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는 태어난지 3년된 콜리종(種) 개다. 프랑스의 피레네시 서부에 사는 집 잘지키로 소문난 이 암캐는 1989년 말(생후 8개월 무렵)에 자동차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그 개의 뒷다리는 완전히 마비됐고 모두들 즉사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고 여겼다.
레시의 주인은 곧 피에르-에티엔 퓌지에라는 수의사를 찾아갔는데 여기서 레시는 기적적으로 소생했다. 심하게 다쳤던 사지가 멀쩡해졌을 뿐 아니라 활기도 찾게 되었다. 레시 전에도 이같은 효험을 본 개들이 있었다. 7년생 독일 셰퍼드를 비롯해 품종과 나이가 제각각인 4마리의 개들이 생명을 구한 것.
효험의 비결은 신비한 물에 있었다. 피레네지방이 온천지로 개발되기 시작한 1857년부터 명성을 얻어온 '살리 드 베아른'의 물이 외상입은 개들을 낫게 한 것이다. 이 물에는 염화나트륨성분이 녹아 있으므로 (거의 포화상태로) 소금물로 간주할 수도 있는데 동물의 질환 뿐 아니라 인간의 병에도 탁효를 보인다고 한다. 특히 골절 류머티즘 부인과 동상 환자들에게 분명한 치료효과를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평상시 수온이 약 27℃인 이 물의 첫 수혜동물은 말이었다.
퓌지에박사는 현재 이 신비의 물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직경이 3~6m인 욕조를 만들어놓고 여기에 물을 담은 뒤 근육자극 장치 초음파발생장치 파동발생장치 등을 따로 장착, 치료효과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는 것.
이 온수치료법의 실제 치유율은 50% 정도다. 그러나 이곳을 찾은 사람들중 대다수가 효험을 봤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동물에게는 80%의 치유율을 보인다고 한다.
퓌지에박사는 이곳에 보행이 불편하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동물을 위한 전문 진료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개 등이 수의사의 진료를 받고 욕조에 들어가 온수요법을 마친 뒤에는 4백50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