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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전공학의 새로운 총아로 각광

식물 염색체

다배체 게놈을 보유하고 게놈의 크기도 다양한 식품의 염색체는 유전공학적으로 여러가지로 처리해 볼 여지가 많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는 세포이고 세포는 끊임없는 자기분열을 통해 생명을 이어나가며 그 유전형질을 전달한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국민학교 혹은 중학교의 생물실험기간에 양파의 세포분열, 특히 세포의 핵 내에서 염색체가 분열하는 모습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염색체란 세포분열시 유전물질인 DNA와 단백질들이 고도로 조직화돼, 광학적으로도 잘 관찰되도록 염색된 것을 말한다. 이것이 세포분열의 간기(間期)에는 풀어 헤쳐진 실타래처럼 존재 하는데 이를 우리는 염색질이라 부른다. 염색질을 전자현미경으로 좀 더 자세히 관찰해 보면 염주알을 꿰어놓은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염주알처럼 보이는 구성단위를 뉴클레오좀이라 하는데 이것은 DNA와 히스톤단백질들로 구성돼 있다. 히스톤단백질은 염기성을 띠며 그 기능은 DNA와 결합해 조직화된 구조, 즉 염색체를 이루는 일이다. 이밖에도 염색체에는 여러가지 단백질들이 결합돼 있어서 유전자의 복제 및 발현에 작용한다.

생물체는 각각 일정한 염색체 수를 갖고 있다. 그 반수체를 게놈(genome)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 생물체를 특징짓는 데 필요한 모든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다. 지구상에 서식하고 있는 1백50만 생물종(種) 가운데 약50만종에 이르는 수가 식물계에 속한다. 식물은 동물과는 아주 다른 형태, 생리 및 대사를 보여준다. 식물의 염색체도 동물과는 다른 구조적 특성들을 지닌다.

첫째 식물의 게놈은 그 크기가 매우 다양하다. 아기장대 (Arabidopsis)처럼 게놈 크기가(7X${10}^{4}$kb) 인간의 2.5% 밖에 안되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백합처럼 (9X${10}^{7}$kb) 인간의 30배나 되는 식물도 있다. 둘째는 다배체(polyploid)가 발달해 있다는 점이다. 다수의 곡류 야채 또는 과일이 다배체인데 이는 식물의 유전공학적 응용에 매우 유리한 특성이다.

셋째는 DNA의 메틸화(methylation)에 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염색체 내에서의 유전자의 위치는 그 유전자의 활성도와 관계가 깊으며 이와 관련된 조절 메커니즘으로서 많이 연구되고 있는 것이 DNA의 메틸화이다. 동물은 DNA의 염기배열이 시토신구아닌 순으로 된 곳에서만 메틸화가 이뤄지는 반면 식물은 시토신 다음에 어떤 염기가 오더라도 그 다음 염기가 구아닌이면 메틸화가 일어난다. 이렇듯 식물은 동물보다 더 다양하게 메틸화가 일어나며 이를 통한 유전자의 활성 조절 메커니즘이 잘 발달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밖에도 식물의 염색체는 유전자의 복제 및 발현에 필요한 DNA의 1차구조들이 동물과는 다른 염기서열들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벌레에 저항성이 있는 면화(왼쪽)와 일반적인 면화(오른쪽). 벌레저항 면화는 특허를 받아냈다.
 

세가지 지도를 작성하고

지금까지 식물염색체의 신비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은 주로 염색체의 유전학적 특성에 초점을 맞춰왔다. 특히 염색체지도를 중요하게 취급했는데, 멘델의 유전법칙 발표 이후 고전적 유전학자들이 처음으로 유전자지도를 작성했다.

유전자지도란 어떤 유전자가 어떤 염색체 상의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지를 보여주는 지도다. 대개 이것은 하나의 유전자가 두가지 이상의 형질을 나타내는 것을 토대로 작성 된다. 먼저 교잡에 따른 유전자들간의 연관 관계(linkage)를 조사하고 이를 기초삼아 유전자들 사이의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지도를 그리게 된다.

1950년대에 왓슨(Watson)과 크릭(Crick)이 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힌 이후 분자생물학이 급격히 발달함에 따라 실제로 클로닝(cloning)된 DNA 단편을 이용, RFLP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RFLP지도는 분자유전학적인 방법들을 동원, 유전자지도 작성원리와 유사하게 제작된다. 이를테면 유전자지도와 물리적 지도를 연결시키는 중요한 고리가 된다.

세번째로 작성되고 있는 것은 물리적 지도다. 이는 각 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아주 긴 DNA라는 실타래를 연구하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그 순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 지도는 앞으로 염색체상의 전체 DNA 염기서열을 밝히는데 있어서 전초기지로 활용될 것이다.
 

(그림) 미생물의 유전자가 이렇게 담배로 이식된다.
 

각종 신식물의 창출에 도움주고

현재까지 연구된 유전자는 지구상의 생물 종이 갖고 있는 전체 유전자의 단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고 봐야 한다. 개체당 수만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미지의 유전자를 해명하기 위해서 생명과학에 관한한 금세기 최대의 국제적인 계획이라고 일컬어지는 게놈계획 이 이미 개시됐다. 게놈계획이란 궁극적으로 한 생물개체를 결정짓는 전체 유전정보를 밝히기 위한 연구다.

DNA의 염기서열 속에 내장돼 있는 유전 정보가 그 생물의 생리 대사 행동 등 모든 생체반응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어떤 생물체의 전체 유전정보를 해독하는 것은 그 생물체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일이다. 현재 이러한 게놈계획의 대상은 동물에서 인간 쥐 초파리 지렁이 등이다. 미국이 주로 토마토와 옥수수를, 일본이 쌀을, 영국이 아기장대를 연구하고 있다.

필자의 실험실에서도 분자생물학 및 분자유전학적 연구모델로 현재 크게 각광받고 있는 아기장대에 대한 게놈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게놈연구는 현재 물리적 지도의 작성과 cDNA(발현되는 유전자)연구 그리고 제반기술 개발로 이어지는데 이를 통해 식물의 발생 생리 대사 등에 대한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울러 식물분자생물학 연구에도 획기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다. 연구에서 얻어지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식물의 다양한 유전공학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다. 비단 일반적인 작물의 수율증대 및 질적 개선 뿐만 아니라, 2차산물의 약학적 및 공업적 이용, 식물의 발생 및 광합성 메커니즘, 광인식 메커니즘, 중력인식 메커니즘의 이해 등 새로운 지식도 많이 쌓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성과들을 배경삼아 신식물의 창출, 제초제 저항성식물의 개발, 내병성 내한성 내염성작물의 개발, 천연제초 살충살균제의 개발, 공해저항성 식물의 개발 등으로 응용범위를 확대시킬 것이다.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면화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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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남홍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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