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심장은 하루에 10만회 이상 쉬지 않고 박동하면서 온몸으로 혈액을 순환시킨다.
석유 난로에 연료가 떨어지면 석유 펌프를 이용하여 석유를 공급할수 있다. 이때 석유 펌프는 펌프 손잡이를 수축 이완시키면서 석유통 안의 석유를 빨아 올려 석유난로로 내보낸다. 우리 몸에 있는 심장도 바로 이 석유 펌프 방식으로 몸에 필요한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다.
정상 성인의 심장 크기는 길이 15㎝, 가장 넓은 곳의 폭이 10㎝정도로 대략 자기의 주먹 크기와 비슷하다.
심장은 혈액이 전신으로 순환할 수 있는 힘을 주는 펌프다. 이 펌프는 쉽게 지쳐버리는 연약한 펌프가 아니고 평생을 통하여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 일하는 강력한 펌프다.
심장이 잠시 휴식을 취한다면
건강한 사람의 심장은 1분에 약 70회 박동한다. 1시간에 4천2백회가 되고 하루에는 무려 10만회 이상을 박동 한다. 70년을 사는 사람은 평생을 통하여 25억회 이상을 잠시도 쉬지않고 박동을 계속해야 한다.
심장 박동을 중지하면 20초가 지나지 않아 의식이 없어진다. 3분 이상 심장이 쉬게 되면 뇌세포에 산소 공급이 중단되어 세포가 파괴되므로 심장 박동이 다시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식물인간 상태 이상 회복되기는 어렵다.
혈액은 자기 몸무게 약 8%에 해당하므로 체중 60㎏인 성인의 경우 약 5ℓ(60x0.08=4.8) 정도가 된다. 좌심실이 한번 박동할 때 약 60~70ℓ의 혈액을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내보낸다. 1분에 약 5ℓ의 혈액을 내보내므로 한시간에 3백ℓ 이상, 하루에 약 8천ℓ 이상의 혈액을 방출하고 있는 셈이다.
심장은 한번 박동할 때마다 꼭같은 양의 혈액을 폐로 보내므로 전체적으로 심장이 하루에 내보내는 혈액의 양은 위에서 계산한 것의 2배로, 하루에 약 1만6천ℓ가 된다. 무게로 환산하면 하루에 약 16t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양의 혈액을 펌프질하고 있는 것이다.
심장의 박동은 자율적이어서 심장을 체외로 적출하여 생리적 식염수에 담가두고 적당한 조치를 하면 박동을 계속한다.
대정맥과 우심방이 만나는 부분에 있는 동방 결절이 박동원이다. 여기서 보낸 전기 신호는 1백㎝/초의 속도로 심방 전체에 퍼진다. 그후 자극이 방실 결절에 모여 히스색으로 가는데, 이때의 속도는 1㎝/초로 떨어 진다. 심방이 완전히 수축을 끝내고 난 뒤 신호는 푸르키네 섬유를 지나게 된다. 푸르키네 섬유에 자극이 오면 심실은 다시 1백㎝/초의 속도로 수축한다.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증폭하여 기록한 그림을 심전도(electrocardiogram;ECG)라 하는데, 이 분석법은 심장 상태의 측정이나 손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진단하는데 이용된다.
심장 근처에 청진기를 대보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이를 심음이라 한다. 심장 1주기 동안에 2종류의 소리가 들리는데 한가지는 긴 소리이면서 저음이고, 다른 것은 짧은 소리로 앞의 소리보다 고음이다. 전자가 제1심음으로 판막이 닫힐 때 일어나며 심실 수축의 시작을 의미한다. 제2심음은 심실 확장기 초기에 들린다. 심음은 판막의 운동과 깊은 연관성이 있으므로 이 소리들은 심장 판막에 일어나는 병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발가락의 혈압은?
대동맥 및 동맥에 있어서의 혈압은 심박 주기마다 1백20mmHg(심실 수축시 혈압)와, 70mmHg(심실 이완시 혈압)를 오르내리고 있으며 이것을 1백20mmHg/70mmHg라고 기록한다. 수축기압과 이완기압의 차를 맥압이라고 하며 사람에서는 40~50mmHg가 정상이다. 혈압은 보통 위팔의 동맥에서 측정하며, 건강인의 최고 혈압은 (나이+90)mmHg, 최저 혈압은 나이에 관계없이 70~80mmHg가 표준이다.
대동맥의 혈압은 고등동물에서는 몸이 큰 종류일수록 혈압이 높다. 하등 동물은 폐쇄 혈관계가 아니고 개방 혈관계를 가지므로 혈압이 높지 않다.
혈관의 위치가 심장보다 위든가 아래에 있는 경우에는 중력에 의해 혈압의 차이가 난다. 서있을 때 심장 높이에서의 평균 동맥 혈압이 1백mmHg라면, 심장 보다 50㎝ 위에 있는 머리 부분의 혈압은 (100-0.77x50)=62mmHg가 되며, 심장에서 1백5㎝ 밑에 있는 발 부분의 동맥 평균 혈압은 (100+0.77x105=)1백80mmHg가 된다(0.77mmHg=혈액의 비중/수은의 비중x10mm).
혈액이 동물의 몸속을 순환하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생각한 사람은 하비(영국, 1578~1657) 였다. 그는 실험을 통해서 사람은 심장이 1회 뛰는 데 3.9g의 피가 흘러나오고, 30분간에 3.9kg의 피가 심장으로부터 내보내진다는 사실을 밝히고, 이처럼 많은 양의 피가 흘러나오기 위해서는 혈액이 몸 속을 순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1628). 그 후 말피기는 개구리의 허파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동맥과 정맥은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가는 혈관(모세혈관)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비의 생각이 옳았음이 증명 된 것이다(1661년).
혈관길이 지구 두바퀴반
혈관에는 심장에서 혈액이 나가는 혈관인 동맥,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관인 정맥, 그리고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는 모세혈관이 있다. 온몸에 있는 혈관망의 총길이는 적혈구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모세혈관을 합쳐서 약 10㎞ 정도 된다. 지구 두 바퀴 반에 해당하는 길이다.
활동 중일 때는 골격근과 심장의 혈액 공급이 증가 한다. 피부에 혈액 공급량이 증가하는 것은 근육에서 생성된 체온을 발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뇌에 공급되는 혈액량은 격렬한 운동시에도 일정하다. 운동 중에 유통하는 혈액의 양이 증가하는 이유는 맥박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 심장에서 한번 박동으로 방출하는 혈액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심장을 위협하는 병들
■ 심장 판막증
심장 안에 있는 판막(이첨판 삼첨판 반월판)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다. 심장판막증에는, 판막이 파괴돼 혈액이 반대방향으로 흐르는 폐쇄부전증과 판막이 비좁아 혈액이 심장안을 원활히 흐르지 못하는 협착증이 있다.
심장 판막에 이상이 생기면 호흡곤란 등 여러가지 증상이 나타나고, 결국 심근 기능이 극도로 저하하거나 다른 합병증이 발생해 사망하게 된다. 원인은 선천성인 경우도 있으나 후천적으로 류마치열을 앓은 후 후유증으로 발병할 수 있다. 인공 판막을 대신 넣어 주는 수술이 가장 흔히 이용되는 치료법이다.
■ 고혈압성 심장 질환
고혈압 환자의 수축기 혈압이 1백60~2백mmHg 이상 올라가 있다는 것은, 심장이 수축할 때 필요 이상으로 높은 압력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므로 심장이 너무 큰 부담을 안게 된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심근 기능이 저하된다. 아울러 동맥들도 높은 압력을 이겨내지 못해 동맥 경화증이 생기는 등 여러가지 질병이 생긴다.
■ 관상 동맥 질환
심장 근육 자체에 혈액을 보내는 혈관이 관상동맥 이다.
① 협심증 : 관상 동맥에 동맥 경화증이 발생하여 흐르는 혈액량이 감소되어 심장에 산소 공급이 줄어들면 협심증에 걸린다. 평소에는 아무 증상도 없다가 언덕을 올라가거나 빠른 속도로 걸어가면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점점 심해지면 평상시에도 통증이 온다.
② 심근 경색증(심장마비) :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혀 버려 그 동맥을 통해 혈액을 공급받던 심근이 파괴 된다. 이를 급성 심근 경색증이라 부른다. 협심증에 비해 통증도 훨씬 심하고 갑자기 사망하는 수도 있다.
어떻게 치료하나
■ 관상동맥 질환 치료법/풍선 치료법
관상동맥이 비좁아진 경우, 작은 풍선이 달린 관을 동맥을 통해 심장에까지 넣은 후 작은 풍선을 관상동맥 안에 밀어 넣고 혈관이 좁아진 부위에 맞추어 풍선을 높은 압력으로 확장시킨다. 풍선이 커지면서 혈관을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 심장 이식 수술
심근이 심하게 손상된 심근 병변증의 경우, 심장 기능의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 심장 이식을 위해서는 살아있는 심장을 필요로 하는데, 심장 제공자가 완전히 숨을 거둔 뒤 24시간 내에만 기증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이 경우 뇌사(뇌가 완전히 파손되어 소생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자의 장기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증된 장기를 보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적출된 심장은 40℃의 링거액에 넣고 조직 배양액 RPM1640 (각종 아미노산 비타민 당 염 등을 섞은 용액으로 pH를 인체와 같게한 것)과 여러가지 항생제를 주입한다. 24시간마다 배양액과 항생제를 갈아주다가 72시간이 경과한 뒤 -1백86℃의 질소 냉동고에 보관하여 장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이식 수술을 한다. 이때 이식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항면역제를 사용한다.
기계 심장을 가진 사나이
바니 클라크와 월리엄 슈뢰더. 이들은 둘다 인공 심장을 지닌 채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은 사람이다. 클라크는 심근 병변증으로 고통을 받다가 1982년 인간으로서는 최초로 인공 심장을 가슴에 부착하며 세상을 들썩이게 하다가 1백12일만에 숨진 사람이다.
두번째로 인공 심장을 장착한 사람은 슈뢰더다. 슈뢰더의 심장은 거의 기능을 잃었기 때문에 이식 수술을 받지 않으면 1주일을 넘기기 어려운 상태였으나, 인공 심장을 가슴에 장착하고 생명을 연장했다. 슈뢰더는 알루미늄과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자비크 7호(인공심장)를 정착하고 6백20일을 살다가 복합적 신체 기능 악화로 인해 사망했다.
이들의 생명은 길게 지속되지는 못했지만 인공장기 시대의 획을 긋는 일에 크게 기여하고 숨을 거두었던 것이다.
인공 심장을 이식하는 것보다 심장 이식을 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기는 하나 심장 제공자가 적시에 나타날 확률이 적고 이식 거부 반응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인공 심장의 개발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