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대는 국책공과대로 선정된 것을 '제2의 개교'로 여기고 있다. 역사가 짧은 대학이 유수한 여타 대학들을 물리치고 국책대학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타대학에 비하면 창원공대는 아직 국민학교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젊음뿐이어서 발로 뛰고 있습니다."
창원공대 권성하 학장(제어계측공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책공대로 선정된 것은 세계굴지의 창원공단이 지니고 있는 지역의 잠재력 때문으로 풀이한다. 그는 교육부의 공과대학 국책지원사업 추진계획 설명회에서 이번 사업이야말로 창원공대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토로한다.
"이 사업의 성패는 바로 창원공대에 달렸다고 믿고 그동안 철야작업을 하며 평가에 임할 준비를 했습니다. 산업권역별로 교육중심 대학으로서 우수인력을 양성보급시키도록 한다는 교육부의 사업목적은 바로 우리 대학을 두고 하는 말로 받아들인 거죠."
현재 창원공단에는 3백80여 개의 업체가 있는데, 모두 창원대로부터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어느 대학보다 산학협동 체제를 원활하게 운용할수 있다는 게 권 학장의 주장이다.
창원공대가 국책지원 사업을 통해 중점육성할 분야는 메카트로닉스. 공대 10개 학과중 기계 정밀기계 제어계측 전자 전기공학과 등 5개 학과를 메카트로닉스 공학부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는 창원공단을 비롯한 지역특성과 공과대학의 발전방향에 입각해 이미 지난 1년여 동안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결정한 사항이다.
메카트로닉스란 지난 75년경 일본에서 생성된 용어로 기계공학을 의미하는 Mechanics와 전자공학의 Electronics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 그러나 최근에는 기계기술과 전자기술의 단순한 결합이라는 차원을 넘어 정보처리 기술까지 포함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즉 메카트로닉스란 기계와 전기, 전자장치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제품자체를 구성하거나 또는 제품을 생산하는 장비를 구성하도록 하는 관련기술을 말한다. 컴퓨터 및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용해 기계를 작동시키고 생산을 자동화하는 데 필요한 제반기술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공과대학 교육은 실험실습 장비의 불충분 등 여러가지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산업체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소위 '고급 불량품'을 양산하는 곳으로 돼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창원대는 교육의 목표 하한선을 '우수한 엔지니어의 양성'에 두고 충분한 실험실습 및 현장경험을 통해 산교육을 받은 엔지니어를 배출하고자 합니다."
물론 일부 학생들은 본인의 능력 및 희망에 따라 학교에서 또는 기업에서 계속 공부해 그 분야의 학자나 연구자가 될 수도 있다고 권 학장은 덧붙인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지 메카트로닉스 국책대학에서 실험실습 현장참여 및 토론형식으로 받은 교육이 크게 도움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창원공대는 메카트로닉스 분야의 경우 메카트로닉스 공학부로 4백명을 계열모집해 1학년 때부터 메카트로닉스 교육을 하고 2학년부터는 적성검사 후 기계 정밀기계 제어계측 전기 전자공학중 1개의 세부전공을 선택하도록 할 예정이다. 졸업을 위해 학생들은 메카트로닉스 공통필수 과목으로 6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이 바탕 위에 기계 정밀기계 제어계측 전기 전자공학 중 1개의 세부전공을 택하므로 본인의 확실한 전공을 가진 채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보유한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
이 교육제도의 특징은 복합기술 교육을 필수로 하고 그 바탕 위에서 세부 전공을 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단수의 전공을 우선 선택하고 본인이 원하면 복수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데 반해 창원공대의 이 제도는 복합교육을 우선적으로 실시해 복합기술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의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게 특이한 점이다. 이렇게 복합교육을 받은 엔지니어들은 활동중에 타 분야와의 연계 및 이해가 부족해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지난 69년 마산교육대학으로 출범, 78년 마산초급대로 개편됐다가 이듬해 마산대학으로 승격한 후 83년 오늘의 학교이름으로 개명한 창원대학은 91년 종합대로 승격,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공학분야는 85년에야 기계공학과 전기공학과에 첫 입학생들을 모집한 것을 미루어보면 현재의 창원공대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