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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을 미리 예보할 수 있을까. 천체의 배열과 동물들의 이상한 행동에 대한 관측에서부터 전형적인 지진기상에 대한 설명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예보방법이 수백년동안 연구 돼 왔으나 대부분 성공하지 못했다.

1975년2월4일 중국 요령성 지진국(地震局)은 24시간 이내에 강진이 있다고 긴급 경고를 발표했다. 그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었기 때문. 당국은 해성(海成)-영구(營口)시민들과 근처의 주민들에게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집 밖에 나가도록 권장했다.

중국 지진예보 두번 성공

바로 그 날 저녁 7시36분 규모 7.3의 강한 지진이 해성-영구지방을 흔들었다. 그 지진은 후에 중국의 보고서에 다음과 기술돼 있다.

"대부분 시민들은 집안에 없었고 가축도 우리에서 나왔다. 트럭과 승용차를 차고에서 꺼냈고 중요한 물건들도 창고에서 꺼내 놓았다.

수많은 집과 길이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인명이나 가축의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피해지역의 가옥은 90%나 파괴됐지만 농업 지역에서는 단 한 명의 사상자도 없었다."

그 후 서구조사자의 보고서에도 "3천4백70명의 시민들이 8백채의 주택을 보수해야 했는데, 그중 82채는 완전히 붕괴됐다. 구조물은 90%가 파괴됐지만 사상자는 없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은 또한 1976년 5월29일 운남성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97분후에 일어난다고 예보, 적중한 예가 있다. 그러나 1976년 7월27일 당산(唐山)에서 발생한 규모 8.0의 지진은 예보에 실패해 65만명의 희생자를 내는 비극을 초래했다.

지난 1월17일 새벽 5시57분 일본 아와지(淡路) 섬에서 일어난 규모 6.8(실제파는 ${m}_{b}$=6.0, ${M}_{s}$=6.8)의 지진은 불과 20초도 안되는 순간에 5천여명의 희생자와 30만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키고 피해액만도 약 10조엔(80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재앙을 초래했다. 일본은 그동안 지진예보 및 방지대책에 엄청난 재원을 투자하며 연구해 왔지만 이번 피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속수무책이 되고 말았다.

지진예지는 현대과학으로도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과학이 우주를 정복했다며 그동안 풀리지 않은 행성의 비밀을 탐지하고 심지어 이들 천체를 여행할 날이 곧 올것이라고 호언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특히 지구 내부의 물리학과 지진예지를 성공시키기에는 아직 요원하다고 본다. 이는 지진이 지하 수십㎞에서 수백㎞(7백㎞)의 인간이 볼수 없는 물리조건(고온 고압 지질)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지진의 기원에 대한 정확하고 공식화된 이론은 없다. 이처럼 지진발생에 대한 현재의 지식이 제한돼 있지만 다음에 올 강한 분열은 이미 알려진 활단층(活斷層)을 따라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정도의 예보는 할 수 있다.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이후 레이드 교수(H.F.Reid)는 탄성반발설(彈性反發說)을 내세워 약 1세기 후 샌프란시스코 근처에 다음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논리는 간단히 말해 다음과 같다.

1906년 지진이 발생하기 전 산 안드레아스 단층을 측정한 결과 단층을 가로지르는 상대적 변위가 50년동안 3.2였다. 1906년 4월18일 지진에 의해서 반발력이 가해진 상대적 변위의 최대폭은 약 6.5m였다. 따라서 6.5/3.2×100(년)이라고 간단히 산술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그러므로 지진발생 1백년이 되는 2000년 대 초에 산 안드레아스 단층을 따라 무시할 수 없는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이것은 단층 특성이 지진 자체에 의해서 변하지 않았다는 탄성반발설적 가정에 의한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지진예보에 관한 활동을 강화했다. 1975년 지진예보의 효력을 높이기 위해서 주립 응급봉사단과 주지사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과학위원회를 설립했다. 과학위원회는 자료와 자문을 통해 관련자(지진학자 정부 대학연구소)의 요구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위원회는 정확한 지진예보는 다음의 4가지 기본적 요소를 발표함으로써 결정된다고 밝혔다. 즉 첫째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시간(기간) 둘째 발생지역 셋째 규모(magnitude) 범위를 발표해야 하며 마지막으로 예보한 지진은 어떠한 특별한 증거와 관계없이 오직 우연히 일어날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진예보의 성공을 위해서 혼슈(本川)동부 해저에 설치된 해저지진계를 해안에 있는 기록계와 해저전선(2백㎞)으로 연결해 운영하고 있다(그림 1). 잘 설치된 해저지진계는 육지의 것보다 훨씬 유용하다.
 

(그림1) 일본 혼슈의 동쪽 해저에 있는 해저 지진계의 관측망 계획


지진예보 전조현상 5가지
 

(그림2) 지진 예보의 물리적 단서


지금까지 지진예보를 위한 전조현상으로는 다음의 5가지(그림2)가 가능하다고 보고됐다. ① p파의 속도 감소 ② 지표의 융기 ③ 라돈가스의 방출 ④ 전기저항의 감소 ⑤ 지진빈도수의 변화가 그것이다.

첫째 지진지역에서 P파의 속도변화는 지진학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끈다. 예를 들어 P파의 속도가 20㎞를 지날 때마다 10%씩 변화한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P파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시간이 약 0.4초 느려진다.

이러한 시간의 변화는 특히 알려진 지각모델인 지진관측망에서 정확히 관측할 수 있다. 1962년 타지크에서는 지진 발생 전 P파의 속도가 5-10% 변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 후 전 소련지역에서도 P파의 속도가 본진이 일어나기 전 10%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하는 것을 알았다.

1971년 미국 라모트 도어티 지질연구소에서도 뉴욕 애디런댁스 산맥에서 3차례의 소지진 전에 P파의 주행시간이 증가함을 알았다. 그 속도가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곧 지진이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P파의 속도변화는 진원에서 반경 약 30㎞ 되는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물론 이러한 연구성과는 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지진이 끝난 후 발견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둘째 매개변수로는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표면의 융기현상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일본 니가타 지진 이후에 이루어졌다. 1960년 캘리포니아 팜데일 근처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빠른 융기가 일어났다. 최대 35㎝의 융기가 트랜스버그 강남쪽 산 안드레아스 단층을 끼고 적어도 1백50㎞까지 일어났다(그림3). 이러한 융기와 지진관계는 앞으로 더 많은 자료를 얻어 분석해야 할 것이다.

셋째의 매개변수는 깊은 우물에서 활단층 지역의 대기 속으로 불활성 기체 라돈이 방출되는 사실이다. 일례로 옛소련의 일부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나기 전 라돈가스의 농도가 뚜렷이 증가한 것을 탐지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지질학적 상황에서 라돈가스의 농도측정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관찰된 결과가 이러한 가스농도의 표준변화에서 벗어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

넷째의 매개변수는 많은 관심을 끄는 지진 지대의 암석 전기전도율의 변화다. 화강암 같은 수포화된 암석의 전기저항은 고압에서 부서기기 직전 격렬하게 변화한다는 사실이 실험결과 발견됐다. 따라서 지진 발생 전에 전기 저항이 감소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종류의 연구가 필요하지만 현재 이 방법은 매우 고무적인 방법으로 간주된다.

다섯째의 매개변수는 지진빈도수의 변화다. 이는 다른 4가지의 변수보다 더 유용하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로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그림3) 미국 캘리포니아 지표면의 융기(m) 윤곽선지도(1959~1974)


지진 전후 암석에 나타나는 다섯단계

1976년 5월6일 이탈리아 프리울리 지역에서는 사상 최악의 지진이 있었다. 이때 본진 후 여진이 탐지됐다. 그 해 9월 초 매일 발생하는 지진의 빈도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들은 약한 건물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피신할 것을 권유했다. 9월15일 오후 2시15분 마침내 큰 여진이 발생해 많은 약한 건물들을 파괴시켰다.

많은 지진이 일어남에 따라 어떤 지역의 b값(빈도수의 상용대수와 규모관계에서 기울기를 말함. 즉 Log N=a+bM)을 계속해서 계산해 보았을 때 b값이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 다섯가지 매개변수와 더불어 지진발생 전, 발생 중, 발생 직후의 지각변형에 의해 암석에 나타나는 다섯 단계를 생각할 수 있다. 즉 첫 단계는 지체구조력 (地體構造力)에 의해 탄성변형이 서서히 형성되는 단계다. 이 기간동안 모든 지진 매개변수는 표준값을 유지한다.

둘째 단계는 단층대에서 암석에 균열이 일어나고 전체 부피가 늘어나게 한다. P파의 속도가 줄어들고 지표면은 위로 올라오며 라돈가스가 방출하고 전기저항이 떨어진다. 이 근처에서는 미소지진(微少地震)의 발생률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셋째 단계에서는 물이 주위 암석으로부터 작은 흡수공이나 미소한 균열을 통해 확산, 불안정한 상태로 된다. 균열에 물이 채워짐에 따라 그 지역을 통한 P파의 속도는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이때 지각의 융기작용이 그치고 새로운 균열로부터 라돈가스의 방출이 점차 감소하고 전기저항은 더욱 줄어든다.

넷째 단계는 지진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이 뒤에는 그 지역에서 많은 여진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다섯째 단계다.

수도권 지진 가능성 높다

한국의 지진활동은 13세기부터 17세기에 걸쳐 활발하게 일어났으며 18세기에 들어와서 과거에 비해 조금 줄어들었다. 최근에 와서는 1936년 7월4일 쌍계사지진(M=5.2), 1978년 9월16일 속리산지진(M=5.2), 1978년 10월7일 홍성지진(M=5.0), 1980년 1월8일 북한 대관지진(M=5.3), 1993년 3월1일 정주지진(M=3.9), 1994년2월12일 계룡산지진(M=3.5), 1994년 7월26일 황해지진(M=4.9) 등을 비롯해 서해안과 동남(경상도)지역에서 규모 3.0-6.0 정도의 지진이 일어났다.

고려 조선조 시대에는 경기 서울 강화 등 수도권에서 큰 지진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2백년동안 이 지역에는 지진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이곳에는 지진 에너지가 오랫동안 축적돼 있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현재 다른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규모보다 더 큰 지진이 일어날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

이처럼 과거에 지진이 발생하던 곳이 얼마동안 조용한 양상을 보이는 것을 지진정지기라고 부른다. 서울 경기 강화 등의 수도권지역이 지진정지기에 들어간 것으로 간주된다.

수도 서울은 그동안 인구의 집중과 산업시설 특히 초고층건물 지하철 교량 지하터널지하시설물(가스 전기 전화 및 저장시설)의 팽창으로 지반이 매우 약화돼 있다. 더욱이 이러한 주요 구조물에 내진설계 규정의 법적 강화가 전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서울지역에 홍성지진이나 황해지진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이 문제를 우리 세대에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는 후손에게 무서운 지진공포를 넘겨주게 된다.

지진대비책으로는 다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둘째 첨단장비를 설치해 지진관측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해야 한다. 첨단장비는 지진기록을 디지털로 측정 기록해 이를 실시간으로 온라인 전송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렇게 되면 지진발생 즉시 지진정체를 밝혀 재산과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다.

셋째 모든 초고층건물(아파트 포함) 고속 전철 지하철 대형교량 댐 지하건설 등에 내진 설계를 철저하게 적용하도록 법적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원자력 발전소만 IAEA 규정의 건설면허규정을 허가받기 위해서 지키는 내진규정을 이제부터는 모든 산업 공공 건물과 주택에도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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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구 지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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