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200억t 한꺼번에 쏟아져도 막아낼 수 있는 댐건설 후보지 2~3곳

금강산댐에 대항할 대응댐의 건설적지가 발견돼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2백억t이라는 가공할 규모의 저수용량을 보유한 북한의 금강산댐이 유사시 대남공격무기화할 가능성을 놓고 우려하던 상황에서 구체적인 대응책이 마련돼가고 있는 것이다.

대응댐과 저수량 감축

지난 11월 7~8일 대한국토계획학회 수질보전학회 한국기상학회 등 13개 학회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강상류 비무장지대남쪽의 지형과 생태계답사를 한 결과 나타난 대응댐적지는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풍산리일대의 2개 지점.

학술조사단의 일원으로 북한강상류를 답사하고 돌아온 대한토목학회 회장 최영박교수(고려대ㆍ수공학)는 "파로호에서 비무장지대까지의 북한강유역을 거슬러 올라가며 지형을 살펴본 결과, 백암산(해발 1 천1 백 79m)일대 등 북한강 양안의 협곡지역이 댐건설의 적지로 판단됐다"며 "대응댐이 건설되면 금강산댐이 개방돼도 우리측은 피해를 면할 수 있고, 오히려 물줄기를 북쪽으로 돌려 북한측의 저지대가 수몰된다"고 말했다.

또 국내의 댐ㆍ수자원ㆍ토목관계 전문가들도 "북한측이 건설중인 금강산댐이 수공에 악용될 것에 대비, 우리도 휴전선 남쪽북한강상류에 대응댐을 건설한다면 인위적파괴나 자연재해로 인한 금강산댐의 파괴로 발생될 엄청난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며 대응댐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현지답사에 의하면 화천읍풍산리일대 북한강지역의 하천표면이 1백60m여서 해발 4백m의 금강산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백40m 높이의 대응댐을 건설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댐 양쪽의 산세를 활용, 댐의 가장 아래쪽 폭을 1㎞정도로 해서 협곡에 댐을 쌓으면 2백억 t의 물이 일시에 방류돼도 충분히 막아낼수 있을 뿐 아니라 이 대응댐을 만들어 10~20년간 물을 저수해둘 경우, 댐북쪽 북한강상류에 침수지역이 생기고 저수량일부가 한탄강쪽으로 넘어갈 것으로 분석된다는것이다.

현재 우리측은 대응댐건설의 적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과 아울러 기타효과적인 대응책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응댐건설은 물론, 수공학적원리나 기술을 이용해 저수량을 감소케 하는 등 금강산댐을 무력화시키는 방법등 다양하게 대처하고 있다.

금강산댐의 위험

엄청난 규모와 생태계파괴 및 공격무기화 가능성 등으로 커다란 관심을 끈 문제의 금강산 댐은 휴전선 북방 10㎞북한강 상류에 최대저수량 2백억t, 댐높이 2백m, 댐길이 1천1백m의 초대형댐으로 건설된다는 것. 이같은 규모는 소양강댐에 비해 최대저수량이 7배, 댐높이 2배에 해당한다.

정부의 분석에 의하면 금강산댐의 정확한 위치는 북한강 본류와 금강천이 만나는 강원도 창도군 임남리부근이 될 것으로 추측되며, 회양지역에서 태백산맥을 관통, 안변쪽으로 총연장 30~60㎞의 수로터널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 수로터널을 이용하여 금강산댐의 물을 낙차가 큰 동해안지역(안변 신화리로 추정)으로 떨어뜨려 발전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3백m의 낙차를 예상하면 80만㎾규모의 발전소건설이 가능해 소양감댐 발전소의 4배에 해당한다는 것.

금강산댐이 준공돼 북한강상류의 수원이 끊길 경우 우리에게 미칠 영향으로는 유량감소에 따른 피해와 댐붕괴시의 수몰위험등이 지적되고 있다.

먼저 유량의 감소는 용수 이용량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북한강수계의 연간 유입수량 86억t중 21%에 해당하는 18억t이 감소하게 돼 팔당하류의 하천유지용수부족과 수질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생활 및 공업ㆍ농업용수의 취수에 지장을 초래하리라는 것.

또 전력생산량도 감소, 우리측의 하류5개 댐 수력발전량의 24%가 줄어든다는 것이며, 동식물생태계 자연환경 및 기상변화로 하천연안이 황폐화하는 결과를 초래할것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댐이 자연재해나 혹은 인위적인 작용으로 붕괴될 경우, 수도권지역의 수몰위험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즉, 홍수기에 금강산댐의 물이 방류되면 하류지역에 있는 화천댐 등 5개댐은 물론, 서울시전역과 강원도 1시 3개군 9개읍면, 경기도 1시7개군22개 읍면이 급류에 휘말려 토사 자갈 등에 의해 피폐화되며 수도권 전지역의 상수도취수가 불가능해지고 경춘선 중앙선 등 철도일부와 14개 노선의 국도, 39개 교량이 치명적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금강산댐에서 9억t을 저수했을 때 초당 33만t씩을 방류할 수 있어 지난 84년9월의 홍수때보다 10배, 만수위인 2백억t을 저수했을 경우는 초당 평균 2백30만t씩 방류할 수 있어 수도권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등 84년 홍수피해의 80배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금강산댐 남쪽 협곡^북방한계선 뒤쪽 산너머에서 금강산댐 건설공사가 강행되고 있는데, 대응댐이 건설되면 이 협곡이 거대한 호수로 변할 것이다.


거대호수와 기상변화

한편 금강산댐건설을 계기로 자연적인 강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차단, 호수를 조성하고 또 물길을 역류시키는 ‘하천유로변경식 댐건설’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인공호수가 생길 경우, 기상의 변화가 특히 주목된다. 즉, 인공호 연안은 여름엔 약간 서늘하고 겨울철은 호수면 얼음위에 기류가 하강하여 혹한현상을 초래한다는 것이며, 첫서리 내리는날과 마지막 서리가 내리는 날이 각각 12~18일 정도 연기됨으로써 농작물의 생육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안개일수의 증가로 일사량감소와 습도증가에 의한 농작물병해 및 전염병 발생도 지적된다. 대규모 인공호수와 기상변화는 경기도 양평지방의 경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거대한 금강산댐이 북한강의 수원을 끊어놓을경우, 다시말해 자연적인 하천의 유로를 변경시키게 되면 자연생태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어족 특히 얕은 물에 서식하는 어족이 고갈되고 수서곤충이 사멸되는 등 주변의 동ㆍ식물 섭생과 생육에 큰 지장을 줄뿐 아니라 인간생활에도 영향을 미처 물을 이용한 각종 농업이 피폐화되고 내수면의 어업활동이 위축되리라는 것이다.

이처럼 강을 역류시키는 대규모 댐공사의 부작용으로 인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댐건설로 얻게 되는 커다란 이점들도 무시할 수 없어 아직도 지구상에서는 이같은 거대댐공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소련의 경우, 특유의 자연조건으로 인해 강을 역류시키는 댐공사의 대표적인 국가로 손꼽히고 있다.

역류댐 건설의 원조는 소련

즉, 소련에는 지구상의 담수자원의 12%가 있으면서도 이 물의 85%가 북부나 동부의 인구 희소지대에 있어 거의 이용되지 않은 채 북극해로 흘러들고 있다. 80%의 인구가 사는 남부와 서부에는 15%의 물밖에 없다. 특히 카스피해 동쪽 연안의 투르크멘 공화국에서 카자흐 공화국에 이르는 일대에는 사막이나 반사막이 넓게 펼쳐져 있어 그 면적은 국토의 6분의 1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소련에서의 농업적지는 이 일대밖에 남아 있지 않다. 건조지 주변의 관개농토는 전농토의 3분의 1, 식물성 기름의 5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이 일대의 개발을 노렸던 브레즈네프 정권은 지구개조 계획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웅대한 구상을 짜기 시작했다. 북극해에 흘러드는 강을 막아 남쪽으로 역류시켜 관개에 쓰려는 것이다. 이것이 '드미트리예프 계획', 통칭 '시베리아 3대강 역류계획'이라는 것이다. 안드로포프 정군에 의해 축소되기는 했으나 규모는 역시 장대한 것이다.

그중에서 가장 진전되고 있는 것이 페초라강의 역류다. 북극해로 흘러드는 이 강의 상류를 거대한 댐으로 막는 것이다. 한편 남으로 내려가 카스피해로 흘러드는볼가강은 상류의 지류인 카마강에 댐을 건설한다. 이 두개의 댐은 2㎞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다 수위차도 60 m 정도 밖에 안돼 운하로 이을 수가 있다.

이렇게 해서 북극으로 흐르던 페초라강의 물을 카스피해까지 가지고 갈 수 있다. 연간 4백20억t의 물을 남하시켜 2천만㏊이상을 관개할 수 있도록 했던 계획은 2백억t과 1천만㏊로 규모가 줄었다.

1970년 전후하여 공사가 시작되어 서방측 관측으로 90년경에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공사가 관심을 끈 것은 소련이 운하굴착 공사에 원폭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이다. 15㏏(히로시마 투하 원폭과 거의 같은 정도)의 원폭을 1백50m 간격으로 3개를 한줄로 하여 동시에 폭발시킨 것이다.

소련의 전문지에 의하면 이 폭발로 길이 7백m, 폭 3백50m 깊이 10~15m의 거대한 도랑이 새로생겼다. 수백개소에서 방사능을 측정했으나 극히 낮은 수준이어서 2일 뒤부터는 공사가 재개되었다 한다.

이 계획은 관개뿐만이 아니고 발전과 카스피해의 재생도 노리고 있다. 카스피해는 과잉된 농업ㆍ공업용수의 취수와 한발이 겹쳐 과거 50년 동안에 3m나 수위가 내려가 수면도 10%정도 줄었다.

그러나 이 일련의 계획에는 구미 여러나라뿐만 아니라 소련 안에서도 여러 방면에서 비판의 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미해군이 설립한 이스트 앤그리아 기상연구소가 공표한 리포트가 그중의 하나다. 3대강이 역류되어 북극해에 흘러드는 비교적 온도가 높은 담수가 몇분의1로 줄어들경우 북극을 덮은 빙관에 영향이 미처 북반구의 기후에 혼란이 생긴다는 것이다. 북극해 표층의 해수염분 농도는 2백~3백m 아래의 해수에 비해 훨씬 낮다. 이것이 바다에 뚜껑을 덮는 것 같은 모양이 되어 하층의 염분 농도가 높은 해수가 위로 솟아오른다는 것을 억제하고 있다.

만약 담수 유입량의 격감되면 이뚜껑이 없어져 표층의 염분 농도는 상승된다. 그에따라 해수의 동결점은 내려가 잘 얼지 않게 되어 극권의 얼음 면적이 줄고 북극 기후대가 작아진다. 그 결과 세계의 기후대는 점점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 지중해 일대가 북아프리카의 기후가 되고 지중해형 기후가 유럽 북부까지 뻗치게 된다.

또 시베리아의 한냉지에 건설된 댐 호수의 영향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예니세이강 지류인 앙가라강에 건설된 브라츠크 발전소 댐호수의 경우 인조 호수의 수심이 1백m이상이나 되어 여름에도 깊은 곳의 수온은 섭씨4도나 그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주변의 여름 기온은 댐 건설 이전엔 평균 섭씨20도를 넘었는데 댐에서 방류되는 차가운 물때문에 댐 완성후에는 10도 이하가 되었다.

거꾸로 가을에서 겨울에 걸처지는 수온이 기온을 웃돌기 때문에 기온이 이전보다 2~4도 상승되었다. 인간에게는 지내기 좋게 되었으나 주변의 생태계는 혼란이 생겼다는 것이다,

카스피해와 아랄해의 동쪽에 펼쳐진 건조지대는 소련 유목지대의 중심이기도 하다. 관개에 의해 면화생산이 가능해지기는 해도 그대신 양모생산이 줄어들게 된다. 거기다 반중앙 정부적인 이슬람계 부족이 살고 있어 그 반발도 크다.

아뭏든 대규모의 댐건설은 그 득실을 가리기가 쉽지 않은게 사실이므로 신중한 사전검토가요구된다고 하겠다. 더구나 자국만이 아닌 인접국에 걸친 하천을 개발할 경우에 있어서는 상대국과의 긴밀한 협의가 필수적인 전재조건임이 분명하다.

이런 시각에서 금강산댐의 건설문제는 남북한간에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측은과학ㆍ기술적인 연구검토를 거쳐 완벽한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할 것이다.
 

북한강 댐 단면도 (최대저수량)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86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 진로 추천

  • 토목공학
  • 기상학·대기과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