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류트와 스카이랩을 거쳐 제2세대 우주정거장 미르가 활동중이다. 앞으로 전개될 3세대 우주정거장은 어떤 모습일까. 우주호텔은 언제나 가능한 것일까.
아폴로 계획 이후 미국은 새로운 우주개발 목표를 설정해야 했다.
그 첫번째 목표가 지구궤도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는 우주정거장이다. 이는 아폴로계획을 통해 획득한 유인우주비행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더욱이 달착륙 이후의 화성착륙이라든지 달기지 건설을 위해서 우주정거장은 반드시 거쳐야할 관문이기도 했다.
미국 최초의 우주정거장인 스카이랩(Skylab)은 1973년 5월 발사되어 4백50km 궤도에 진입했다(사진1). 스카이랩은 지름 3m에 길이 5.7m의 원통형 구조에 상단에 4개의 날개모양을 가진 태양전지판을 가지고 있다. 미국 최초의 야심적인 우주개발품인 스카이랩은 발사시 태양차폐장치가 펴지지 않았다. 우주선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해 승무원이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또한 일부 태양전지판이 펼쳐지지 않아 전력부족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상의 지휘부는 스카이랩을 버릴것인가 아니면 수리팀을 보낼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결정을 해야 하였다. 마침내 수리팀을 보내기로 하고 콘라드 외 2명의 우주인을 5월 25일 아폴로 캡슐에 실어올려 보냈다.
발사후 약 7시간 반만에 스카이랩과 랑데부에 성공, 콘라드는 스카이랩에 접근하여 수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태양 차폐장치가 수리돼 우주선내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어 수리팀은 태양전지판 수리작업에 착수했다. 이 작업도 성공해 태양전지판이 정상으로 작동,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수리작업을 통해 스카이랩은 완전히 제기능을 회복했다.
무게 13t의 거대한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은 2단형 새턴V에 탑승원이 없는 상태로 실려 플로리다의 케네디우주센타에서 발사됐다.
스카이랩은 1980년까지 7년동안 우주관측, 우주환경에의 적용실험 등 수많은 실험을 수행했으며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의 인간활동에 대한 적응자료를 대량 확보해 그 유용성을 증명했다.
스카이랩은 임무완료 시점에서 궤도를 높여 계속 사용할 예정이었으나 궤도를 높여줄 우주왕복선이 여의치 못해 폐기 처분하기로 결정됐다. 궤도가 점차로 낮아져 1980년 7월 지구 대기권에 돌입하면서 분해돼 인도양에 가라 앉았다.
옛소련의 우주정거장 살류트는 스카이랩에 앞서 1971년 4월에 발사돼 궤도 2백60km에 진입했다(사진2). 살류트 우주정거장의 특징은 접합 모듈이 장착되어 다른 우주선과 결합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앞과 뒤의 접합구에 다른 우주선을 결합시켜 무게 26t 총길이 23m의 더욱 큰 우주정거장을 형성하게 된다. 최초의 도킹(docking)실험은 옛소련 승무원 니콜라이 루카비시니코프 외 2인에 의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증식이 가능한 살류트
살류트에서 필요로 하는 장비와 물자는 '프로그레스 페리'(Progress Ferry)를 이용하여 조달했다. 규모가 커진 살류트는 승무원과 장비의 운송을 보다 용이하게 해 총 22명의 탑승원이 우주에서 1천6백회의 실험과 관찰을 수행했다. 특히 우주선 밖에서 태양전지판의 교체작업이 수행되어 우주선이 필요로 하는 전력을 반 영구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을 터놓는다.
살류트는 1985년 11월 최후의 승무원 바유신이 소유즈 T-14 캡슐로 지구로 귀환하면서 임무를 마쳤으며 그 당시까지의 최고기록인 2백36일 23시간 50분의 우주체류기록을 수립했다.
살류트에 이은 옛소련의 더욱 야심적인 우주정거장인 미르(사진3)는 1986년 2월에 3단형 프로톤(Proton) SL-13 발사체로 발사돼 궤도 2백60km에 진입했다. 미르 정거장은 살류트 우주정거장 개발기술에 기초를 두고 이를 더욱 발전시킨 것. 일례로 결합장치는 6개로 확장시켜 더욱 큰 우주정거장이 형성되었다.
미르의 기본우주선은 총무게가 7t으로 3개의 모듈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거주하면서 작업하는 2개의 모듈은 가압장치가 되어 있으며 가압장치가 되지 않은 1개의 모듈에는 연료저장소 및 열제어 시스템이 있다. 여기에는 궤도운행을 위해 3백뉴턴의 추력을 가지는 2개의 대형 로켓모터와 우주선의 자세 조정을 위한 32개의 소형 추력기가 장착돼 있다.
미르 우주정거장의 총길이는 13m 이며 지름은 큰 부분이 4.2m, 작은 부분이 2.9m 이다. 우주공간에서의 작업 활동은 주로 큰 모듈에서 수행되며 작은 모듈에서는 우주선의 궤도조정과 통신연락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미르 정거장은 몇가지 기술적인 진전을 이룩했다. 우선 지상기지와의 통신을 언제라도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우주의 다른 정지궤도에 있는 통신위성과 위성간 중계를 통하여 24시간 통신망을 구축한 점이다. 이에따라 우주선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이 바로 지상기지에서 점검되고 지시를 내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태양전지판의 크기가 대폭 확장됐다. 살류트 우주정거장보다 25㎡가 더 큰 총면적 76㎡의 전지판에 갈륨비소 전지를 사용하여 그전까지 사용되어 오던 실리콘전지보다 에너지 변환효율을 높였다. 더욱이 태양열을 항상 최대한으로 받도록 전지판이 태양을 따라서 자동 조정되도록 한 점은 큰 성과이다.
내부는 벽과 천정 및 마루가 각각 구분되도록 별도의 색깔을 칠하여 상하 개념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승무원이 자기위치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미르 우주정거장에 접속된 우주선 중 우주관측을 담당하는 크반트 우주선은 서비스 모듈과 장비 모듈로 구분되는 두개의 모듈로 나뉘어져 있다. 길이는 5.8m에 지름 4.15m로 미르 정거장에 맞게 접속이 되도록 했다.
미르에서도 살류트와 유사한 임무가 주어졌는데 X-선 관측 등 우주물리 실험을 수행하는 크반트 우주선에는 8백kg의 뢴트겐 우주관측장비가 탑재되어 있다. 이 장비의 탑재를 위해서 영국 네덜란드 독일 ESA(유럽우주기구) 등이 협력했다.
미르 정거장에서 우주인 체류기간은 유리 로마넨코에 의해서 3백26일로 기록이 갱신됐으나, 유리 로마넨코는 우주체류기간 말기에 심장에 이상이 생겨 지구로 귀환했다.
국제공동의 X형 모델
미국이 ESA와 일본 캐나다 등과 같이 국제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우주정거장 프리덤은 길이 1백m 이상의 거대한 구조물로 지구 상공 2백km의 궤도에서 운행하게 된다.
초기에는 매우 큰 규모의 우주정거장이 계획됐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우주 예산 삭감정책으로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 현재까지 설계된 개념은 트러스(truss) 구조물을 우주에서 조립하여 기본골격을 구성하고 장비와 실험기기들은 부분별로 각각 지상에서 운반하여 장착하는 개념으로 진행되고 있다.
우주정거장 프리덤은 단계별로 개발되는데 개발과정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최근에는 알파(α)형 모델이 설계되고 있다. 우주정거장 프리덤의 특징은 기존의 우주정거장과 달리 정거장의 많은 부분이 분절되어 우주공간에서 조립된다는 것이다. 약 20여회에 걸쳐 우주왕복선에 의해 우주공간으로 운반된 후 조립되는데 여기에는 우주 승무원이 손쉽게 조립할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결합장치(joint section)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우주정거장 프리덤은 6개의 모듈이 장착되어 3개 모듈은 미국이, 그리고 나머지가 공동 개발국가에 해당된다. 미국의 3개 모듈은 실험실 모듈과 우주인 거주모듈 및 장비모듈이며 각국의 모듈은 주로 각국이 수행하고저 하는 실험실 모듈로 구성된다.
프리덤에서 확장될 다음 모델은 듀얼-킬(dual-keel) 모델(사진4) 종축 방향으로 2개의 긴 트러스 구조물이 첨가된다. 종축방향의 2개의 트러스 구조물 하단에 화성탐사선을 조립하고 발사하는 패드가 설치된다. 듀얼-킬 모델이 우주정거장의 최종형태로서 완성되면 5년동안에 화성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이 미국의 우주 계획이다.
프리덤이 완성된다면 30년간의 우주활동 장소가 제공되어 본격적인 우주개발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 우주개발이 더욱 본격화돼 우주기술과 경험이 축적된다면 향후의 우주정거장은 더욱 크고 복잡한 형태로 발전돼, 궁극적으로 우주기지(사진5) 내지는 우주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또한 상업적 이용도 활발하여 우주공장과 우주발전소도 건설된다. 일반인에게도 자유로운 우주여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우주호텔도 등장할 것이다. 이미 미국 하이아트 호텔에서는 우주호텔을 구상하고 있으며 일본도 우주호텔 조감도(사진5)을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우주는 점점 더 가까이 인류의 생활무대로 다가오고 있으며 인류의 도전과 개척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