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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워드프로세서 어떤 것이 좋을까

기능별 장단점 철저비교

어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시중에는 20여종의 한글 워드프로세서가 나와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용도와 시스템의 성능에 알맞는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한글 사임당 워드 보석글 팔란티어 등 각 워드프로세서들을 기능별로 비교 분석해보았다.

인간은 글을 쓰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래 꾸준히 입력수단을 개선해 왔다. 연필은 샤프연필로, 깃털펜은 만년필 볼펜 등으로 바꾸어 왔다. 얼마 전부터 이런 모든 수단을 대신해 타자기 전동타자기 등이 사용되기 시작했고 요즘은 워드프로세서라는 색다른 수단이 사용되고 있다.

워드프로세서는 기존의 입력수단이 '입력'기능에 치우쳐 있는 것과는 달리 문서의 관리나 보관, 변경 등 부가기능이 돋보여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사용층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글을 잘 쓰려면 워드프로세서의 선택은 무척 중요하다. 소프트웨어는 지속적으로 제품에 관한 지원, 사용자에 관한 지원을 받아야 하는 특수성을 지닌 상품이므로 '모두 비슷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하면 후회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은 수준에 따라 서서히 세 분야로 구분되는 듯하다.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워드프로세서, 전문 고급 사용자들을 위한 고기능 워드프로세서와 윈도용 워드프로세서가 그것이다.

이 세가지는 각자 고유의 영역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경쟁이 된다는 점에서 독특한 양상을 보여준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외국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아서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윈도'의 보급과 함께 윈도용 고기능 워드프로세서의 사용자가 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제는 외국제품도 경쟁상대로 고려의 대상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한글 처리방식에 따라 외부한글에 의존하는 텍스트모드와 자체한글을 사용하는 그래픽모드의 워드프로세서로 나누기도 하며 운영환경에 따라 도스용과 윈도용으로 나누기도 한다.

얼마전에 '한국소프트웨어개발협의회'가 전문조사기관에 의뢰, 분석한 결과중에는 (표1)과 같은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한글 1.5판과 2.0판의 사용자가 가장 많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워드를 한글화한 한글워드의 사용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편 행정전산망용 하나 워드프로세서와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워드프로세서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보석글(삼보컴퓨터)은 10% 수준에 머물렀다. 이외에 더러 사용되는 워드프로세서로는 사임당과 마이글벗이 4%, 워드퍼팩이 3%, 한글 2000워드가 0.8%, 백상 2.0이 0.5%로 나타났다.

원래 통계란 모집단이 얼마나 신뢰도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위 자료를 그대로 아무 여과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겠지만 이 조사는 나름대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이 통계가 작성된 이후로 도스용워드프로세서로는 사임당 2.0판, 하나워드 '큰글'이 발표됐었으며 윈도용 워드프로세서로는 훈민정음, 보석글 프로, 지필묵 등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많이 쓰이는 워드프로세서들을 각각의 주요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특징 및 장단점을 살펴본다.
 

(표1) 한글 워드프로세서 사용현황


[1] 메뉴와 단축키 -복합메뉴방식에 친근감 느껴

워드프로세서에서 사용되는 메뉴는 크게 한글 사임당 등에서 사용되는 풀다운(pull down)방식, 하나워드와 팔란티어에서 사용되는 메뉴나열방식,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에서 찾아볼 수 있는 풀다운 메뉴와 아이콘(icon)의 복합방식 등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워드프로세서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메뉴가 어떤 형태인가에 구애받지 않고 단축키와 각종 특수기능키를 사용해 쉽게 작업을 마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초보자의 경우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의 복합메뉴 방식을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져 있다.

워드프로세서의 메뉴는 워드프로세서에서 제공하는 각종 기능을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것으로 이들 세가지 형태의 메뉴에서 세부항목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부 메뉴의 경우에는 기본 메뉴에 상관없이 화면 가운데 박스가 나타나는 팝업(pop up)이나 메뉴속에 메뉴가 나타나는 다중메뉴로 통일되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

요즘 사용되는 워드프로세서들은 대부분이 풀다운 메뉴를 지향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각종 단축키도 제공하고 있다. 단축키란 시프트(Shift) 알트(Alt) 컨트롤(Ctrl)키와 다른 자모의 조합을 통해 기능을 선택하는 것을 말하며 워드프로세서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워드스타의 단축키에 기초하고 있다.
 

(화면1) 한글 2.0판 풀다운 메뉴


최근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는 사임당 2.0판은 이와는 조금 다른 형태의, 보다 한국적인 단축키를 제공하고 있다. 이름하여 '연상키'라는 것으로 이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얼핏 보면 연상키와 기존의 단축키의 차이점은 영어와 한글의 차이처럼 볼 수도 있지만 새로 배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문서파일을 편집화면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서류철 혹은 파일메뉴를 열고 불러오기 열기를 선택해야 한다. 이럴 경우 일반적인 단축키는 알트키나 컨트롤키를 누른 상태에서 파일(file)의 F, 오픈(open)의 O를 누르는 순서로 작업을 진행한다. 즉 단축키가 'Alt(또는 Ctrl)+F, O'의 형태가 된다. 하지만 사임당 2.0의 연상키는 알트키나 컨트롤키를 누른 상태에서 파일의 'ㅍ'자음(영문자 V)이 찍힌 키를 누른 후 열기의 'O'(영문자 D)를 누르는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존의 키에 익숙한 사람들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초보자들은 몇번만 익히면 메뉴 대신 연상키를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임당은 도스용 워드프로세서이면서도 윈도용 워드프로세서들에서나 볼 수 있는 아이콘을 지원하고 마우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첫 작품인 만큼 다소 불편한 점도 없지 않지만 이 역시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워드프로세서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다.

사임당 2.0판이나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의 경우 키보드의 단축키를 사용하지 않고 아이콘으로 대신할 수도 있는데 마우스를 사용하여 단축키와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마우스 사용에 능숙한 사람은 단축키가 필요없다고 말하겠지만 사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다 보면 키보드에서 입력을 하다가 손을 떼고 마우스로 옮긴 후 다시 키보드로 돌아오는 동작이 익숙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윈도의 경우에도 여전히 단축키는 필요하다.
 

(화면 2) 사임당 2.0판의 화면

 

한글은 1.5판과 2.0판 모두 메뉴 바(bar)를 감추거나 나타낼 수 있는데 이는 화면 사용의 폭을 넓혀준다는 의미에서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한글 방식이 가장 유용하다고 하겠다. 또한 문서편집 중에 인쇄기종이나 인쇄방법 용지크기 여백주기 등을 바꿀 수 있는 메뉴가 지원되고 각종 선택사항을 지정할 수 있는 점은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하나 보석글 팔란티어 등의 워드 프로세서 보다 앞서는 점이다.

백상 워드프로세서의 경우 자형이나 문서가 설치된 경로까지 바꿀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과연 이 기능이 꼭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질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사용자를 위한 선택 폭을 다양하게 했다는 점에서 높이 사고 싶다.

외국의 워드프로세서들은 점차 기능이 늘어가면서 사용자가 메뉴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예컨대 'LONG MENU' 'SHORT MENU' 등의 형태로 메뉴를 지원하여 고급사용자는 각종 모든 명령이 메뉴에 나타나는 긴 메뉴를 사용하고 일반 사용자는 단순한 메뉴를 사용하는 체제를 채택하기도 한다. 모두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점이다.

[2] 입력문자 - 특수기호 외국어 표현이 다양해야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는 문서들은 한글만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한자 영어 일어 등을 두루 다루게 마련이다. 또한 자판에 인쇄된 단순한 기호뿐 아니라 □ ■ ◎ ♂ ♀ 등의 특수기호도 사용해야 할 때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외부한글, 즉 한글카드나 한글 도스를 사용해야 하는 하나 팔란티어 등의 워드프로세서는 아무래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글이나 사임당 등 위지위그 워드프로세서들이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손으로 표현 가능한 문자들은 그대로 컴퓨터로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전 한글코드에 관한 규격이 바뀌면서 현재의 완성형 코드에 조합형 한글코드가 표준으로 채택되었지만 텍스트(문자) 모드 워드프로세서의 대부분은 제한된 형태의 입력기능만을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점에서 본다면 한글 윈도에서 작동하는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의 경우도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한글 윈도가 완성형 한글코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고어나 특수기호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한글의 경우에는 한글 2벌식/3벌식, 한글 고어, 한글 3벌식 2, 한글 로마자, 영문 드보락, 영문 쿼티, 그리스(헬라)문자, 러시아 문자, 히브리, 전각 영문자, 전각기호, 전각도형, 원문자, 괄호문자, 도형1, 수학1, 수학2, 한글 풀어쓰기 등 다양한 문자를 편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문 자판을 일부 변형한 영국 프랑스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캐나다 라틴 에스페란토 I. P. A 등의 자판도 지원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문자입력에는 최적인 워드프로세서다.

[3] 문단 - 용지와 연계된 문단개념 등장

워드프로세서는 사용자가 입력하는 도중에 엔터키를 누르는 경우 문단을 나눈다. 문단은 다른 말로 단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직접 엔터키를 누르지 않고도 화면의 오른쪽끝에 글자가 다다르면 자동으로 다음 줄로 내용이 넘어가 줄바꿈이 생기는 것을 '소프트 리턴'이라고 부르며 사용자가 문단을 구분하기 위해 엔터키를 누른 것을 '하드리턴'이라고 부른다.

하드리턴이나 소프트리턴 등의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가면서 문단 개념을 익히는 이유는 대부분의 워드프로세서들이 글자모양이나 편집명령을 문단 단위로 적용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임의로 엔터키를 눌러 문단구분을 한다면 나중에 글자모양을 바꾸거나 문단형태를 바꾸는 경우 하나씩 다 변경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소프트리턴에 의해 줄바꿈을 하고 문단구분을 한다면 한 문단의 정렬방식이나 글자모양을 바꾼다고 하더라도 편집대상으로 설정한 부분만이 바뀌게 될 뿐 나머지 문단은 기존의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한글은 문단 단위로 모든 것을 처리하지만 글자모양에 관한 정보는 별도로 저장하기 때문에 문단의 일부 글자크기 변경이 능하다. 그러나 사임당 2.0판의 경우에는 문단 전체를 대상으로 잡기 때문에 문단 내의 일부 글자의 자간이나 장평만을 변경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다 보면 이미 작성된 문서의 크기를 변경하거나 여백주기를 변경하는 일도 잦아진다. 외국에서는 이를 감안하여 용지크기와 문단의 크기를 연계하여 처리하는 방식이 기본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워드퍼펙의 경우 상황선에 현재 용지 규격은 어떤 것이며 위에서 몇인치 위치에 입력하고 있다는 내용을 나타내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사임당 한글 등 고기능 워드프로세서들이 2.0판을 내면서 용지와 연계한 문단개념을 채택하고 있으며 한글 1.5판까지는 왼쪽끝에서 출발하여 오른쪽 끝을 지정하는 방식이 사용되기도 했다.

문단 단위의 워드프로세서는 일반적인 에디터와 워드프로세서와의 구분을 지어주는 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줄단위로 문서를 처리하는 워드프로세서도 많다.

예를 들어 하나워드와 보석글Ⅱ, 사임당 1.Ⅹ 판의 경우 입력되는 내용이 저절로 줄바꿈되기는 하지만 앞의 단어를 삭제하더라도 뒷줄의 내용이 딸려 올라가지 않는 라인 단위 처리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한동안 문제거리가 되기도 했다. 요즘 사용되는 워드프로세서들은 거의 모두가 문단 개념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문단개념을 익히는 것이 좋겠다.

[4] 인쇄 - 이음줄 윤곽선 자형이 일반화

아무리 입력기능이 뛰어난 워드프로세서라 하더라도 인쇄되지 않는다면 화면에만 나타나는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인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인쇄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다보면 과연 내 프린터에서 인쇄가 될 것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며 인쇄의 질은 어떨지 궁금하게 마련이다.

윈도가 출현하면서 그동안 문제가 되어 왔던 프린터 문제는 조금씩이나마 해결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도트 매트릭스 프린터의 경우 엡슨 LQ모드와 호환이 되는 제품을, 레이저의 경우에는 휴렛팩커드의 HP모드와 호환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완전히 동일한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며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조금씩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이로 인해 어떤 프린터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인쇄질이 차이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윈도가 등장하면서부터는 적어도 윈도용 워드프로세서들은 인쇄에 관한 부분을 윈도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비꾸었기 때문에 도스용 워드프로세서 보다는 인쇄 문제가 수월하게 해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글 1.5판과 사임당 1.5판의 경우에는 사용 프린터에 따라 각기 다른 제품을 사용해야 했지만, 2.0판으로 기능향상(up grade)되면서부터는 윈도와 같은 프린터 디바이스(devise) 방법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자신의 프린터에 맞는 프린터 드라이버만 지원된다면 별 물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이제까지의 항목에서는 자체 한글 입출력부분을 지니고 있는 사임당 한글 등의 워드프로세서와 윈도용 워드프로세서가 장점을 지닌 것처럼 서술이 되었지만 인쇄속도로 항목을 제한하여 살펴본다면 단연 하나 팔란티어 등의 텍스트 모드 워드프로세서가 빠르다.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 한글이나 사임당 등의 워드프로세서는 그림을 인쇄하는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인쇄를 하기 때문에 인쇄속도가 상당히 늦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나 팔란티어 등의 워드프로세서와 궁합이 잘 맞는 프린터(즉 KS완성형 규격을 잘 지원하는 프린터)를 사용한다면 인쇄되는 시간을 기다리며 허송세월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인쇄와 관련해 요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윤곽선자형(out line font)에 관해 살펴보자.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워드프로세서라고 하면 디스켓 한두장에 들어가는 작은 분량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하드디스크가 꼭 필요하며 그것도 10~20MB의 분량이 필요할 정도로 기억장치를 많이 차지한다. 이렇게 부피가 커진 이유의 90%는 좀더 글자를 이쁘게 인쇄하기 위한 것이다.

(그림 1)에서 윗줄의 글자는 일반적인 워드프로세서의 글자로 확대를 하는 경우 동그라미가 거칠게 나타난다. 하지만 아랫줄의 글자는 동그라미도 깔끔하게 나올 뿐 더러 모든 글자가 깨끗한 모습을 하는데 이는 모두 윤곽선 자형의 덕택이다.
 

(그림1)비트맵폰트(위)와 윤곽선폰트(아래)

 

윤곽선 자형이란 몇가지 큰 글자에 관한 정보를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다가 조금씩 가감해서 깔끔하게 인쇄하는 방법으로 이를 위해서 하드디스크의 많은 공간이 필요하게 된다. 국내 워드프로세서로서 최초로 한글 윈도 환경에서 지원되기 시작한 윤곽선 자형은 한글 2.0 판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글 윈도에서는 명조 고딕의 두 자형이, 한글의 경우에는 신명조 중고딕 견명조 견고딕 궁서 등의 자형이 사용되고 있는데 윤곽선 자형은 컴퓨터에서 나오는 글자는 거칠게 마련이라는 일반의 인식을 여지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좀더 깨끗하고 수려한 문서에 관한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지만 이러한 윤곽선 자형이 포함된 워드프로세서는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하드디스크의 용량도 많이 필요할 뿐더러 적어도 메모리가 넉넉한 386급 이상의 기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보다 못한 기계에서 이런 워드프로세서들을 작동하려 한다면 다소 속도의 저하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윤곽선 자형에도 조합형과 완성형이 있다. 한글 윈도나 한글에서 사용되는 윤곽선 자형은 이미 만들어진 한글과 영문 글자에 해당하는 문자만이 깨끗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조합형 윤곽선 자형을 사용하는 사임당 2.0판의 경우에는 모든 문자를 깨끗하게 나타낼 수 있다.

[5] 위지위그 - 화면 그대로를 출력한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다 보면 위지위그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게 된다. '보는대로 얻는다' '화면에 보이는대로 인쇄하는 기능이다' 등으로 풀이되는 위지위그의 기능은 단순히 인쇄될 상태를 화면에 보여주는 기능으로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사용자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혹시 아직도 위지위그가 무엇인지 들어보지 못한 사용자를 위해 위지위그의 개념을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위지위그란 WYSIWYG(What You See Is What You Get)의 약자다. 위지위그 화면을 사용하면 실제 인쇄될 모습을 그대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동안 한글 1.5판은 위지위그를 자랑하는 워드프로세서로 알려졌지만 이 위지위그 기능은 글자에 국한된 내용이었으며 실제로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었다. 텍스트(문자) 모드의 워드프로세서들은 거의 대부분 위지위그가 지원되지 않는다.

한글 1.5판의 경우 글자확대나 각종 속성 변화만이 화면에 나타나는 형태로 중간 정도의 위지위그에 해당되며 한글 2.0 판은 머리말 꼬리말 각주 등이 화면에서 직접 확인되는 것은 물론 페이지 여백을 화면상에서 직접 확인하면서 입력과 편집을 처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화면에서 각종 그림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으며 화면 자체의 크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위지위그라고 다 같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임당 역시 2.0판부터 이와 유사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인 아미프로의 경우는 조금 색다른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즉 레이아웃(layout) 모드, 드래프트(draft) 모드, 아웃라인 모드의 세가지 화면모드를 두어 위지위그를 지원하는 동시에 입력의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 레이아웃 모드란 모든 위지위그 기능을 다 활용하는 것이며 드래프트 모드의 경우에는 이런 위지위그 기능의 대부분을 포기하고 입력속도에 중점을 둔 것이라고 하겠다. 아웃라인 모드의 경우에는 워드프로세서의 아웃라인 기능을 사용하여 글의 골격을 잡은 경우 이를 활용하여 제목만을 나열하는 것으로 전체적인 윤곽을 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

[6] 특수기능 - 맞춤법 검사기능이 보강

요즘은 워드프로세서가 그래프를 작성하고 데이터 관리도 해주며 주소록을 관리하는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일머지 기능 등 각종 특수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일반화된 추세다. 하지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부가기능은 고사하고 큰 분량의 문서도 편집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때문에 다른 종류의 응용 프로그램, 예를 들어 로터스 1-2-3나 디베이스 등을 활용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렇지만 사임당이나 한글 워드 등에 들어 있는 그래픽 에디터는 워드프로세서에 포함된 부분이기는 하지만 아쉬운 대로 사용할 만한 성능을 나타내고 있으며 사임당의 매력으로 1.x판 시절부터 일찌감치 자리잡아온 그래프 작성기능은 이미 외국의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에서는 상용프로그램 못지 않은 강한 성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기능이다.

어떤 종류의 워드프로세서이건 간단한 정수계산을 할 수 있는 계산기와 만년달력 메일머지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각 프로그램의 특징에 따라 각종 부가기능들도 제공되고 있다.

사임당의 경우 적당히 숫자를 배열한 후 그래프 명령을 내리면 몇가지 정리된 형태의 그래프를 문서중에 삽입시켜 준다. 아직까지는 완성된 그래프를 편집하는 기능이 없으므로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업무용으로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 기능은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한글 워드는 다른 종류의 윈도용 프로그램과 자료를 공유, 결합시킬 수 있는 동적자료교환기능(Dynamic Data Exchange)이나 개체연결 및 공유(Object Linking & Embedding)기능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즉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인 엑셀에서 만든 도표를 한글 워드에 삽입하는 경우 필요에 따라서는 엑셀의 원래 자료값을 바꾸고 한글 워드의 문서에 삽입된 그래프도 바꿀 수 있도록 기능을 지원한다.

윈도의 여러 장점중 단연 돋보이는 장점인 OLE, DDE기능은 아직까지 국내의 다른 윈도용 워드프로세서에서는 그리 널리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다음 개정판에서는 반드시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 환경을 사용하며 다른 종류의 윈도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윈도용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도 이 두 기능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의 경우에는 메일머지와 함께 상용구 매크로 찾기바꾸기 기능이 돋보인다. 원래 한글을 만든 사람들이 대학생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한글이 찾기/바꾸기 기능 등으로 긴 글을 편집할 때 돋보이는 까닭을 짐작할 것이다.

다른 워드프로세서들이 영문 대소문자를 구분하고 현재 전체 등의 제한을 가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글은 특수한 글자속성을 지닌 문자만을 찾을 수 있으며 글자를 바꾸는 경우 토시까지 알아서 바꾸어 주는 고급기능이 제공된다. 예를 들어 '겨레'를 '민족'으로 바꾸는 경우 '겨레가, 겨레를' 등의 조사는 '민족이, 민족을' 등으로 바꾸어 주므로 한국적인 상황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글 2.0판 전문용에서는 수식편집기와 맞춤법 검사기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 역시 한글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식편집기란 이전의 한글 1.5판에서 글자를 그림처럼 조합하는 방법이 아니라 'X over Y' 같이 입력하면 'X/Y'로 나타내 수식을 편하게 입력해주는 기능으로 이공계 학생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맞춤법 검사기의 경우 맞춤법에 자신이 없는 일반인들에게 맞춤법 검사를 통해 복합명사 띄기, 보조용언 띄기, 띄어쓰기 검사, 이/히 검사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사자가 틀리기 쉬운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한글 워드의 경우 영문 맞춤법 검사기(스펠러)를 지원하고 있는데 아마도 양 워드프로세서 모두 각각 영문과 한글 맞춤법 검사기를 보강할 것으로 생각된다.

워드프로세서의 장점은 한번 입력한 내용을 이리저리 옮길 수 있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문장선택(Text Selection)기능이 사용된다. 흔히 블럭이라고 불리는 문장선택 기능은 모든 워드프로세서에서 지원되고 있다. 윈도용 워드프로세서나 사임당에서는 마우스를 사용하여 블럭 설정을 할 수 있게 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편집기능을 통해 문장의 일부를 선택하도록 한 후 글자모양을 바꾸거나 문단모양을 변경할 수 있는데 블럭 설정을 하는 경우 위지위그 워드프로세서 한글 사임당의 경우에는 블럭으로 설정되는 부분이 역상으로 바뀌면서 현재 블럭이 설정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한편 팔란티어 같은 워드프로세서들은 블럭 설정이라는 상태만을 나타낼 뿐 실제 블럭이 설정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데, 이는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는 불편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화면6) 한글 2.0판의 맟춤법 검사화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워드프로세서들은 숫적으로는 많지만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제품은 몇가지 되지 않는다. (표1)에서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글 1.5판과 2.0판, 사임당, 하나, 한글워드, 보석글 등이 명맥을 유지하는 제품으로 아직까지는 외국의 고급 워드프로세서들에 비해 여러 면에서 부족하지만 그리 많은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용자라면 사용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몇가지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첫번째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하지만 무턱대고 자신의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할 제품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어떤 것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를 잘 모를수록, 워드프로세서가 어떤 일을 하는 소프트웨어인지 인식이 부족할수록 "뭐 대충 큰 글자 몇개 쓰고, 그림 한두개 들어가고 신문에서 보는 것처럼 다단편집 가능하고…" 등과 같이 DTP(탁상출판) 차원의 소프트웨어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이다. 자신이 사용하려는 기능이 무엇인지를 확인한 후 선택해야 후회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력을 기울여 체계적인 글쓰기를 하자는 것이다. 좋은 붓과 그림물감을 가졌다고 해서 바로 뛰어난 화가가 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워드프로세서 사용법을 잘 익혀 체계적인 글쓰기를 해야 부담없이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멍하니 모니터만을 바라보면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만을 기다리는 처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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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곽동수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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