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승용차의 연비(에너지소비효율)가 공인시험기관에 의해 처음으로 측정, 공표됐다. 국립환경연구원이 조사, 지난 4월8일 발표한 '승용차의 에너지소비효율 측정시험결과'에 따르면 프라이드EF의 경우, 시가지주행연비가 1ℓ당 16.79㎞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엑셀AMX는 15.28㎞, 르망GSE는 14.12㎞로 각각 나타났고 스텔라TX는 9.10㎞. 자세한 것은 (표)참조.
이번 국립환경연구원의 연비측정은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CVS-75방식(자동차배출가스측정방법)으로 실시했는데, 여기에 적용한 주행패턴은 'LA4모드'였다. 즉, 자동차가 실제로 시내를 달려 연료소비율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험실안에서 일정한 주행패턴이 입력된 컴퓨터조작으로 측정한 것이다. 다시 말해 샤시다이아노미터상에서 측정된 것.
한편, 연비의 계산방법은 탄소균형법(Carbon Balance)으로서, 연료중의 탄소량과 자동차배기가스(HC CO CO₂)중에 포함돼있는 탄소량이 같다는 가정하에서 다음의 등식에 의해 산출했다. 즉, $\frac{연비(㎞/ℓ)= 연료 1ℓ중의 탄소중량(g/ℓ) }{1㎞주행상 배출가스중의 탄소 중량(g/㎞) }$
로서 쉽게 말해 배출가스중에 탄소의 양이 얼마나 되는가를 가지고 계산하는 방법이다.
이번에 연비측정업무를 맡았던 국립환경연구원 자동차공해과의 조강래기술사가 밝힌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면, 연비측정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국내 자동차3사의 입회하에 모든 측정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시험에 쓰인 자동차는 가장상태가 좋을 때인 출고후 6천4백㎞ 주행한 차라는 것이며, 모든 과정은 컴퓨터시스팀 등 최신장비로 처리됐다는 것.
환경연구원이 공개한 측정장치와 순서를 보면 우선, LA4모드를 컴퓨터에 입력시켜 이에따라 자동차를 주행시킨다. 물론 이때의 주행은 자동차가 앞으로 나가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바퀴아래 롤러장치를 두어 실제로 자동차가 주행하고 있는 효과를 낼 뿐이다. 바퀴가 속도에 따라 회전하면서 배출가스를 내뿜는 것이다.
배출가스가 나오면 튜브장치에 의해 배출가스백(bag)에 모여지고, 이것이 배출가스분석기에 의해 탄소의 양이 계산되고 그 결과 연비가 결정된다. 이같은 시험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연료라든가 자동차의 상태 등이 모두 일정한 조건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차례 연비측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4시간으로 하루에 2대의 측정이 가능하다. LA4모드의 경우 31.25분에 걸쳐 총 17.74㎞를 주행하는 것으로 돼있으나 여러가지 준비과정이 있기 때문에 4시간이 걸린다는것.
조강래기술사는 이번에 발표된 연비의 수치는 실제와는 ±2%의 오차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계산상의 오차율 이전에 서울의 주행조건이 LA보다도 나쁘기 때문에 실제 연비는 더욱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뭏든 이번에 국내최초로 공인기관에서 연비를 측정, 발표한 것은 국내 자동차산업에 커다란 자극이 될 것 같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의거, 자동차회사는 연비측정결과를 통보받으면 이를 전시장에 진열된 전시용자동차 및 카탈로그에 표시해야 하며 광고문안에도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수입외제차의 경우도 연비를 측정, 공표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