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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맞물림 부조화가 갖가지 증세 부른다

위아래 치아와 턱관절, 근육의 삼위일체 필요

'잘 씹는다'는 것은 단순히 치아만 튼튼해서 가능한 일은 아니다. 치아와 턱관절, 주변 근육이 조화를 이뤄야 하며 이는 건강과 직결된다.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는 말이 있다. 이때 건강한 치아란 단지 충치가 없고 잇몸이 튼튼하며 치열이 고른 상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기능적인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이가 아파서 잘 씹지 못한다"는 말을 하는데, 치아는 완전한데도 잘씹지 못하는 경우를 적잖게 볼 수 있다. 왜 그럴까.

음식물이 몸으로 들어갈 때 우선 구강을 거치면서 잘게 부수어져 식도로 넘어가게 된다. 이 최초의 씹는 역할을 하는 여러 기관들을 해부학. 생리학적 단위로 '저작계'라 한다. 저작계는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과 양쪽 귀앞에 있는 턱관절, 그리고 근육 및 신경계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세개의 톱니가 맞물려 있듯이 이 세가지 구성요소가 잘 조화돼야 음식물을 씹는 저작기능이 원활히 수행 될수 있다.

근래 들어 이 저작계(치아교합 턱관절 근육)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그 원인과 치료법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저작계에 나타난 불편한 증상은 다음과 같다. 입을 다물 때 이가 잘 맞지 않는다, 입을 벌리고 다물 때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거나 통증이 있다, 딱딱한 음식을 씹기 힘들고 하품할 때 아프다, 수저가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입을 못 벌린다, 양쪽 뺨 부위를 누르면 아프다, 옆머리 부위에 두통이 있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턱과 연관된 목, 어깨 주위 근육에 문제가 생기거나 귀에 '윙'하는 소리가 나는 증상까지 동반하기도 한다.


(그림1) 치아의 유무 머리위치와 안면근육에 미치는 영향^왼쪽은 정상상태, 오른쪽은 치아의 지지를 잃어 전체적 하악계 체계에 불균형을 야기하는 모습이다.
 

'스프린트' 끼워 치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우선 외상이니 질병 등의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를 제외한다면 저작계의 세가지 구성요소가 부조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치아 뿌리 주위에 있는 치주인대 속의 감각수용기는 사람의 머리카락보다 얇은 두께의 차이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치아 맞물림에 이상이 생기면 감지된 정보는 뇌를 통해 근육으로 전달돼 턱의 운동에 변화를 주게 된다. 이 변경된 턱의 운동을 위해서는 저작근육에 비정상적인 긴장을 초래하게 된다. 즉 턱관절을 누르게 돼 턱관절 증상을 일으키거나, 근육 자체에 피로물질이 쌓여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근육의 수축이나 이완이 방해 받아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불편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목 어깨주위 근육에 영향을 주어 목이나 허리 등의 자세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갑작스런 치아교합의 변화 이외에도 치열이 고르지 못하여 좋지 않은 턱운동이 지속될 경우 저작계에 미세외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우리 음식습관은 비교적 마모성 있는 음식을 즐겨 찾는 것이었으나 최근에는 서구의 영향을 받아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되었다. 치아는 잇몸을 뚫고 나와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이 형성된 후 자연스러운 저작활동으로 탁관절과 조화되는 방향으로 마모되게 된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나타나는 치아 교합의 부조화도 최근 환자가 많이 늘어난 이유로 생각된다.

또 다른 이유를 든다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흔히 우리는 "이를 악물고 공부한다"는 말을 쓰는데, 정신적으로 긴장됐을 때 이를 악물게 되는 것도 저작근육과 턱관절에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를 보면 증상이 시작된 시점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경우가 많다.

잠잘 때 이를 가는 사람이 전체 환자 중 많은 수를 차지하는데, 이를 가는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치아의 맞물림이 좋지 않거나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환자 자신이 이를 가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이렇듯 저작계의 세가지 요소는 어느 하나에 의해 다른 곳에 증상을 일으키기도 하며 원인부위와 관계없이 이차적인 손상부위가 다시 원인 부위에 영향을 끼쳐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 이상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데 있어 신체의 적응능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심한 부정교합을 갖고 있거나 이를 심하게 갈아 닳아 없어진 사람에게서 앞서 말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은 더욱 과학적인 연구와 임상적 연구에 대한 필요를 느끼게 한다.

치아의 맞물림에 문제를 느껴 치과를 찾는 사람들은 먼저 증상과 관련하여 상담을 거친 뒤 치아의 교합 관계를 검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치아모형을 이용한 교합검사를 한다. 저작근육과 턱관절에 대한 촉진과 필요한 겨우 턱관절 방사선 사진을 이용한 검사를 받게 된다. 이들 모두를 종합하여 가능한 원인을 찾고 현상태에 대한 진단 및 치료계획을 세우게 된다.

치료방법은 다양한 원인과 여러증상이 말해주듯 여러 단계가 있다. 크게 물리치료, 약물치료, 교합치료, 수술 등의 방법을 들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또한 신체의 적응능력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턱에 대한 나쁜 습관(이를 악문다든지, 턱을 손으로 장시간 고인다든지, 높은 베개나 엎드려 잠자는 습관, 질긴 음식을 자주 씹는 경우)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법은 위아래 치아 사이에 투명한 아크릴릭으로 된 장치(스프린트)를 끼우는 방법이다. 이는 치아의 교합관계를 이상적으로 만들어주어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고 턱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치아 근육 턱관절의 상호관계를 조화롭게 하여 세가지 모두에 좋은 환경을 제공, 적응력이 회복되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피부를 적당한 자극 아래서 단련하면 굳은 살이 생겨 센 압력에 저항할 수 있고 지나치면 물집이 생기는 것과 비유할 수 있다. 이러한 치료는 특히 턱관절 증상 치료에 많이 이용된다.


(그림2) 치아 맞물림에 관여하는 턱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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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송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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