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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형제격인 행성들은 밤하늘의 일반 별들과 움직임이 매우 다르다. 그것은 행성들이 태양 주위를 규칙적으로 돌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항상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림2)행성의 공전 궤도


태양계는 그 중심인 태양과 지구를 포함한 9개의 행성들과 그에 딸린 위성들, 그리고 무리지어 화성과 목성 사이를 떠돌고 있는 소행성들과 외로운 나그네인 혜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태양계의 총 질량 중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태양의 중력에 의해 행성들은 태양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둘레를 공전한다. 즉 태양이 어머니이고 행성은 태양의 자식들, 위성은 태양의 손자뻘인 셈이다.

하늘에 보이는 행성들은 맨눈으로는 뭇별들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관측하게 되면 항성과는 달리 행성은 그 움직임이 매우 독특하다. 천체망원경을 통해 확대해서 보면 그 특이한 모습에 더욱 놀라게 된다.

처음 망원경을 통해 바라봤던 곰보같은 달과 더불어 토성의 고리며 목성의 위성들을 보고는 많은 사람들이 '와-!'하는 탄성을 지르며 감탄한다. 우주의 신비로움에 감동을 느껴 평생 잊지 못하는 추억을 갖게 된다.

오늘날에는 지구에서 발사된 여러 우주선들에 의해서 행성의 근접관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행성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고, 사진기술의 발달과 함께 채색되고 합성되어 확대될 선명한 행성의 모습에 익숙해져서 실제 천체망원경으로 바라본 콩알같은, 희미한 행성의 모습에 때로는 실망을 할 수도 있겠지만, 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실제의 천체는 '마네킹과 생명이 있는 사람과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태양계의 주 구성원인 행성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운동을 하고 있을까. 이번 달에는 본격적으로 태양계의 행성을 관측하기 전에 지금까지 알려진 행성의 구성과 운동, 일반적인 특징에 대해 점검해보자.

행성관측의 역사

행성은 태양의 둘레를 도는 지구의 형제별 들이며 모두 같은 방향, 즉 시계 바늘과 반대방향인 서쪽에서 동쪽으로 태양의 둘레를 돌고 있다. 그리고 또한 태양에 가까운 행성일수록 빠르게, 멀리 있을수록 천천히 돈다.

지구는 1년, 약 3백65일에 걸쳐 태양둘레를 한바퀴 도는데 비하여 수성은 88일만에 돌고, 제일 멀리있는 명왕성은 약 2백46년이나 걸려 태양둘레를 돈다.

현재까지 우리가 태양계에서 알고 있는 행성들을 태양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적어보면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등 9개이며, 이 이외에도 화성과 목성 사이에는 작은 소행성들이 흩어져 있다.

이들 행성 가운데 하나인 지구는 우리의 발밑을 보면 항상 볼 수 있으며, 행성 중에서도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다섯가지는 수천년전에 고대 중국과 이집트, 바빌로니아 등 지구의 전지역에서 육안관찰에 의하여 잘 알려져 있다.

지금도 이들 5개의 행성은 밤중이나 새벽녘에 나오기만 하면 쉽게 맨눈으로 찾이볼 수 있다. 그러나 소행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은 매우 어두워 맨눈으로는 관측이 불가능해 고성능 천체망원경이 등장하고 천체위치 계산법이 발달한 근래에 와서야 발견됐다.

지구형과 목성형

수성과 금성, 이 두 행성은 지구보다 훨씬 태양에 가까운 행성들이다. 나머지 화성 목성 등의 행성들은 훨씬 커다란 궤도를 그리며 지구의 바깥,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

행성은 태양에서의 위치관계에 따라 지구의 궤도보다 안쪽에 있는 수성 금성을 내행성이라 하고 바깥쪽에 있는 화성 목성 토성 등을 외행성이라 한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과 가장 밖에 있는 명왕성 등 5개의 행성은 크기와 질량이 비교적 작고 밀도가 크지만,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이와 반대이다.

그래서 전자를 지구형행성(ferrestrial planet)이라 하고,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4개의 행성을 목성형 행성(Jovian planets)이라 구분하기도 한다.

행성들을 비교해보면 이 두 분류 사이에 중요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먼저 지구형 행성은 그 크기가 비교적 작고 원형에 가깝다. 또한 행성을 이루고 있는 주성분은 암석과 금속이며 밀도는 3이상, 자전주기는 20시간 이상이다.

이와는 반대로 목성형 행성은 지구형 행성과는 달리 그 크기가 크면서 형태가 타원에 가깝다. 주성분은 수소와 얼음이며 밀도가 1.5이하이면서 자전주기가 20시간 이하다.
 

(그림3) 행성의 상대적인 크기


일정치 않은 행성들의 움직임

밤하늘에는 밝은 별, 어두운 별 등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워 빛나고 있다. 지구의 자전에 의해 별들은 시간과 계절에 따라 북극성 근처를 중심으로 시계와는 반대방향으로 약 하루에 한바퀴 균일하게 움직이며 이것을 우리는 '일주운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밤하늘의 별들을 관측하다보면 일주운동과는 다른 형태로 자리를 옮기는 천체가 몇 개 있는 데 이것들이 바로 행성이다.

행성들은 고정된 별자리와 달리 제각기 다른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목성은 어떤 해에는 사자자리에 있고, 다음 해에는 게자리에 있을 수 있다. 이것은 태양을 중심으로 한 행성들 자신의 궤도운동과 지구의 공전이 결합된 결과다.

매일 밤마다 오랜 기간을 두고 지속적이면 서도 주의깊게 관찰을 한다면 고대의 관측자들처럼 행성들이 별들과는 상대적으로 달리 이상하게 움직이고, 그 위치가 달라지는 것에 착안하여 항성과 행성을 구별할 수 있을 것이다.

성도에는 천구상의 항성만이 표시되어 있다. 그러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성의 움직임을 알아두지 않으면 성도만으로는 원하는 행성을 찾을 수 없다. 행성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 그동안 알고 있던 별자리의 모양이 이상하게 보이게 될 뿐만 아니라 별자리에 대한 혼동이 생길 수 있다.

단지 어떤 행성을 관측하는 것만이 관심사라고 한다면 행성의 움직임에 대해서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요즘은 행성의 위치가 계산되어 좌표값으로 나와있는 역서나 천문잡지 등을 통하여 오늘의 행성 위치를 추정하여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지구 위에서 본 천체의 겉보기 운동을 시운동이라 하며, 태양의 천구상의 궤도를 황도(黃道)라 하고, 그 궤도면을 황도면이라 고한다.

지구상에서 보면, 태양은 천구상의 항성 사이를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명왕성을 제외한 거의 모든 행성들은 상당히 정확하게 황도면 안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것은 행성들이 하늘을 이리저리 방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회전하는 띠 안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띠를 황도대(黃道帶, zodiac)라고 부르며 약 16˚의 폭을 가지고 있다. 그 중심이 황도다.

행성들이 하늘을 가로 지르는 경우에 관해서 알아두지 않으면 안되는 기본적인 사실들이 있다. 행성은 항성과는 달리 천구상의 위치가 일정하지 않고 항성 사이를 복잡하게, 그러나 매우 규칙적으로 움직인다.

수성 금성 등 내행성의 시운동은 항상 태양을 중심에 두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왔다갔다하며, 태양에서 일정한 각도 이상 멀어지지 않는다. 지구에서 보아 행성이 태양과 같은 방향에서 보일 때를 합(合)이라고 하는데, 내행성에 있어서는 태양을 사이에 끼고 일직선상에 있을 때를 외합, 태양과 지구 사이에서 일직선상에 있을 때를 내합이라 한다.

그리고 내행성은 그 궤도상의 어느 점에 있든지 태양에서 일정한 각도 이상 멀어질 수 없는데, 그 중 각도가 최대인 경우를 최대이각(最大離角)이라고 하며 관측자가 있는 지구를 기준으로 태양의 동쪽에 있을 때를 동방최대이각, 서쪽에 있을 때를 서방최대이각이라 한다. 수성과 금성의 최대이각은 각각 28˚, 48˚이다.

또한 내행성은 보이는 위치에 따라 그 겉보기 크기가 달라지며, 차고 이그러짐이 일어난다.

합과 충 사이에서 행성이 태양과 직각인 방향에서 보일 때를 구(矩)라 한다. 합에서 충으로 진행하는 경우의 구를 하구 또는 동구라고 하며, 충에서 합으로 진행하는 경우의 구를 상구 또는 서구라고 한다. 또 행성이 합에서 다시 합으로 또는 충에서 다시 충으로 이동할 때까지의 시간을 화합주기(會合週期)라고 한다.

한편 외행성은 내행성과는 달리 지구를 사이에 두고 태양의 정반대에 있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것을 충(衝)이라고 한다. 충에 있을 때의 외행성은 해가 질 무렵 동쪽에서 뜨고 밤중에 남중한다.

그러나 외행성의 시운동은 태양의 반대편에 나타나가도 하며 모두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다가 한때는 되돌아서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고, 얼마 후에는 다시 동쪽으로 가기도 한다.

행성의 태양과 같은 방향의 시운동을 순행(順行, prograde motion)이라 하고, 뒷걸음치는 것과 같은 반대방향의 운동을 역행(逆行)이라 한다. 또 순행에서 역행으로 넘어갈 때와 다시 순행으로 돌아올 때에 잠시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이것은 유(留)라고 한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태양을 중심으로 운동하고 있는 지구 위에서 행성들을 관측하고 있기 때문에, 행성은 각각 제 궤도 위를 움직이고 있으나, 움직이고 있는 지구상에서 보면 행성의 시운동은 이렇듯 매우 복잡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행성의 관측을 위하여 천구상을 매우 복잡하게, 그러나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행성의 운동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알아보았다. 다음달에는 각 행성들에 대한 자료와 본격적인 관측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표)태양계 각 행성의 물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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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이강순 자료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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