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은 빛이 있기 때문에 색을 갖는다.얼마만큼 정확히 색을 측정하고 표시하느냐는 우리가 생산해내는 모든 재화의 질을 결정한다.
하늘과 땅과 바다와 수풀은 그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다. 자연물에서 뿐만 아니라 인공적인 건축물, 가구, 의상을 포함한 공산품에서 색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대에 와서는 영화와 사진, 텔레비전 등에서 컬러를 빼고 생각할 수 없게 되었으며 신문, 잡지와 같은 인쇄물도 점차 컬러화 되는 추세다. 색은 공산품을 고급화 함은 물론이고 우리의 생활주변을 더욱 다양하게 하고 풍부한 정보 전달을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빛이 있을 때에만 발고 어두운 정도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색을 인식할 수 있다.
햇빛이나 전등에서 나오는 빛, 촛불과 반딧불 등 모든 빛은 전자파의 일종이다. 전자파를 파장에 따라 나누어 볼 때 우리눈으로 감지되는 가시광선은 전자파중에서 극히 좁은 부분에 해당하는 파장영역(0.38㎛~0.78㎛, 1㎛는 1/1000mm)의 전자파를 말한다.
가시광선만 인식
방송 안테나에서 발신되어 공간에 전파되다가 라디오 안테나에 의해 감지되는 라디오 방송용 전파는 그 파장이 가시광선에 비해 수십억배가 되기 때문에 인간의 눈으로는 감지할 수가 없다. 태양에서 오는 전자파 중에서 빨, 주, 노, 초, 파, 남, 보의 무지개를 만들어 주는 것은 물론 가시광선이다.무지개에서와 마찬가지로 프리즘을 통과한 햇빛은 파장에 따라 나뉘어 진다. 가시광선 중에서 파장이 긴 빛이 눈에 들어오면 빨간색으로 느끼게되며 눈에 들어오는 빛의 파장이 달라지면 느껴지는 색이 달라지게 된다.
햇빛과 같이 모든 파장이 가시광선을 포함한 빛으로 물체를 비추었을 때 그 물체가 파장이 긴 가사광선만을 반사키고 다른 파장의 가시광선은 모두 흡수해 버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 물체를 바라보는 눈에 입사하는 빛은 파장이 긴 가시광선 뿐이며, 따라서 그 물체는 빨간색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물체의 색은 그 물체가 가지는 가시광선 영역에서의 파장별 반사, 흡수, 투과특성에 의해서 결정되어진다.
동일한 물건을 서로 다른 조명 아래에서 보면 색이 달라지는 것이 보통이다. 백화점의 형광등 조명상태에서 선정한 옷이 낮에 입었을 때에는 크게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물체의 파장별 반사율은 일정하더라도 그 물체를 조명하는 광원이 다르다면 우리 눈에 들어오는 빛의 파장별 세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색을 관찰할 때 사용하는 광원은 특정한 표준광원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표준색은 왜 필요한가
색을 표시하는 가장 초보적인 방법은 말로써 서술하는 것이다. 색의 미세한 차이를 무시하고 대강의 범위만을 정해주면 대부분은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 직장에서 청군과 백군으로 나누어 체육대회를 하려고 할 때 각자 집에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청군은 쳥색계통의 옷을 입고 오고 백군은 흰색 옷을 입고 오라고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공산품을 주문하고 제조하는 과정에서는 청색이라고 말로 표현하는 것으로는 불충분할 것이다. 청색이지만 얼마나 밝은색인지, 색상이 보라색 쪽으로 약간 치우쳤는지, 아니면 초록색 기운이 약간 섞인 것인지가 정확히 전달 되어야 하며 색의 선명한 정도 또한 전달되어야한다. 그러한 경우에는 주문하는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색의 견본을 구하여 그것을 제작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
색견본을 전달하는 방식에서 생기는 문제점은 색견본이 여러 사람에게 전달 될 경우 너무 작게 분할되는 경향이 있어서 색판별이 어려울 때가 자주 있다는 것, 그리고 제조자는 항상 새로운 견본에 대해 새로운 제조처방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미리 표준색을 만들어 통용한다.
국내에서는 일반색과 관용색에 대한 표준색이 만들어져서 공업규격으로 되어 있고 페인트 표준색이 만들어져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표준색에 대한 배색처방은 제조업자들이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다량의 주문에 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섬유염색에 대한 표준색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많은 업체들이 일본표준협회에서 만든 표준색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속히 국산 표준색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표준색은 '먼셀 표준색'(Munsell system)이다.
표준색은 앞에서 언급한대로 여러가지 편리한 점이 있으나 몇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표준색을 만드는 데에 여러가지 현실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표준색의 개수에 제한이 있게 된다. 색을 다루는 전문가는 10만가지 이상의 색을 구별해 낼 수 있으나 표준색의 개수는 수백가지 또는 수천가지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표준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식 변색될 수 있으며 제작된 판이 초판인가 재판, 3판인가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표준색은 특정한 조명 아래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준색이나 색견본을 사용하지 않고도 색을 정확히 표현하여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국제조명위원회(CIE)에 의해서 마련되었다. 물체가 가지는 파장별 반사율 또는 투과율을 측정함으로써 색을 수치화하여 X, Y, Z 좌표로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먼셀의 색표시방법과 CIE 색표시방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색상·명도·채도
먼셀 색표시는 색의 3가지 속성, 즉 색의 종류, 밝기의 정도, 회색이 섞인 정도 등을 나타내는 색상(Hue), 명도(Value), 채도(Chroma)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주로 페인트와 같이 불투명한 대상의 색을 논할 때 사용된다.
○색상(Hue)-빨강, 노랑, 초록, 청색, 보라 5가지와 각 색의 중간색 10가지로 나누고 다시 수치로 등분하여 표시한다.
○명도(Value)-눈으로 느끼는 반사도, 즉 각 색의 밝기를 나타내며 , 이상적인 흑색을 0. 이상적인 백색을 10으로 나타낸다.
○채도(Chroma)-회색을 띠고 있는 정도, 즉 색의 선명한 정도를 나타내며 회색을 0으로 하고 약 20까지 숫자로 표시한다.
멘셀 색표시에서 색의 표시방법은 유채색의 경우, 색상 명도/채도로 한다. 예를 들면 5YR 6/4와 같다. 여겨서 YR은 색상, 6은 명도, 4는 채도이다.
이때 YR은 Yellow Red의 약자로 주황색상을 나타낸다. 또한 무채색의 경우는 색상이 없으므로 채도/명도로 표시하며, 무채색을 표시하는 N을 앞에 붙인다. 예를 들면 N 6/4이다.
우리가 색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은 눈에 들어 오는 빛네너지의 파장에 따란 분포의 차이에 의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물제를 보려면 특정한 광원이 필요하고 그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의 표면에서 그 물체의 구성 물질에 따라 각 파장의 빛을 선택반사하므로 파장에 따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한편 우리는 서로 스펙트럼이 다른 3가지의 색을 적당히 양을 조절하여 더하면 대부분의 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경험에서 삼원색을 정의하고 각 원색(primary color)의 섞인 정도로 어떤 색을 표시할 수 있다.
흔히 아는 것과 같이 빛의 삼원색은 빨강(Red), 초록(Green), 파랑(Blue)으로 말할 수 있으나 위의 엄격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삼원색을 국제조명위원회(CIE)에서 정의하고 각 원색에 대해 파장별 자극치를 변수로 색을 표시하는 것이 CIE색표시 방법이다.
색을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시각에 의한 측정과 색도계 및 분광광도계를 이용한 측정이 있다.
■시각측정
표면색을 육안으로 비교 측정하는 경우에는 대개 먼셀 컬러차트에 있는 표준색이나 그밖의 표준색과 비교한다. 이는 특정한 비교색 사이에 측정하고자 하는 색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므로 절대적인 측정방법이 되지 못하며, 종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측정신뢰도가 크게 좌우된다.
시각에 의한 비교측정시에는 대개 표준광원 C를 사용하며, 표준광원이 없는 경우에는 일출 3시간 후부터 일몰 3시간 전까지의 직사광선을 피한 자연광을 이용하고, 5백럭스(lux) 이상의 균일한 조명이 필요하다.
시료는 명시거리에서 시야가 4도 이내가 되도록 직사각형 또는 원형 구멍이 뚫린 무채색의 마스크를 사용하며, 전체 구멍의 크기는 2cm이내가 좋다. 이때 사용하는 마스크는 시료보다 약간 명도가 낮은 무광색인 것이 좋고 시료와 표준색은 대개 광택이 없는 것이 좋다. 또한 시료와 표준색을 인접시켜 배치한다. 형광특성이 있는 시료의 경우 크세논 방전등과 광학필터를 조합한 크세논 백색광원을 사용한다. 이때 관측자는 40세 미만 색감이 정상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색도계측정
일반적인 색도계는 광원 관측조건 필터등을 조합하여 설계한다.
색도계를 사용하는 경우 가격이 저렴하고 빠른 시간 내에 측정할 수 있다. 또한 간단한 조작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광원, 관측자의 광학적 설계에 오차가 수반되므로 분광광도계를 사용하는 경우 보다 정확하지 못하다.
■분광광도계 측정
분광광도계를 이용하여 파장별 반사율 또는 파장별 투과율을 측정하면 가장 정확하게 색을 측정할 수 있다.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분광광도계들은 측정속도, 측정정밀도에 있어서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고 있으며 마이크로 컴퓨터가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색좌표 계산이나 색차 계산을 다양하게 수행할 수 있으며 모니터 감시 및 프린트가 가능하다.
우리의 연구개발 수준은
한구표준연구소는 표준기금 분광광도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분광광도계를 마이크로컴퓨터와 연결시킴으로써 측정 계산을 자동화했다. 분광광도계의 파장 정확도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연필모양의단색 광원을 사용하고 있으며 미국립 표준국에서 교정된 파장표준물도 사용한다. 반사율의 정확도는 역시 미국립 표준국에서 교정된 반사율 표준판을 사용하여 점검한다.
분광광도계와 컴퓨터를 연결시킴으로써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영역의 파장별 반사율과 파장별 투과율이 수치와 곡선으로 제시되도록 하였다. 측정된 색은 CIE(국제조명위원회)의 X Y Z좌표 뿐만 아니라 먼셀 색표시로도 표시되며 색차도 다양하게 표시할 수 있다. 조명광이 백열등, 형광등, 태양광 등으로 달라짐에 따른 색의 변화도 산출할 수 있다.
광원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장별 당도 분포를 측정하기 위한 표준기급 단색화 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분광강도가 알려진 표준전구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또한 지난 수년간의 연구를 통하여 컴퓨터 배색장치(CCM)를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컴퓨터 배색장치는 염색공업 페이트공업 플라스틱공업 제지공업 등 여러분야에서 색상관리의 과학화를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장비이다.
교통신호등의 경우 색의 혼동은 대형사고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명확이 구별할 필요가 있다. 표준 연구소에서는 신호등의 색이 규격범위내에 들어오는지를 측정하고 있다. 선박에 부착되는 항해등은 국제규격에 합치되어야 한다. 국제규격에 맞는 항해등을 국산화하는 연구를 지원하며 구미지역에 수출되는 승용차에 부착되는 후미등의 성능검사도 실시한다. 유해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보안 필터와 안경의 자외선 차폐성능도 측정하고 있다.
표준색도감을 사용함으로써 색에 대한 의사전달을 보다 편리하게 달성할 수 있다. 표준색도감을 사용함으로써 구매자는 자기가 원하는 색을 선택할 수 있고 생산자는 표준색에 대한 처방을 알게 되므로 쉽게 주문에 응할 수 있다. 또한 구매자와 생산자 사이에 견본을 직접 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구매자가 본낸 견본이 중간 상인에 의해 너무 적게 분할되어 색을 알아보기 힘들게 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 표준 연구소에서는 우리나라의 페인트 표준색도감을 제작하는데 함께 참여하였다. 또한 섬유염색물이나 페인트의 색상과 적외선 반사율 조절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 석유표준색 시제품을 개발하였으며 한국표준색도감에는 먼셀 방식으로 분류된 1천 5백 정도의 색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 국산 컬러 TV의 원색 재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국산 TV수상기와 외국 TV수상기의 색체 특성을 측정하였으며 천연색 사진용 인화지, 필름의 국산화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분광감광장치를 개발한 바 있다.
선진국 표준기관에서 주로 취급되고 있는 내용은 절대반사율 측정과 과장의 정확도 측정이다. 컴퓨터배색장치에 관한 연구는 선진국의 경우 표준기관이 아닌 산업체에서 수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 보건, 안정과 관련된 일로써 독일의 PTB에서는 자외선차폐용 안경의 성능검사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화된 시험검사 과정을 통하여 레이저 보안경, 용접용 보안경 등을 검사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표준기관과는 별도로 색체연구소가 설립되어 있어서 색의 측정과 함께 색의 기호도조사, 색디자인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표준색도감을 제작하고 있다. 색체연구소에서 사용하고 있는 측색기의 정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본 표준기관인 EIL로부터 교정받은 반사율 표준판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