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도 짧은 여름에는 꽃이 핀다. 이때는 황량한 벌판이 아니다. 연두색 풀밭에 하얀 꽃, 노란 꽃, 새빨간 꽃이 만발하면 아름답기 그지없다.
북극에 대한 정의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7월 평균기온 10℃를 기준으로 한 수목의 북방 생장 한계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실용적이다. 여기에는 북위 70°내외의 북쪽 유라시아-북아메리카 대륙과 북위 60°정도의 북쪽 캐나다 동부지역 및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가 포함되며, 총면적은 2천5백~3천만㎢정도다. 수목 생장선의 남쪽인 타이가에는 침엽수가 생장하나 이북인 툰드라에서는 나무가 생장할 수 있는 기간이 너무 짧고 또 추워서 나무를 찾아 볼 수 없다. 한마디로 북극지방은 북위 90°, 지리적 북극점을 중심으로 하는 거대한 바다와 주변의 황량한 유라시아 및 북아메리카 대륙의 북쪽 지방과 대서양의 북쪽지방이다.
북극은 위도가 높고, 지면이 황량하고, 바다의 영향으로 인해 기후가 특이하다. 북극에서는 태양의 고도가 낮아 태양 에너지의 입사량이 현저히 적으며, 그나마 밤이 계속되면 없어진다. 설혹 태양의 고도가 약간 높아지고 낮이 계속되더라도 태양에너지는 눈과 얼음의 표면에서 반사되고 구름층에서 반사되기 때문에 소량만이 지면에 입사하게 된다. 따라서 북극의 기온은 낮으며 6개월이상 눈과 얼음에 덮여 있다.
남극보다 덜 추워
남쪽지방에서는 가장 추운 3개월의 평균기온이 -29℃이하이며, 북쪽에서는 -34℃정도다. 북빙양의 일부와 육지에서는 -51°~-57℃까지 떨어진다.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의 기온이 가장 낮으며, 남쪽에서는 1월, 북쪽에서는 2월의 기온이 가장 낮다. 추운 6개월간의 평균기온은 -18℃이하가 된다.
반면 5월 하순~6월 초순에는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 눈이 녹기 시작하며 7월 초순에는 눈이 많이 없어진다. 여름은 시원하며 대개 7℃이하이나 가끔 18~21℃까지 올라간다. 이때에는 습도가 높아져 구름과 안개가 많이 낀다(북극은 남극과는 달리 대륙으로 둘러싸인 바다로 남극보다 덜 춥다).
북쪽에서는 8월말에 겨울이 시작되며, 세계에서 가장 큰 군도인 캐나다 북쪽 북극 군도(면적 1백30만㎢) 일대에서는 9월 중순에 겨울이 시작된다. 이때 하늘은 맑아 눈이 오게 된다. 북극 군도 일대의 연간 강수량은 75~1백75mm 정도이며, 반면 배핀만-데이비스 해협-북대서양은 예외적으로 강수량이 많다.
북극권인 북위 66°33'보다 북쪽으로 가면 하루 24시간이 낮이거나 밤인 날이 생기며 북극점에서는 하지를 중심으로 춘분부터 추분까지 6개월은 낮이 계속되고 이후에는 밤이 계속된다. 밤이 계속될 때에는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지지 않아서 소위 어둡지 않은 백야가 생긴다. 태양이 얼음으로 된 지평선 아래로 내려갈 때와 솟아오를 때의 여명은 대단히 아름답고 신비하다.
짧은 여름에 만물이 소생
북극 군도에는 비교적 소수의 동·식물이 있으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생존하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있다. 식물의 분포는 여름기후, 토양과 바위의 종류에 따라 좌우된다. 예를 들면, 유관속 식물은 7월 평균기온이 6℃인 지역에서는 1백5~1백15종, 4.3℃인 지역에서는 70종, 3.6℃인 지역에서는 48종이 있으며, 1.9℃가 되면 단 2종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스칸디나비아반도 북쪽 스피츠버겐 섬은 멕시코만류의 영향으로 많은 종류의 비교적 따뜻한 지방에 생장하는 식물들이 있다.
북극의 생물, 특히 식물은 겨울에는 눈과 얼음에 덮여 있으나 5월 하순~6월 초순 눈이 녹기 시작하면서 생장과 활동을 시작한다. 꽃피는 식물들은 짧고 시원한 여름동안에 최대로 성장하고 빨리 꽃을 피워 열매를 맺어야 한다. 사초, 골풀, 키 작은 자작나무, 버들 등이 남쪽에 생장한다. 괭이밥, 범꼬리, 미나리아재비, 겨자과 식물, 범의귀, 양지꽃 등의 고사리류 및 속새류와 민들레, 선태류, 지의류, 조류(단세포 식물), 곰팡이와 버섯류 등이 생장한다.
이렇게 많은 식물들이 빨리 크고 활짝 꽃을 피울 때에는 풀밭이 꽃밭처럼 대단히 아름다워 황량한 북극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연두색풀밭에 하얀 꽃, 노란 꽃, 새빨간 꽃이 만발하면 그야말로 아름답다. 반면 이들 식물들은 추위가 심하고 지면이 눈에 덮이면 생장이 정지된다.
동물들도 많아
얼어붙은 지면이 녹으면서 식물이 생장하면 이것을 뜯어먹는 사는 동물들이 나타난다. 북극토끼, 순록과 사향소가 북극의 대표적인 초식동물이다. 이들 초식동물이 나타나면 또 이들을 잡아먹는 흰담비, 북극여우와 북극곰 및 북극늑대 등 육식동물이 출현한다. 북극늑대의 일종인 알래스카늑대는 회식에 키가 상당히 큰 늘씬한 체구에 다리와 털이 튼튼해 무섭게 보인다. 이들은 떼를 지어 다니면서 초식동물을 공격하거나 자기보다 작은 육식동물을 잡아 먹는다.
북극곰은 동면을 하지 않으며 주로 바다표범을 잡아먹는다. 큰 것은 키가 3m정도에 몸무게가 6백~7백kg 또는 그 이상 나간다. 북극곰은 바다표범이 얼음에 뚫어 놓은 숨구멍 앞에 기다리고 앉아 있다가 바다표범이 숨을 쉬러 코를 내밀면 앞발로 쳐서 잡거나 얼음 위에서 쉬고 있는 바다표범을 공격한다. 북극여우는 북극늑대나 북극곰을 따라다니며 이들이 먹다 남긴 부스러기를 먹어 치운다.
새들도 대개 북극의 여름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버들뇌조 눈올빼미 갈가마귀 등도 겨울에도 이곳에 남는다. 반면 빨간목아비 거위 오리 갈매기류 멥새와 북극제비갈매기 등은 겨울이 되기 전에 북극군도를 떠나간다. 머리가 까맣고 부리와 발이 주황색이며 몸이 엷은 회색인 북극제비갈매기는 북극에서 남극까지 왕복해 4만km이상을 비행한다(남극에 사는 비슷하게 생긴 남극제비갈매기는 남극지방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북극에는 새가 대단히 적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그 숫자가 불어나는데, 서식밀도는 1제곱마일당 적은 곳은 9.6마리, 많은 곳은 5백44마리에 이른다. 그러나 온대지방과 숲과 늪지역의 1천~1만1천7백85마리에 비하면 대단히 적다.
모기 나방이 파리 땅벌 등 작은 곤충들이 이 새들의 주요한 먹이가 된다. 땅속과 식물 생장지역에는 진드기와 벌레가 있으며 거미 등 원시절족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들 동물은 다년생이며 눈에 덮이면 성장이 정지된다. 북극에는 개구리나 두꺼비 등 양서류는 없으며 뱀이나 거북 등 파충류도 없다.
북빙양의 생물들
북빙양의 북극점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바다다. 북빙양은 5대양 가운데 면적이 제일 작은 1천2백26만㎢이며 인도양의 1/6에 해당하나 지중해보다 5배 크다(북빙양을 보통 북극해라고 하나, 5대양의 하나이고 남극의 바다를 남빙양이라고 부르는 것을 생각하면, 북빙양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북빙양은 얼음때문에 햇볕이 덜 투과되어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산량이 다른 대양의 1/10정도로 적다. 동물성 플랑크톤에 관한 지식은 단편적이다. 그러나 동물성 플랑크톤의 크기는 보다 따뜻한 바다에 사는 것보다 더 크다. 이는 찬물 속에서 느리게 성숙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북빙양의 중심부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동물성 플랑크톤이 적어 이들을 먹고 사는 물고기도 적다. 그러나 태평양-대서양의 따뜻한 물이 북극의 찬물과 섞이는 곳에는 물고기가 대단히 많다. 가장 주요한 어종이 북극연어와 북극대구다.
북빙양과 그 연안의 포유류로는 고래류와 해표류 및 북극곰과 북극여우 등이 있다. 고래류에는 수염고래와 이빨고래가 많다. 보리고래 혹등고래 대왕고래 등이 있으며 말향고래 범고래 돌고래 일각고래가 있다. 길이가 7~8m인 일각고래는 돌고래의 일종으로 길이 5m 정도의 뿔로 유명하다.
해표류는 물개와 해표와 월러스가 있다. 물개는 남쪽에만 나타나며 해표류는 병해표 수염해표 하프해표 등 5종이 나타난다. 월러스는 길이 60~80cm의 커다란 이빨 두개가 특징이며 이 이빨로 조개와 다른 저서동물을 캐어 먹으며 북극지방에서만 살고 있다. 고래와 해표는 에스키모에게는 주요한 식품과 용품이 되고 있다. 북극곰과 북극여우는 북빙양이 얼 때에는 해안에서 상당히 떨어진 해빙에서도 목격된다.
얼어붙은 북빙양
북빙양의 해빙은 두께가 1.5~2.1m가 되나 눈이 녹기 시작한 한참후에는 깨진다. 7월 하순 남쪽의 북극 군도 일대에서는 해빙이 많이 없어져 8~9월에는 항해가 가능하나, 북아메리카의 북서쪽 수로는 항해하기 어렵다. 북빙양에는 두께 3~4m의 해빙이 상당히 많고 눈이 몇년간 계속해서 쌓이면 더욱 두꺼워져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이 그 위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북빙양의 해빙은 바다에서 만들어지므로 북극곰과 함께 북극탐험에 가장 무서운 장애물의 하나가 되고 있다. 해빙 틈으로 빠지면 거의 틀림없이 바다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북빙양의 빙산은 바다가 얼거나 주위의 육지에서 흘러내리던 물이 얼어 남극의 탁상형 빙산과는 달리 뾰족하거나 불규칙적인 첨탑형 내지 산악형 빙산이 대부분이다.
북극지방의 육상빙은 그린란드가 대표한다. 육상빙의 넓이는 2백10만㎦, 최대 두께는 3천5백m다. 그린란드의 빙원이나 북빙양의 해빙위에서는 얼음환경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는 현상, 즉 크레바스 시야상실 폭설풍 등의 현상이 있다. 얼음이 갈라진 틈으로 빠질 위험이 있으며 흐린 날에는 시야를 상실해 거리나 지형을 구별할 수 없다. 심한 바람에 눈이 날려 불과 몇m 앞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북극의 원주민들
그 외에도 빙원-얼음-맑은 대기-흐린 하늘-태양 등이 연출하는 대자연의 신비를 종종 관찰할 수 있다. 20세기 들어서 인구가 많아지고 산업활동이 증가하면서 생긴 온난화현상은 북극에서도 관찰된다. 그린란드 서부지역의 기온은 1920년부터 1940년까지 3~4℃ 상승했다. 최근에는 오존층이 얇아져 생긴 오존 구멍도 북극지방에서 관측됐다.
북극지방의 원주민은 미국쪽의 에스키모, 유라시아쪽의 랩 야쿠트퉁구스 라무트 코미 만시 등의 인종으로 나눌 수 있다. 에스키모는 알래스카에서 베링해협을 건너 아시아의 동쪽지역까지 걸쳐 생활한다. 랩인은 북유럽의 북쪽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의 생활수단은 주로 수렵이며 약간의 순록유목이나, 에스키모의 생활은 최근 백인의 영향으로 변하고 있다.
북빙양 주변의 지질은 고기순상지로 선캠브리아기의 변성암과 화강암으로 되어 있으며 고생대층이 이를 덮고 있다. 여기서 인회석 석탄 구리 납 천연가스 석유 금 등의 지하자원이 발견, 개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