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7월 핀란드 요엔수 지방에서 관측됐던 개기일식(皆旣日蝕)의 완전한 사진이 공개됐다. 공개된 여섯장의 정지(still)사진은 헬싱키 동쪽 11㎞ 상공에서 항공촬영한 것.
이번 개기일식은 수천명의 관광객과 아마추어천문가 천문학자들이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7월22일 일요일 새벽 4시에 일어났다. 4시2분부터 달이 서서히 태양을 가리기 시작해(제1접촉) 4시52분에는 완벽하게 '집어삼켰다'(제2접촉). 2접촉이 일어나기 10분전에는 하늘에 어둠이 진하게 깔리면서 꽃들은 봉오리를 닫았고 새들은 둥지를 찾아 날아들었다. 동물들은 숨을 죽이고 자연의 거대한 변화를 가장 안전한 곳에서 숨어 지켜보았다. 2접촉 1, 2분 전에는 달 주위에 코로나(태양대기 가장 바깥층)가 선명히 모습을 드러냈고 곧이어 태양 가장자리의 채층(彩層)으로부터 홍염이 태양반지름 5분의 1 높이까지 솟아오르는 것이 관측됐다. 제2접촉기간은 불과 90여초. 이후 서서히 달은 태양에 내몰린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끼어들면서 일어나는 일식현상은 완전히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과 일부분만 가리는 부분일식이 있다. 개기일식은 자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며, 월식과는 달리 관측되는 지역이 한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개기일식도 관찰가능한 본영(本影) 지역은 헬싱키로부터 요엔수에 이르는 지역(길이 4백60㎞)에 한정됐다.
특히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태양의 코로나 채층 홍염 등을 상세히 관측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태양이 지구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1, 2년마다 한번씩 일어나는 개기일식을 관찰하기 위해 부지런히 장소를 옮겨다닌다.
올해 개기일식은 7월11일 중남미 지역에서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개기일식이 관측될 시기는 2035년 9월2일.
한편 천문학자들은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동안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개기일식 중에 태양과 같은 방향에서 오는 빛이 태양의 강력한 중력장 때문에 약간 휘는 것이 관측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측결과는 일반상대성 이론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