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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으로 유전자를 조작하여 생물의 기능을 개선하는 유전자 공학에 한국기업들도 한몫을 하고 있다.

 

국내 유전자 산업시대의 개막
 

유전자 산업의 열기가 우리나라에서도 고조되어가고 있다. 위에는 고추가, 밑에는 마늘이 주렁주렁 열리는 마고추, 황소만한 돼지, 코끼리 크기의 송아지, 어떠한 난치병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 개발을 목표로 국내기업들이 유전공학산업에 충력을 쏟고 있다.
 

2천년 대 세계 유전공학관련 제품의 시장수요가 2백5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면서 이에대한 기술개발을 소흘히하면 세계시장에의 참여는 물론 국내시장에서도 그 기반을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각 기업들은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부족한 기술력과 고급인력을 공동으로 활용, 유전공학기술개발을 극대화하기 위해 82년 한국유전공학연구소조합이 설립됐다.
 

녹십자, 동아제약, 동양맥주, 럭키, 삼양식품, 서울미원, 유한양행, 제일제당, 종근당, 태평양화학, 한국야쿠르트유업,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등이 초기 멤버다.
 

이때부터 국내 유전공학산업은 본격적인 개척단계에 들어섰다.
 

정부에서도 유전공학산업분야를 국책연구사업으로 채택해 연구비를 지원, 산업계에서의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정부·기업 공동개발사업 착수
 

정부와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6억4천만원을 들여 처음으로 추진한 유전공학 특정연구개발 사업은 6개 과제였다.
 

동양화학이 폐수및 폐기물처리균주의 개발을, 한국야쿠르트유업에서는 유산균의 세포융합기술개발및 응용율, 제일제당, 태평양화학, 서울미원이 공동으로 유전공학기술에 의한 아미노산생산 박테리아균주 개발에 착수했다.
 

럭키에서는 유전공학연구에 필수적인 유전자절단효소등 소재개발을, 녹십자에서는 인터페론생산을, 동아제약에서는 단일클론항체개발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또 자체 장기개발계획을 세우고 연구원및 연구기자재 확보와 함께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기 시작했다.
 

럭키는 B간염백신과 간염진단시약개발을 장기목표로 세우고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제일제당도 세포융합방식을 이용한 인터페론 생산을, 녹십자에서도 유전자재조합을 이용한 인터페론 생산을 장기 개발목표로 세웠다.
 

이와함께 동양맥주에서는 폐기물분해균주 개발, 서울미원은 글루타민생산균주, 삼양식품은 가축육종연구, 유한양행은 효소기술연구, 태평양화학은 아스파탐생산균주, 한국야쿠르트에서는 유산균세포융합기술을 장기개발목표로 내세웠다.
 

기업들이 82년들어 유전공학연구에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총 29억5천5백만원이었다.
 

1개 기업당 약2억원을 투자한 셈으로 가능성이 불투명한 초기단계로서는 상당한 금액이었다고 평가된다.
 

한편 유전공학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기업들의 대대적인 홍보활동, 여기에 덧붙인 정부의 중점육성계획에 따라 기업들의 유전공학산업에 대한 관심은 계속 확대돼 나갔다.
 

유공, 제철화학, 한국화약, 동신제약, 미주산업, 코오롱, 고려합섬등이 새로 유전공학연구조합 회원사로 가입, 유전공학산업에 뛰어들었다.

 

자체개발 기업도 늘어나
 

이와는 별도로 일동제약, 대웅제약, 영진약품, 중외제약, 롯데제과, 오뚜기식품등이 자체적으로 유전공학연구를 시작했다.
 

또 동양화학, 보령제약, 삼진제약, 현대약품, 빙그레, 진로, 해태제과, 농심등에서 유전공학연구를 위한 기초조사와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80년대초반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황금열쇠로서 일기 시작했던 유전공학붐이 근래들어 현실적인 기술개발의 한 과정으로서 산업계에 정착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유전공학연구를 진행 또는 검토중인 기업체수의 확대, 연구인력, 연구개발비의 중대등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82년 유전공학연구조합이 설립되면서 13개 기업으로 출범했던 국내 유전공학산업이 이제는 25개사로 늘어났다.
 

KAIST의 조사에 의하면 이들 기업들의 업종은 의약품이 9개사, 식품 7개사, 화학 5개사, 섬유 2개사, 기타 2개사로 구성돼 있다.
 

기업체의 유전공학에 대한 관심이 내실화되고 확산되면서 연구인력 확보와 연구개발비투자도 괄목할만한 증가를 기록했다.

 

연구인력과 개발투자비 증가
 

82년 국내기업체의 유전공학연구인력이 박사급 7명을 포함해 64명에 불과했던데 비해 83년에는 박사급 8명을 비롯 94명으로 늘어났다.
 

85년에는 박사급연구인력은 17명으로 늘어나는 한편 전체연구인력은 2백41명으로 82년에 비해 4배가 늘어났다.
 

연구개발비 투자도 82년의 29억5천5백만원에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해 85년에는 1백56억원으로 7배의 신장률을 보였다.
 

이런 증가는 유전공학연구조합회원사의 경우에 한한 것으로 전체 기업의 경우는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전공학산업의 연구개발 분위기도 이같이 숫적인 증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우선 정부의 지원을 받아 82년 6개 과제로 시작했던 특정연구개발사업이 83, 84년에는 7개과제, 85년에는 18개 과제로 확산됐다.

 

드디어 상품화 단계에
 

그 과정에서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간염진단시약 개발이 성공리에 끝나 녹십자에서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한국야쿠르트유업의 유산균 세포융합기술개발도 성공리에 마쳐 종전보다 우수한 형질을 지닌 유산균을 만들어 냈다.
 

최근에는 동양맥주에서 소의 수정란을 융합해 새로운 형질을 지닌 수정란을 만들어냈다. 또한 이 수정란이 세포분열할 때 이를 분리, 똑같은 성질의 수정란을 만드는데 성공함으로써 우수한 가축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도 특정연구사업의 성과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진행중인 연구도 질적, 양적으로 심도를 더해 일부제품은 상품화 실현단계에 있다. 그것은 주로 의약품, 식품, 화학제품 등이다.
 

최근 KAIST조사에 따르면 의약품중에서도 항생물질 개발에 15개사가 관심을 갖고 있다.
 

또한 각종 백신은 9개사에서, 생리활성 물질과 항체 개발에는 8개사가 연구를 추진중이다.
 

식품분야에서는 식품개발에 11개사, 식품첨가물에 8개사, 화학제품분야는 효소에 10개사, 아미노산 9개사 등이 연구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관련 기술 수준도 향상
 

유전공학산업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관련기술수준도 향상되고 있다.

이에따라 유전공학제품의 실용화가능성도 한층 밝아지고 있고 일부 제품은 상품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2천년대 국내 유전자 산업시장이 오늘의 전자산업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지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상품화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면서 각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분야는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각종 질병진단시약분야이다.
 

단일클론항체는 특정 병원체나 암세포를 찾아내는 등 질병의 진단에 주로 이용되어 인체나 동물의 건강한 세포와는 결합하지 않고 특정항원하고만 선택적으로 결합한다.
 

따라서 특정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의 진단시약시장은 아직 크게 형성돼 있지 않지만 유전공학에 의한 단일클론 항체이용 진단시약이 개발됨에 따라 이 분야의 시장규모는 급속히 성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밖에 미생물을 이용한 무공해농약도 머지않아 실용화 가능성이 엿보인다.
 

미생물농약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등을 이용해 특정해충만을 선택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
 

현재 이의 기업화를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은 일동제약이다.

 

세포융합기술로 만든 소의 수정란


대학과 연구소 활동도 활성화
 

그러나 미생물농약에 대한 연구는 기업보다 대학, 연구소등에서 더욱 활발하다. 건국대 이형환박사가 BT균을 이용한 미생물농약을, KAIST 김정일박사는 흰불나방에서 추출한 바이러스를 사용해 미생물농약을 개발했다.
 

또 농업진흥청 최용철박사를 비롯해 인삼연초연구소, 농업기술연구소등에서도 모두 재래식 미생물농약을 개발해냈다.
 

이와함께 이들은 앞으로 유전공학적인 방법으로 미생물농약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법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미생물농약 실용화에 밝은 전망을 보여준다.
 

차세대산업으로 불리는 유전공학산업에 뛰어든 국내기업들의 21세기를 향한 행군은 이제 시작됐다.
 

그러나 이들의 앞길이 결코 평탄한 것만은 아니다.
 

우선 기술수준이나 연구인력면에서 또 연구개발비 투자면에서 국내기업의 수준은 미·일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다.
 

특히 생물학의 기초연구분야에서 깊은 갭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여건으로는 선진국 기술의 모방단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어두운 견해도 있다.
 

또한 지금까지 실험실에서의 유전자조작 기술은 어느정도 갖췄으나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이 미흡한 것도 국내 기업이 당면해있는 어려움중의 하나라고 지적되고 있다.
 

줄기가 긴 담배와 꽃잎이 갈라진 담배의 형질을 같이 이어 받은 신종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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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윤덕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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