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설이 돼 있는 우주탄생의 이론 대폭발(Big Bang)설이 수십년만에 처음 도전을 받고 있다. 새로운 가설은 '플라즈마 우주론'(plasma cosmology)이라는 것으로 이 우주론을 토의하기 위해 지난 2월 천체 물리학자들이 미국에서 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 이론은 컴퓨터 모의실험과 최근의 우주관측등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아직 소수 학자들만이 따르고 있다.
플라즈마 우주론은 뜨거운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가스상태)가 우주형성 즉 별과 은하의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플라즈마 우주론의 제창자들은 전기와 자기를 띤 플라즈마의 힘이 중력을 비롯한 힘을 제공하고 물질을 별이나 은하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또 플라즈마로된 우주는 시작도 끝도 없이 그냥 영원히 존재하고 있는것으로 믿고 있다.
반면 빅 뱅이론은 약 2백억년전 단일점에서 대폭발이 생겨 우주가 형성되었고 이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플라즈마 우주론의 제창자인 스웨덴 태생의 물리학자 '한네 알펜'(Hannes Alfven·산 디에고 U.C. 명예교수·81)교수는 "기독교도가 메카로 순례를 가지 않듯이 빅 뱅지지자들이 쉽게 개종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증거들은 우리들의 주장을 더욱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험실관찰과 망원경관찰 비슷
캘리포니아 '라 졸라'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3일간 계속되었으며 NASA도 회의 후원자의 하나였다. 로얄 공과대학의 '칼건 팔트해머'교수는 이 회의에서 "최근 발달된 망원경과 우주선에 의해 관측된 여러 현상은 우주 플라즈마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말하면서 천문학자들은 태양계와 태양계밖에서 거대한 전류와 자기장(場)을 발견했으며 이는 실험실에서 관찰한 플라즈마와 매우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전기와 자기의 힘 때문에 긴 물질의 필라멘트가 생겨났으며 이는 플라즈마의 진행과 정이 우주의 거대한 구조와 관련이 있다고 회의에 참석한 학자들은 설명했다.
회의 조직자중의 한사람이며 플라즈마 이론의 강력한 지지자인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의 '앤터니 페라트'는 "우리는 실제 관찰로부터 추정을 하고 있으며 빅뱅론자들은 단순한 가설로부터 추정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전에 대한 재도전
플라즈마우주론에 대한 반박도 나오고 있다. 아직 열띤 논쟁으로 발전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서독 막스 플랑크연구소의 '라이너 벡'교수는 "나는플라즈마 이론으로 빅 뱅론이 죽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빅 뱅론을 계속 고집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학자들은 플라즈마이론이 그럴듯하기는 하지만 우주의 전·자기력은 우주형성에 필요한 충분한 힘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점을 들어 플라즈마 우주론이 허약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빅 뱅이론은 지난 1930년대에 은하들이 모든 방향으로 팽창하고 있다는 '에드윈 허블'의 관측결과를 설명하는 수단으로 등장했다. 빅 뱅이론에서는 우주형성에 있어 중력이 지배적인 역할을 하며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라 팽창하는 우주는 당초 한개의 점에서 출발했다는 것이 된다. 이같은 빅 뱅설의 이론체계에 대해 '알펜'박사는 추리가 잘못될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빅 뱅이 있었다면 반드시 팽창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팽창이 있으면 빅 뱅이 있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모든 개가 동물이라고 해서 모든 동물이 개는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