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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이고 있는 과학기술용어

일어식표기 많아

과학용어의 정리는 한시가 급한 일이다. 우리말로 된 용어들, 알아듣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용어들이야말로 많은 사람들을 과학에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쉬운 통로이기 때문이다.

과학용어는 과학의 개념을 전달하는데 기본이 되는 요소다. 따라서 이해하기 쉽고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는 용어사용은 개념을 올바르게 받아들이는데에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과학용어는 이런 것과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진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우리나라 근대 과학이 도입 단계에서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는 데서 근본원인을 찾을 수 있고, 용어를 우리말화하는 과정에서 같은 한자 문화권인 일본의 용어를 아무런 문제없이 받아들였다는 점, 또 그것이 학자들을 중심으로 계속 물려내려 왔다는 점에서 이해될 수있다. 그러나 용어의 정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과학정보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가. 이 글에서는 과학의 각 분야별로 잘못쓰이고 있는 용어의 예를 살펴보았다.

화학

물질을 잘 타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겠는가? 물질이 연소하는데 필요한 조건을 이야기해 보자. 알코올 램프의 불을 끄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까닭은 무엇인가? 화재가 났을 때 소방관 아저씨들은 어떻게 불을 끄는가? 그렇게 하면 불이 꺼지는 까닭은 무엇인가?(국교 자연 6-2 pp.80〜81)

한편 고체가 융해하여 액체가 되면 열에너지를 흡수하고, 액체가 응고하여 고체로 되면 열에너지를 방출하는데, 그 열량은 물질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값을 가진다. (중학교 과학 1 금성교과서 p.184)


위의 두 글은 교과서에서 직접 발췌한 것이다. 이를 비교해 보면 국민학교를 졸업한 뒤 불과 몇달 사이에 학생들이 큰 변화를 겪어야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학교 자연에는 그래도 관심을 보이던 학생들이 갑자기 어려운 과학용어가 쏟아지는 중학과학교과서를 만나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왜 갑자기 어려운 과학용어가 쏟아져 나와야 하는가, 과학교과과정에서 가르쳐야 할 부분이 꼭 어려운 과학용어를 포함해야만 가르칠 수 있는 것인가. 여러가지 의문점이 생기지만 여기서는 이러한 과학용어가 제대로 잘 사용되었는지에 관해서만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먼저 이런 과학용어가 교과서에 사용되는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학생들은 과학을 더 딱딱하고 어렵게 생각하게 된다. 국민학교 6학년 자연교과서 중 화학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분자(6-1)와 그리고 산소와 이산화탄소(6-2)에 소개된 과학용어는 '분자 산소 이산화탄소 연소 에너지 발화점' 등이었다. 그러나 중학교 과학 1, B Ⅲ단원 본문에 나오는 과학용어는 고딕체로 소개된 것만 25개 였다 (그 이외의 용어정의가 필요한 것을 합하면 34개). 게다가 화학약품명은 파라디클 로로벤젠외에 21개였다.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이 모두 과학자가 되지 않을 바에는 어려운 과학용어를 가능한 한 줄이고 꼭 필요한 과학용어를 선별해서 학생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위의 교과서 내용을 풀어서 적어보면 "한편 고체가 녹아 액체가 되면 열을 받아 들이고, 액체가 얼어 고체로 되면 열을 내보내는데 그 정도는 물질에 따라 다르다"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둘째 과학용어가 부정확하게 사용됐거나 학생들의 이해를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다.

수증기가 물방울로 되는 현상을 '응결'이라고 하고 응결이 시작되었을 때의 온도를 이슬점이라고 한다(과학 1 금성 p.55).

기체가 액체로 되는 현상을 '액화'라고 한다(같은 책 p.174). 이 두 문장은 같은 개념을 다른 과학용어로 설명하고 있다.

셋째로 교과서에 사용된 과학용어가 일본식 표기법을 따라 그 어원도 모르는채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메스 실린더'나 '메스 플라스크' 등에 사용되고 있는 '메스'는 영어 'matric'을 일본사람들이 'メス(메스)'로 표기한 것 (새로운 과학 분야 상, 동 경서적 p.44)을' 우리말로 발음 그대로 표기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영어의 매스(mass)를 그렇게 표기한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필자가 구할 수 있었던 영어로 된 책 어디에서도 mass cylinder라는 용어는 찾아 볼 수 없었고 그레듀에이티드 실린더(graduated cylinder)로 표기되어 있다. 이것을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눈금 실린더'라는 표현이 좋을 것이다.

넷째로 과학을 배우면 배울수록 과학용어의 혼란은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배우는 내용이 점차 어려워지는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과학용어가 중학교에서 배울 때와 고등학교에서 배울 때 달라지기 때문에 오는 혼란도 적잖이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학교에서는 '분자'를 물질의 성질을 지닌 가장 작은 알갱이로 소개하고 있다 (국교 자연 6-1, p.66). 중학교에서는 돌턴의 원자가설을 강조해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알갱이로 '원자'를 배운 뒤 고등학교에서는 다시 원자 속에 양성자와 중성자가 있다고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과연 물질은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을까하고 더욱 혼란스럽게 생각한다. 학생들의 머리속에서 원자 원소 분자 등의 개념이 혼란을 일으키는 것 이다.

기술

■'퍼센트'(percent)와 '프로'(pro)

백분율(1/100, 기호는 %)과 천분율(1/1,000, 기호는 ‰)의 영어 표기는 각각 퍼센트(percent)와 퍼밀(permill)이다. 이들을 라틴어권(프랑스어 스페인어 및 이탈리아어 등)에서는 프로센토(procento) 및 프로밀(promille)로 표기한다.

'프로'(pro)는 영어의 '퍼(per)'와 대등한 어휘이므로 의역하자면 '마다'(每)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프로'라는 표현만으로는 1/100인지 1/1,000인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외국에서는 프로그램(program) 프로페셔널(professional) 프로덕션 (production) 프로모터(promoter) 등의 축소형으로도 프로를 쓰고 있으니 더더욱 혼란스럽다. 한편 '프로'를 확대 연역한 '프로테이지'(protage)까지 만들어 쓰고 있는데 이것은 '퍼센테이지'(percentage)가 옳은 표현이다.

만일 퍼센트 퍼밀이 외래어라서 마땅하지 않다면 퍼센트는 푼(分), 퍼밀은 이(厘)로 하는 것이 어떨까. 우리는 전래로 1할(割)은 1/10, 1푼(分)은 1/100, 1리(厘)는 1/1,000로 써왔기 때문이다.

■"○○선수의 100미(米)기록은 12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미터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고 각급 학교에서도 길이의 기본 단위를 미터(meter)로 가르쳐 왔기때문에 외래어로서 정착되었다.

일본인들도 'meter'를 'メトール'(메토투) 로 표기하고 있는데 그들 특유의 축소지향적 문화근성을 발휘해 'メトール'대신 '미'(米, 일본어 발음 '베이')로 쓰기도 한다. 'meter'가 '米'로 표음(表音)돼 일본인들이 쓰기는 편리할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에게도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미'와 '미터'가 발음상으로 한음절의 차이에 불과하므로 굳이 '미터'를 '미'(米)로 표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kg'(킬로그램)과 'ℓ'(리터)의 차이

하천의 유하량(discharge) 또는 홍수량의 단위는 단위시간당 흘러내린 물의 부피다. 이것의 실용단위는 '㎥/초'(1초당 입방미터)이다. 그런데 방송보도 등에서 '1초마다 1입방미터'는 음절이 길어 쓰기에 불편하다 보니 물 1㎥의 무게가 약 1천kg 또는 1t이 된다는 계산에서 1㎥/초 대신에 1t/초를 대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물'의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고 부피와 무게단위를 같게 생각하면 과학기술적으로는 엉뚱한 오류가 생겨날 수 있다.

예컨대 홍수가 그 부피로서가 아니라 중량으로서만 피해를 미쳐 온다면 수해방지 대책은 훨씬 수월할 것이다. 비중(어떤 물질의 밀도를 그와 같은 체적의 물의 밀도와 비교한 비)이 13.6인 수은이 홍수가 되어 하천으로 흐른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게 되면 물과 비교하여 같은 무게에서 그 부피는 상대적으로 적어지므로 제방의 높이는 지금보다 낮게 쌓고 오히려 그 무게를 견딜 수 있게끔 하천 바닥의 지지력을 보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팔당댐의 방류량이 3만7천t/초일 때에 한강 인도교 수위가 12m라면 같은 무게의 수은이 홍수를 이룬다고 가정할 때 인도교 수위는 12/13.6, 즉 1m이하가 될 것이다.

한편 이와 관련해 용수량의 단위를 부피 단위로 통일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용수의 범용단위는 '리터'(liter)다. 1ℓ는 1천cc(입방센티미터)인데 이는 10cm×10cm×10cm의 부피 단위이고 우리의 재래식 척관법 단위로 환산하면 약 5홉 5작쯤 된다.

각 가정의 상수도 계량기는 입방미터(㎥) 단위로 물의 사용량을 계량하도록 표기되어 있고 다달이 징수하고 있는 상수도 및 하수도 사용료도 용적의 단위로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도 상수도 시설 계획에서 급수용량 ○○t이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굴삭기'는 '굴착기'로 바로 잡아야

요사이 우리 주변에서 굴삭기라는 건설 중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굴착기'가 바른 표기다. 굴착(掘鑿)이라는 어휘는 '땅을 파냄' '땅을 뚫음' 등의 뜻이다. 그래서 우물을 파는 것은 착정(鑿井)이라고 한다.

한편 일본어에서는 '착'(鑿)자의 대용한자가 '삭'(削)자다. 따라서 '掘鑿'(クツサク夕)과 '掘削'(クツサク), 두 단어의 발음이 똑같다. 일본어에는 한자의 본래의 뜻과는 관계없이 음이나 훈을 빌어서 쓰는 관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그대로 빌려다가 굳이 굴삭기로 써야할 필요는 없다.

생물

생물학 용어에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일본식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용어가 한자어이며 우리말이 있는데도 굳이 한자어를 쓰는 일이 허다하다. 그뿐아니라 영어 발음조차도 일본식으로 발음하여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뜻이 비슷한 용어를 혼용하거나 잘못된 용어사용, 같은 용어를 영어식 발음과 독일식 발음으로 혼용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일본식 한자어의 남용

극피동물 모악동물 사부 도관 결체조직 - 이런 용어들은 일본책에서 한자음을 그대로 베낀 것들이다. 분류와 동식물 조직학, 의학 분야의 용어들은 거의가 다 이런 식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물론 생물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말과 뜻이 연결되지 않아 곤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이런 일본식 한자어를 써서 더 곤란한 경우들도 많다. 예를 들면 '화청소'(안토시안)라든지 '기작'(메커니즘), '실무율'(all or none law) 등의 용어들은 한자를 보아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차라리 영어를 그대로 시용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 일본식 영어발음이 문제가 되는 용어들도 있는데 '림프구'를 '임파구'라고 한다든지 '잰소필(xanthophyll)'을 '크산 토필'로 하는 것들이 그 대표적인 예다.

다음은 좋은 우리말 용어가 있는 데도 굳이 한자어를 쓰는 경우다.

다음 표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말 용어는 말의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반면 한자어는 말 자체가 어렵고 따라서 뜻을 알기란 더욱 어렵다. 그런데도 이번에 개정된 교과서에는 문교부 편수자료(과학용어지침서)에 따라 모든 용어가 한자어로 바뀌었다.


우리말 용어와 한자어
 

■용어의 혼용

용어의 사용에 있어 뜻이 같은 말을 혼용하거나 잘못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좀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장란기/장정기'는 '조란기/조정기'와 같은 말인데 어떤 생물 교과서에는 '고사리는 장란기, 이끼는 조란기' 식으로 서술하고 있어 학생들이 이 두 용어를 다른 것으로 잘못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현미경의 대안렌즈/대물렌즈와 접안렌즈/접물렌즈, 식물의 신장대와 생장부, 림프샘과 림프절 등 같은 용어의 중복사용은 한권의 책 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한가지 용어를 독일식 발음과 영어식 발음으로 혼용하는 경우도 있다(예: 왁찐-백신, 알레르기-앨러지, 비루스-바이러스). 이와 같은 용어의 혼용은 생물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조금은 다른 경우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세균'과 '박테리아'를 별개의 것으로 알고 있는 실정이다.

■잘못된 용어

'냉혈동물/온혈동물'과 같이 잘못된 용어의 사용은 그릇된 개념을 형성할 수도 있다. '냉혈동물'이란 '찬 피가 흐르는 생물'이라는 뜻으로 '온혈동물'이란 '따뜻한 피가 흐르는 생물'이란 뜻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이것은 잘못된 개념이며, '변온동물/항온동물'이란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올바른 개념을 가질 수 있다. 실제 '냉혈동물/온혈동물'과 같은 용어는 학계에서는 이미 사용하지 않는 용어인데 책이나 언론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고분자물질'이란 용어에서 처럼 분명한 의미 차이가 있는 두 용어 'macromolecule'과 'polymer'를 모두 '고분자물질'로 번역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개념 정립에 큰 혼란을 가져온다. 또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용어를 혼용하는 일도 있는데 '성장'과 '생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지구과학

고등학교를 졸업한 일반인에게 매머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가우뚱한다. 그러나 맘모스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아! 그거"하고 금방 알아듣는다.

이 맘모스라는 말은 지구과학과 관련돼 잘못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용어다. 원래는 영어로 mammoth[mǽməθ]라는 말을 혀짧은 일본인들이 맘모스라고 밖에 읽지 못해서 생겨난 말인데 우리도 덩달아 그렇게 따라 읽게된 것이다. 심지어는 필자가 얼마 전에 조사한 어떤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버젓이 이 말이 쓰여 있는 실정이다.

지구과학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과학기술용어 중 가장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의 원래 의미는 '생각하다'라는 뜻이다. 영어의 science도 같은 뜻을 지니고 있는데, 한마디로 과학이란 어떤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좁은 의미로만 사용을 하다보니 어느덧 '과학=자연'이라는 등식이 성립해 버렸고, 이제는 거의 '자연' 자체가 '과학'이 돼버렸다.

그러나 자연과학이란 자연현상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왜'라고 생각하는 학문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반드시 자연과학이라는 말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되나 원래의 과학의 의미는 꼭 알고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두번째로 교과서나 자연과학 잡지를 대할 때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문제는 그 용어 사용의 잘잘못을 떠나서 지나치게 많은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의 예는 지구과학 교과서중 달과 관련된 단원에 나오는 용어를 나열해 본 것이다.

삭망 상현 하현 삭망월 항성월 백도 조석 사리 대조 조금 소조 간조 만조 밀물 썰물 등. 휴-
과연 이렇게 많은 용어를 알아야 할까. 이렇게 많은 용어를 쓰지 않으면 교과서나 과학잡지를 쓰지 못하는 것일까. 과연 이렇게 많은 용어를 배우고 난 뒤 나중에 한번이라도 듣거나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 그러나 학생들은 억지로라도 외워야 한다. 이러한 용어가 각종 시험에 출제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이 중에는 사용하지 않아도 될 많은 용어가 중복돼 나타나곤 한다. 이렇게 중복되는 용어는 하루 빨리 통일을 시켜 하나의 용어로만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자.

이암 ← 셰일(shale).
반사율 ← 알베도(albedo)
속씨식물 ← 피자식물
겉씨식물 ← 나자식물
썰물 ← 간조, 밀물 ← 만조

이와 같이 버젓이 우리나라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외래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복된 용어는 가르치는 사람도 이중으로 힘들고, 배우는 사람들도 두가지를 다 알아야만 하는 이중폐단이 생기므로 반드시 통일된 하나의 용어만 쓰도록 유도돼야 한다.

세번째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지구과학 용어중에도 혼동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별이라는 용어다.

"새벽이나 초저녁에만 아주 밝게 보이는 별은 무엇입니까?"
"금성(샛별)입니다."

퀴즈대회같은 곳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이 경우 질문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별이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만을 가리킨다. 따라서 위의 '별'은 '행성'이라고 고쳐 물어야 옳은 것이다. 밤하늘에서 눈에 잘 띄는 화성도 역시 붉게 보이는 별이 아니라 행성이라고 표현해야만 옳은 것이다.

이와 같은 예를 몇개 더 들어보자.

대기 - 달에는 공기가 없다.(×) → 달에는 대기가 없다.
공기 - 이곳의 공기는 맑다.
이와 같이 공기는 대기의 일부분만을 가리키는 용어다.
토성의 고리 → 토성의 테

고리란 어떤 물건을 끼우거나 걸기 위한 것이고, 테란 어떤 물건의 둘레에 있는 것을 의미하므로 토성의 테라고 하는 것이 맞다. 이것은 교과서에 조차 틀리게 표현돼 있다.

용암과 마그마.
용암이란 마그마가 지표로 흘러 나온 것만을 의미한다. 따라서 '지하깊은 곳에 있는 용암'이라는 식의 표현은 잘못된 것이다.

프톨레마이오스 지구중심설 → 천동설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 → 지동설

실제로 지구도 태양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따라서 천동설 지동설 등으로 불러야 옳은 표현이 된다.

이렇게 잘못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은 그 뜻을 정확하게 알지못하고, 어렴풋이 짐작에 의해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정확한 뜻을 새기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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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서만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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