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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시절, 교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다


서울대 명예교수 최기철
 

1937년 여름 27살때 순천 남국민학교 교정에서 찍은 사진이다. 6년간 몸담았던이 학교를 떠나 당시 전주사범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필자는 이곳에서 함께 지낸 학생들이 너무도 보고 싶었다.

꿈에도 그리던 그들, 샛별과도 같던 그들은 내가 자리를 바꾼 것과 마찬가지로 상급학교에 진학해 있었다. 하지만 사진에서는 우리들이 다시 만난 기쁨이 좀체 나타나 있지 않다. 당시는 한국 사람들에게 아무 희망도 없는 암담했던 시대였다.

필자는 고등고시를 볼 것이냐 중등교원 검정시험(文檢)을 볼 것이냐를 놓고 무척 고민한 끝에 생물교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이 사진을 찍은 때는 바로 문검 동물학과에 합격한 것을 계기로 전주사범학교로 전출을 했던 해였다.

57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왼쪽 끝의 김기현군, 왼쪽에서 세번째의 전 동아일보 사장 김성열군, 마지막 장석열군에 이르기까지 열한 사람의 이름을 어김 없이 댈 수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단지 그들과 필자사이에 맺어진 끈끈한 정 때문만은아닌 것 같다. 그들이 이 나라 발전의 주역들이었던 까닭만도 아닌 것 같다. 인생을 보는 생각에서 어느덧 맺어진 정신적 공감대 때문일 것이다.

열한 사람중 이미 고인이 된 시람도 있지만 남은 사람들 모두가 70대를 살고 있다. 서로 만날때마다 창의성, 뚝심, 진실성, 그리고 뜨거운 애국심으로 여생을 보내자고 눈과 눈으로 다짐한다.<;오리엔트時計 제공>;


가운데 검은 제복을 입은 이가 필자. 57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색바랜 사진 안의 사람들은 모두 70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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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최기철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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