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는 자연이 낳은 아름다운 경치의 나라다. 오랜 세월동안 남태평양에서 외딴 섬으로 생성돼 왔기 때문에 자연지리학적으로 여러가지 특이하고 재미난 현상이 많은 곳이다.
뉴질랜드는 남도와 북도의 두개의 큰 섬과 그 부속 도서들로 구성돼 있다. 영토는 남위 33º에서 53º까지 펼쳐져 있어 우리나라에서 북극까지의 거리보다 뉴질랜드에서 남극까지의 거리가 좀더 가까운 남반구 고위도에 위치하고 있다. 경도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약간 더 동쪽(3시간 시차)에 위치한 동경 1백62º에서 1백73º에 걸쳐 있다. 면적은 약 27만㎢로서 우리나라의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좀더 크고 영국이나 필리핀과 비슷하다.
1억 수천만년 전 바다에서 솟은 나라
기후는 주로 서안해양성 기후로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과 타스만해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대체로 온화하다. 북섬의 북부는 아열대 기후이며 한국과 같은 무더운 여름과 혹독한 겨울이 없고 연중 기온의 변화가 적어서 한국처럼 뚜렷한 사계절이 없다. 그러나 내륙의 높은 산악지대나 남섬의 남단에는 겨울에 눈이 오고 춥다.
뉴질랜드가 언제 섬으로 바다 위에 나타나게 됐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르지만 대개 1억6천만년에서 1억2천만년 전 융기작용에 의해 바다 속으로부터 솟아 나왔다고 본다. 이러한 섬이 처음에는 곤드와나(Gondwanaland)라고 하는 원초 대륙에 남미대륙 아프리카대륙 남극대륙 인도 및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붙어 있었으나 다른 대륙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뉴질랜드 또한 남극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로부터 점차적으로 떨어져 나와 지금의 위치에 자리잡은 것으로 본다.
뉴질랜드가 남태평양의 외토리로 고립된 후 1억년이 넘도록 오랜 세월동안 외부와 별 내왕이 없었으므로 그곳에 살아온 동식물은 독자적으로 진화돼 왔다. 그래서 현재 뉴질랜드가 원산인 동식물에는 원초 대륙 곤드와나에서 유래된 것이 있고, 이미 다른 대륙에서는 다 소멸된 옛 지질시대의 동식물들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동식물의 형태가 다른 나라에 비해 특색이 있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먼저 식물을 보면, 뉴질랜드 토종 나무는 모두 상록수이기 때문에 가을이면 낙엽이 지는 활엽수가 없다. 현재 뉴질랜드 곳곳에 산재해 있는 모든 활엽수는 유럽인이 이민올때 들여온 것들이다. 특이한 식물로는 나무 고사리(Ponga), 카우리(Kauri)라는 거목, 크리스마스 때 빨간 꽃이 활짝 피어 뉴질랜드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불리는 포후투카와(pohutukawa)라는 큰 나무 등이 있다.
토종 동물 또한 특이한 것이 많다. 뉴질랜드에는 맹수가 하나도 없고, 젖먹이 동물로는 오직 박쥐 종류가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뱀도 없다. 그래서 날개가 퇴화돼 날지 못하는 새들이 판을 치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색다른 곳이었다. 날지 못하는 새로는 지금 멸종됐지만 모아(Moa)라고 하는 높이 3m나 되는 큰 새가 살았고, 뉴질랜드의 상징인 아름다운 키위(kiwi)라고 하는 새는 지금도 살아 있어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 그 외에 날지 못하는 새는 웨카(weka)와 푸케코(pukeko)가 있고 이밖에도 여러가지 희귀조가 살고 있다. 많은 경우 이러한 토종새들은 새로 이민 온 사람들이 들여온 외지 동물(짐승 및 새)들의 침입을 받고 생존 경쟁에서 패배해 거의 멸종의 위기에 있는 것이 많다.
뉴질랜드는 태평양 지각판(Pacific plate)과 인도-호주 지각판(Indian-Australian plate)이 접촉하고 있는 태평양 지각충돌대에 위치해 지각운동이 지금도 왕성하다. 남부 알프스 지역을 포함한 북섬의 일부는 지진의 발생 빈도가 일본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와 비교될 정도이고 지금도 융기작용이 매우 활발하다. 이곳에는 좋은 온천이 많아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으며 지열을 이용한 발전(geothermal power generation)도 하고 있다. 남반구의 뉴질랜드와 북반구의 일본 열도는 서로 지형 지질면에서 상당히 닮았기 때문에 자주 비교되곤 한다.
지형학자들이 죽기 전에 보아야 할 땅
비교적 새로운 섬인 뉴질랜드는 여러가지 다양한 지형이 존재해 지형학의 보물창고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영국의 한 지형학자는 지형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뉴질랜드를 보기 전에 죽지 말라고 충고할 정도로 재미있는 지형들이 많다. 남섬의 남부 알프스 산에는 현재 빙하가 3백60개 정도 있는데, 그중 가장 큰 타스만 빙하(Tasman Glacier)는 그 길이가 29㎞나 된다. 따라서 이곳 산의 생김새는 빙식지형이 많아 장관을 이루고 있고 남섬의 남서부에 발달된 피요르드 지형(빙하에 파여서된 만)의 깊고 아름다운 계곡의 경치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군데군데 석회암 지대에 생긴 카르스트지형에는 아름다운 석회암 동굴들이 여럿 있다.
이러한 뉴질랜드에 처음 살기 시작한 사람들은 마오리족인데, 이 사람들은 타히티섬이나 쿡섬에서 이주해온 것으로 보이는 폴리네시아인에 속한다. 이 사람들은 도자기조차 사용하지 않았고 남태평양 제도에 널리 퍼져 있는 돼지조차 기르지 않았던 아주 단순하고 미개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었는데도 열대지방으로부터 이곳 온대지방으로 이주해 와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 살았다.
마오리족들은 뉴질랜드를 아오테아로아(Aotearoa), 즉 '길고 하얀 구름의 나라'라고 불렀는데, 이 이름은 마오리족의 선조들이 열대지방에 있는 태평양의 섬들로부터 뉴질랜드로 항해해 내려오는 과정에서 붙인 이름같다. 마오리족의 신화에 의하면 북섬은 자기들의 선조이자 영웅인 마우이(Maui)에 의해 바다 속 깊이로부터 낚시로 낚아 올린 거대한 물고기가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오리어로 북섬을 '테 이카 마우이'(Te Ika Maui)라고 하는데, 이 말은 '마우이의 고기'라는 뜻이다.
이러한 뉴질랜드를 서양사람으로서는 네덜란드의 아벨 타스만(Abel Tasman)이 1642년에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 땅을 처음에는 스타텐란트라고 이름을 지었으나, 그뒤 네덜란드의 지리학자가 '질란드'라고 하는 네덜란드의 한 지역을 본따서 뉴질랜드라고 이름지었다. 그 뒤 영국의 제임스 쿡(James cook)선장이 1769년부터 몇 차례에 걸쳐 뉴질랜드의 해안선을 상세히 측량했고 뒤이어 곧 고래잡이 어부들이 와서 주로 남섬해안에 일시 거주하기 시작했다.
그 뒤는 무역상들이 들락거리기 시작했고 곧이어 선교사들이 와서 자리잡았다. 1840년 2월 6일 영국과 마오리족 추장들 간에 와이탕이(waitangi)에서 맺어진 정식 협정을 통해 뉴질랜드는 영국의 식민지로, 원주민인 마오리족은 대영제국의 국민이 되었는데, 그들은 이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보호받는다는 보장을 영국정부로부터 받았다.
영국 이주민에 의해 낙농국가로 발전
그 뒤 이민회사에 의해 영국 이주민들(주로 농민)이 이곳에 정착, 목축업을 크게 일으키며 영국의 식량 보급창으로 발전하게 됐다. 초기 이민자들이 목초지를 개발하면서 경사진 땅을 선호하자 평지는 비탈진 땅을 쓰고 난 다음에 쓰일 정도였다. 평지는 주로 습지여서 물을 빼낸 다음에야 사용할 수 있었다. 낙농업의 중심지인 북섬의 중앙 평지에 위치한 와이카토(waikato)평원이 그 좋은 예다.
초기 이주민들은 영국으로부터 6개월이나 걸리는 먼 항해를 거쳐 낯선 남반구의 뉴질랜드로 오게됐고, 그래서 이 새로운 땅을 고향 영국과 같이 개간하려고 했다. 그들은 많은 동식물들을 주로 영국으로부터 들여왔는데, 어떤 동식물들은 자기들의 향수병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것들은 목초 소나무 소 양과 같이 농업 또는 임업에 유익한 것들로서 이들을 들여와 성공한 예도 많다.
그러나 금작화(Gorse) 나무딸기(Blackberry) 토끼 및 포솜(Possom·오소리의 일종)과 같이 유용하리라고 생각해 들여왔는데, 영국 또는 다른 원산지보다 뉴질랜드의 생육환경이 월등히 좋아 너무 빨리 자라고 번식해 지금 뉴질랜드 농업 생태계에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많다. 한 예를 든다면 금작화는 원래 영국(특히 스코틀랜드)에서 목장 울타리로 심었던 것인데, 뉴질랜드에 이식해 울타리나무로 심었을 때 그 생육조건이 너무 좋아 목초지에도 마구 퍼져 목초를 버리게 됐다. 그래서 뉴질랜드 정부와 농부들은 많은 경비를 들여 금작화 제거에 힘쓰고 있으나 그 일이 쉽지 않다.
산토끼는 영국 사람들이 향수병을 달래거나 사냥을 위한 동물로 또는 고기로 먹기 위해 초기 이주민들에 의해 들여왔던 것으로 짐작이 간다.
이 토끼들은 이상적인 환경에서 아주 빨리 번식돼 이미 1870년 이후 남섬의 산록에 위치한 목양지대를 황폐화시키기 시작했다. 이 토끼들이 양먹이 풀을 다 먹어치우고 토양 유실을 유발하는 등 그 피해가 심하게 됐고, 어떤 농장은 황폐화돼 망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정부와 농부들은 방어울타리, 독약 등으로 산토끼들을 제거해 한때는 상당한 효과도 보았고, 토끼털을 수출하기까지 했으나 토끼는 이제 뉴질랜드 목축업자에게 극히 해로운 동물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정부와 농부들은 토끼 제거를 위해 독약에 절인 당근을 공중 살포하는데 많은 돈을 들이고 있는데도 토끼의 숫자는 조절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예기치도, 원치도 않았던 생태계의 재난이 있었지만 뉴질랜드는 유럽계(주로 영국계) 이주민에 의해 아름답고 생활수준이 높은 목장의 나라로 발전돼 왔다. 주로 소와 양을 많이 길러서 낙농제품 양털 쇠고기 양고기가 주요 수출품이다. 특히 양의 수는 우리나라 남북한 인구를 합한 것과 비슷한 6천7백만 마리(1985년 통계)나 되는데, 이는 뉴질랜드 인구 1인당 약 20마리씩이나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뉴질랜드에는 약 3백40만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데, 주로 영국계 백인(85%)과 원주민인 마오리족(12%)의 후예들이다. 인구는 대체로 도시에 몰려 있고 특히 오클랜드시 지역에는 약 1백만이 밀집해 살고 있다. 뉴질랜드는 조용하며 전원적이고, 평화로운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