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포커스 줌 내장플래시 등의 기능이 뒷받침되어 아마추어도 전문가 수준의 작품사진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도 어언 1백년이 넘어서도 있지만 아직도 카메라는 그다지 쉽게 다룰 수 없는 기계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결혼식 졸업식 등 크고 작은 일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게 되지만 실상 카메라를 대하고 보면 섣불리 알고 있는 지식이 얼마나 하잘것 없는 것인가를 절감하게 된다.
사진은 순간을 포착, 사실을 기록할 뿐 아니라 상상력을 유발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비디오의 열풍 속에서도 그와는 별도의 영역을 지닌 채 취미생활과 상업광고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 사진은 카메라라는 기기를 이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진술의 발전은 산업 및 과학의 발전과 맞물려 있다.
초창기 사진 촬영은 꽤 번거로운 작업이었고 카메라의 크기도 매우 크고 무거워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35㎜ 카메라가 주종을 이루는 시대가 됐고 카메라 크기 또한 콤팩트하며 작동방법도 쉬워졌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아마추어용 카메라는 대부분 콤팩트형 카메라로 모든 기능이 자동으로 되어 있어 사용하는 사람이 셔터만 누르면 초점거리와 노출이 자동으로 설정되므로 정확하고 깨끗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자동카메라라고 해도 피사체의 상태와 주변 상황에 따라 사용자가 기능선택을 얼마나 올바르게 하느냐에 따라 사진 상태는 현저하게 달라진다. 가장 많이 쓰이는 35㎜ 콤팩트 카메라를 이용할 때 어떻게 해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자.
오토 포커스 카메라의 등장
처음에 나온 35㎜ 콤팩트 카메라는 전문가가 사용하는 35㎜ 카메라의 복잡한 조작법을 단순화시켜 누구든지 파인더를 보고 피사체를 결정한 후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즉 카메라와 피사체와의 거리를 3, 4단계로 설정하여 사용자가 파인더에 들어오는 인물이나 풍경 등을 카메라 파인더 안에 그려진 그림에 맞추면 카메라 렌즈는 그만큼의 거리까지만 초점이 맞게 되는 방식을 사용했다(물론 노출은 고정식이거나 노출계에 의해 자동으로 맞게 됨).
하지만 이런 방식은 요즘의 기능에 비하면 원시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날이 흐리거나 역광 등의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소형 플래시가 내장된 카메라가 나왔지만 사진의 선명도는 크게 발전하지 못했다. 깨끗한 사진을 간편하게 얻겠다는 욕구는 마침내 오토포커스 기능을 비롯한 다양한 기능들을 탄생시켰다.
이 기능들은 일반 수동 카메라로 촬영을 할 경우 복잡한 계산이나 데이터를 얻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카메라 스스로가 맡아 정확한 촬영을 가능하게 한다. 카메라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공통적으로 오토 포커스 렌즈, 노출 자동, 자동 플래시내장(기능선택가능), 필름장전과 되감기 자동, 노출 보정 장치, 셀프 타이머, 필름감도 자동설정(DX code) 등의 기능을 갖는다. 이 외에 메이커 마다 한두가지씩 특징적인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일본에서 제작되는 카메라는 캐논 올림푸스 팬탁스 니콘 미놀타 등 5대 메이커 제품이 주종을 이루는데, 캐논은 기능이 간편한 것이 특징이며, 올림푸스는 디자인이 뛰어나고 렌즈의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팬탁스는 모터 드라이브 기능과 셀프타이머에 의한 2회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니콘이나 미놀타는 35㎜ 콤팩트 카메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기능은 다 가지고 있다.
메이커들은 기능 뿐 아니라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어떤 모델은 렌즈의 고급화나 줌 배율의 확대로 카메라 크기가 커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줌기능과 내장플래시 갖춰
35㎜ 콤팩트 카메라의 문제는 해상력과 불완전한 조건 속에서도 수동으로 맞출 때보다 더 정확한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해상력은 필름과도 연관이 있으나 근본적으로 렌즈의 해상력이 떨어지면 좋은 화질을 얻기 어렵다. 또 초점을 자동으로 맞게 하는 것은 오토 포커스 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전문가용 오토 포커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35㎜ 콤팩트 카메라에서의 오토 포커스는 파인더 안에서 볼 때 좌우로 움직이는 피사체는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카메라 쪽으로 전진해 오는 피사체의 초점은 그 속도가 조금만 빨라도 감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전문가용은 이미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어두운 곳이나 피사체가 요철이 없는 평면이면 초점의 기능이 상실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최초로 콤팩트 카메라에 적외선 감지장치가 달린 카메라가 나왔다. 이 적외선 감지장치는 카메라의 셔터를 가볍게 누르면 평상시에는 오토 포커스 기능이 사용되다가 피사체의 상태나 주변 환경이 오토 포커스가 감지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자동으로 적외선이 방출되어 피사체에 반사되는 거리를 측정하여 찍히게 설계한 것이다. 그리고 렌즈의 해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렌즈의 구경을 크게 했다.
카메라 자체에 플래시를 내장한 것은 가장 새롭게 변한 기능이다. 초창기 콤팩트 카메라는 사용자가 수동으로 플래시를 ON상태에 놓고 사용했지만 요즘 새로 나온 카메라는 노출이 부족할 경우 자동으로 상황에 알맞는 노출로 플래시가 발광을 한다. 이는 한 필름에서 여러번 계속 플래시를 발광해 다중촬영도 가능하게 했다. 또한 적목(赤目)현상 (플래시로 촬영을 할 경우 눈동자가 빨갛게 변하는 현상)을 없애기 위해 셔터를 누르면 촬영되기 1, 2초 전에 동공이 적응할 수 있게 약한 플래시 빛을 5~7회 정도 발광해줘 적목현상없이 촬영가능하게 한다.
35㎜ 콤팩트 카메라에서 현저하게 달라진 기능은 줌 기능이다. 이는 촬영자가 위치를 이동하지 않고도 화각을 넓게 또는 좁게 하여 좀더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줌기능 역시 초창기 35㎜ 콤팩트 카메라에서는 단초점 렌즈인 35㎜나 28㎜를 고정시켜 사용했으나 이후 여러가지 배율의 줌 렌즈를 사용하게 됐다. 줌 렌즈의 배율은 35㎜를 기준으로 70㎜ 1백5㎜ 1백35㎜ 등이 있는데, 35~70㎜는 두 배로 확대, 35~1백5㎜는 세 배, 35~1백35㎜는 네 배로 확대되어 인물의 얼굴만을 클로즈업 한다든가 먼 거리에 있는 풍경을 가까이 끌어당겨 안정된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종류의 모델이 나와 있지는 않지만 35~1백 80㎜와 같이 다섯 배 확대가 되는 카메라도 있다.
카메라의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다른 기기도 마찬가지지만 기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사용법을 제대로 숙달하는 것 뿐이다. 그래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 구조는 앞으로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계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단지 버튼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편의주의에 빠질 염려가 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자신에 맞는 카메라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 사진으로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