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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림 모든 생물종의 카탈로그 작성

코스타리카 생물다양성 인벤토리 프로젝트

 

훈련받은 원주민들이 채집된 생물들을 분류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생태계는 단연 열대우림이다. 지금 열대림에 서식하는 생물종의 총목록을 만드는 작업이 중미 코스타리카에서 시작되고 있다. 땅에서 나뭇가지 끝까지, 박테리아에서 포유류까지 모든 것을 조사하여 기록하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ATBI(All Taxa Biodiversity Inventory)프로젝트는 코스타리카 서북부 다아나카스티 보존지역을 무대로 진행된다. 96년까지는 예비조사 기간이며, 그 이후 7년 동안을 본격적인 실시기간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미국 과학재단, 노르웨이 과학진흥재단과 민간단체들이 자금을 대고 각국의 과학자들이 참가하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5개그룹에 대한 예비조사를 마쳤다. 막시목(膜翅目) 척추동물 갑충목(甲蟲目) 선충류(線蟲類) 균류(菌類) 등이 그것이다. 막시목은 해충의 천적을 다수 포함하고 있고, 선충류는 농작물의 위생에 균류는 의약품이나 농약 개발에 많은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인간생활에 직접적인 영양을 미치는 것들을 우선 선정한 것은 ATBI의 성과를 전세계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것.

ATBI계획이 처음 구상된 것은 93년 4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개최된 워크샵에서. 전세계에서 60인의 전문가들(분류학자 생태학자 정보과학자 행정관 등)이 모여 열대지역에서 인벤토리 작성의 가능성과 기술적 문제, 실시에 필요한 여러가지 수단, 사회적 과제등을 토의하여 기본 골격을 마련했다. 이 구상에 대해 관심을 표현하고 나선 것이 코스타리카다. 이 나라에는 89년에 설립한 생물다양성연구소(인비오)가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8군데를 생물보존지역으로 설정하고 '생물다양성 인벤토리' 10개년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다. 코스타리카 정부가 ATBI의 활동무대를 선뜻 제공하고 나선 것은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남북 아메리카를 잇는 지역에 위치한 면적 5만1천1백㎢의 조그만 나라. 이 나라에는 50만여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위면적당 종수로 따지면 세계 최고. 남북 아메리카 대륙의 생물이 서로 오고가는 길목이며, 화산활동이나 기후조건 등이 생물 서식 환경으로는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특히 역대 정권이 다른 열대지역과는 달리 자연환경 보존을 중시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펴왔다는 점도 특징이다. 현재 보호구역으로 설정된 지역만 전국토의 25%나 된다.

인비오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파라타키소노미스트는 이 지역 원주민들로부터 선발됐다. 이들은 지역사정에 밝을 뿐 아니라 6개월 이상 동식물 생태계에 대한 특수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단순한 채집자가 아니라 거의 준전문가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인원만 50명. 이러한 '지역주민 참가방식'은 자금부족과 인재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제3세계의 환경보존 정책에 모범이 되고 있다.

또한 인비오는 세계 굴지의 제약회사 등을 끌어들여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활동자금을 지원받는 대신에 일부 생물종의 생리활성 화합물을 연구소에서 추출한 후 제약회사에 제공해 신약개발을 실현시키고 있다. 신약이 제품화될 경우 이익의 일부를 떼어 보존지역의 유지관리에 쓰는 계약을 맺고 있다.

ATBI의 목적은 지구상의 자연자원을 보존하고, 생물종의 현명한 이용을 실현시키기 위해 이에 필요한 기초데이터를 모으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생물이 있는가 ▲어디에 사는가 ▲어떻게 그것을 알내는가 ▲각각의 종이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를 체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만 해도 ATBI 프로젝트에서 3백종 이상의 신종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히 지역주민의 이해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전인류의 복지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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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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