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선 멀티미디어 신기술은 이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각종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그렇다면 멀티미디어에는 디지털이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을까.
통신망이 고속화되고 컴퓨터가 대중화됨에 따라 최근들어 정보서비스의 고급화에 대한 일반 사용자들의 욕구가 날로 커지고 있다. 또 반도체 기술과 컴퓨터 소프트웨어의 급진적인 발전은 일반 대중들도 고속처리를 수행할 수 있는 개인용 컴퓨터(PC)를 소유할 수 있게 해서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으로 편리하고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보급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ISDN(integrated service digital network), B-ISDN(broadband-ISDN), 기가비트(Giga-bit) 네트워크와 같은 고속통신망은 음성뿐만 아니라 오디오 정지영상 동영상 비디오 등과 같이 넓은 대역폭을 요구하는 데이터를 실어 보낼 수 있는 채널을 제공한다.
흔히 말하는 고급 정보 통신 서비스란 TV 라디오 비디오 등을 통해 사용자가 정보 제공자로부터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문자 음성 오디오 영상 비디오 등과 같은 다양한 정보와 매체를 통해 여러 명이 동시에 통신을 하는 서비스,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필요한 정보를 다양한 형태로 얻을 수 있는 서비스 등 컴퓨터가 지원하는 공동작업환경을 통해 같은 장소에 있지 않더라도 여러 사람이 대화식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멀티미디어 서비스다. 그리고 이 기술의 바탕에는 디지털 신호처리라는 주제가 핏줄처럼 흐르고 있다.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얻는 것
정보통신에 관한 국제적인 표준안을 제정하는 정보통신 표준화기구에서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시간적인 면을 세로축으로 하고 사용자 측면을 가로축으로 해 서비스를 분류하고 있다(그림 1). 이 표를 통해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내용을 하나씩 살펴보자.
●대화형 서비스: 기존의 전화서비스는 단순히 음성만을 주고 받을 수 있지만, 대화형 멀티미디어 서비스에서는 음성은 물론이고 문자나 영상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또한 이 서비스는 1 대 1의 연결관계 이외에도 다수가 같이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연결관계를 제공하기도 한다.
멀티미디어 데이터가 디지털 통신망을 통해 두 단말기 사이에서 양방향으로 전송되기 위해서는 실시간으로 복부호화(encoding and decoding)가 이루어져야 한다. 오디오 그래픽 회의 시스템, 영상회의 시스템, 비디오 전화 시스템, 다자간 통신 시스템, 원격 감시장치 등이 대표적인 대화형 서비스로 꼽힌다.
●방송형 서비스: 방송형 서비스는 다수의 사용자가 방송용 서버시스템으로부터 멀티미디어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는 서비스다. 단일 소스로부터 부호화된 멀티미디어 신호가 다수의 수신자와 연결돼 있을 때 단일 전송로 상에서 실시간으로 복부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CATV, 위성 TV 방송, 지상 TV방송 등이 있다.
●검색서비스: 멀티미디어 데이터가 부호화돼 저장된 디지털 저장매체로부터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는 서비스다. 검색 서비스는 오프 라인(off-line)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복부호화될 필요는 없지만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복호기 부분이 널리 배포돼 이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표준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서비스에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나 VTR 등과 같은 직렬 저장 매체를 이용한 서비스, 망 데이터 서비스, 광디스크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저장 미디어를 이용한 서비스 등이 있는데, 최근 자주 언급되고 있는 주문식 비디오 서비스(video on demand:VOD)도 여기에 해당한다.
●메시지 서비스: 전자우편처럼 실시간적으로 서비스를 처리할 필요는 없지만 사용자 간에 멀티미디어 정보를 주고 받는 형태의 서비스다. 그룹 통신, 멀티미디어 전자우편 등이 메시지 서비스의 예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사용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존재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봐도 시스템을 배워서 사용하기 까지의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대화형 멀티미디어 교육시스템을 사용할 때 학습 속도가 증진되고 이해도를 높일 수 있고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멀티미디어 도구로 강연을 진행하면 표현이 다양해져서 청중들이 보다 더 정신을 집중하는 효과도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적합한 질의 정보
그러나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사용은 단일 미디어를 사용하는 시스템보다 표현의 폭이 넓을 수는 있지만 반드시 시스템의 유용도가 높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멀티미디어 통신 처리 저장 표현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매체에 따라 크기와 특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고도의 데이터처리 기술을 요구하며, 대량의 정보를 입출력 저장 처리 검색 교환 전송하기 위해 엄청난 계산량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디지털 영상 오디오 비디오 데이터를 처리하고, 이들 사이의 동기화를 실현시키기 위해 실시간 데이터 압축기술 및 미디어간 동기화 기술이 필수적이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멀티미디어 아키텍처가 요구된다.
멀티미디어 시스템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사용자마다 저장할 필요 없이 사용자들 사이에 공유해 필요할 때마다 해당 정보가 저장된 시스템에 접근해 사용토록 한다. 그러나 다양한 컴퓨터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는 각종 통신망에서 다양한 매체가 개별적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구성된 데이터를 여러 사용자가 공유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프로토콜 표준, 네크워크 표준 외에도 디지털 형태로 저장된 정보의 크기와 형태, 디지털 영상 및 비디오 데이터 압축, 서비스 형태에 따른 압축된 데이터의 부호화, 멀티미디어 정보객체 부호화와 같은 멀티미디어 정보부호화 표준이 필요하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에서는 사용자가 인터페이스를 통해 서비스의 질을 선택하고 이를 시스템에 전달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나 호스트 컴퓨터에서는 사용자가 요구하는 정보를 이에 적합한 질의 데이터로 전송해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서비스의 질을 표현하기 위한 파라메터를 설정하고 이를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표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비디오의 전달 지연 시간을 선택하고 비디오 데이터 부호화 방식을 임의로 선택해 실제 받을 수 있는 비디오 화면의 질을 결정한다 하자. 물론 최고의 화질을 받아 보면 좋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현재 사용자가 쓰고있는 하부 통신망의 대역폭과 프로토콜의 능력을 고려해야만 한다. 따라서 서비스의 질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매개변수를 적당한 값으로 정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자체보다 더 중요한 표준화 문제
선진국에서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일반인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핵심요소 기술을 정보 통신,통신망, 미디어(media) 측면으로 분류해 연구 개발하고 있다.
기존의 정보통신 아키텍처로는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많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정보처리기능과 통신기능이 분리된 형태의 새로운 아키텍처가 제안되고 있다. 대표적인 아키텍처가 정보처리, 통신처리, 전송교환의 3층 구조다. 각종 미디어가 혼재하는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서비스를 위해서는 정보처리부와 전송교환부를 분리시키는 통신처리부를 두어서 응용프로그램으로부터 정보통신망에 관련되는 여러 기능을 독립시키고, 정보처리 측면에서 볼 때 전송교환기능을 추상화시킴으로써 다양한 고급정보통신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전송교환망 설계시 단순히 정보전달과 교환기능의 최적화에만 신경을 쓰도록 해 전문화, 계층화에 의한 성능 향상을 얻는 것이다.
한편 일반 사용자와 정보통신 응용서비스 개발자들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요구함에 따라 정보통신 표준화 기구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여러 표준화 그룹들이 멀티미디어 응용을 지원하는 통신망 및 프로토콜 기술표준화를 수행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주요 요구사항 중의 하나는 문자로부터 비디오에 이르는 매우 다양하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실시간에 처리하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비디오 정보처리를 위해서는 기가급 이상의 저장장치와 전송대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도의 압축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부호화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형태의 서비스방식, 즉 방송형, 다자간, 1 대 1방식에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포맷(format)으로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므로 데이터에 대한 표준을 고려해야만 한다.
현재 데이터 부호화에 대한 표준화 활동이 정보통신 표준화기구(ITU-TS)와 ISO에서 수행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ISO의 정지화상 압축을 위한 JPEG(Joint Photographic Experts Group), 동화상을 위한 MPEG(Moving Picture Experts Group)과 ITU-TS의 영상전화용 비디오 데이터 압축 표준안 H.261 제정을 위한 활동 등을 들 수 있다.
JPEG에서는 정지영상을 압축해 부호화하는 과정에 대한 표준안을 제정했다. 공간상의 영상 데이터를 화소당 2백56등급으로 표시한 입력 디지털 영상 데이터는 8×8 화소들로 구성된 블록으로 나누어져 블럭 단위로 2차원 DCT(discrete cosine transform)변환-DCT 값에 대한 양자화(quantization)-양자화된 값의 엔트로피 부호화(entrophy coding)와 가변 길이 부호화의 과정을 거친다.
DCT는 공간 주파수 영역에서 영상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디지털 신호로의 데이터 변환 방법 중의 하나다. 엔트로피 부호화는 입력된 심볼을 그 심볼이 발생할 확률을 고려해 사용하는 신호들에 대한 평균 정보량에 가장 근접되는 크기의 비트수를 갖도록 부호화하는 기법이다. 이같은 방법으로 부호화돼 전달된 데이터는 역과정을 거쳐서 다시 디지털 신호로 바뀐다.
MPEG과 H.261은 입력 데이터로 동영상 디지털 데이터를 받아들이는데 JPEG과 유사한 과정을 거치며 동영상 데이터가 지니는 불필요한 정보를 최대한으로 제거하기 위해 움직임 보상방법을 과정에 삽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시청하는 TV화면은 NTSC방식을 따라 전송되는 것이므로 1초에 30번 화면이 바뀌는데, 한 화면과 바로 전 화면은 변화된 것이 거의 없을 것이므로 매우 비슷한 정보를 갖고 있다. 따라서 참고가 될 화면은 JPEG 방식에서 처럼 자세히 처리해 데이터를 전송하고 다음 화면은 참고된 화면과의 차이, 즉 국부적으로 변화된 부위만을 처리하면 입력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매우 압축되어서 전송되거나 저장될 수 있는 것이다.
조만간 멀티미디어 기술은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사무실 학교 등 모든 사회생활에 반영돼 멀티미디어 제품과 서비스가 보편화될 것이다. 이러한 제품과 통신기술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개인용컴퓨터나 전화 만큼이나 널리 보급돼 결국 멀티미디어 통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 틀림 없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예측해 기존의 컴퓨터회사들과 통신회사들은 서로 합작하거나 합병해 미래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실현시키기 위한 연구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컴퓨터 통신 방송 가전 등 전 기술 분야에 걸쳐 멀티미디어화의 개념이 부각되는 현 시점에서 디지털화된 음성, 오디오, 영상, 비디오 등을 처리하는 기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