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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보다 무서운 유독 가오리와 창꼬치 먹이로 달래 친구처럼

큐바 남쪽 '카이만'섬들(대카이만, 소카이만 브랙카이만 등 세개섬)주변 해역은 모험가, 보물추적자 그리고 순수히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물이 맑고 수온이 적당해 해저를 즐기기에 좋고 과거 많은 배들이 침몰, 보물이 많다. 우리들은 물론 '피가로'지의 의뢰를 받고 이곳 심해에 사는 동물의 생태를 관찰, 촬영하러 왔기 때문에 보물에는 흥미가 없었고 또 단순히 물 속의 유영(遊泳)을 즐길 수도 없었다. 피가로지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중 하나는 이곳 심해어 중에는 매우 위험한 공격적인 물고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독이 있는 침을 가진 거대 가오리가 창꼬치이다.

욕심장이 가오리

독있는 채찍가오리(Whip-tailed sting ray)는 생김새는 멍청하지만 대단히 위험하고 탐욕스런 동물이다. 독침은 꼬리부분에 감춰두고 있는데 자기가 공격받을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면 약 20㎝정도되는 독침으로 상대를 찔러버린다. 내가 19살 때 '모리타니아'근해에서 이 가오리독침에 찔려 거의 죽게 된 어부를 본 적이 있다. 우리는 가오리가 욕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물에 가득 물고기들을 넣어가지고 잠수했다. 드디어 가오리를 만났을 때 그물채로 던져주었다. 가오리는 이빨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질긴 문어나 딱딱한 조개까지 입속에서 부순 다음 삼킨다. 실컷 고기들을 먹어서인지 가오리는 우리에게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 이놈은 배가 부르면 모래바닥에 배를 깔고 가만히 있으며 위에 달린 두 개의 눈을 마치 망원경처럼 이리저리 굴리며 주위를 관찰한다. 조심스레 가오리의 등을 만져보니 피부는 대단히 부드러웠다.
 

가오리들이 먹이를 받아먹는 모습.


기습공격의 명수 창꼬치
 

창꼬치의 공격.


필자(프랑스와 페레티에)는 25년간이나 잠수를 해왔고 또 동료들과 함께 위험에 대처할 방법을 숙의, 미끼까지 준비했지만 막상 물소리도 내지 않고 기다란 창꼬치가 불쑥 눈앞에 나타났을 때 오싹했다. 속으로 '당황하지 말아야지'하고 되뇌이면서도 전문 해저탐험가로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료중 한 사람이 재빨리 창꼬치앞에 미끼로 가져온 물고기를 풀어 놓았는데 창꼬치는 놀랄만큼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바로 내 코 앞에서.

내가 이때 당황해서 허둥거렸다면 창꼬치는 나를 공격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 창꼬치는 별로 많이 이동을 하지 않는다. 자기 영역(?)을 지킨다고 할까. 자기 영역에서의 어떤 소요에 대해서는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우리팀은 그가 나타났을 때 놀라긴 했지만 이런 예비지식 때문에 조용히 하며 그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았다. 창꼬치에 대한 지식은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관찰자도 적다. 카리브지역에서 창꼬치는 먹이를 공격할 때 마치 미친 것처럼 난폭하게 달려든다거나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거나 또는 날카로운 이빨로 이따금 찰칵소리를 내어 멀리에서도 들을 수 있다는 등의 소문이 있다. 이번 우리가 먹이를 주었을 때의 경우를 회상하면 창꼬치가 느닷없는 전격공격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

창꼬치가 사는 곳에서 잠수자는 될수록 조용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것 그리고 창꼬치를 미리 발견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근처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미끼를 놔 주는게 예방책이 될 것이다. 창꼬치는 여유를 두고 공격하는 상어와 달라서 미리 손을 써야 한다.

이번 해저탐험에서 우리가 발견한 또 하나의 즐거움은 거대한 해면을 보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해면 속을 마치 '해먹'에 들어가듯 그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가오리나 창꼬치 모두 위험한 존재지만 그들을 알고 잘 다루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수중세계에서도 상호존중과 신뢰가 안전의 열쇠인것이다.
 

거대한 해면은 마치 「해먹」처럼 안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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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Figaro-Ga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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