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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건강 7가지 궁금증 풀이

물을 가장 많이 찾는 계절인 여름이다. 인간 생존에 필수적이면서 건강을 증진시키기도 하는 물의 실체를 여러 면에서 살펴본다.

1 사람은 물없이 얼마나 살 수 있나

갑작스런 사고를 당했을 때 물 없이 사람은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으로 10일 이상씩 지하공간에 갇힌 최명석군 유지환양 박승현양 등이 구조돼 건강을 되찾게 됨에 따라 이 문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17일(3백77시간)간 물을 마시지 않고(본인 주장) 견디다가 살아서 돌아온 박승현양의 경우를 생각해 볼 때 '물과 생명의 관계'는 더욱 주목된다.

사람이 매일 섭취하고 배설하는 물의 양적 균형이 깨지고 일정량의 물이 몸에서 빠져나가면 생명이 위험하다. 우리 몸에서 물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대략 체중의 2/3에 해당한다. 60㎏인 성인 체내에 약 40L의 물이 있는 셈이다. 이중 절반 이상의 물이 각 세포 속에 있다. 우리 몸이 물과 함께 어우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대략 체중 1㎏당 30mL이다. 체중 60㎏인 사람에게 1.8L의 물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체질에 따라 또 활동정도에 따라 배출되는 물의 양이 다르므로 최소한 2L 정도(맥주잔으로 약 10잔)의 물이 보충되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직접 마시는 물의 양은 이보다 적다. 그 이유는 다른 음식물과 함께 물이 몸에 섭취되기 때문이다. 이를 포함하여 성인 1인당 하루 평균 약 3L 정도의 물을 섭취한다고 한다. 특별히 신경써서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한편 소변 호흡 땀 대변을 통해 일정량의 물이 배출되는데, 사람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을 때에도 최소한 8백mL-1L의 물이 매일 빠져나간다.

사람은 대개 체내 물의 1/3 이상을 잃으면 위험상태에 이른다. 만일 체중 60㎏인 사람이 몸속 물(체중의 2/3에 해당하는 40L)의 1/3에 해당하는 13L 정도를 배출한다면 위험한 것이다. 매일 필수적으로 빠져나가는 물이 8백mL-1L이므로 이 경우 사람이 물 없이 약 15일 정도 생존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물론 이 계산이 모든 경우에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다. 사람의 정신력과 체질, 그리고 주변 상황에 따라 물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이 부족하면 몸의 특정 부위에서 문제가 생긴다기 보다는 몸 전체의 생리과정에서 이상이 발생한다. 몸에 필요한 거의 모든 성분은 물에 녹은 형태로서만 흡수되고 운반되고 작용할 수 있기 때문.

물은 몸속에 들어온 영양분을 녹여 소화를 돕거나 생리작용에 필요한 이온을 만들어 준다. 또한 각종 영양분이 어떤 부위로 운반되거나 세포내로 드나들 수 있는 것도 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세포에 물이 부족하게 되면 세포가 말라 병원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물은 노폐물을 배출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사활동 결과 생긴 노폐물은 대소변 땀 등 물에 녹은 형태로 배출되는 것이다. 특히 땀은 몸의 온도를 유지시키는 중요한 물질이다. 몸에 열이 나면 땀으로 물을 배출해서 몸을 식히고 열이 떨어지면 물 배출이 억제되는 것이다.

그래서 물은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을 많이 마시면 그만큼 신진대사가 빨라져서 노폐물의 배출이 원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물을 많이 마신다고 살찔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 물에는 아무런 영양분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사가 촉진돼 다이어트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억지로 물을 많이 마시는 일은 실제로 쉽지 않다. 물을 많이 마시기 위해서는 물이 빨리 배출될 수 있도록 해야하고 이를 위해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2 건강에 좋은 물이란?

우리 주변에는 몸에 좋다고 알려진 여러종류의 물들이 있다. 6각수 생수 약수 알칼리수 등으로 불리고 있는 이들은 이름만 들었을 때 잘못 이해되기 쉽다.

냉장고 신제품이 판매되면서 6각수라는 물이 널리 알려져 있다. 6각수는 물분자가 결합되어 있는 모양이 6각형 구조를 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한개의 물분자는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지며 다른 물분자들과 결합하는데, 그 결합모양은 사슬형 5각형 6각형이 있을 수 있다. 사슬형에 비해서는 5각형이, 5각형에 비해서는 6각형이 더 단단한 결합을 하고 있어 쉽게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6각형 모양의 물이 몸에 좋다는 것은 이같은 특성 때문에 몸안에서 안정된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물분자들이 6각형의 모양을 안정하게 이룰 수 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물분자는 하나의 상태만으로 존재하지 않고 계속 변화하기 때문이다. 대개 온도가 낮아지면 6각형의 상태가 주로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실제로 찬물은 산소가 많이 녹아 들어가고 마실 때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몸에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6각수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증명되기 어려우며, 설사 6각수를 마셨다 해도 몸속에서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한편 광천수(미네랄워터)란 이온과 미량의 금속성분 등 미네랄을 함유한 물을 말한다. 미네랄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일반적으로 마시는 수돗물이나 약수 등에도 미네랄성분은 있지만 광천수에는 이보다 많은 양이 들어 있다. 그러나 미네랄성분은 음식물에도 포함되어 있고 적은 양만이 몸에 필요하므로 특별히 물을 통해서 섭취할 필요는 없다. 운동을 하거나 날씨가 더워 흘린 땀에 이온성분들이 함께 배출될 때 광천수가 배출된 이온을 일시적으로 보충해 주긴 하지만 음식물을 통해 섭취되는 것만큼 쉽게 흡수되진 않는다.

최근에 베스트셀러 조작설로 관심을 끌었던 알칼리수도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갖지 못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은 대부분 몸속에서 분해될 때 산성을 띠게 되는데 야채같은 알칼리성 식품들을 섭취해 몸이 산성 상태로 변화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

알칼리수라는 이름도 이런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알칼리성 물이 알칼리성 식품 효과를 낸다고는 볼 수 없다. 미네랄성분과 같이 알칼리성 물질도 음식물과 함께 섭취해야 몸에 제대로 흡수되기 때문이다.

흔히 생수라고 불리던 물은 최근 제정된 법에 따라 '먹는 샘물'로 공식적인 이름이 바뀌었다. 생수란 말 그대로 살아있는 물이라는 뜻이므로 다른 물은 모두 죽은 물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먹는 샘물이란 지하수중 자연상태의 깨끗한 물을 물리적인 처리를 거쳐 통에 담은 것을 말한다. 또한 지하수중 자연적으로 솟아나오는 물을 용천수라고 하는데 이를 샘물 또는 약수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먹는 샘물 용천수 약수 모두는 지하수의 다른 이름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하수의 좋고 나쁨은 그 지역의 지질학적 특성이나 오염물질 여부 등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결국 몸에 좋은 물이란 독성물질이 없고 세균에 오염되지 않았으며 적당한 양의 미네랄성분이 포함되어 있는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미네랄 성분의 적당한 기준이 정확히 얼마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미네랄성분의 기준은 마련돼 있지만 몸에 좋은 정도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3 물의 분자 구조와 특성은 무엇인가

순수한 물은 수소원자 2개와 산소원자 1개로 이루어져 있다. 수소원자는 지구에서 가장 가벼운 원소로서 1개의 전자를 갖고 있다. 산소원자는 제일 바깥쪽에 6개의 전자를 갖는데 8개가 될 때 가장 안정된 구조가 된다.

그래서 산소원자는 2개의 수소원자가 갖고 있는 전자를 이용한다. 애초에 2개의 수소원자가 갖고 있던 전자 각각이 산소가 갖고 있던 전자 2개와 결합하여 물분자를 이루는 것이다. 결합된 전자는 물분자 입장에서 볼 때 수소와 산소 모두에 속하기 때문에 이 결합을 공유결합이라고 부른다.

한편 공유결합에 참여하지 않고 남아있는 4개의 산소전자 때문에 물 분자는 공간상에서 수소-산소-수소의 일직선 형태가 되지 않고 굽은 형태를 띤다.

물분자를 이루고 있는 산소원자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전기음성도)이 세다. 이로 인해 물분자의 전자는 수소에 비해 산소에 가깝게 치우쳐 있다. 전체적으로 물분자에서 산소는 약간의 음성전기, 수소는 양성전기를 띠고 있는 것이다.

전기적 비대칭은 다른 물분자와의 결합 원인이 된다. 즉 약간의 음성전기를 띠고 있는 산소와 양성전기를 띠고 있는 다른 물분자의 수소가 결합하는 것이다. 이같은 형태의 결합을 수소결합이라고 한다.

수소결합 때문에 결합이 단단해진 물은 많은 에너지를 갖는다. 따라서 물을 끓여 물분자간의 거리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다른 비슷한 물질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만일 물이 수소결합을 하지 않는다면 물은 영하 1백℃에서 얼고 영하 91℃에서 끓게 된다. 물의 결합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가령 1㎏의 수소와 8㎏의 산소를 완전히 결합시켜 9㎏의 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39kWh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값은 가정에서 쓰는 20W의 형광등을 하루 24 시간씩 81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한편 물은 대부분의 물질을 녹일 수 있으면서도 다른 물질과 쉽게 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많은 화학반응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 물은 또한 결합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높은 표면 장력을 보여주는데 액체로서는 수은 다음으로 표면장력이 높다. 덕분에 생물체에서 물이 순환하며 많은 물질을 녹여 필요한 각 기관으로 공급할 때 물의 흐름은 쉽게 끊기지 않는다.

4 좋은 정수기 선택기준은 무엇인가

정수기란 한마디로 물속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기이다. 오염된 물속에는 미네랄성분 외에도 불필요한 농약성분 중금속 유기물 발암물질 등이 있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오염물질들은 각기 화학적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한 방법이 다르다.

가장 간단한 정수방법은 일정한 구멍 크기를 갖는 여과지를 사용하여 이 구멍보다 큰 물질을 걸러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수기에는 이 장치가 달려있다.

여과지의 종류에 따라 걸러지는 물질의 종류가 다른데, 구멍의 크기가 작을수록 여과되는 물질의 종류는 많지만 걸러지는 물의 양이 줄어들게 된다.

여과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압력이 필요한데, 수도꼭지에 직접 연결하여 사용하는 정수기는 물의 압력으로 여과지가 상하기 쉽다. 또 일정량을 여과하고 나면 여과지의 구멍이 막혀 여과효율이 떨어지거나 압력에 의해 여과지가 손상되어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몇년 전에 많이 생산되던 자연여과식 정수기는 물을 통안에 넣어두고 중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여과지를 거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정수기는 여과속도가 늦기 때문에 세균에 의한 오염이 일어나기 쉽다.

활성탄은 유기물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어 정수과정에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도 활성탄 표면에 있는 세균이 물을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일정 시기마다 활성탄을 꼭 바꿔줘야 한다.

요즘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정수기들은 대부분 역삼투 방식을 사용한다. 역삼투 방식은 자연계의 삼투현상을 거꾸로 사용한 것이다. 즉 오염된 물에 삼투막을 설치하여 압력을 가해 물과 작은 미네랄 성분만 통과시키는 것이다.

역삼투 방식은 인공적인 압력이 필요하고 여과 속도가 늦기 때문에 물을 오랫동안 저장해두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역삼 투방식의 정수기에서는 정수된 물에 세균이 재오염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

정수기를 선택할 때는 자신이 사용하는 수돗물의 수질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돗물속에 유기물이 많은 경우 간단한 여과식 정수기만으로는 이들 유기물을 제거하기 힘들다. 또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는 경우도 여과식 정수기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역삼투 방식의 정수기는 세균에 의한 오염이 가장 문제가 된다. 따라서 역삼투방식의 정수기를 사용할 때는 정수된 물을 빨리 낮은 온도에서 보관시켜야 한다.

결국 정수의 과정이 복잡하고 정수속도가 늦을수록 세균에 의한 오염이 염려되고 정수속도가 빠르거나 단순한 여과식인 경우는 오염물질의 제거가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어떠한 정수기도 오염물질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지나치게 정수기를 믿기보다는 모든 사람들이 마시는 물이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5 깊은 곳 지하수일수록 오염 덜 됐나

지하수란 지표수에 대비되는 말로서, 지표에 내린 빗물이 토양을 지나 지하 지층이나 암석 사이의 빈틈을 채우고 있는 물을 말한다. 지하수를 포함하고 있는 암석이나 지층을 대수층이라고 하는데 경제적인 목적으로 개발하는 물은 이 대수층에 존재하는 지하수이다.

최근 지표수의 오염이 심해지자 지하수에 대한 관심과 이용이 늘고 있다. 보통 지하수는 지표수에 비해 깨끗한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하수의 무분별한 이용으로 지하수의 고갈과 오염이 새로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지하수는 무제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총 지하수 부존량은 1조5천억t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연간 총강수량의 12배가 넘는 양이다. 그러나 지하수 부존량 전부가 이용가능한 것은 아니다. 연간 총강수량중 지하수로 충전되는 양은 18%에 불과한 2백30억t 정도이다. 게다가 가뭄과 같은 비상시를 대비하여 이중 60% 정도인 1백35억t 정도만이 이용가능한 최대량으로 여겨 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약 23억t의 지하수를 이용하였다. 아직 개발가능한 지하수 자원도 많다. 그러나 지하수를 개발하는 업종이 증가함에 따라 매년 지하수 이용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업자들의 무분별한 지하수 이용으로 주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물이 모자라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한편 지하수의 양은 많아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깨끗한 지하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특히 지하수를 찾기 위해 곳곳에 박아놓은 시추공들은 지하수를 더욱 오염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깊은 곳에서 채취하는 지하수일수록 물이 깨끗하고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깊은 곳의 지하수일수록 빗물이 이동하는 과정이 길어 불순물이 충분히 여과될 수 있지만, 이는 지층 암석의 특징에 따라 다르다. 물이 쉽게 스며드는 토질의 경우 지층이 깊어도 여과효율은 낮기 때문이다. 또한 지하 대수층 자체가 주변의 중금속 세균으로 오염되었을 경우에는 지표수보다 더 위험한 것이다.

그러므로 깊은 곳에서 나온 지하수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물이라고 믿을 수는 없다. 주변 지역의 지형적 특성과 오염상황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안심할 수 있는 지하수가 되는 것이다.
 

지하수의 형성과정 및 이동경로


6 수돗물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오염되는가

보통 수돗물이란 가정에서 먹기 위해 상수도에서 공급되는 물을 말한다. 다른 종류의 수도로는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공업용수도, 필요한 물을 자신이 설치한 수도로 공급받는 전용수도, 재활용처리한 물을 공급하는 중수도 등이 있다.

수돗물을 생산하는 과정은 처리되지 않은 상수원수를 이용하는 취수시설, 취수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처리하는 정수시설로 구분할 수 있다. 취수 정수단계의 물을 수송하는 수송시설은 상수도 시설의 일부로 포함된다.

취수에 이용되는 상수원수로는 강물 호숫물 지하수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상수원수로 강물 64% 호숫물 36%를 이용하며 그밖에 강이나 호수 바닥 바로 아래의 지하수를 소량으로 취수한다.

취수된 물은 원수의 수질에 따라 정수과정이 달라진다. 수질이 매우 좋을 경우 여과와 같은 간단한 정수 시설로 충분하다. 대부분의 경우는 응집 침전 여과 살균 등의 과정을 거쳐 수돗물을 생산한다. 이처럼 처리하는 과정 차이로 인해 수돗물의 가격도 지역에 따라 다르다.

취수장의 상수원수는 저장탱크인 착수정을 거쳐 침사지로 들어간다. 침사지에서는 모래와 같은 작은 입자를 자연적으로 침전시킨다. 이후 물은 혼화지에서 응집제와 반응한다.

응집제로는 염화알루미늄 황산알루미늄 수산화칼슘 등을 사용한다. 이들은 아직 침전되지 않은 부유질과 반응하여 새로운 침전물을 형성한다. 이 침전물은 2차 침전지로 들어가 가라앉으며, 아직 물에 남은 입자상 물질 세균 조류 등은 여과지를 통과한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물에는 아직도 병원성 미생물들이 살 가능성이 있으므로 염소로 소독한다. 소독을 거친 물이 최종적으로 수도관을 타고 일반 가정으로 공급되는 것.

상수원수의 수질이 매우 나쁜 경우에는 고도정수처리과정이 필요하다. 고도정수처리의 종류에는 오존을 사용한 살균, 활성탄을 사용한 유기물 제거, 역삼투방식, 미세한 여과지를 이용한 미세여과나 한외여과, 전기투석 등의 방법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고도정수처리 체계를 갖춘 정수장으로 부산 화명정수장, 인천 부평정수장 등이 있는데 대부분 활성탄이나 오존을 이용하고 있다.
한편 정수처리된 물이라 할지라도 가정의 수도꼭지를 통해 사용되기까지에는 많은 오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금방 염소처리를 거친 물에는 세균의 성장이 어느 정도 막아지지만, 대부분 수돗물 공급관의 길이가 수㎞ 이상이 되어 염소의 잔류성은 곧 사라지고 만다.

잔류성이 사라진 수돗물에는 수도관 벽에 형성된 생물막으로부터 세균들이 떨어져 가정의 수돗물에서 세균들이 검출될 수 있다. 또한 생물막에 남아 있던 유기물이나 오염물질들이 함께 수돗물에 유입되기도 한다.

새로 교체한 수도관도 10일 이내에 세균이 성장하여 생물막을 형성한다. 그러므로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현재 사용되는 주철이나 아연강관을 알루미늄으로 바꾸거나 오래된 수도관을 교체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세균의 성장은 억제하기 힘들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은 꼭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병원성 세균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정수장에서 염소를 훨씬 많이 넣어 수돗물에서 염소 냄새가 심하게 나기도 한다. 염소를 많이 투입하면 물속에 남아 있는 유기물과 염소가 반응하여 발암성 물질인 트리할로메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은 염소를 많이 넣지 않는다. 트리할로메탄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물을 3분 이상 충분히 끓여야한다.
 

수돗물이 만들어지는 과정


7 물의 맑기, 무엇을 기준으로 측정하나

물이 깨끗한가를 알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몇가지 지표가 사용된다. BOD는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iochemical Oxygen Demand)의 약자로, 유기물이 5일간 세균에 의해 분해되는 정도를 나타낸다.

물속에 유기물이 있을 경우 세균은 이를 분해한다. 분해과정에서 산소가 소모되는데 유기물이 많을수록 분해에 필요한 산소의 양이 많이 필요하다. 따라서 오염된 물일수록 유기물의 양도 많고 필요한 산소의 요구량도 높아지게 된다. 즉 BOD가 높은 물일수록 오염이 심한 물이다.

그러나 농약성분이나 분해가 어려운 물질은 세균에 의한 분해 속도가 늦어 낮은 BOD값이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BOD와는 별도로 COD가 유기물에 대한 오염지표로 사용된다. COD는 화학적 산소 요구량(Chemical Oxygen Demand)의 약자로서 산이나 염기를 첨가하여 화학적으로 분해될 때 소모되는 산소의 양이다.

따라서 어떤 지역의 물이 오염되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BOD와 COD 모두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그밖에 법적인 수질기준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항목으로는 부유질량,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의 양, 질소나 인 등의 농도, 산-알칼리 정도를 나타내는 pH, 대장균수, 중금속의 농도 등이 있다. 특히 먹는 물에는 병원성 미생물과 바이러스 등의 항목이 첨가된다.

우리나라의 수질 기준은 강물 호숫물 바닷물 먹는 물 등의 기준이 각각 다르다. 한 예로 강물은 BOD 기준으로 볼 때 1ppm(1백만분의 1의 농도) 이하인 경우 1등급으로, 3ppm 6ppm 8ppm 10ppm 이하인 경우 각각 2등급에서 5등급까지 등급을 매겨놓고 있다. 1급수는 간단한 처리로 그냥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이며, 2급수는 물놀이나 수영을 할 수 있을 정도이고, 3급수는 잉어 붕어 등이 살 수 있고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4급수 이상이 되면 마실 물로 쓰기 위해 고도정수처리와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먹는 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급수의 수질을 유지해야 한다.

급수나 BOD와 같은 용어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생물을 이용해 수질의 지표를 판단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대장균과 같은 항목도 생물학적 수질오염의 지표다. 대장균 자체는 병원성이나 독성이 없지만 대장균이 있는 물에 이질이나 설사 등의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속에 가재나 송사리가 살고 있다면 그 물은 대체로 1급수 정도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붕어가 살고 있는 물은 3급수, 실지렁이나 깔다구 등이 살고 있는 물은 5급수이상이다.

이 방법은 생물마다 오염물질에 견디는 정도가 다르다는 단순한 원리를 기초로 하면서 사람에게 위험성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보다 정확하게 수질오염의 정도를 반영할 수 있는 생물을 찾는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민물고기는 물의 맑기를 쉽게 알 수 있는 지표다. 송사리(위)는 1급수, 붕어(아래)는 3급수 정도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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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김명운 교수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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