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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I 세계적으로 드문 독특한 조건 황해는 어떤 바다인가

수심이 얕고 조류가 강해 혼탁한 것이 황해의 특징이다.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동·서·남해 바다는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장으로서, 해상교통로로서, 산업공간으로서, 국토확장의 장 등으로서 바다의 이용도는 매우 다양하다. 옛부터 중국과의 문화교류와 교역면에서 두나라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온 황해(서해)는 새로운 해상교통로로서는 물론, 수산물 생산, 간척지 개발, 미래의 에너지(석유, 조력 등) 개발의 장으로서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동·서·북이 육지로 둘러싸인 반 폐쇄해
 

(그림1) 황해의 해저지형도


황해는 한반도 서쪽에 있는 바다로서 우리들에게는 서해(西海)로 더 많이 불리우고 있다. 바다물의 색깔이 누렇다고 해서 황해(黃海)라고 부르는데 영어로는 ‘Yellow Sea’로 표현되고 있다. 물론 글자 그대로 황색을 띠고 있는 것은 아니나 수심이 얕고 조류가 강한데다 부유물질이 많아 동해나 남해에 비해 훨씬 혼탁한 것이 황해의 특징이다.

지리적으로 황해는 한반도와 중국대륙 사이에 위치한 내해(Epicontinental Sea) 또는 반폐쇄해(Semienclosed Sea)로서 동·서·북쪽의 3면은 대륙으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만 동지나해(East China Sea)와 연결되어 있다. 즉 제주도와 중국의 양자강을 잇는 선을 경계로 동지나해와 구분되며 서태평양의 부속해의 하나이다.

황해의 총면적은 40만km²(한반도의 1.8배)이고 길이는 약 1천km 최대폭은 7백km에 이른다. 가장 깊은 제주도 서북쪽의 일부(약1백m)를 제외하고는 전체가 얕은 대륙붕으로 수심이 44m에 불과하다(그림1).

황해는 빙하기 이후에 물에 잠긴 바다로서 해저면은 전체가 황하와 양자강 등 주변대륙으로부터 흘러 들어온 퇴적물로 덮여 있다. 수심 60m 이상인 중앙부와 주변의 얕은 연안해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앙에 남북으로 길게 뻗친 꼬불꼬불한 골을 형성하고 있다. 이 골은 황해가 바다가 되기 이전 황하의 강줄기가 당시 바다였던 오끼나와해구까지 이어져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특히 황해는 두꺼운 해저퇴적층에 지하자원의 부존 가능성이 높고 양쪽 연안에 넓은 조간대가 발달해 있어 간척지 개발에 의한 국토확장 등 이의 적극적인 개발이 크게 기대되는 곳이다.

해수의 흐름과 강력한 밀물·썰물현상


(그림2) 황해의 해류도(겨울)


황해는 얕은 바다인 데다가 여름과 겨울의 강한 계절풍의 영향으로 독특한 해수순환이 일어나고 있다. 즉 황해의 해수는 연중 반시계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여름에는 동남 계절풍과 남쪽에서 일본 동해안과 대한해협쪽으로 강하게 흐르는 쿠로시오해류(난류)의 영향으로 인해 따뜻한 황해 난류가 동남황해쪽으로부터 우리나라 연안을 따라 북쪽으로 흐른다.

반면에 겨울에는 강한 북서풍으로 인하여 황해 연안해류가 중국연안을 따라 남하하게 되며 이는 다시 양자강에서 흘러온 연안수의 영향으로 동쪽인 제주도 방면으로 흐르게 된다. 한편 황해 중앙부 하층에는 온도가 섭씨 10도 이하이고 염도가 낮은 황해냉수괴가 존재, 황해의 해수순환과 어류 및 낮은 곳에서 서식하는 생물의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그림2).

황해에는 밀물과 썰물현상이 매우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기만 일대에는 조석 간만의 차가 9m에 이르러 세계에서도 드문 조력발전소 건설의 좋은 후보지가 되고 있다. 경기만외에 아산만 가로림만 천수만 등도 조차가 커서 조력발전의 적지로 손꼽히고 있는데 이들의 발전 가능량은 약 7백만KW에 달한다.

이러한 조석현상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서해안은 3노트 이상 그리고 중국연안에는 2노트의 강한 조석류(혹은 조류─tidal carrent)가 흐르고 있다. 특히 경기만과 양자강 북쪽연안은 최대조류 속도가 초당 1백20~1백40cm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황해의 중앙부는 조류속도가 1노트 이하로 느리다.

황해의 수온은 연평균 섭씨 13~18도로서 비교적 따스한 편이나 최저 2월의 0도(발해만 및 압록강 하구)에서 최고 8~9월의 28도(제주도 남부해역)로 변화폭이 크다. 북쪽인 요동반도 부근해역은 겨울에 1~2개월간 10~30cm 두께의 얼음으로 덮히나 그외 해역은 얼지 않는다.
황해의 염분은 31.5~33%로 비교적 낮은 편이며 강물이 유입되는 연안역이 특히 여름에 낮은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연간 염분의 변화폭이 0.5% 내외로서 육수 또는 강우량에 의한 염분변화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두꺼운 퇴적층과 유전개발가능성
 

(그림3) 황해의 퇴적물 분포도


황해는 두꺼운 퇴적층과 평탄하고 넓은 해저면을 가지고 있다. 동쪽(한반도) 연안은 굴곡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선과 많은 섬들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서쪽(중국)은 황하 및 양자강 하구에 많은 삼각주를 거느리고 있다.

대부분의 퇴적물은 황하와 양자강 등 중국대륙의 강을 통하여 유입된 것이며 한반도의 강으로부터도 상당량의 모래흙이 흘러들고 있다. 황하로부터 연간 약 11억t에 달하는 황갈색 진흑(泥土)이, 양자강으로부터는 5억t의 퇴적물이 유입되어 황해 서쪽의 약 3분의 2를 덮고 있으며, 한반도로부터의 사질퇴적물이 동쪽의 3분의 1정도를 덮고 있다. 따라서 황해서쪽은 실트(가는 모래)와 진흙이 그리고 동쪽은 사질퇴적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그림3). 특히 우리나라 경기만~아산만~충남연안 일대의 사질퇴적물은 건설용 골재자원으로 개발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황해의 퇴적물 중에는 석영 장석 운모를 중심으로 사금 모나자이트 티탄철 황철석 등 20여종 이상의 유용광물로 구성되어 있어 중화학 전자공업 건설자재 등에 필수적인 중요자원으로 개발이 기대된다. 또한 이들은 주로 신생대의 두꺼운 퇴적층에 다량의 유기물이 집적되어 있어 석유나 천연가스의 부존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공이 북쪽의 발해만과 황해 남부해역에서 석유와 가스를 발견한 바 있어 우리나라 부근해역에서의 유전개발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해주고 있다.

2백여종의 어류가 서식

황해는 해양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의 종류와 분포 그리고 군집의 구조 등이 매우 다양하다. 특히 동물상은 온대 및 한대성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거의 모든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의 다양성이나 생산량에 있어서는 다른 해역(동·남해)에 비해 약간 낮은 편이다.

황해는 해수의 탁도가 높은 관계로 광합성에 의한 유기물 생산력은 비교적 낮다. 특히 양자강 부근의 중공연안이 더 낮고 동편인 한반도 연안은 약간 높은 편이다. 동물플랑크톤의 생산량도 다른 인접해역에 비해 낮다.

일반적으로 식물플랑크톤 및 저서생물의 생산량은 황해 북부가 남부보다 훨씬 높다. 가장 중요한 저서생물은 연체동물(조개류 포함)로서 전체의 50%를 차지하여 그 다음이 강장동물(성게류), 다모류(갯지렁이) 갑각류(새우류)등의 순서다. 이 중에서 상업적으로 중요한 종류는 대하(큰새우), 보리새우, 꽃게류이다.

가장 중요한 수산물은 역시 어류이다. 약 2백 여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이중 온대성 어류(일부 열대성포함)가 90% 이상을 차지하며 한대성은 9% 정도이다. 그 다음이 갑각류로서 54종이 서식하고 있다.

황해의 어류는 연안종과 회유성 어류로 구분된다. 연안종은 가오리 가자미 흑돔 등이며 회유성 어류는 조기 갈치 삼치 민어 고등어 멸치 오징어 등이다. 회유성 어류는 산란 월동 등을 위해 동지나해와 황해를 오가며 서식하고 있다.

참조기는 줄고, 갈치 멸치는 증가
 

(그림4) 황해 및 동지나해의 어획량


황해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수산업이 집중적으로 개발된 곳의 하나이다. 상업적으로 어획되는 종류가 1백여종에 이르며 한국 일본 중공이 상호 경쟁적으로 조업하고 있는 곳이다. 황해에는 어류의 먹이가 되는 동·식물 플랑크톤의 양이 다른 해역보다 적으나, 본격적인 한류가 없고 해안선의 굴곡이 심해 산란과 성장에 필요한 적지가 흔해 많은 어족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해어업은 오랜 옛날부터 시작되었으나 20세기초 이후 기선저인망 어업이 도입되면서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어구가 대형화되고 어획노력이 강화되어 전체 어획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그림4) 무차별한 남획으로 거의 전 어종의 자원이 크게 감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특히 참조기 갈치 광어 대구 등은 1960년대에서 1980년 사이에 어획노력이 3배나 증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획량은 40% 이상 감소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어종인 참조기는 주로 황해 남부해역에서 잡히고 있다. 참조기는 동지나해에서 월동한 후 이듬해 봄에 북상하는 대표적인 회유성 어류로서 4월경 흑산도 부근, 5~6월경에 연평도 부근에서 대규모 어장이 형성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란하기 전 월동장 부근에서 집중적인 어획이 이뤄지게 되어 자원량이 급속히 감소되고 있다. 참조기 어획량의 80%이상이 어린 고기로서 1980년대초에 산란군의 자원량이 종전의 20분의 1로 감소된 실정이다.

또다른 주요어종인 갈치 대구 광어 도미 등의 자원도 현재 현저한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황해에서 잡히는 우리나라의 연간 생산량은 25만t 내외(동지나해 어획량 제외)로서 전체의 16~18%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가, 어장규모, 어장까지의 거리, 어로의 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서해의 수산업은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에서 잡히는 주어종은 참조기를 비롯하여 갈치 오징어 멸치 광어 꽃게 대하 등이다. 이중 참조기 광어 대하의 어획량은 최근에 급격히 줄어든 반면 갈치 멸치 오징어 꽃게 등은 증가추세에 있다. 특히 꽃게 멸치 오징어 뱅어류는 1970년대 이후 생산량이 늘어나기 시작하여 현재 서해어업의 주요어장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서해안 어업은 회유성 어류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들은 황해나 동지나해를 왕복하면서 다른 나라의 어업 관리수역을 드나들기 때문에 이들 자원의 관리나 어업에 대한 규제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주요 회유성 어종에 대한 회유경로, 자원량, 분포습성 및 서식지의 생태 등이 완전히 규명되어 있지 않아 과학적인 자원의 보호관리와 어업정책수립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해연안은 현재 해조류와 조개류의 중요한 양식장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개발가능성도 매우 높다. 미역 김을 비롯하여 굴 꼬막류 바지락 백합 가리비 그리고 새우류 등이 양식되고 있는데 양식기술의 개선에 따라 양식종 및 생산량의 증가가 크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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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허형택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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