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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원주민 이동역사 복원해 유전자로 민족의 기원 밝힌다

미토콘드리아 DNA로 추적해본 바로는 아메리카 대륙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3만년 전이다.
 

아메리카인디언들의 조상은 몇갈래일까?
 

미토콘트리아 DNA로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로부터 유래했음을 밝힌 생물학자들은 이제 그 방법을 원용해 각 민족들의 기원까지 밝힐 수 있다는 자신감에 들떠있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연례 AAAS(미국 응용과학회) 회의에서 에모리대학의 더글러스 월레스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이용해 미국 원주민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은 미국 인디언의 원주민들이 빙하기에 베링해를 건너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해 왔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이들은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언어가 다양한 이유는 이주해온 종족이 다수였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스탠퍼드대학의 언어학자인 조셉 그린버그같은 이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선조는 단지 세갈래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에스키모와 알류 그리고 나딘 등 주로 북쪽에 사는 인디언을 형성한 것이 비교적 최근에 이동해온 두 갈래이고 그보다 더 전에 이동해온 한 갈래는 아메리카 대륙 전역에 흩어져 산 아메린드 족의 선조라는 것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1천여개에 가까운 언어를 갖게 된 것은 아메린드의 선조가 쓰던 말이 문화적으로 분화된 것일 뿐이라는 게 그린버그의 해석이었다.

이제 월레스는 자신의 미토콘드리아 DNA법으로 그린버그가 주장한 것보다는 아메리카인디언의 형성사가 더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연구한 바로는 에스키모 알류와 나딘족은 그린버그가 주장한대로 7천5백년전 쯤 이동해온 각기 다른 선조들의 후예인 것이 맞지만 아메린드의 경우는 하나의 선조가 아니라 두 부류의 선조로부터 발달해 왔다는 것이다.

월레스가 아메린드족으로부터 수집한 미토콘드리아DNA 중 한 종류는 기원이 3만년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다른 하나는 그보다 훨씬 후인 1만년 전까지 밖에 소급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아메린드인디언이 시기를 달리해 이동해온 두 선조로부터 발달해 왔음을 시사한다"는 것이 월레스의 말.

월레스의 연구결과를 가장 반기는 사람들은 고고학자들이다. 이들은 아메리카대륙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이 최소한 3만년전이라고 꾸준하게 주장해왔지만 이렇다할 유물이 없어 자신들 주장의 신뢰도를 높일 수 없었다. 월레스는 이에 대해 아메린드의 후기 선조인 1만여년전에 이동한 사람들이 비로소 문화의 꽃을 피우기 시작해 오늘날 발견되는 유물들이 그 시기에 집중되는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사람이 아닌 동물의 미토콘드리아DNA를 연구해서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를 구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조지아주립대학의 존 어비스는 보우핀(bowfin)0|라는 담수어의 미토콘드리아DNA를 추적해 뜻밖의 결과를 얻었다. 그가 연구한 바로는 대륙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에 사는 보우핀이 예상 외로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족보상의 일치성은 보우핀에서 끝나지 않았다. 10여종의 다른 어류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연구의 범위를 새와 게 조개 거북 등으로 확대해 멕시코만과 대서양연안의 생물들을 비교 조사한 결과 각 생물들은 플로리다의 케이프케네베랄을 기점으로 대서양형과 멕시코만형의 두 형태로 지역적인 분화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당초 이 연구를 시작한 어비스는 이 결과를 두고 "아메리카 인디언의 민족적인 분화를 가져온 변화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즉 현재의 아메리카 대륙이 빙하기에는 연결 돼있어 대륙의 선조들이 남쪽까지 이동했다가 간빙기가 되면서 그곳에 고립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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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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