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내가 아직 일곱살도 되지않은 어느날 아침 아주머니가 사촌인 여자아이를 데리고 우리집에 왔다. 사촌과 나는 할례를 받으러 가게 되어있었다. 할례의 목적이나 의미, 그 성격등을 두사람은 잘 몰랐으나 그래도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할례만 받으면 그때까지 8개월동안 국민학교 등하교때 남녀학생으로부터 조소도 받지않게 된다고 두사람은 생각하고 있었다"(L.K.폭스저 '우리들의 유년기'에서)

할례는 왜하나

이것은 아프리카의 케냐 '간바'족 출신의 대학생이 쓴 자신의 할례 체험 리포트이다. 이렇게하여 어른이되는 집단의식이 행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는 이 할례를 빼고는 성교육을 말할 수 없다고 할수있다.

할례란 어떤 연령에 이르면 페니스를 싸고있는 포피의 앞쪽 반을 메스로 절개하는 것이다. 또는 남자의 할례만이 풍습이되어있는 사회에서는 뇨도절개를 하는 곳도있다. 여자의 할례는 클리토리스의 끝을 잘라버린다. 이것은 어른이되는 통과의례로서 반드시 통과하지 않으면 안되는 의식이어서 이 의식에 의하여 비로소 사회적으로 어른으로서 인정을 받게된다. 의식이 있기전에는 시험과정도 있어 이를 통과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할례를 받지못하는데 40세가 넘도록 할례를 받지못한 케이스도 있다. 지능이 수준에 이르지 않는 경우나 반사회적인 인간 등이 시험에 통과하지 못한다.

할례는 보통 집단으로 행해진다. 집단은 '꽃다운 한창나이'라는 연령집단으로 매년 행하는 부족이 있는가하면 7년마다 행하는 부족도 있다. 케냐 최대의 부족 '키쿠유'족이나 동아프리카의 목축민 '마사이'족등은 앞의 케이스이며 같은 케냐이지만 '난디'족은 뒤의 케이스이다.

할례장소는 대개 마을 변두리의 특정오두막집으로 집단을 격리시켜 놓고 한다. 격리기간은 20일에서 한달에 이른다. 동시에 그곳은 어른이 되기위한 수업장으로서의 역할도하고있다. 그래서 섹스에대한 오리엔테이션도 있게 마련이다. 이것은 여자의 경우도 만찬가지로 철저한 성교육이 실시된다.

학술보고에 의하면 오세아니아의 어떤 부족은 이때 '실제교육'까지 시킨다고한다. 할례로 생긴 상처가 거의 나았을때 중년의 여성성교육자가 오두막에 파견된다. 그리고 소년들은 그녀에게서 동정상실을 배우게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어른으로 탈피해가는 것이다.
또 다른 보고에 의하면 우간다 최대의 부족 '간다'족은 성교육의 교과서나 부교재대신 어른의 성행위 장면을 어린이에게 보여 그것으로 교육한다는 것이다.

할례가 끝나면 젊은이들은 한사람몫의 어른으로 인정 받아 섹스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섹스와 문화수준
 

아프리카 토도북부의「아타코라」산지에 사는「탄베르마」족의 처녀 성인식 광경. 이 의식이 끝나면 어른이 된다.


왜 할례라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을까. '구시'족의 할례풍습을 조사연구 하고 있는 학자에 의하면 '구시'족은 케냐 남서부에 사는 농경민으로 그들은 남녀 모두 할례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할례를 하는것은 첫째 어른이 되는 첫걸음으로서 육체적시련에 견딘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시련으로서는 같지만 목적은 남녀가 크게 다르다. 남자의 경우는 성적능력을 높이는데 비해 여자의 경우는 거꾸로 성적쾌감을 느끼지 못하게하는데 있다. 이것은 이 사회의 강한 남존여비를 반영한것인데 그 증거로 결혼후에도 폭력적으로 섹스를 하는 것이다.

그곳에서는 남편이 손을 내밀어도 아내는 당연한것처럼 거부한다. 그때 아내는 '작다'거나 '약하면서…' 등으로 남편을 모욕하는 말을 내뱉는다. 그런가하면 매듭을 만든 풀줄기나 구부린 못같은 것을 감추고 있다가 그것으로 남자의 것을 위축시키는 행동을 한다. 한편 남자 쪽에서는 미약을 비롯한 여러가지 페니스 강화법을 개발해 싫어하는 아내를 강제로 눕혀 강간하듯 행위를 하는 것이다. 바지를 내린상태로 행위를하며 잠간동안에 끝내고만다. 전희나 후희는 거의 없다.

할례에 대하여 좀 다르게 설명하는 심리학자도 있다. '구시'족은 아내가 출산을 하면 부부간의 섹스를 1년간 금지한다. 남편은 부부의 침대에서 쫓겨나고 아내는 그대신 아이와 함께 있게된다. 이렇게 지내는 동안에 모자간의 심리적 유대가 강해진다. 원래 아내는 다른 부족에서 데려온 여자로, 말하자면 다른피가 흐르고있다. 그래서 그 유대를 심리적으로 단절시키기위해 아이를 일정기간 격리하여 할례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조건이고 같은 사회이면서 할례를 하는 사회와 하지않는 사회가 있다. 그 차이는 대체 무엇일까.

정확한 사실은 아직 밝혀져있지않다. 다만 한가지 말할 수있는것은 사회조직의 발달과 관계가 있는것 같다. 할례를 하는 사회는 촌락과 촌락의 연합체가 이루어져 복잡한데 비해 할례를 하지 않는 사회는 추장국도 되지못하는 촌락단위에 머물러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할례를 하지않는 부족일지라도 할례를 대신하는 입문식을 치르는 곳도 많다. 입문식이란 할례와 마찬기지로 어른이 되기위한 일정한 수업기간을 말한다. 예를들면 비밀결사같은 어른의 조직에 들어 마을의 여러가지 규칙을 학습하는것도 그 한가지이다.

한 민속학자가 조사한 '이라크'족은 적령기의 여자를 한곳에 모아 반년동안 수업을 시킨다. 그 내용은 화장을 비롯하여 장신구를 만드는 법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 중요한것이 성교육이다. 부족에 따라 다른 비술까지 집단교육으로 습득시킨다하며 그것이 노래로 전해지기도 한다는것.
 

젊은 남성의 성인식 직전광경. 이 식이 끝나면 결혼을 할수 있다.


호텐토트의 에이프론
 

「탄베르마」의 처녀들은 일정기간 동안에 등과 허리 가슴 등에 상처를 만들어 성인이 되기위한 증표로 새긴다.


문신이나 흉터를 만드는 것도 입문식의 한 과정이다.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은 4,5세때 부터 몸에 상처를 만들기 시작하는 풍습이있다. 팔 가슴 등같은 곳에 4단계로 나누어 상처를 만들어나가다가 최후에 성기에서 완결한다. 이런 상흔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으나 그중 주목할만한 한가지가 성적 어필이다.

문화가 다르면 여자의 어떤곳에 성적 매력을 느끼는가도 달라진다.

'C.S. 포드'와 'F.A. 포드'의 공저 '인간과 동물의 성행동'에 의하면 그들이 조사한 76개 사회중 여자는 뚱보일수록 좋다는 부족이 12개 부족이나 있었으며 길게만든 소음순에 매력이 있다는 부족도 6개부족이나 되었다.

뚱보미인으로는 '반투'족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에서도 뚱뚱한 여인을 좋아하는 편이다.

길다란 소음순(속칭 호텐토트의 에이프론)으로 유명한것은 '호텐토트'족이다. 무후리라고 하여 대개 5,6세부터 몇년동안 걸쳐 조금씩 소음순을 당겨 늘어 뜨려간다. 덤불 속에서 혼자 하는것이 보통이다. 이때 풀이나 나무의 열매를 쓰는데 그 방법은 선배들이 하는것을 보고 미리익혀둔다. 이렇게해서 초조가 시작되기 전 까지 새끼손가락만한 길이로 만드는것이다.

호텐토트의 여성은 또 뒤로 불쑥 나온엉덩이로 유명한데 이것도 그녀들 특유의 섹스어필 부분이다. 어째서 그렇게 불쑥나왔을까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겠지만 불쑥나온 엉덩이가 미인이라는 통념이 몇백년 몇천년 동안에 서서히 여성의 체형을 변하게 한것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할례나 입문식이 끝난뒤에 주어지는 특권은 실제 체험을 통한 성교육을 받는 것이다. 10대가된 아프리카의 남자들은 매일처럼 해질무렵이 되면 창을 들고 사반나에 산보하러 나간다. 대개 2,3명이 팀을 짜서 가는데 목표는 여자가 있는집이다. 아프리카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밤이되면 누구의 집에서나 자고갈 수 있게 해주는 습관이 있는데 이런점을 노리는 것이다. 물론 어른들은 이들이 노리는 여자아이와는 따로 떨어진 곳에서 잔다. 사전에 여자와 약속을 해놓는 경우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 결정할때도 있다. 이때 여자가 처음만난 상대에게 즉석에서 승낙하면 경박하고 천한여자로 취급받는다. 그렇다고하여 몇번이고 계속하여 완강히 거부하면 여자로서 기능을 못하는것으로 취급을 당하게 된다. 이런 어렵고 미묘한 과정을 거쳐 교섭이 이루어지고 나면 결혼할때 까지는 남녀가 자유로운 연애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자유연애라 해도 해서는 안되는 철칙이 있다. 상대의 여자에게 임신을 시켜서는 안되는 것이다. 만약 그런 사실이 밝혀지면 여자는 천한 여자로 취급받게되고 남자는 주위 비난을 받아 사면초가가된다. 그래서 임신하지 않게하는 여러가지 기교가 발달해 있다.


남태평양 섬나라의 완전개방

프리섹스를 보다 더 구가하고 있는 것은 오세아니아의 여러섬에 사는 사람들이다. 솔로몬 뉴기니아 카롤린제도는 섹스에 대해 개방된 사회로 결혼하기까지는 특정한 친족이외에는 아무하고나 어울릴수 있다.

뉴기니아 동부의 '트로브리앙' 제도에서는 섹스에대해 대범하게 어릴때 부터 어른들의 섹스장면을 보거나 얘기를 들으면서 자란다. 빠른 아이는 6세정도에서 '부부놀이'를 하며 실제성행위를 체험한다. 이윽고 사춘기가 되면 그것이 놀이가 아닌 특정한 이성에의 연애감정을 가지게된다. 보통은 남녀가 별도의 집단을 만들어 함께 있지는 않지만 특정한 연인이 생기면 '젊은이숙소'라는 정사하는 장소에서 밀회를 한다. 젊은이숙소는 다른 여러 커플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연인들끼리의 공통관심사는 섹스만이고 식사는 같이하거나 얘기를 나누는 일이 없다.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혼전의 남년가 식사를 함께 한다는것은 그들에게 있어서는 도덕에 위배되고 예절에도 어긋나는 행위인것이다.

문화인류학자 '마거리트 미드'가 '사모아의 청춘'에서 밝힌 사모아사회도 이와 거의 같다. 벽이 없는 주거형태로 보아도 개방적이란것을 알수있으며 어린이들은 부모의 성생활을 보면서 자라고 그 들도 즐기게된다. 사춘기가되면 여러명의 이성과 관계를 가지게 되며 결혼할때까지 그런 상태로 지낸다. 따라서 사춘기의 갈등이나 노이로제 같은것이 없으며 그들의 세계에는 '독점욕'이나 '불륜'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청소년의 섹스를 완전히 허용하고있는 사회는 30부족 이상이나된다.

성교육은 필요없어

이렇게 개방된 사회에서는 새삼스럽게 성교육이 따로 필요없고 그들의 생활전체가 성교육의 현장이라 할수있다.

그러나 문화인류학자들은 한결같이 그들 습속의 내면적인 의미를 이해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유연애라고 하여 아무나하고 간단히 섹스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목적은 분명하여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한다. 그리고 '나는 너를 좋아한다'너와 함께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하는식으로 단순한것도 아니다. 분위기를 조성해가는 지혜와 상대를 설득하는 성실함과 테크닉을 알지않으면 성취되지 않는것이다.

우리에게는 옛날부터 전해져오던 나름대로의 가정교육이나 사회교육과 같은 것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와서 오래된 제도는 어느사이엔가 해체되어버리고 젊은층은 누구로부터도 진정한 가르침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외토리가 되어버렸다. 학교교육은 신체의 구조나 해부학적인 피상적인 기본을 가르칠 뿐이다. 그리고 어쩌다 잡지같은데 실린 정보는 또 극단적으로 추상적이고 성인취향이다. 말하자면 최초와 최후는 있어도 중간을 잇는 과정이 완전히 빠져있다. 그러므로 현재의 청소년은 여성 앞에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는채 미로를 헤매는 어린양처럼 되어있는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것은 남녀간의 프로세스 교육인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재의 상황은 하나에서 열까지 거의가 인스턴트화 되어 어느사이엔가 과정이라는 것의 중요성을 잃어가고있다. '과정이야말로 인생인것이다' 하는 염연한 사실을 한번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7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문화인류학
  • 심리학
  • 사회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