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그만큼 사람의 두뇌는 많은 양의 정보를 분류하고 해석해야한다. 약 1백억개 이상의 세포가 얽히고 설킨 인간의 두뇌는 꿈을 통해 쓸데없는 정보를 버리고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것이다.
좋은 꿈을 꾸어 입학 시험에 합격하거나 연애에 성공하고 복권이 당첨되는 경우가 주변에 많이 있다. 그러나 꿈이란 그렇게 경사스러운 것만은 아님을 많은 사람이 체험한다. '막연하고 불안하게 채색된 세계'라는 표현을 쓰는 학자도 있다. 꿈을 꾸다 보면 커다란 상어에 '꽉!'하는 순간 자기의 비명 때문에 잠을 깨는 경우도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쫓겨 강을 헤엄쳐 건너는데도 옷이 전혀 젖지 않는 '기묘한 세계'다.
그런데 꿈을 꾸면 금방 생각나는 것이 신경질적인 얼굴을 한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그의 제자 '융'(Carl Gustav Jung)이다. 그의 '꿈해석'이라도 듣고 싶지만 '꿈의 내용'에 관계없이 상어든 개든 "꿈은 머리에 좋다"고 주장한 사람은 많다.
유명한 DNA의 2중나선구조를 발견하여 1962년 노벨 의학생리학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뇌가 많은 것을 기억할수록 신경회로가 혼란되어 잘못된 정보가 섞이므로 꿈을 꾸어 쓸모없는 정보를 버리고 뇌를 조율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공부해도 꿈을 꾸지 않으면 뇌는 혼란해질 뿐인가? 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탈학습기능이란?
크릭이 생각한 꿈의 기능은 탈학습(reverse learning)기능이라 불린다.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대단히 흥미있는 제안이다. 인간의 수면에는 눈꺼풀 속에서 눈이 두리번 두리번 움직이는 급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을 동반하는 REM수면과, 이를 동반하지 않는 non-REM수면이 있다. REM수면의 경우 뇌파는 대부분 깨어 있을 때와 거의 같은 상태지만, 근육은 이완된 상태다. 크릭이 말하는 꿈이란 바로 REM수면 중의 꿈을 가리킨다. REM수면 중에는 뇌의 시상하부(視床下部) (간뇌의 일부로 뇌하수체와 깊은 관련을 가지며 자율신경작용의 중추임)에 있는 교망양체(橋網樣体)라는 곳에서 DGO파(波)라는 일종의 전기가 발사되는데, 이것이 해마(海馬)등의 대뇌변연계(大腦邊緣系, 대뇌에서 신피질의 발달과 함께 구피질 고(古)피질과의 사이에 이행부분이 발달하는데 이 이행부와 고피질 구피질을 아울러 말함, 주로 후각에 관계됨)의 기억을 자극하여 거기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대뇌피질에 비춘 것이 꿈이다.
그것은 마이컴이나 워드프로세서에서 메모리로부터 디스플레이로 정보를 호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REM수면에 빠진 사람은 주의가 잠깐 소란해도 잠을 깨지 않는다. 교망양체의 명령으로 외부에서의 자극이 입력되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연수(延髓, 뒷머리 목부분에 있어서 척수와 연결되고, 반사운동을 맡고 있음) 망양체가 골격근의 활동을 억제하여 꿈으로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면 뇌를 하나의 닫혀진 컴퓨터 상태로 해놓고 기억을 마음대로 화면에 비춘 것이 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기억은 없어지든지 약해진다. 이것이 '탈학습'이다.
그러나 그러면 나쁜 정보뿐 아니라 필요한 정보도 없어지지 않을까?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므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머리좋은 컴퓨터는 탈학습한다.
탈학습하면 왜 '올바른' 기억만 남는가? 그 수수께끼는 '학습이란 무엇인가'에서 추구해보자.
학습시스팀인 연상기억모델을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도쿄대학 공학부 계수공학과의 '아마리 도시카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의 뇌에서 행해지는 것은 연상기억이라고 생각하여 연상기억모델을 만든 사람이 1972년쯤 3명 나타났다.3명이라도 모델은 같았다. 간단히 말하면 신경세포가 나란히 다수 존재하는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외부로부터 자극을 주면 어떤 세포는 흥분하고 어떤 세포는 흥분하지 않는 패턴(pattern)이 생겨난다. 당연히 자극이 없어지면 그것은 사라지지만 기억이란 그 패턴을 기억해 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려면 흥분한 세포끼리의 결합을 강화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사과를 보고 그 패턴을 기억한 신경회로망은 먹다남은 사과를 보아도 '사과'라고 알게 된다. 왜냐하면 불완전한 사과를 보아도 신경회로끼리의 결합이 강해져 있으므로 사과의 패턴 전체가 흥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같은 신경회로망에 사과 외에도 바나나나 개가 고양이를 기억시키면 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혼란을 피하려면 비슷하지 않는 패턴을 중복하면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슷한 쪽이 많다. 따라서 컴퓨터의 머리를 좋게 하려고 고안된 방법중의 하나가 탈학습이다.
크릭이 REM수면 중 꿈의 기능에 관해서 발표한 영국의 과학잡지 '내이처' (Nature)의 같은 호에 탈학습의 컴퓨터 시뮬레이션(Simulation, 모의실험) 실험보고가 실려 있다. 어느 정도 패턴을 입력하면 냉각기간을 두고 기억소자(素子)에서 만들어진 신경회로망이 흥분하기 쉬운 잡음을 흘려보낸다. 그러면 입력된 패턴과 패턴끼리의 간섭으로 생긴 잘못된 기억이 멋대로 나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억시킬 때와는 반대로 나온 패턴의 신경세포끼리의 결합을 조금 약하게 한다. 그러면 간섭으로 생겨난 잘못된 기억이 없어지고 컴퓨터의 정해율(正解率)이 높아진다. 나온 패턴을 일률적으로 약하게 하면 모처럼 기억한 것까지 없어지는 현상이 생기지만 간섭으로 생겨난 패턴, 크릭이 말하는 parasitic modes(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양식)에 해당되는 것은 안정이 나빠진다. 그러므로 일률적으로 약화시켜도 한발 앞에서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이것으로 탈학습이란 무언가를 알 수 있다. 이 컴퓨터 시물레이션의 실험결과가 크릭의 가설과 완전히 일치하는 데 놀란 사람도 많다.
꿈을 꾸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여기까지 읽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라고 조금 불안해질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 사람은 머리가 점점 나빠질 것인가?
그렇지는 않으니까 안심해도 된다. 뇌전문가인 '오쿠마 데루오'는 "REM수면 중의 꿈은 잠이 깨면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꿈을 기억하는 것은 REM수면 중에 잠을 깼기 때문인데 그것도 곧 메모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요컨대 기억하지 못해도 꿈은 충분히 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꿈을 꿀 수 없도록 REM수면 자체를 저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고 있는 사람의 뇌파를 측정하여 REM수면에 들어가게 되면 즉시 깨우는 REM수면탈취라는 실험이 있다.
REM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면 인간이건 동물이건 식욕이 대단히 높아지며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것이 장시간 계속되면 바로 각성상태에서 직접 REM수면으로 빠지게 된다. 보통은 non-REM수면이 사이에 들어 있어서 꿈과 현실의 구분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피해망상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수면을 연구하는 '도보'(東邦)대학 의학부의 '도리 시즈오'도 "REM수면탈취로 학습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증거는 많다"고 한다.
그러면 만약 REM수면이 전혀 없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침토룡(단공목의 짐승 고슴도치류와 비슷)과 오리너구리는 REM수면이 없는 동물이다. 그 대신 대뇌의 신(新)피질이 이상하게 발달되어 있다. 크릭은 그것을 문제삼아 REM수면이 없는 침토룡이나 오리너구리는 꿈의 탈학습기능이 작동되지 않으므로 커다란 신피질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정보를 버리지 않고 커다란 메모리를 갖는 것으로 대응했으리라 추론된다.
만약 꿈을 꾸지 않았으면 인간의 머리는 지금보다 훨씬 커졌을지도 모른다. 아니 오리너구리에 비해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되는 인간은 커다란 신피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멸망했을 가능성도 있다.

자고나면 상쾌하고 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면 인간은 잠잘수록 머리가 좋아지는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REM수면을 증가시켜 학습능력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없다. 결국 어느 정도의 REM수면양이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REM수면이란 식욕같은 본능행동이므로 충족되면 더 필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주장하는 '도리'교수는 REM수면 중의 꿈에 관해 크릭과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나는 꿈을 꾸게 하는 뇌의 작용이나 REM수면의 구조를 연구해왔는데 2개의 세포집단이 교대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활동하고 있을 때 항상 작용하는 뉴런이 REM수면 중에는 완전히 휴식한다. 이것은 고양이로 실험했고 최근 프랑스에서 인간에도 해당됨이 밝혀졌다."
신경세포에는 세로토닌(serotonin) 이나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등 아민(amine 암모니아의 수소원자를 탄화수소기로 치환한 화합물)물질을 전달물질로 하는 아민작동성뉴런과, 아세틸콜린(acetylcolin, 소와 말의 장딴지 등에 함유되어 있는 무색의 유상(油狀)액체, 신경의 흥분전달에 관여)을 전달물질로 하는 아세틸콜린작동성뉴런이 있다. 이 2개가 마치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처럼 정반대작용을 하면서 뇌의 시스템을 지탱하는 것이다.
꿈이 기묘하거나 장면이 확확 바뀌는것은 정신을 집중시키거나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아민작동성뉴런이 휴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REM수면탈취를 하면 초조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아민작동성뉴런이 피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아민작동성뉴런을 쉬게 하여 다음 활동을 준비시킨다는 점에서 꿈은 머리에 좋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크릭이 말하는 해로운 기억이란 것도'뒤집어 생각하면 아민계의 피로물질'이라고 할수 있다. REM수면은 그 피로물질을 제거한다. 그러므로 충분히 잔 뒤에는 머리가 상쾌해 지는 것이다.

꿈은 단지 머리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발견의 힌트나 예술적인 이미지를 부여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벤젠핵을 발견한 일화다.
꿈을 꿀 때는 뇌파 등을 보아도 사고 수준이 저하된다. 그대신 논리적, 상식적인 사고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상할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논리의 비약이고 좋게 말하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다. '케쿨레'(S.F.A. Kekule)란 화학자는 뱀이 서로 꼬리를 물고 고리가 되어 있는 꿈에서 벤젠의 분자구조를 생각해냈다.
REM수면중의 꿈에 나타난 지식은 터무니 없는 순서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 엉뚱함을 이용하는 것은 그 사람의 지적능력에 달려 있다. 케쿨레가 본 2마리 뱀꿈도 보통사람에게는 단지 악몽이었을지 모른다.
또한 꿈이란 어느정도 병을 알려줄 수 있다고 해도 잘못은 아니다. 신체감각이 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뇌졸중인 사람이 손이 마비되는 꿈을 꾸고 그후 실제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면 결코 꿈을 꾸어 손해는 없다.
꿈을 기억하려면 베개옆에 메모지를 준비하여 언제 깨더라도 적어놓아야 한다. 꿈은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꿈을 꾸는(정확히는 기억하는) 횟수가 훨씬 증가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꿈을 힌트로 큰 발명을 하여 인생을 값지게 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꿈이 능력향상의 지름길 임은 확실하다. 자는 것은 성장하는것! 내일부터는 잘 배우고 잘 자고 꿈을 꾸자.
좋은 꿈을 꾸어 입학 시험에 합격하거나 연애에 성공하고 복권이 당첨되는 경우가 주변에 많이 있다. 그러나 꿈이란 그렇게 경사스러운 것만은 아님을 많은 사람이 체험한다. '막연하고 불안하게 채색된 세계'라는 표현을 쓰는 학자도 있다. 꿈을 꾸다 보면 커다란 상어에 '꽉!'하는 순간 자기의 비명 때문에 잠을 깨는 경우도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 쫓겨 강을 헤엄쳐 건너는데도 옷이 전혀 젖지 않는 '기묘한 세계'다.
그런데 꿈을 꾸면 금방 생각나는 것이 신경질적인 얼굴을 한 '프로이트(Sigmund Freud)와 그의 제자 '융'(Carl Gustav Jung)이다. 그의 '꿈해석'이라도 듣고 싶지만 '꿈의 내용'에 관계없이 상어든 개든 "꿈은 머리에 좋다"고 주장한 사람은 많다.
유명한 DNA의 2중나선구조를 발견하여 1962년 노벨 의학생리학상을 수상한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뇌가 많은 것을 기억할수록 신경회로가 혼란되어 잘못된 정보가 섞이므로 꿈을 꾸어 쓸모없는 정보를 버리고 뇌를 조율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공부해도 꿈을 꾸지 않으면 뇌는 혼란해질 뿐인가? 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탈학습기능이란?
크릭이 생각한 꿈의 기능은 탈학습(reverse learning)기능이라 불린다.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대단히 흥미있는 제안이다. 인간의 수면에는 눈꺼풀 속에서 눈이 두리번 두리번 움직이는 급안구운동(rapid eye movement)을 동반하는 REM수면과, 이를 동반하지 않는 non-REM수면이 있다. REM수면의 경우 뇌파는 대부분 깨어 있을 때와 거의 같은 상태지만, 근육은 이완된 상태다. 크릭이 말하는 꿈이란 바로 REM수면 중의 꿈을 가리킨다. REM수면 중에는 뇌의 시상하부(視床下部) (간뇌의 일부로 뇌하수체와 깊은 관련을 가지며 자율신경작용의 중추임)에 있는 교망양체(橋網樣体)라는 곳에서 DGO파(波)라는 일종의 전기가 발사되는데, 이것이 해마(海馬)등의 대뇌변연계(大腦邊緣系, 대뇌에서 신피질의 발달과 함께 구피질 고(古)피질과의 사이에 이행부분이 발달하는데 이 이행부와 고피질 구피질을 아울러 말함, 주로 후각에 관계됨)의 기억을 자극하여 거기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을 대뇌피질에 비춘 것이 꿈이다.
그것은 마이컴이나 워드프로세서에서 메모리로부터 디스플레이로 정보를 호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REM수면에 빠진 사람은 주의가 잠깐 소란해도 잠을 깨지 않는다. 교망양체의 명령으로 외부에서의 자극이 입력되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연수(延髓, 뒷머리 목부분에 있어서 척수와 연결되고, 반사운동을 맡고 있음) 망양체가 골격근의 활동을 억제하여 꿈으로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예를 들면 뇌를 하나의 닫혀진 컴퓨터 상태로 해놓고 기억을 마음대로 화면에 비춘 것이 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기억은 없어지든지 약해진다. 이것이 '탈학습'이다.
그러나 그러면 나쁜 정보뿐 아니라 필요한 정보도 없어지지 않을까?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므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머리좋은 컴퓨터는 탈학습한다.
탈학습하면 왜 '올바른' 기억만 남는가? 그 수수께끼는 '학습이란 무엇인가'에서 추구해보자.
학습시스팀인 연상기억모델을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도쿄대학 공학부 계수공학과의 '아마리 도시카즈'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의 뇌에서 행해지는 것은 연상기억이라고 생각하여 연상기억모델을 만든 사람이 1972년쯤 3명 나타났다.3명이라도 모델은 같았다. 간단히 말하면 신경세포가 나란히 다수 존재하는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외부로부터 자극을 주면 어떤 세포는 흥분하고 어떤 세포는 흥분하지 않는 패턴(pattern)이 생겨난다. 당연히 자극이 없어지면 그것은 사라지지만 기억이란 그 패턴을 기억해 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려면 흥분한 세포끼리의 결합을 강화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가? 사과를 보고 그 패턴을 기억한 신경회로망은 먹다남은 사과를 보아도 '사과'라고 알게 된다. 왜냐하면 불완전한 사과를 보아도 신경회로끼리의 결합이 강해져 있으므로 사과의 패턴 전체가 흥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같은 신경회로망에 사과 외에도 바나나나 개가 고양이를 기억시키면 혼란이 생기는 것이다. 혼란을 피하려면 비슷하지 않는 패턴을 중복하면 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슷한 쪽이 많다. 따라서 컴퓨터의 머리를 좋게 하려고 고안된 방법중의 하나가 탈학습이다.
크릭이 REM수면 중 꿈의 기능에 관해서 발표한 영국의 과학잡지 '내이처' (Nature)의 같은 호에 탈학습의 컴퓨터 시뮬레이션(Simulation, 모의실험) 실험보고가 실려 있다. 어느 정도 패턴을 입력하면 냉각기간을 두고 기억소자(素子)에서 만들어진 신경회로망이 흥분하기 쉬운 잡음을 흘려보낸다. 그러면 입력된 패턴과 패턴끼리의 간섭으로 생긴 잘못된 기억이 멋대로 나온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억시킬 때와는 반대로 나온 패턴의 신경세포끼리의 결합을 조금 약하게 한다. 그러면 간섭으로 생겨난 잘못된 기억이 없어지고 컴퓨터의 정해율(正解率)이 높아진다. 나온 패턴을 일률적으로 약하게 하면 모처럼 기억한 것까지 없어지는 현상이 생기지만 간섭으로 생겨난 패턴, 크릭이 말하는 parasitic modes(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양식)에 해당되는 것은 안정이 나빠진다. 그러므로 일률적으로 약화시켜도 한발 앞에서 없어져버리는 것이다.
이것으로 탈학습이란 무언가를 알 수 있다. 이 컴퓨터 시물레이션의 실험결과가 크릭의 가설과 완전히 일치하는 데 놀란 사람도 많다.
꿈을 꾸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여기까지 읽고 "그렇다면 지금까지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될까"라고 조금 불안해질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그런 사람은 머리가 점점 나빠질 것인가?
그렇지는 않으니까 안심해도 된다. 뇌전문가인 '오쿠마 데루오'는 "REM수면 중의 꿈은 잠이 깨면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꿈을 기억하는 것은 REM수면 중에 잠을 깼기 때문인데 그것도 곧 메모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고 말한다.
요컨대 기억하지 못해도 꿈은 충분히 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꿈을 꿀 수 없도록 REM수면 자체를 저지한다면 어떻게 될까?
자고 있는 사람의 뇌파를 측정하여 REM수면에 들어가게 되면 즉시 깨우는 REM수면탈취라는 실험이 있다.
REM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면 인간이건 동물이건 식욕이 대단히 높아지며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그것이 장시간 계속되면 바로 각성상태에서 직접 REM수면으로 빠지게 된다. 보통은 non-REM수면이 사이에 들어 있어서 꿈과 현실의 구분이 생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피해망상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수면을 연구하는 '도보'(東邦)대학 의학부의 '도리 시즈오'도 "REM수면탈취로 학습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증거는 많다"고 한다.
그러면 만약 REM수면이 전혀 없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침토룡(단공목의 짐승 고슴도치류와 비슷)과 오리너구리는 REM수면이 없는 동물이다. 그 대신 대뇌의 신(新)피질이 이상하게 발달되어 있다. 크릭은 그것을 문제삼아 REM수면이 없는 침토룡이나 오리너구리는 꿈의 탈학습기능이 작동되지 않으므로 커다란 신피질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정보를 버리지 않고 커다란 메모리를 갖는 것으로 대응했으리라 추론된다.
만약 꿈을 꾸지 않았으면 인간의 머리는 지금보다 훨씬 커졌을지도 모른다. 아니 오리너구리에 비해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되는 인간은 커다란 신피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멸망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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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상쾌하고 능력이 향상된다.
그러면 인간은 잠잘수록 머리가 좋아지는가? 그렇지는 않으리라.
"REM수면을 증가시켜 학습능력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없다. 결국 어느 정도의 REM수면양이 정해져 있고 그 이상은 큰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REM수면이란 식욕같은 본능행동이므로 충족되면 더 필요하지 않는다"
이렇게 주장하는 '도리'교수는 REM수면 중의 꿈에 관해 크릭과는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
"나는 꿈을 꾸게 하는 뇌의 작용이나 REM수면의 구조를 연구해왔는데 2개의 세포집단이 교대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활동하고 있을 때 항상 작용하는 뉴런이 REM수면 중에는 완전히 휴식한다. 이것은 고양이로 실험했고 최근 프랑스에서 인간에도 해당됨이 밝혀졌다."
신경세포에는 세로토닌(serotonin) 이나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등 아민(amine 암모니아의 수소원자를 탄화수소기로 치환한 화합물)물질을 전달물질로 하는 아민작동성뉴런과, 아세틸콜린(acetylcolin, 소와 말의 장딴지 등에 함유되어 있는 무색의 유상(油狀)액체, 신경의 흥분전달에 관여)을 전달물질로 하는 아세틸콜린작동성뉴런이 있다. 이 2개가 마치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처럼 정반대작용을 하면서 뇌의 시스템을 지탱하는 것이다.
꿈이 기묘하거나 장면이 확확 바뀌는것은 정신을 집중시키거나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아민작동성뉴런이 휴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REM수면탈취를 하면 초조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아민작동성뉴런이 피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아민작동성뉴런을 쉬게 하여 다음 활동을 준비시킨다는 점에서 꿈은 머리에 좋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크릭이 말하는 해로운 기억이란 것도'뒤집어 생각하면 아민계의 피로물질'이라고 할수 있다. REM수면은 그 피로물질을 제거한다. 그러므로 충분히 잔 뒤에는 머리가 상쾌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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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계시로 병을 발견
꿈은 단지 머리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대발견의 힌트나 예술적인 이미지를 부여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벤젠핵을 발견한 일화다.
꿈을 꿀 때는 뇌파 등을 보아도 사고 수준이 저하된다. 그대신 논리적, 상식적인 사고에 속박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상할 수 있다. 나쁘게 말하면 논리의 비약이고 좋게 말하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다. '케쿨레'(S.F.A. Kekule)란 화학자는 뱀이 서로 꼬리를 물고 고리가 되어 있는 꿈에서 벤젠의 분자구조를 생각해냈다.
REM수면중의 꿈에 나타난 지식은 터무니 없는 순서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 엉뚱함을 이용하는 것은 그 사람의 지적능력에 달려 있다. 케쿨레가 본 2마리 뱀꿈도 보통사람에게는 단지 악몽이었을지 모른다.
또한 꿈이란 어느정도 병을 알려줄 수 있다고 해도 잘못은 아니다. 신체감각이 꿈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뇌졸중인 사람이 손이 마비되는 꿈을 꾸고 그후 실제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면 결코 꿈을 꾸어 손해는 없다.
꿈을 기억하려면 베개옆에 메모지를 준비하여 언제 깨더라도 적어놓아야 한다. 꿈은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 꿈을 꾸는(정확히는 기억하는) 횟수가 훨씬 증가한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꿈을 힌트로 큰 발명을 하여 인생을 값지게 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꿈이 능력향상의 지름길 임은 확실하다. 자는 것은 성장하는것! 내일부터는 잘 배우고 잘 자고 꿈을 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