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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자동차공업기술을 진단한다

선진국의 자동차기술수준을 따라잡느냐 아니면 여기서 주저앉아 외국기술을 도입, 생산하는 2류수준에 머무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치열해진 자동차 경쟁시대

1955년 미군용 지프(Jeep)를 불하 받아 개조, 시발택시를 만들었던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85년에 38만대의 자동차(승용차 버스 트럭 특장차 포함)를 생산해내기에 이르렀다. 금년의 경우는 작년의 2배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고, 이같은 생산증가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승용차의 해외수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완성차수출 10만대를 돌파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30만대를 돌파할 기세다.

현대자동차는 전세계 60개국에 30만대를 수출할 계획인데 그중에는 자동차왕국 미국에만 10만대 이상이 포함돼 있다. 이같은 수출물량을 대기 위해 울산의 현대자동차공장에서는 50초마다 1대씩 차가 만들어지고 있다. 연간 45만대의 자동차생산능력을 갖춘 현대는 늘어나는 국내외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대우자동차 역시 의욕적으로 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새로운 모델 '르망'을 선보이면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수출에서도 큰 성과를 올릴 작정이다. 지난 6월 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르망승용차의 발표회를 가졌을 때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현재 연산 20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는데, 대구지역에 새로운 생산공장을 신축할 계획이다

현대 대우와 함께 자동차3사로 꼽히는 기아도 작년에 버스 트럭 등을 8만4천여대를 생한산 데 이어 내년부터는 승용차생산에도 참여하게 된다. 배기량 1천1백cc와 1천3백cc로 알려진 Y카가 내년부터 선보일 계획이어서 업계도 물론 소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의 마쯔다와 공동개발로 나오게 될 Y카는 전자점화제어장치를 도입하는 등으로 국내최고의 연비(燃比)를 과시하리라는 게 기아측의 장담이다.

세계의 자동차산업도 역시 빠른 템포로 변모하고 있다. 신소재들이 개발돼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차가 등장하고 있는 한편으로는 각종의 컴퓨터기술을 이용한 신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또 연료절약과 공해방지에도 커다란 진전을 이룩해 1970년초에 비해 최근의 첨단자동차는 연료소비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배기개스는 10분의 1로 감소되기에 이르렀다. 물론 안전성도 크게 향상되었다.

이렇게 살펴보면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세계수준으로 발돋움할 절호의 찬스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선진국의 자동차기술수준을 따라잡느냐 아니면 여기서 주저앉아 외국기술을 도입, 생산하는 2류수준에 머무느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철강 고무 합성수지 섬유 유리 등의 소재공업과 기계공업 화학공업 전기전자공업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는 종합공업이다. 따라서 자동차공업의 발달은 관련산업분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중요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연 오늘의 한국 자동차공업은 어느 수준에 와있으며,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승용차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자동차디자인능력 없어
 

문짝조립라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자동차생산은 크게 모델디자인과 조립생산의 2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모델디자인단계는 자동차모델의 기술적 특성을 파악한 다음 최종생산모델을 결정하고 주조(쇠를 녹여 형체를 만드는 기술) 단조(쇠를 불에 달궈 만드는 기술)및 프레스용의 금형설계 그리고 수만개에 달하는 부품공급계획이 포함된다.

그후 조립생산단계에서는 엔진 기어 변속기 등의 주요기능부품을 주조 단조 기계가공공정을 거쳐 생산하는 일과 차체의 프레스 및 조립과정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자동차공업의 기술수준은 디자인 설계 부품제조 조립 등의 능력에서 판가름된다.

자동차디자인은 우리가 가장 뒤떨어진 분야다. 한마디로 디자인을 전혀 못하고 있다. 한국고유모델이라고 하는 '포니' '엑셀' 등은 이탈리아인 '주지아르'에게 의뢰해 디자인한 것이고, 고유모델이 아닌 다른 차들은 외국모델을 로열티주고 사온 것이다.

자동차디자인은 미적인 감각에다가 자동차공학에 대한 깊은 조예까지 겸비해야만 가능한 까닭에 전문가가 흔치 않은 실정이다. 우리의 디자인능력에 대해 현대자동차 김채원부장(시험부)은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취향의 국내고객만을 상대로 한 디자인은 가능하다. 그런데 외국에의 수출을 염두에 둔다면 급변하는 자동차소비자의 취향을 예견해 디자인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새로운 자동차모델을 만들려면 개발기간을 고료, 4~5년 앞을 내다보아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는 셈이다"라고 진단한다.

디자인이 외형적인 차의 모양을 결정짓는다면 설계는 세부적인 부품들의 개발을 위한 도면을 만드는 작업이다. 설계능력이 곧 부품개발·제조능력에 직결되는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설계수준은 차체를 포함해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설계하는 데까지 와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등은 외국에서 도면을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주요부품의 설계능력이 없다 보니 자연히 부품을 만드는 원형이 될 금형(金型)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엑셀이 미쯔비시 미라지엔진을, 르망이 서독 아담오펠사의 카데트엔진을,Y카가 마쯔다 것을 각각 도입하거나 변형해서 쓰고 있는게 그 좋은 예다.

금형은 고도의 정밀도가 요구되는등 기술적으로도 제작이 쉽지 않지만 개발비가 1개당 3~4억씩 나가는 것도 있을만큼 비싸므로 경제성도 문제가 된다. 자동차에 필요한 각종 부품의 금형을 국산화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대수로는 타산이 안맞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도 언젠가는 모든 부품을 국산금형을 통해 만들어야만 명실상부한 한국차를 갖게 될 것이다.

국산부품의 문제점
 

로보트를 이용한 용접작업, 기아산업


국내에서 설계, 금형을 개발했든 외국에서 금형을 도입했든 대부분의 부품들은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른바 국산화율이 이를 말해준다. 엑셀의 경우는 국산화율이 98%에 이르고 있어 거의 1백%국산차나 다름없을 정도.

그러나 명목상의 국산화율과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 비록 특정부품이 국내에서 생산된다 해도 여기에 소요되는 부속품을 수입해서 쓴다면 순국산화율은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또 국산화율 98%라는 것도 국내차를 기준으로 한 것일 뿐, 수출차의 경우는 80%수준으로 떨어진다는게 담당자들의 얘기다.

이는 자동차수입국으로부터 특정부품은 자국산을 쓰도록 요구받고 있는 데다 도로여건이나 기후가 우리나라와 달라 부득이 현지상태에 맞는 부품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가 많은 멕시코의 고원지대, 중동, 눈이 많이 와 염화칼슘을 자주 뿌리는 캐나다 등지로 수출되는 차가 같은 부품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다는 것. 어쨌든 국산화율은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갔음에 틀림없다 하겠으나 문제는 부품의 질이다.

자동차는 완전분해부품 2만여개, 자동차생산시 자재취급부품 약 2천5백개로 구성되는 부품의 조립체다. 따라서 부품의품질수준이 곧 자동차의 품질표준과 직결되는 셈이다.

이같이 많은 부품은 경제성을 살리기 위해 수많은 부품회사들이 분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즉, 자동차메이커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해내는 부품은 차체 엔진 변속기리어액슬 등 주요부품에 한정돼 있고 나머지는 7백여개의 부품업체에서 하청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부품업체중 1백인 이하의 종업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업체가 5백여개로 전체의 70%나 된다. 대부분의 부품업체가 영세한 까닭에 독자적인 기술 개발보다는 모기업인 자동차메이커에서 보내주는 도면대로 생산해내기에 바쁜 형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부품중 가장 문제되는 부분은 화공·고무류 전장품(電装品)플라스틱 등으로 꼽히고 있다.

전장품의 경우 발전기 스타트 모터 등이 자주 망가진다든가 전기줄이 오래되면 벗겨지는 등 수명이 짧은 편이다. 고무류도 노하우가 축적안돼 1년도 안돼 못쓰게 된다는 것. 똑같은 원료로 만드는데도 배합비율 등의 기술이 뒤떨어져 선진국수준에 미달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지적되는 부품들이 많다. 안전벨트는 국내에 8개 부품업체가 있지만 2개사 것만이 KS기준에 도달한다는 게 주무당국자의 얘기다. 자동차의 문짝도 외제는 10년 이상 가지만 국산은 3,4년이면 문제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유리도 충돌시 산산조각나는 것 대신에 금만가는 접합유리(2중유리)를 쓰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나 국산자동차에는 일부만 공급되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이 82년 국산화자동차부품의 품질수준을 국제수준과 비교한 것을 보면 엔진부품 18개 항목가운데 실린더 라이너, 메탈 베어링, 오일쿨러 등 5개항목이 국제수준미달로 나타났고, 전장부품의 경우는 19개항목중 키 세트, 와이퍼 모터 등 7개가 미달로 집계된 바 있다. 최근의 KIET조사결과에서도 우리나라의 자동차부품은 일본은 물론 대만보다도 낮은 품질수준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자동차회사의 관계자는 국내의 부품 하청업체중 20%정도가 모기업과 품질면에서 밸런스를 맞출 수 있고, 40%는 그런대로 쓸만한 수준이며, 나무지 40%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영세부품업체에 문제점이 적지 않은 까닭에 현대 대우 기아 등 자동차메이커마다 부품업체에 대해 기술지도와 감독, 경영지원에 크게 신경쓰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부품품질관리부를 두고 있는데 총원 1백83명중 반이 넘는 96명이 부품업체에 상주근무를 하면서 품질개선을 독려하고 있다. 또 기아는 일본의 우수한 부품회사 30개사를 자사의 부품업체와 연결시켜줘 측면지원하고 있다.

자동차의 부품을 만들고, 부품을 다시 조립하여 완성시키는 생산공정에서는 주조와 단조 프레스 도장 용접 등이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국내의 자동차전문가들은 대부분 쇠를 다루는 주조·단조기술이나 철판으로 문짝 등 차체를 찍어내는 프레스기술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또 차의 형상대로 정확한 위치를 잡아줘야 하는 용접의 기술적 어려움도 극복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술들은 국제기능올림픽에서의 우수한 성적이 잘 말해준다는 것.

다만 도장(painting)기술이 뒤떨어지는 대표적인 케이스로 지목된다. 미국의 일류 자동차메이커에서 만든 차의 경우는 10년 이상 녹슬지 않는데 비해 국산차는 불과 수년이면 벗겨지기 일쑤다. 이는 페인트의 수준과도 관련이 되고, 색감을 선명히 내는 배합기술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조립의 수준은 국제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0여년의 자동차조립경험이 있고 노동자들의 기술숙련도가 높아 거의 완벽한 수준에 이른다는 것. 다만 로보트를 이용한 조립이 미미한 상태여서 미국자동차회사의 20%(85년 기준, 88년엔 50%) 이용률이나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차체를 페인트속에 담그는 전착식 도장작업, 기아산업


세계추세와 국산차의 성능

최근의 세계 자동차개발은 기계공학적인 기술의 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기술의 도입, 차의 경량화와 안전도 제고, 공해발생요인의 억제, 연비의 향상을 추구하고 있는 추세다. 국산자동차는 이같은요구에 얼마나 부합되고 있을까. 국산차의 주요부품을 분석해보자.

□차체

공기저항을 적게 받는 에어로 다이나믹(공기역학)스타일 즉, 유선형이 세계적 추세다. Cd계수(공기저항계수)가 낮을수록 유리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차의 앞부분이 낮은 쐐기타입의 디자인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차체 앞부분을 낮출 수는 없다. 엔진의 높이가 낮아져야 하는 등 설계가 어렵기 때문.

세계적으로 Cd계수는 0.35~0.40정도이며 한국차도 대부분 이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르망을 선보인 대우자동차측은 르망이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대의 유선형에 가까운 자연낙하 상태의 물방울형상'을 도입해 만든 결과 Cd계수가 0.32로 극소화됐다고 주장, 판촉작전에 대대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기아측도 내년에 나올 Y카가 이 점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란 장담을 하고 있다.

차체의 유선형화는 자연히 연비(연료소모에 따른 주행거리의 비율)를 좋게 해준다. 르망의 경우 60㎞ 정속주행시 ℓ당 25㎞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주행을 하게 되면 60㎞로만 달릴수는 없으므로 이는 별 의미가 없다. 대신 국제규격인 '10Mode'방식에 의해 연비를 나타내는게 합리적인데 르망은 이 방식으로 ℓ당 16.5㎞나 가능하다는 것.

이같은 수치는 세계적으로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는 있으나 외국의 1천5백cc(르망은 1천4백98cc)급 소형차와 비교되는 자료는 아직 없는 듯하다.

한편 차체의 강도는 안전성과도 관련이 된다. 흔히 한국차는 철판이 얇아 조금만 세게 충돌해도 찌그러져 안전도가 낮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 3사의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부정한다. 즉,포항제철에서 사다 쓰는 차체의 재료인 강철이 국제수준이며, 프레스 용접 조립 등 관련 기술이 우수하므로 그럴 리가 없다는 얘기다.

미연방자동차안전규제기준(FMVSS)에 엑셀이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안전도에 관한 보증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국산차의 안전성에 관한 의심은 아마도 외국의 승용차가 대부분 대형인데, 이를 우리의 소형 승용차와 직접 비교한 데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풀이다. 일반적으로 차가 클수록 안전도가 높아지는데, 국내에서 중형차급을 받는 스텔라급도 외국에선 소형에 속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심지어는 국내용과 수출용의 차체 철판 두께가 다르지 않느냐는 의심도 있는데, 이는 똑같은 금형에서 두께가 다른 철판을 찍어낼 수 없으므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최근의 첨단자동차는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질긴 차를 지향하고 있어 국산차도 이에 관심을 두어야 할 것 같다. 고장력 강판도 그중의 하나인데 현재 개발중이다.

□엔진

최신의 첨단자동차는 엔진의 성능향상에 그 포인트가 있다. 즉, 첫째 출력이 좋아야 하고, 둘째 전자제어기능을 갖추고, 세째 공해방지에 우수해야 한다.

고출력을 내기 위해 요즘 등장한 게 터보촤저(Turbo charger, 흡입과급기)다. 이것은 엔진에 강제로 흡입공기를 많이 넣어주어 출력을 크게 해주는데, 연비향상과 엔진의 소형·경량화 소음감소 등에 큰 효과가 있다.

보통 배기량 2천cc의 승용차가 1백 20마력의 출력을 갖는다면 흡입과급기를 사용하면 1백 80 내지 2백마력을 낸다는 것. 지금까지 디젤엔진에 쓰던 것을 개솔린엔진에 사용하고 있다. 가격문제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승용차에는 아직 부착되지 않고 있다.

엔진에 컴퓨터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연료분사(fuel injection)방식과 전자점화제어장치(MSTS)가 있다.

연료분사방식은 지금까지처럼 카부레터(기화기)를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 기술을 응용해 노즐로 연료를 분사하는 방식이며 MSTS는 엔진속도센서 부압감지센서등 각종의 센서가 엔진상태에 관한 정보를 감지하여 내부의 마이크로컴퓨터에 입력, 컴퓨터가 이상적인 점화시기를 지시하는 방식이다.

수퍼살롱이나 현대가 앞으로 내놓을 그랜져에는 연료분사방식이 도입됐고, 르망은 MSTS방식을 채택했다. 스텔라 CXL의 경우는 배전기의 접점을 교환, 정비할 필요가 없는 무접점전자포인트방식을 사용.

공해방지를 위해서는 엔진에 컴퓨터와 삼원촉매를 필요로 하는데, 공해기준이 까다롭지 않은 까닭에 국내용에서는 이를 채택하지 않고 수출용에만 사용하고 있다. 공해를 유발하는 배기개스인 HC(탄화수소)CO(일산화탄소)NOx(질소산화물)의 허용기준치가 미국보다 4~10배나 높은 우리나라이고 보면 이 부분에 개선할 여지가 많은 실정이다.

한편 공해방지의 또하나의 조건은 납성분이 없는 무연휘발유의 사용이다. 우리나라도 87년 7월1일부터 배기개스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고, 무연휘발유를 생산토록할 예정이므로 앞으로 생산되는 차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변속기

수동식 변속기는 5단이 세계적 추세인데 최근의 국산차도 역시 5단으로 돼있다. 자동식의 경우 4단 lock-up변속기가 유행이나 국산차는 최근 소나타에서 처음으로 이를 채택했다.

□제동장치(브레이크시스템)

보통의 브레이크에 컴퓨터를 달아 눈길이나 빗길에서도 제동시 전혀 미끄러지지 않는 앤티 스키드(anti skid)브레이크 시스템이 최신식인데 국산차는 내녀쯤 고급차에나 도입할 전망이다. 현재 쓰고 있는 1백%국산의 배력식 브레이크는 동종의 외국제와 비슷한 성능.

□현가장치(서스펜션)

충격을 완화시켜 실내의 쾌적도와 안전성에 관계가 있는 이 장치의 세계수준은 역시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즉, 고속도로를 주행시 자동적으로 차체가 낮춰져 무게중심이 내려오므로 안전성을 높여주며, 비포장도로라면 차체를 높여 돌이 안부딪치게 해준다. 고가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국산차에는 그랜저에 내년쯤 사용할 예정. 재래의 배력식 현가장치는 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향장치

핸들은 수동식, 파워 스티어링(power steering), 컴퓨터조절 파워 스티어링 등으로 발전돼가고 있다. 국산소형차는 수동식을, 고급차는 파워 스티어링을 각각 채택하고 있다. 컴퓨터기술의 부착은 내년쯤에 이루어지리라는 전망이다.

□전기장치

지금까지는 각 전기회로가 독립적으로 작동하게끔 돼 있어 복잡했으나 여기에 컴퓨터를 달아 시간 얼람 등을 자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국산차는 아직 안돼 있으나 곧 실현될듯.

이밖에도 최신의 자동차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차내온도가 유지되는 에어컨이라든가, 시속5마일 속도로 주행하다가 벽에 부닺쳐도 차가 무사한 충격흡수식 범퍼를 사용하는 등 성능개선이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데 국산차는 주로 고급차에 이같은 기술을 추가시키고 있는중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자동차공업은 관련 기술축적기(1945~61)→저위기술획득기(62~37)→고위기술획득기(68~74)→고위기술소화흡수기(75~81)를 거쳐 고위기술개량기(82~)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의 견해로는 승용차개발에 있어 현재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엔진 변속기 차축 등 주요기능부품의 자체설계능력을 향후 4~5년이면 갖출 수 있게 되며, 이때쯤이면 디자인을 제외하면 독자적인 승용차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전망은 자체기술개발노력이 성공한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지금과 같이 선진국의 첨단 기술의 도입이 계속된다면 수출에도 한계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값이라면 기술제공회사의 차를 신뢰하지 제공받은 차를 택하지는 않을것이고, 기술제공자는 최신기술을 제공하려 들지 않는데 비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의 고급기술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품질의 개선, 자체기술개발, 신소재 및 컴퓨터기술의 개발, 생산능력확충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자동차테스트능력의 향상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 등이 한국자동차가 해결해야 될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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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사진

    전민조 기자
  • 황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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