 운용하고 있는 온누리호에도 GPS 수신기가 탑재되어 있어 우리나라 근해의 해양 탐색 및 해저 지도를 보다 정확하게 제작하고 있다.
얼마 전 태풍에 의해 대형 유조선이 좌초하여 엄청난 기름이 유출되는 바람에 남해안 일대가 심각한 환경 오염을 겪은 바 있다. 몇해 전 이와 유사한 사고가 알래스카 연안에 일어났을 때 GPS를 이용하여 오염 지역과 면적을 신속히 파악, 대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PS는 비행기의 항법 및 공항관제 분야에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국제 민간 항공기구에서는 GPS를 비행기의 항법장치로 인정하여 현재 모든 비행기가 GPS를 이용하여 항행하고 있다. 여객기를 타면 비행기의 항로와 현재 위치가 큰 화면에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GPS로 비행기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거나 짙은 안개가 끼면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없어 회항하거나 비행기가 연착하여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 수가 자주 있다. 또한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점점 많아짐에 따라 비행기의 이착륙 시간 간격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불편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항 관제에 GPS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비행기에 장착된 GPS와 공항에 설치된 GPS를 연결하여 날씨에 상관없이 비행기가 자동으로 이착륙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하는 기술 개발이 항공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GPS를 이용한 관제 시스템을 서울 공항에 구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GPS가 탑재되어 자동차 항법에 사용되고 있는 모습. 전자지도에 자동차의 위치가 표시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511/S199511N001_img_02.jpg)
인공지능 자동차로 변신
21세기초에는 꿈의 자동차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자동차가 선보일 계획이다. 독자들 중에는 약 10년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텔레비전 드라마 전격 Z 작전에서 키트라는 자동차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키트, 어디로 가자 하면" "마이클, 알았어요"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알아서 가는 모습을 보고 독자들은 공상과학에서나 나옴직한 자동차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러분은 키트와 같은 자동차를 21세기초쯤이면 직접 운전하게 될 것이다.
21세기는 불과 5년밖에 남지 않았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 지동차를 개발하기 위하여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자동차에는 고정밀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앞뒤 및 측면간의 거리를 측정하고, 항법 장치로는 GPS가 장착되어 인공위성으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운행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 도로와 지형에 관한 정보가 컴퓨터에 입력되어 전자 지도가 화면에 뜨고 자동차의 현재 위치가 전자 지도에 표시된다.
내가 가고자 하는 위치를 말하면 컴퓨터가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하여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여러가지 노선을 다각적으로 검색한다. 차에 내장된 컴퓨터는 그 가운데 목적지까지 가장 짧은 노선을 선택하겠지만 전파로 교통 정보를 수신하여, 선택된 노선이 많이 막힐 경우에는 최단 시간이 걸리는 노선을 선택하여 운행한다. 이와같이 GPS를 이용한 자동차의 항법 기술이 개발되어 외국에서는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자동차 회사에서 이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단계이다.
경찰 업무에도 GPS가 사용된다. 곧 GPS를 장착한 경찰차는 자신의 위치를 중앙 상황실에 자동으로 알려줄 수 있으며, 상황실에서는 모든 경찰차가 어디에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긴급한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사건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차량이 최단 시간에 출동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밖에 콜택시나 견인차 업계, 구급차 및 전국을 무대로 하는 트럭 운수 업계에서도 GPS의 활용을 모색 중에 있다.
![(표1) GPS의 각분야별 시장전망](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511/S199511N001_img_03.jpg)
정밀지도 작성, 지진예보에도
두 대 이상의 GPS 수신기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두 지점간의 거리를 1천만분의 1의 정밀도로 잴 수 있는데, 이것은 1백km의 거리를 1cm의 오차로 측정할 수 있는 정밀도에 해당한다. 기존에 측량 분야에서 사용되던 장비로는 20km 이상의 거리를 잴 수 없고, 시간 및 날씨의 제약을 받았다. 그러나 GPS는 측정 거리에 제한이 없고 시간 및 날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며 측정 정밀도 면에서도 기존 장비의 10배 이상 뛰어나다. 따라서 지도 제작과 관련된 정밀 측지망 구성, 토목공사, 지리정보시스템(GIS) 및 토지정보시스템(LIS) 구축 등 육상의 측량 분야에서도 GPS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도체계를 GPS에서 사용하는 세계 공통 지도체계(WGS84)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수립되어 추진 중에 있다. GPS는 그 외에도 광산의 침강 및 아파트 등의 구조물 변형과 댐의 변형 등을 감시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GPS를 이용하여 대륙간의 거리를 재고 지각의 움직임을 감시하기도 한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는 몇개의 지각판들로 구성되어 아주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각판이 서로 부딪히는 지역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데, 환태평양 조산대는 그 하나의 예다.
이 지역에 GPS 수신기를 조밀하게 설치하여 지각판이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을 측정하여 지진이 발생할 지점과 시기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에서는 GPS로 지진을 예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5백여명의 과학자가 투입되어 5년간 약1억2천만 달러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1994년 1월1일에는 국제 GPS 관측망(IGS)이라는 국제 기구가 발족되어 지각의 움직임을 비롯한 해수면의 높이 변화, 지구 극축의 움직임 감시 등 지구의 운동에 관련된 현상을 GPS로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천문대가 주축이 되어 이러한 국제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GPS는 우주 분야에도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인공위성의 위치를 결정하고 예보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상공을 지나가는 위성을 지상의 관제국에서 추적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GPS 위성보다 고도가 낮은 저궤도 위성에 GPS 수신기를 탑재, 위성의 궤도와 자세를 위성 자체에서 직접 결정하는 기술이 점차 이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계획하고 있는 다목적 위성과 우리별 3호에도 GPS 수신기를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동통신의 필수품
GPS는 세계 각국의 시간을 통일하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GPS를 이용하면 1백만분의 1초 이하의 오차로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다. 각 나라는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중심으로 경도로 15도, 즉 시간으로는 1시간씩 구분된 시간대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경135도의 시간대를 사용하므로 영국보다 9시간이 빠르다. 각 나라가 사용하는 시간대는 서로 틀리지만 시계의 분과 초는 서로 일치해야 한다.
서로 멀리 떨어진 각 나라의 시간을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을까. 과거에는 프랑스 파리 천문대에 있는 표준 시계를 비행기로 운반하여 각 나라의 표준 시계를 맞추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오늘 날에는 전 세계의 시간을 GPS로 통일 시키고 있다. 여러분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도 결국은 GPS를 이용하여 맞춘 셈이다.
GPS는 이동통신 분야에도 이용된다. 급속하게 늘어나는 이동통신 사용자에게 양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통신 기지국들간의 시계가 1천만분의 1초까지 서로 일치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GPS가 기지국간의 시간을 일치시키는 시각동기 장치로 활용될 계획이다.
GPS 위성에서 보내오는 신호는 지구의 이온층과 대류층을 거친다. 지상에 도달한 신호를 역으로 분석하면 현재 이온층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GPS를 이용하여 해당 지역의 이온층 상태를 매일 감시할 수 있는데, 이온층의 상태는 지상 통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GPS가 국내의 여러 분야에서 다량으로 사용될 전망이지만 현재는 GPS 수신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천문대를 비롯한 몇몇 연구기관이 국산 GPS 수신기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국산 GPS 수신기가 개발되어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수출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GPS 수신기의 가격은 위치 측정 오차가 약1백m 이하인 항법용 수신기가 약80만원이고, 두 지점간의 거리를 1천만분의 1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측지용 수신기는 3조 한세트가 약1억원에 이른다.
성경에 보면 동방박서 세 사람이 별을 따라 베들레헴에 가서 아기 예수께 경배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 등장하는 동방박사는 아마도 천문학자였을 가라고 생각된다. 이 이야기는 지상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하여 먼 옛날부터 사람들이 별을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였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오늘날도 지상의 위치와 대륙간의 거리를 아주 정밀하게 측정하고자 할 때, 전파천문학에 기반을 둔 초 장거리 전파간섭계(VLBI)를 이용하여 별에서 나오는 전파를 관측한다. 천문학은 지상의 위치를 측정하는 측지 및 측량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고 현대에도 천문학적인 원리를 이용하여 위치를 측정하고 있다.
별 대신 인공위성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서 배들은 자기의 위치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옛날의 항해사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고 배의 위치를 알아내 항해를 했다. 그러나 우주 시대인 오늘날에는 인간이 만든 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이용한다. 인공위성 역시 천체 역학적인 원리에 따라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별은 밤에만 보이고 날씨가 흐리면 볼 수 없지만 인공위성은 지구 주위를 돌면서 지상 쪽으로 전파 신호를 항상 보내주기 때문에 밤낮과 날씨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수천 개의 인공위성들 중에는 지상에서 배나 비행기, 자동차 등이 자기 위치를 알아내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고안된 것들이 있다. 이러한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측정시스템 중에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라는 것이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GPS라는 영문 이름을 해석하면 전 지구를 대상으로 한 위치결정시스템이다. 순수한 우리말로는 '온누리 자리매김 별무리'라고 표현할 수 있다.
GPS는 미국 국방부에서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일어난 전쟁에 개입하여 왔다. 이때 군사적인 작전 수행 상 가장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 지도이다. 각 나라에서 사용하는 지도는 국가마다 또는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군사 작전을 수행할 때마다 그 지역에 해당하는 지도를 새롭게 만들어 사용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뒤따른다.
특히 미국에서 개발한 첨단 무기들, 다시 말해서 F16이나 미사일 등의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안에 내장된 지도 정보를 그 지역에 맞게 바꿔주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기 위하여 미국은 지역에 관계없이 전세계에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지도 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GPS이다. 걸프전에서 GPS가 사용되어 미국의 승리에 상당히 기여한 바 있다. 중동의 사막 지대에서는 지도가 거의 백지나 다름없다. 따라서 지도만을 가지고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군은 부대 단위로 휴대용 GPS 수신기를 지급하여 사막에서 자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작전을 수행하도록 했고, 미국은 GPS 덕분에 걸프전에서 이라크를 일방적으로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이다.
GPS는 1973년부터 미국 공군의 주도로 개발이 시작됐다. 1978년에 첫번째 위성이 발사된 이래 1985년까지 총 11개의 1세대 실험용 위성이 발사됐다. 이어서 1989년부터 2세대 위성이 발사되기 시작, 현재 총 24개의 위성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2세대 위성의 예상 수명은 약7.5년이고 1대당 가격은 약5천만 달러(4백억원)에 이른다. 1세대 위성은 수명을 다하여 현재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GPS 위성은 지상 약2만2백km의 높이에서 거의 원궤도를 유지하면서 하루에 2번씩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GPS 위성에는 약16만년에 1초 정도 틀리는 정밀한 시계가 4대나 장착되어 있어 GPS 위성에서 나오는 모든 신호를 정확하게 제어한다. GPS 위성의 무게는 약1천5백kg이며 2개의 태양전지판으로부터 전원을 공급받는다.
적도면과 55도의 경사각을 가진 총 6개의 궤도면에 4개씩 배치된 24개의 위성이 지구를 감싸는 형태를 취하고 있어 지상 어디에서나 4개 이상의 위성이 보이도록 설계돼 있다. 우리나라에도 5개 이상의 GPS 위성이 항상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다. 지상에 있는 사용자는 GPS 위성에서 보내 오는 전파 신호를 수신하여 자신의 3차원 위치(경도 위도 높이)와 정확한 시간 및 속도를 알아낼 수 있다.
GPS는 지구의 북극과 남극을 포함한 지상 어디에서나 날씨에 관계없이 하루 24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며, 사용자는 GPS 위성으로부터 보내 오는 신호를 수신하기만 하면 되므로 별도의 사용 요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의 콜로라도 스프링에 본부를 둔 주(主)제어국에서는 GPS가 원활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통제한다.
오차1m 위치 측정
GPS를 이용하면 현재 자신의 위치를 30m의 오차 내에서 알 수 있으나, 미국에서 의도적으로 정밀도 저하 조치(SA 조치)를 실시할 경우에는 위치 측정의 정밀도가 1백m까지 떨어진다. 미국은 현재 대부분의 GPS 위성에 정밀도 저하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의도적인 정밀도 저하 조치에 맞서는 DGPS(Differential GPS)라 불리는 새로운 기술이 민간 쪽에서 개발되어 현재는 1m의 오차로 실시간 위치 측정이 가능하다.
미국 의회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GPS를 일반인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조치를 1980년대 중반에 취했다. 그 결과 GPS와 관련된 기술 개발이 민간 주도로 이루어져 상업적인 차원에서 매우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왔다. GPS는 위치와 시간 정보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 비행기 선박의 항법은 물론 지도 제작과 관련된 측지 및 측량분야, 우주, 통신, 여가, 국방 및 기초과학 분야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 현재 사용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베럴에서 델타II 로켓에 의하여 발사되고 잇는 2세대 GPS 위성 냅스터.](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511/S199511N001_img_01.jpg)
허영호의 북극탐험에도 사용
등반가이면서 탐험가인 허영호씨가 우리 나라에서는 최초로 북극점에 태극기를 꽂았고, 최근에는 북극해를 걸어서 횡단하는데 성공, 대한 남아의 기개를 세계 만방에 과시한 바 있다. 이때 허영호씨가 주위에 얼음밖에 보이지 않는 빙하에서 어떻게 자기 위치를 알아내고 목적지를 찾아갔을까? 예전 같으면 나침반을 사용하여 방향을 잡고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여 자신의 위치를 알아냈겠지만 허영호씨가 사용한 장비는 GPS 수신기였다. 열기구로 한국을 횡단하고 중국에서 서해를 건너 온 송미경씨 역시 자신의 현재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열기구가 날아갈 방향을 잡기 위하여 GPS를 사용했다.
요즘에는 고기잡이배와 바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GPS를 많이 이용한다. 바다의 물고기는 철따라 거의 정해진 경로를 통해 이동한다. 따라서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GPS 수신기로 파악하고 다음해에 그 지점을 찾아가는데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어선 중에서 반 이상이 GPS를 항해 및 어군 탐지에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배가 조난되었을 때 SOS 신호와 함께 GPS로 확인한 위치를 전파로 발사하여 배의 조난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줌으로써 신속한 해상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해양연구소에서 운용하고 있는 온누리호에도 GPS 수신기가 탑재되어 있어 우리나라 근해의 해양 탐색 및 해저 지도를 보다 정확하게 제작하고 있다.
얼마 전 태풍에 의해 대형 유조선이 좌초하여 엄청난 기름이 유출되는 바람에 남해안 일대가 심각한 환경 오염을 겪은 바 있다. 몇해 전 이와 유사한 사고가 알래스카 연안에 일어났을 때 GPS를 이용하여 오염 지역과 면적을 신속히 파악, 대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PS는 비행기의 항법 및 공항관제 분야에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국제 민간 항공기구에서는 GPS를 비행기의 항법장치로 인정하여 현재 모든 비행기가 GPS를 이용하여 항행하고 있다. 여객기를 타면 비행기의 항로와 현재 위치가 큰 화면에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GPS로 비행기의 현 위치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거나 짙은 안개가 끼면 공항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없어 회항하거나 비행기가 연착하여 승객들이 불편을 겪는 수가 자주 있다. 또한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점점 많아짐에 따라 비행기의 이착륙 시간 간격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불편함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공항 관제에 GPS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비행기에 장착된 GPS와 공항에 설치된 GPS를 연결하여 날씨에 상관없이 비행기가 자동으로 이착륙하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하는 기술 개발이 항공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GPS를 이용한 관제 시스템을 서울 공항에 구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GPS가 탑재되어 자동차 항법에 사용되고 있는 모습. 전자지도에 자동차의 위치가 표시된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511/S199511N001_img_02.jpg)
인공지능 자동차로 변신
21세기초에는 꿈의 자동차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자동차가 선보일 계획이다. 독자들 중에는 약 10년 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텔레비전 드라마 전격 Z 작전에서 키트라는 자동차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키트, 어디로 가자 하면" "마이클, 알았어요"하고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알아서 가는 모습을 보고 독자들은 공상과학에서나 나옴직한 자동차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러분은 키트와 같은 자동차를 21세기초쯤이면 직접 운전하게 될 것이다.
21세기는 불과 5년밖에 남지 않았다. 현재 세계 각국은 인공지능 지동차를 개발하기 위하여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자동차에는 고정밀센서가 장착되어 있어 앞뒤 및 측면간의 거리를 측정하고, 항법 장치로는 GPS가 장착되어 인공위성으로부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면서 운행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 있다. 도로와 지형에 관한 정보가 컴퓨터에 입력되어 전자 지도가 화면에 뜨고 자동차의 현재 위치가 전자 지도에 표시된다.
내가 가고자 하는 위치를 말하면 컴퓨터가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하여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여러가지 노선을 다각적으로 검색한다. 차에 내장된 컴퓨터는 그 가운데 목적지까지 가장 짧은 노선을 선택하겠지만 전파로 교통 정보를 수신하여, 선택된 노선이 많이 막힐 경우에는 최단 시간이 걸리는 노선을 선택하여 운행한다. 이와같이 GPS를 이용한 자동차의 항법 기술이 개발되어 외국에서는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각 자동차 회사에서 이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단계이다.
경찰 업무에도 GPS가 사용된다. 곧 GPS를 장착한 경찰차는 자신의 위치를 중앙 상황실에 자동으로 알려줄 수 있으며, 상황실에서는 모든 경찰차가 어디에 있는지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긴급한 사건이 발생하였을 때 사건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차량이 최단 시간에 출동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일부 지역에서 이러한 시스템을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 밖에 콜택시나 견인차 업계, 구급차 및 전국을 무대로 하는 트럭 운수 업계에서도 GPS의 활용을 모색 중에 있다.
![(표1) GPS의 각분야별 시장전망](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511/S199511N001_img_03.jpg)
정밀지도 작성, 지진예보에도
두 대 이상의 GPS 수신기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두 지점간의 거리를 1천만분의 1의 정밀도로 잴 수 있는데, 이것은 1백km의 거리를 1cm의 오차로 측정할 수 있는 정밀도에 해당한다. 기존에 측량 분야에서 사용되던 장비로는 20km 이상의 거리를 잴 수 없고, 시간 및 날씨의 제약을 받았다. 그러나 GPS는 측정 거리에 제한이 없고 시간 및 날씨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며 측정 정밀도 면에서도 기존 장비의 10배 이상 뛰어나다. 따라서 지도 제작과 관련된 정밀 측지망 구성, 토목공사, 지리정보시스템(GIS) 및 토지정보시스템(LIS) 구축 등 육상의 측량 분야에서도 GPS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도체계를 GPS에서 사용하는 세계 공통 지도체계(WGS84)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수립되어 추진 중에 있다. GPS는 그 외에도 광산의 침강 및 아파트 등의 구조물 변형과 댐의 변형 등을 감시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GPS를 이용하여 대륙간의 거리를 재고 지각의 움직임을 감시하기도 한다. 판구조론에 따르면 지구는 몇개의 지각판들로 구성되어 아주 느리기는 하지만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지각판이 서로 부딪히는 지역에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데, 환태평양 조산대는 그 하나의 예다.
이 지역에 GPS 수신기를 조밀하게 설치하여 지각판이 움직이는 속도와 방향을 측정하여 지진이 발생할 지점과 시기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국제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일본에서는 GPS로 지진을 예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5백여명의 과학자가 투입되어 5년간 약1억2천만 달러의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1994년 1월1일에는 국제 GPS 관측망(IGS)이라는 국제 기구가 발족되어 지각의 움직임을 비롯한 해수면의 높이 변화, 지구 극축의 움직임 감시 등 지구의 운동에 관련된 현상을 GPS로 규명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천문대가 주축이 되어 이러한 국제 공동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GPS는 우주 분야에도 활발히 응용되고 있다. 지구 주위를 선회하는 인공위성의 위치를 결정하고 예보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상공을 지나가는 위성을 지상의 관제국에서 추적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하여야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GPS 위성보다 고도가 낮은 저궤도 위성에 GPS 수신기를 탑재, 위성의 궤도와 자세를 위성 자체에서 직접 결정하는 기술이 점차 이용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계획하고 있는 다목적 위성과 우리별 3호에도 GPS 수신기를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동통신의 필수품
GPS는 세계 각국의 시간을 통일하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GPS를 이용하면 1백만분의 1초 이하의 오차로 정확한 시간을 알 수 있다. 각 나라는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중심으로 경도로 15도, 즉 시간으로는 1시간씩 구분된 시간대를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경135도의 시간대를 사용하므로 영국보다 9시간이 빠르다. 각 나라가 사용하는 시간대는 서로 틀리지만 시계의 분과 초는 서로 일치해야 한다.
서로 멀리 떨어진 각 나라의 시간을 어떻게 일치시킬 수 있을까. 과거에는 프랑스 파리 천문대에 있는 표준 시계를 비행기로 운반하여 각 나라의 표준 시계를 맞추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오늘 날에는 전 세계의 시간을 GPS로 통일 시키고 있다. 여러분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도 결국은 GPS를 이용하여 맞춘 셈이다.
GPS는 이동통신 분야에도 이용된다. 급속하게 늘어나는 이동통신 사용자에게 양질의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통신 기지국들간의 시계가 1천만분의 1초까지 서로 일치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GPS가 기지국간의 시간을 일치시키는 시각동기 장치로 활용될 계획이다.
GPS 위성에서 보내오는 신호는 지구의 이온층과 대류층을 거친다. 지상에 도달한 신호를 역으로 분석하면 현재 이온층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GPS를 이용하여 해당 지역의 이온층 상태를 매일 감시할 수 있는데, 이온층의 상태는 지상 통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GPS가 국내의 여러 분야에서 다량으로 사용될 전망이지만 현재는 GPS 수신기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천문대를 비롯한 몇몇 연구기관이 국산 GPS 수신기를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만간 국산 GPS 수신기가 개발되어 국내 수요를 충족하고 수출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GPS 수신기의 가격은 위치 측정 오차가 약1백m 이하인 항법용 수신기가 약80만원이고, 두 지점간의 거리를 1천만분의 1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정밀 측지용 수신기는 3조 한세트가 약1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