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이나 화장실에서 배출되는 하수오물. 또하나의 도시문제인 이 하수오물들도 기술개발 여하에 따라 귀중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환경문제가 심각성을 더해가는 요즘, 기술개발을 통해 공해를 줄이고 이를 재활용하려는 노력은 전지구적 규모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낙동강 식수오염사태를 시발로 상·하수도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더해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일본의 한 기업이 중심이 돼 개발한 하수오물을 이용한 결정화유리는 환경을 위한 기술개발 노력이 거둔 성과의 좋은 예가 된다.
화제의 기업은 화학공업용 기계장치제작사인 (주)쓰키시마기계. 근착 '우탄'지에 따르면 화학기계를 응용한 환경분야의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 기업은 하수오물을 태운 재에서 타일이나 보도블럭의 원료가 되는 결정화유리를 만들어냈다. '메트로클리스타'라 이름붙여진 결정화유리는 처치곤란한 오물을 이용, 건축자재를 만들어내는 일거양득 효과를 노린 것.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오물은 탈수·소각의 2단계 공정을 거치면서 본래의 1% 정도까지 부피가 줄어든다. 그래도 전체 양을 합하면 엄청나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이 쓰레기들은 적당한 곳에 묻어왔는데, 이미 물리적으로 그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다.
'결정화유리'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메트로클리스타의 가장 큰 특징은 오물더미를 결정으로 만드는 데 있다. 이 결정화에 기술개발의 모든 것이 집약돼 있는 것. 결정이란 어떤 특정한 규칙적 원자배열을 가진 물질을 말한다. 무기질을 가열하여 액체화한 뒤 냉각하여 고정화할 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식히면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므로 결정질이 되고 급속하게 식히면 무정형의 유리질이 된다. 결정질의 비율이 높을 수록 물질의 물성은 강해진다.
자연에서 얻는 것보다 물성이 더 뛰어난 돌로 바꾸어간다는 연금술과도 같은 기술은 어떤 원리를 가지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물질은 표면에서 결정화가 진행되지만 물질내부에 결정의 중심이 되는 핵이 있고 온도조건을 잘 조정하면 전체가 균질로 내부의 결정이 방사상으로 늘어난 강한 결정질이 만들어진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메트로클리스타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결정화 과정을 살펴보자.
1.혼합-고분자폴리머로 응집·탈수한 오물소각재와 석탄을 이용해 응집·탈수한 오물소각재에 부재료로 역시 폐기물에서 생기는 썩은 모래(조형조정제), 콘크리트 폐기물 등을 혼합한다. 2.용융-연료를 넣고 1천4백-1천4백50℃의 고온으로 용융, 원료를 균질화하고 기포를 제거한다. 3.성형-액체화한 원료를 성형기에 붓고 6백℃로 급냉각하여 유리화한다. 4.결정화-다시 가열, 8백℃ 에서 핵형성제가 되는 유화철의 작용에 의해 종결정을 유도, 여기에 1천1백℃ 까지 온도를 높여 결정화시킨다.
강한 결정물질을 만들기 위한 원료의 배합, 유리화시킨 뒤 결정화시키는 등 기술적인 면에서 어려운 점은 많았다. 그중에서도 기술개발의 초전은 핵형성제가 되는 유화철을 유도하는 방법에 맞춰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정화유리는 얼핏 화강암처럼 보이지만 무른 광물이 적은 만큼 화강암의 3배 이상 강도가 있고 내열성 등의 물성도 우수하다. 남은 문제는 실용화. 개발사측은 메트로클리스타가 건설자재로서 점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앞으로 색채에 변화를 주거나 성분을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자재를 만들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끝으로 주목해야 할 것이 이 기술은 기업이 중심이 됐지만 정부와 연구기관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 환경관련기술개발에 정부와 기업, 연구 기관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메트로클리스타의 경우도 도쿄도립공업 기술센터의 결정화기술을 바탕으로 도쿄 하수도국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