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사면 폐기처분 때까지 영향을 미치는 프린터 구입. 후회않을 선택을 위해 미리 챙겨야할 부분을 알아본다.
PC 보급 초창기에는 PC 사용법에 익숙해진 다음 프린터를 별도로 장만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컴퓨터와 함께 프린터를 구입하려는 경향이다. 문제는 본체의 사양을 어떻게 정하고 구입하는가 하는 고민보다 프린터의 선택은 훨씬 더 어렵다는 데 있다.
본체의 사양은 대체로 CPU의 수준, 즉 386 486 또는 SX니 DX니 하는 식으로 그 기준을 정하면 선택의 폭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프린터는 CPU 수준으로 따지는 가격적인 측면도 있지만, 주로 사용될 용도에 따른 인쇄방식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본체는 386에서 486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식으로 사양을 쉽게 변경할 수 있지만 프린터는 한번의 선택이 프린터 전체를 폐기처분할 때까지 두고두고 영향을 미친다. 그럼 지금부터 후회않는 프린터 구입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프린터를 선택해야 할지 각 측면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예산을 먼저 세워라
프린터 구입은 대체로 예산을 먼저 정하고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것이 유리한데, 본체 가격에 비해 최저 30%에서 보통 50% 정도를 예상하면 무난하다. 다만 특별한 경우, 예를 들어 컴퓨터 사용목적이 주로 인쇄를 위한 중간 수단이 될 때는 본체 가격이나 본체의 기종선택은 오히려 프린터를 기준으로 그 활용에 장애가 없도록 결정해야 하며, 본체 가격은 무시하고 인쇄될 출력물의 질이나 용지종류, 또는 인쇄량을 고려해 프린터 기종 선택에 주안점을 두면 된다.
도트프린터는 잉크리본을 두들겨주는 해머에 부착된 핀의 수가 몇개이냐에 따라 출력물의 질이 달라진다. 도트프린터는 대략 9핀과 24핀의 두가지가 있는데, 한글이나 한자를 어느 정도 보기좋게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9핀으론 역부족이어서 대개는 24핀의 도트프린터를 사용한다.
잉크젯프린터에는 도트의 해머의 핀 역할을 하는 노즐이란 장치가 있다. 노즐은 잉크를 분사하는 역할을 하는데, 삼보컴퓨터의 스타일러스(EPSON 기종)에는 48개, 휴렛팩커드사의 잉크젯은 50개(컬러에서는 그 이하인 경우도 있음), 캐논사의 버블젯은 64개가 된다. 하지만 도트프린터의 해머 핀과 달리 노즐 수는 잉크젯프린터 출력물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의 출력물 해상도를 나타내는 단위로는 dpi를 기준으로 삼는다. 산술적으로 보아 dpi 수치가 높을 수록 더 깨끗한 출력임을 나타내지만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잉크젯 기종뿐만 아니라 심지어 레이저프린터 기종에 있어서도 dpi 수치는 출력품질의 수준과 비례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휴렛팩커드사의 데스크젯은 3백dpi이고 롯데캐논사의 버블젯이나 삼보컴퓨터의 스타일러스는 3백60dpi 등인데, 이렇게 dpi를 기준으로 도트프린터를 따져보면 24핀은 1백80dpi가 된다. 그러나 그 차이는 잉크젯과 레이저프린터의 해상도 비교가 정확하게 맞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잉크젯과 도트프린터의 수치적인 비교 역시 무의미하다.
그래서 잉크젯 기종 즉, '열전사 잉크젯 방식'이라고 하는 휴렛팩커드사의 데스크젯이나, '버블젯 방식'이라고 하는 캐논사의 BJ시리즈나, 또는 '마하 방식'이라고 하는 엡슨사의 '마하젯'(국내에서는 삼보컴퓨터의 '스타일러스') 기종 등 각 사는 해상도나 노즐수에 따른 사양보다 나름대로 인쇄품질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독특한 방식, 또는 잉크의 품질 등을 내세워 자사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잉크젯프린터 출력물의 품질문제는 레이저프린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미묘한 차이일는지는 몰라도 6백dpi의 레이저프린터가 3백dpi의 다른 레이저프린터와 비교해 우월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보인다. 결국 같은 해상도급에서의 출력품질을 비교할 때는 사용자의 예리한 시각과 돋보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인 용도라면 3백dpi면 무난하지만 출력물이 논문이나 비정기적인 간행물의 원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 6백dpi를 고려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판계에서는 6백dpi의 레이저프린터를 편집확인용이나 교정용 인쇄물 출력 용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해상도 다음으로는 속도인데, 보통 8ppm 정도가 일반적이고 보급형으로 6ppm 짜리도 다수 있다. 10ppm 정도면 개인용으로는 고급형이다.
튼튼한 제품이 최고
레이저프린터는 자체적으로 CPU를 갖고 있는, 하나의 독립된 컴퓨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CPU가 무엇인가는 사용자에게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램의 용량은 중요한 요소다. 6백dpi라면 최소한 2MB 정도는 있어야 하고, 그래픽 출력에 비중이 크거나 속도를 최고속도에 가깝게 내주기 위해서라면 다음 페이지를 준비하기 위한 여유분의 램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대체로 6백dpi에서는 그래픽만으로 한 페이지 가득 채워진 문서의 경우 2MB로는 부족하며, 특히 윈도즈나 다기능의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할 때는 4MB 정도는 되어야 한다. 3백dpi의 경우는 6백dpi의 반 정도로 생각하면 무난할 것이다. 그리고 설치 가능한 RAM종류가 쉽게 구할 수 있고 일반적인 제품이어야 비용이 적게 든다. 고유한 방식으로만 RAM의 증설이 가능하다면 나중에 어려움을 겪는다.
레이저프린터는 프린터 자체에 대한 조작이 매우 복잡한 기계다. 기능이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얘기인데, 조작패널의 편리성과 더불어 그 내용을 표시해 주는 LCD가 몇 자까지 보여주는지 등과 같은 사소한 면에 대해서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토너는 어떻게 갈아 끼우는지, 크게 불편하지는 않는지, 또는 토너를 구입하기는 쉬운지, 너무 비싸 유지비가 많이 들지는 않는 지도 중요한 문제다. 출력을 많이 하다보면 종이값도 만만치 않다. 요즘 갱지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레이저프린터는 가급적 좋은 종이를 쓰라고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용지가 프린터의 수명에 영향을 준다 하더라도, 레이저프린터에서 한두장의 백지가 붙어 나온다든지 이면지를 쓰려고 넣었더니 속에서 구겨져 버린다던가 하는 일은 흔하다.
IBM사에서 만들어 신도리코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종이를 다소 험하게 다루어도 그런 장애를 별로 일으키지 않는 의연함을 보이기도 한다. 자연보호를 위해 재생용지는 사용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적어도 구기지 않은 이면지 정도는 사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프린터는 우선 튼튼하고 봐야한다.
한편 최근에 발표된 70만원 미만의 저가형 레이저프린터는 잉크젯프린터와 레이저프린터간의 선택을 더욱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가격조정일지도 모른다.
삼테크의 WIN-1000이나 한컴플러스의 HLP-300은 그 구성이나 방식 자체가 매우 독특함을 고려해야 하지만, 이들 제품과 같은 엔진을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갖춘 삼성전자 '마이레이저 Ⅱ-5'는 잉크젯프린터에게나 사용자들에게나 태풍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레이저프린터의 대중화시대가 지금 왔다고는 볼 수 없으며,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계인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적어도 인쇄량이 그렇게 많지 않은 대부분의 개인사용자에게 있어 잉크젯프린터도 만족할 만한 기종이기 때문이다.
잉크젯프린터 기종중에는 막강한 컬러인쇄 기능을 가진 고급형의 제품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가장 보편적이면서 일반인이 적은 비용을 들여 손쉽게 장만할 수 있는 기종임은 분명해 보인다.
잉크젯 컬러 프린터의 경우
잉크젯프린터 기종은 우선 어느 회사를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휴렛팩커드냐, 엡슨(삼보컴퓨터 제품)이냐, 캐논이냐? 캐논의 제품은 국내에서 롯데캐논 외에도 여러 회사에서 그 핵심부품을 가져다가 고유의 모델로 내놓은 것이 많다. 모양새 자체가 캐논 BJ 시리즈와 거의 유사하며 조작패널만이 약간씩 다를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외형적인 얘기이고, 내부적으로 KS나 KSSM 등과 같은 제어방식을 얼마나 충실하게 지원해주고 안정성이 있는가에 따라 '어느 회사 버블젯을 살 것인가'가 판가름 난다.
지금까지는 큐닉스 제품이 가장 비싸면서도 안정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엡슨계열의 제품을 내놓은 삼보의 스타일러스는 3백dpi 레이저프린터를 뺨치는 출력품질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으며, 휴렛팩커드사의 데스크젯 시리즈는 레이저프린터의 명성에 힘입어 그 안정성과 각종 응용프로그램에서의 높은 적용성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비교적 싼 비용으로 컬러 인쇄를 할 수 있는 모델도 있는데, 해당제품(데스크젯 505K)이 이론적으로 1천6백80만 컬러의 색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양표와는 달리 실제로는 만화처럼 색이 단순한 출력물에 대해서만 그 용도가 한정지어진다.
잉크젯프린터 기종중에서는 휴대용으로 나온 제품들도 있다. 그러나 캐논사의 '노트젯 486'이란 제품처럼 프린터가 아예 노트북에 붙어있는 형태로 절묘하게 디자인 된 것이 아니라면 노트북 따로 프린터 따로 늘 휴대하고 다니기는 대단히 힘든 일이다. 게다가 그러한 종류의 프린터들은 안정성이나 출력품질에 있어 그다지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 상례이다.
한편 도트프린터는 아주 싸거나 특정 용도로 사용할 목적으로 오히려 휠씬 비싸거나 한 것으로 크게 나뉜다. 매우 적은 예산이기 때문에 도트프린터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그 속도와 소음은 필히 따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도트프린터의 두드러진 취약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출력품질은 따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해머의 핀수가 24핀이어야 한다는 것은 필수사항이다. 한때를 풍미하던 도트프린터의 시대가 잉크젯프린터의 득세에 밀리고 난 뒤로 특출나지 않은 도트프린터는 모두 도태되고 말았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생존해 있는 도트프린터는 그 안정성이나 나름대로의 성능이나 사양에 있어서 의심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신중해야 할 용지선택
위에서 살펴본 요소들 이외에도 프린터 기종을 선택하는데 범위를 크게 좁힐 수 있는 요소가 몇가지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연속 용지를 사용해야 한다거나 A4 크기보다 더 큰 용지의 사용이 필수적이라고 한다면 도트프린터가 가장 유리하고, 잉크젯 기종에 있어서 휴렛팩커드사의 데스크젯은 제외시켜야 한다.
아울러 레이저프린터도 가격이 비싼 제품 중에는 B4나 A3 용지를 사용할 수 있고, 비록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연속용지 사용이 가능한 제품도 있다. 잉크젯이나 도트프린터 중에서도 캐리지가 넓은 모델과 좁은 모델을 구분해야 큰 용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프린터는 몇가지 고정규격 외에 엽서나 봉투 등 비규격의 용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해당 제품이 그러한 용지에 대해 얼마나 신뢰성 있게 처리해 주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스티커 용지도 제약이 따른다. 대체로 레이저프린터는 이런 종류의 용지에 대해 포용력이 넓지 못한 편이다.
종이얘기를 좀 더 하자면, 용지가 들어가고 나오는 방식이 다양하게 제공돼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제품이 역시 우수하다고 본다. 아울러 낱장용지는 기본적으로 2백50매 단위로 포장돼 나오는데 프린터의 용지 적재함이 충분히 커서 한 묶음을 다 넣을 수 있어야 편리하다.
프린터의 다양한 기능을 선택하면서 딥스위치나 프린터 전면의 조작패널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조작이 초보자에게도 쉽게 이해되고 설명서를 펼쳐 보지 않고도 행해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내부적인 기능 선택이 대단히 복잡한 레이저프린터의 경우 외국산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들이 초보자로 하여금 그러한 조작을 아예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특히 데스크젯은 딥스위치의 조작이 매우 불편하게 되어 있다. 이에 비해 스타일러스는 데스크젯이 딥스위치로 해야 할 일을 전부 조작패널에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사소하게 보일수도 있지만 이런 부분이 프린터 전반에 걸쳐 얼마나 세심하게 설계했는가를 말해주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