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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체근무경력이 있어야 입학할 수 있는 까닭에 주경야독의 면학파가 모인 유서깊은 특수대학이다.

“개방대학이라 함은 학생의 선발을 개방적으로 한다는 의미일 뿐이며, 교육내용은 프랑스의 ‘에콜 폴리테크닉’과 같은 수준높은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읍니다. 즉 산업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최고수준의 산업기술대학으로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경기공업개방대학 제3대 학장으로 얼마전 취임한 이동희학장은 경기개방대의 특성과 방향을 언급하면서 폴리테크닉(Polytechnique)이라는 말에 힘을 주었다. 평생교육의 이념에 입각해 산업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한 전문직업기술인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들렸다.

 

모든 학과에 야간부 설치
 

사실 경기공업개방대학의 시간적·공간적 역사를 살펴보면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기술대학으로 자부하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다. 이 대학의 역사는 1910년 고종황제가 일본의 명치유신을 본따 어의동에 공업전수학교를 세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후 여러 차례 이름이 바뀌다가 경기공업고등학교(53년) 경기공업고등전문학교(63년) 경기공업전문학교(74년) 경기공업전문대학(78년)을 거쳐 1982년에 현재의 경기공업개방대가 되었다.
 

공업학교의 대표적인 명문으로 널리 알려졌던 경기공고가 결국은 개방대학으로까지 변신한 셈인데, 68년에 공립에서 국립으로 돼 현재 서울대, 서울교대와 함께 서울에 있는 3개의 국립대학중 하나로 발돋움한 것이다.
 

공간적으로도 이 대학은 의미가 크다. 80년에 아현동 교사에서 현재의 서울 도봉구 공릉동으로 옮겨왔는데, 이곳은 옛 서울대공과대학자리로 역시 유서가 깊다. 현재 16만평의 넓은 터에 45동의 건물이 들어서 있는데 수목이 우거지고 고색창연 한 캠퍼스 분위기를 보여준다.
 

경기공업개방대학은 교명에서도 나타나듯이 여느 대학과는 다른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선 입학자격부터가 독특하다. 이 대학에 입학하려면 고교졸업 이상의 학력은 물론이고, 산업체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또 평생교육이념에 입각, 편입학의 기회를 많이 주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금년도 모집인원은 신입생정원이 1천40명, 편입생 7백60명으로 편입생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체근무경력자를 요구하고 있고 또 편입생이 많은 까닭에 경기공업개방대학생들은 상당수가 직업을 갖은 채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면학파라고 할 수 있다. 금년도 신입생들의 직업분포를 보면 공업 28%, 공무원과 상업이 각각 14%로 비중이 크며 직업을 안갖고 학교만 다니는 학생은 38%로 돼있다. 10명중 6명 이상은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직업을 가진 학생이 많으므로 수업은 전일제(주간)와 정시제(야간)로 이루어지고 있다. 금년도 신규입학정원 1천40명중 반인 5백20명, 편입정원 7백60명중 4백50명이 정시제 수업을 받고 있으므로 주간보다 오히려 야간에 공부하는 학생이 더 많은 셈이다.
 

또 재학연한도 따로 정하지 않아 평생교육의 취지를 살렸으며,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계절학기를 운영해 학점취득의 편의를 주고 있다. 이처럼 일반대학과는 다른 방식으로 학사관리를 하게 됨에 따라 학점에 의한 학년제를 도입하고 있다.

 

금형설계학과의 실습시간


세계최초로 설립된 금형설계학과


경기공업개방대에는 15개 학과가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도 일반 공과대학과 다른 특징을 엿볼 수 있다. 즉, 산업 현장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세분된 분야들을 독립학과로 설치, 집중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형설계학과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다른 대학의 기계공학과 혹은 기계설계학과에서 다루는 금형설계분야를 독립시켜 1개 학과로 만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공업기술이 특히 금형설계부문에서 취약,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데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측의 설명에 의하면 금형설계학과는 국내에 단 하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드문 학과라고 한다. 이 학과 졸업생들은 금형협회와 연계, 필요한 업체로 취직이 1백%되고 있다
 

산업안전공학과도 국내유일의 학과. 날로 늘어나는 산업재해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수학과로서 산업사회의 발달과 함께 필요한 분야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이밖에 환경공학과도 그리 흔한 학과는 아니며, 산업디자인학과도 학교 특성에 어울리는 대표적인 학과로 꼽히고 있다. 물론 기계 건축 토목 전기 전자 화공 등 전통적인 분야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학생의 10%쯤 되는 여학생들은 주로 산업디자인과 전산학과 공예학과 등에 재학중.
 

학생들은 각과의 특성에 따라 각종의 자격증을 따게 되는데 지금까지의 통계에 의하면 약 80%의 학생이 해당분야의 각종 자격을 취득했다. 기술사나 건축사 등 시험에 대비, 고시반을 운영하는 등 자격취득에의 욕구가 매우 크다는 것. 취업률은 87년의 경우 76%를 기록했다.

경기공업개방대는 위에서 언급한대로 특성있는 대학이라는 점 이외에도 학비가 싸기 때문에(사립대의 3분의1 수준이며 같은 국립대인 서울대의 43%수준) 해가 갈수록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금년도 신입생의 경우, 주간 3.4대1 야간 3대1의 경쟁을 보였고 편입생은 주간 5대1 야간 5.5대1의 경쟁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대학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다른 대학과 조금도 다름없어 보인다. 야간에 수업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아무래도 다르겠지만 전체적인 캠퍼스의 분위기는 항상 활기에 차있다. 서클활동도 활발해 26개의 각종 서클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발명개발연구회는 독보적인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83년에 설립, 2백7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고 있는 발명개발연구회는 공학도답게 연구, 발명하는 일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각종의 국내외 발명 전시회에 많은 작품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아오고 있는데 ‘음성스위치 겸한 타이머 ’‘안전퓨즈개폐기’ 등 모두 68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오는5월에는 미국 발명품전시회에 ‘자동차자동점등장치’를 출품할 예정이고, 11월에는 서독 발명품전시회에도 출품예정. 이 서클의 회장 공성윤군(화공·2)은 “발명개발연구회는 교내에서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졸업생들도 계속해서 연계를 갖고 발명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일하면서 배우는 8천여명의 경기개방대 학생들이야말로 문자 그대로 산업화 시대의 역군임에 틀림없을 듯하다.
 

산업디자인과 3학년의 도예실기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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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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